1.멜버른 콜링우드(Collingwood)의 랭그리지 스트리트(Langridge Street) 100번지. 2025년 끝자락에 여기서 Matcha Mate 100이 문을 열었다. 벨 비(Belle Vy)와 치안 팅(Chian Ting) 두 사람이 2023년 시내 디저트 가게 Nimbo 한쪽을 빌려 팝업으로 굴리던 브랜드가 처음 가지게 된 본인들의 주소다. 영업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2.메뉴판에 커피가 없다. 말차 블렌드 일곱 종과 호지차 두 종, 그 찻잎으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가 전부인데, 손님은 마신 것과 같은 차를 30g 틴 용기로 사서 나갈 수 있다. 이 자리는 원래 리테일 제품 쇼룸이었다고 창업자는 밝힌다. 이후 음료를 찾는 사람이 계속 밀려들면서 카페가 됐다고 한다.
앞자리를 판매대에 내줬다말차 블렌드 일곱 종과 호지차 두 종을 매장에서 마셔 보고 같은 가루를 틴으로 살 수 있다. ⓒPablo Diaz / Broadsheet
3.문을 밀면 계산대보다 진열대가 먼저 보인다. 앞쪽이 틴과 차센(茶筅), 차샤쿠(茶杓)로 채워지고 그 뒤에 바가 서고 좌석은 안쪽에 배치. 공개된 사진을 놓고 보면 15~18평에 15~20석 규모로 추정된다. 소형 카페가 보통 좌석으로 채우는 앞자리를 판매대에 내준 배치.
주문받고 젓는다핸드 휘스크 우스차와 핫·아이스 라테. 스트로베리 말차, 애플 크럼블 말차 같은 시그니처 음료가 있다. ⓒPablo Diaz / Broadsheet
4.우스차(薄茶)는 주문을 받고 나서 제조한다. 체로 내린 가루에 적당히 따뜻한 물을 붓고 차센을 앞뒤로 흔들면 표면에 잔거품이 서는데, 잔을 코에 대면 김 냄새에 가까운 해조 향이 느껴진다. 우지(宇治)와 야메(八女)에서 온 블렌드들이고, 그중 OSU는 오쿠미도리(おくみどり) 단일 품종. 혀에 닿는 느낌은 쓴맛이 아니라 단맛이다.
5.호지차는 방향이 반대. 진하게 볶아 낸 가루라 향이 구수한 편이고 카페인이 낮아 보통 오후 손님이 찾는데, 여기에 어울리는 수제 푸딩과 당고(団子), 유즈 젤리, 말차 아이스크림을 층으로 쌓은 파르페. 식용 꽃을 올리고 구로미츠(黒蜜)를 끼얹은 와라비모치(わらび餅), 그리고 Nimbo에서 넘어오는 말차 바스크 치즈케이크. 음료 한 잔 이상의 매출을 유도한다.
30g에 38~52달러ASA는 우지 블렌드 30g 52호주달러, OSU는 교토 오쿠미도리 단일 품종 30g 48달러. 2026년 7월 현재 온라인은 전 품목 품절이다. ⓒMatcha Mate
6.여기서부터 숫자. 스페셜티 원두가 kg당 40호주달러 선이라 라테 한 잔에 들어가는 원료비는 1달러를 넘지 않는데, 세리머니얼 등급 말차는 지금 kg당 600달러를 오르내린다. 3g만 써도 원료비는 그 두 배.
면적을 나눠 쓴다면적과 좌석 수는 공개 사진으로 볼 때 15~18평, 15~20석 규모로 추정. ⓒPablo Diaz / Broadsheet
7.다음은 인건비. 호주 접객업 어워드 기준으로 2026년 7월부터 레벨1 기본 시급이 26.44호주달러이고, 캐주얼 로딩 25%가 붙으면 33.05달러다. 하루 여섯 시간 반만 열고 일요일에 닫는다면 두 사람에 하루 인건비가 500달러 선에서 끊긴다.
한 잔으로 끝나지 않는다수제 푸딩·당고·유즈 젤리·말차 아이스크림을 쌓은 파르페, 구로미츠를 끼얹은 와라비모치, 그리고 Nimbo에서 넘어오는 말차 바스크 치즈케이크. ⓒPablo Diaz / Broadsheet
8.임대료 쪽은 상대적으로 헐겁다. 같은 동네에서 239㎡ 점포가 연 5만 8천 호주달러에 리스팅 되어 있고 콜링우드 소형 점포 시세는 주당 450에서 600달러 사이인데, 60㎡면 월 2천 달러 안팎이라 매출의 5% 언저리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카페가 통상 8~12%를 쓰는 것과 나란히 놓으면, 이 집을 조이는 건 자리가 아니라 사람과 찻잎이다.
9.그래서 진열대가 앞에 있다. 라테 한 잔을 체로 내리고 차센으로 저어 내보내는 데 1분이 조금 넘게 걸리고 남는 돈이 7달러 남짓인데, 30g 틴 하나는 건네는 데 30초가 걸리고 20달러가 남는다. 분으로 나누면 잔은 5달러, 틴은 40달러. 시급 33달러짜리 인력이 어디에 붙어야 하는지가 이 나눗셈에 들어 있다(추정).
값은 밭에서 정해진다말차의 원료인 텐차는 수확 전 수 주간 차광 재배한다. 2026년 경매에서 교토산이 kg당 8,235엔에 열렸고, 도매가는 2025년 이전보다 30~60% 높은 자리에서 형성되고 있다. ⓒPremium Health Japan
10.값이 이렇게 된 사연은 밭에 있다. 2026년 텐차(碾茶) 경매에서 교토산이 kg당 8,235엔에 열려 1만 4천 엔 가까이까지 경쟁이 붙었고, 가고시마(鹿児島)산은 그보다 위였다. 도매가는 2025년 이전보다 30~60% 높은 자리에서 형성되고 있다. 메뉴 값을 그대로 두면 이익률이 70%대에서 50%대로 내려앉는다고 추정된다.
여섯 시간 반월~토 9:30~16:00, 일요일 휴무. 호주 접객업 어워드 레벨1 캐주얼 시급은 2026년 7월부터 33.05호주달러다. ⓒPablo Diaz / Broadsheet돈이 도는 구조말차 한 잔과 틴 하나의 분당 공헌이익을 나란히 놓은 추정. 사용량·조리시간·원가율·마진은 공개 시세에 근거한 필자 추정이며 매장이 공표한 수치가 아니다.
11.손님 쪽에서 보면, 커피는 산지와 품종을 적어 두는 게 20년 된 관습인데, 말차는 어느 밭 어느 품종인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채로 잔에 담겨 나왔다. 이 집은 일곱 개에 이름을 붙여 놨다. 고를 수 있는 메뉴, 그게 긴 대기줄의 이유가 된다.
이름을 붙였다NANAKO는 교토 블렌드 30g 43호주달러. 블렌드마다 이름과 컵노트가 따로 붙고, 차센 42달러·차샤쿠 12달러 같은 도구가 함께 놓인다. ⓒMatcha Mate
12.값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설명이 상품이 된다. 9달러짜리 라테가 12달러가 되면 손님은 왜냐고 묻는데, 메뉴판 문장 하나로는 설득이 안 되고, 맛을 보게 하면 이해한다. 틴 하나를 사기 전에 부담 없이 여러 말차를 마셔 보게 하고 싶었다고 창업자는 말한다. 시음대가 판촉 장치가 아니라 가격 방어선이다.
시작은 남의 가게 한쪽이었다2023년 시내 디저트 가게 Nimbo에서 팝업으로 출발해 2024년 리테일 라인으로 옮겨 갔고, 2025년 말 콜링우드에 자기 주소를 얻었다. ⓒPablo Diaz / Broadsheet
13.새로 발명된 문법은 아니다. 교토의 오래된 차상 잇포도(一保堂)는 본점 옆에 카보쿠(嘉木)라는 시음 자리를 붙여 두고 사기 전에 마셔 보게 해 왔고, 산지와 품종을 표기하고 컵노트를 다는 관습은 서구 스페셜티 커피가 20년에 걸쳐 다듬었다. 둘을 겹쳐 놓은 자리가 이 가게.
14.온라인의 반전. 이 브랜드의 리테일 페이지는 지금 말차 여섯 종과 호지차 두 종이 전부 품절이다. 같은 30g을 틴으로 통째 넘기면 20달러가 남고 잔으로 쪼개 열 잔을 팔면 60달러대가 남는데, 재고가 귀해질수록 이 격차가 벌어진다. 품절이 사고가 아니라 배분의 결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추정). 쇼룸이 카페가 된 게 아니라 카페가 쇼룸을 먹었다.
15.정리하면, 팝업으로 2년을 떠돌던 말차 브랜드가 제품 쇼룸으로 잡은 자리에서 손님이 밀려 들어와 카페가 됐고, 원료값이 30에서 60% 오르는 국면을 틴이 아니라 음료로 넘기고 있다. kg당 스페셜티 원두의 열다섯 배인 이 단가가 좌석 회전율 대신 비싼 인건비를 커버하게 만든다. 이걸 국내로 이식하려는 사람이 먼저 만나는 관문은 취향이 아니라 통관이다. 일본산 가루차를 들여와 자기 이름을 붙인 틴으로 팔려면 수입식품등 수입판매업 등록과 건별 수입신고가 필요하고, 대용량을 받아 소분해 담는 순간 식품소분업이 따로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