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가 13평에서 시작한 야키니쿠 체인 후타고가 2년 만에 새 매장을 냈다. 국내 매장이 110곳에서 75곳으로 줄어든 사이, 회사는 몸집을 불리는 대신 창업 때 가게의 얼굴을 다시 꺼냈다.
1.9월 14일, 신주쿠 가부키초(歌舞伎町)의 구야쿠쇼도리(区役所通り) 빌딩 1층에 야키니쿠 체인 「오사카 야키니쿠·호르몬 후타고(大阪焼肉・ホルモン ふたご)」의 새 매장이 문을 열었다. 좌석은 38개. 저녁 6시에 열어 새벽 4시에 닫고, 쉬는 날이 없다. 후타고가 새 매장을 낸 건 약 2년 만이고 신주쿠에서는 다섯 번째 가게.
2.운영사 FTG Company가 낸 보도자료 두 건을 나란히 놓으면 숫자가 움직인 방향이 보인다. 2024년 8월 말 국내 110곳이던 후타고가 올해 8월 말에는 75곳. 외식 전문지 푸드링크뉴스(フードリンクニュース)는 100곳을 넘긴 뒤 성장이 멈췄고, 해외 진출과 샐러드 전문점, Z세대를 겨냥한 신업태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썼다. 지난해 사장에 오른 모리카와 마코토(森川誠)가 이번 매장에 붙인 이름은 「마치야키니쿠(町焼肉)」. 동네 중국집을 가리키는 마치추카(町中華)에서 빌려 온 말이다.
3.회사는 약 16년 만에 가게 앞면을 바꿨다고 밝힌다. 노란 간판 아래 붉은 초롱과 검은 포렴을 달았고, 안쪽은 나뭇결 벽판에 붉은 방석을 깐 벤치를 붙였다. 테이블마다 작은 화로가 하나씩 놓이고 그 위로 은색 배기관이 내려온다. 그릇은 규격 식기에서 도자기로 바꿨고 직원은 오사카 사투리로 손님을 맞는다. 새로 건 문구는 「腹へったら、誰でもふらっと寄ってや」, 배고프면 누구든 슬쩍 들르라는 오사카 말.

4.이 모습의 원본은 고탄다(五反田)에 있었다. 오사카 쓰루하시(鶴橋)에서 작은 야키니쿠 가게를 하던 어머니 밑에서 쌍둥이 이순철(李純哲)·이순봉(李純峯) 형제가 자랐다. 두 사람이 2010년 5월 고탄다에 연 13평짜리 가게가 1호점이고, 쓰루하시식 대중 야키니쿠 이자카야를 도쿄에 퍼뜨리겠다는 게 목표였다. 후타고는 일본어로 쌍둥이. 평일엔 회사원, 주말엔 가족이 다니는 동네라 고탄다를 골랐다고 한다. 창업 때 들인 테이블을 15년 동안 쓰던 그 본점은 2025년 11월 27일 「야키니쿠 후타고(焼肉 ふたご)」로 간판을 바꿔 다시 열었다.

5.간판 메뉴는 흑모와규로 만든 「하미데루 갈비(はみ出るカルビ)」, 접시 밖으로 삐져나온다는 뜻. 마블링이 촘촘한 갈비를 넓게 한 장으로 떠서 화로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걸친다. 이 고기를 손님이 아니라 직원이 굽는다. 집게로 뒤집고 잘라 한 점씩 앞접시에 올리는 동안 석쇠 아래로 기름이 떨어져 연기가 오르고, 손님은 집게를 잡을 일이 없다. 가격은 2,948엔.


6.가게 이름에 호르몬이 들어간 건 오사카식 곱창을 팔아서다. 소 소장 마루초를 자르지 않고 길게 한 줄로 올리는 「마루초 한 줄 구이」가 2,629엔, 여러 부위를 양념에 버무린 호르몬 모둠이 1,419엔. 곱창은 기름이 떨어질 때마다 불길이 올라와 굽는 사람이 자리를 비울 수 없고, 겉이 타기 전에 안쪽 기름을 빼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직원이 굽는 방식이 가장 제 몫을 하는 부위.


7.창업 초기 고탄다 가게에 줄을 세운 건 서비스였다. 직원이 고기를 구워 주는 대중 야키니쿠집은 당시 드물었다. 모리카와 사장은 인터뷰에서 두 시간 머무는 손님에게 직원이 20분쯤 붙는다고 말했다. 창업 때부터 고기 양을 보통 가게 1인분의 절반으로 줄이고 가격도 절반으로 매겼는데, 손님이 부위를 여럿 시킬수록 직원이 테이블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 회사가 밝힌 재방문율은 60%를 넘는다.

8.마치추카가 일본에서 다시 사람을 모은 건 주인 얼굴이 보이는 가게라서였다. 후타고의 새 매장은 체인이 그 얼굴을 설계해 넣으려는 시도에 가깝다. 로고를 앞세운 간판 대신 옛날식 앞면, 규격 식기 대신 도자기, 매뉴얼 말투 대신 사투리를 골랐고, 보도자료에는 새 점장의 이름과 소감까지 실었다. 앞면은 공사로 바꿀 수 있어도, 얼굴은 결국 그 가게에 서 있는 사람이다.
9.돈이 도는 구조는 메뉴판에서 먼저 드러난다. 하미데루 갈비는 정가 2,948엔, 회원 제도 F-POINT에 가입한 손님에게는 2,178엔. 차이는 770엔으로 26%. 다른 메뉴의 회원 할인이 10% 안팎인데 간판 메뉴에서 가장 크게 깎아 준다. 처음 온 손님을 그 자리에서 회원으로 바꾸려는 설계이고, 회원 기록이 쌓여야 재방문을 숫자로 관리할 수 있다.


10.매장 한 곳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저녁 객단가를 5,500엔으로 잡고 38석이 하룻밤 두 번 찬다고 치면 하루 약 42만 엔. 쉬는 날 없이 30일을 열면 월 1,250만 엔 안팎이 된다. 새벽 4시까지 여는 가부키초라 막차 뒤 손님이 한 바퀴를 더 채울 여지도 있다. 전부 업계 통상치로 잡은 추정.
11.비용에서 무거운 건 사람이다. 직원이 굽는 구조라 테이블마다 손이 붙어야 하고,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6시간은 일본 노동기준법상 임금을 25% 더 줘야 하는 심야 시간이다. 야키니쿠 식재료 원가율을 업계에서 보통 말하는 35~40%로 두면, 남는 60% 남짓으로 인건비와 임대료, 심야 할증을 모두 치러야 한다. 테이블마다 굽는 직원을 세우는 가게가 그 안에서 사람 손에 얼마를 쓸 수 있을까.
12.가맹 모집 자료에 적힌 조건은 가맹금 100만 엔, 로열티 매출의 5%, 모델 점포의 월 영업이익 138만 엔이다. 모델 점포의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는데, 위의 추정 매출 1,250만 엔에 대면 로열티는 월 60만 엔 남짓, 영업이익률은 11% 선. 가맹점이 5%로 사는 건 브랜드와 고기 조달, 그리고 교육. 이번 매장이 내건 고기 굽는 손과 사투리는 교육 쪽 부담을 가장 크게 늘린다.
13.해외는 일찍 나갔다. 2013년 대만을 시작으로 2014년 뉴욕에 들어갔고, 회사가 2023년 공식 블로그에 스스로 적은 기록에는 상하이·청두·대만·푸젠·하와이에서 문을 닫은 가게가 나온다. 2016년에 시작한 샐러드 브랜드 GREEN BROTHERS는 7년 동안 4곳에 그쳤다고 같은 글에 썼다. 실패를 제 손으로 공개하는 회사.
14.국내가 35곳 줄어든 2년 동안 해외는 3곳에서 6곳으로 늘었다. 2025년 새 체제에서 창업 형제는 해외를, 모리카와 사장은 국내를 나눠 맡았다. 해외는 계속 넓히고, 국내에서는 가게 수를 늘리는 대신 한 가게의 모습을 고치는 쪽을 골랐다. 국내 사업을 맡은 사장이 2년 만에 연 새 매장은 16년 전 고탄다의 13평을 닮았다.
15.국내 매장이 2년 새 110곳에서 75곳으로 줄어든 야키니쿠 체인이 새 매장을 내면서 규모 대신 동네 가게의 앞면과 직원이 굽는 접객을 골랐다. 한국에서 같은 가게를 새벽 4시까지 열면 인건비 계산부터 달라진다. 5인 이상 사업장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 사이 일한 시간에 통상임금의 50%를 더 줘야 해서, 일본의 25%보다 두 배 무겁다. 직원이 테이블마다 붙어 고기를 굽는 가게라면 새벽 6시간의 가산 임금이 고기 원가보다 먼저 이익을 깎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