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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구마에 5초메 정면 · 콘크리트 벽에 낸 큰 창 하나가 간판 노릇을 한다. ⓒQetic
진구마에 5초메 정면콘크리트 벽에 낸 큰 창 하나가 간판 노릇을 한다. ⓒQetic
데일리 리테일

도매처 1,000곳을 둔 문구 회사가 도쿄 첫 플래그십 지하로 사무실을 옮겼다 (도쿄·문구 리테일)

2026.10.06

후쿠오카의 문구 회사 하이타이드가 진구마에에 세 개 층짜리 매장을 열었다. 자사 상품 옆에 남의 회사 문구를 놓고, 출시 전 시제품을 먼저 꺼내 보이고, 도쿄 사무실을 그 건물 지하로 옮겼다. 매장이 판매대이면서 개발실 노릇까지 하는 구조다.

1.후쿠오카(福岡)의 문구 회사 하이타이드(HIGHTIDE)가 8월 29일 도쿄 시부야구 진구마에(神宮前) 5초메에 플래그십 HIGHTIDE LAB-TYO를 열었다. 시부야와 하라주쿠, 아오야마 사이 골목에 선 건물로, 판매층 둘 위에 워크숍 층 하나를 얹었다. 영업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 회사가 도쿄에 처음 낸 플래그십.
2.하이타이드의 시작은 1994년 후쿠오카, 수첩 한 권. 지금은 2,500개가 넘는 상품을 만들어 일본 전국 1,000곳 넘는 매장에 도매로 낸다. 생활잡화 체인 로프트(ロフト)와 핸즈(ハンズ), 서점 마루젠 준쿠도(丸善ジュンク堂)가 주요 거래처로 이름을 올린다.
3.설계는 Landscape Products. 길에서 보면 회색 콘크리트 벽에 큰 유리창이 하나 뚫려 있고, 아트디렉터 히라바야시 나오미(平林奈緒美)가 그린 원형 로고가 그 유리에 흰 선으로 붙었다. 안에서는 층이 반 층씩 엇갈려 올라간다. 계단 몇 단을 오르면 다음 바닥이 나오고, 위아래 진열대가 비스듬히 함께 눈에 들어온다.
검은 선반과 유리 진열장 · 개점 전 비워 둔 판매층. 왼쪽 뒤 계단이 반 층 위로 이어진다. ⓒHIGHTIDE
검은 선반과 유리 진열장개점 전 비워 둔 판매층. 왼쪽 뒤 계단이 반 층 위로 이어진다. ⓒHIGHTIDE
4.바닥은 짙은 나무, 벽 한 면은 검은 철제 선반이 천장까지 칸을 나눈다. 유리 진열장 안에는 녹색 커팅 매트를 깔고 그 위에 가위와 커터 칼, 마커를 눕혀 놨다. 매트마다 자 눈금이 찍혀 있어, 물건이 진열품이라기보다 쓰다 만 공구처럼 놓인다. 손님이 먼저 들여다보는 건 상품이 아니라 남의 작업대.
진열장 속 작업대 · 커팅 매트 위에 가위와 소품을 눕혔다. 조명이 유리에 반사된다. ⓒFASHIONSNAP
진열장 속 작업대커팅 매트 위에 가위와 소품을 눕혔다. 조명이 유리에 반사된다. ⓒFASHIONSNAP
녹색 매트를 깐 서랍 · 노란 커터 칼과 마커, 가위를 눈금 위에 그대로 늘어놨다. ⓒFASHIONSNAP
녹색 매트를 깐 서랍노란 커터 칼과 마커, 가위를 눈금 위에 그대로 늘어놨다. ⓒFASHIONSNAP
5.입구 쪽 층에는 자사 브랜드 셋, Penco와 nähe, New Retro를 모았다. Penco는 미국에서 찾은 펜 한 자루에서 출발한 브랜드로, 알루미늄 몸통의 일본산 드래프팅 펜슬이 2,970엔, A4 클립보드가 770엔. 다른 층에는 남의 회사가 오래 만들어 온 문구가 섞이고, 요요기하치만(代々木八幡)의 헌책방 Hi Bridge Books가 고른 책도 꽂혔다.
창가 진열 · 원반과 머그, 서체 책을 노트와 한 칸에 섞었다. 문구만 파는 진열이 아니다. ⓒFASHIONSNAP
창가 진열원반과 머그, 서체 책을 노트와 한 칸에 섞었다. 문구만 파는 진열이 아니다. ⓒFASHIONSNAP
6.회사가 꼽은 새 시도는 셋. 자사 제품 옆에 다른 회사 제품을 나란히 놓고, 출시 전 시제품과 샘플을 이 매장에서 먼저 보여 주고, 매장에서 들은 말을 곧장 상품 개발로 돌린다. 그 말을 가까이서 들으려는 듯 에비스(恵比寿)에 있던 도쿄 사무실도 이 건물 지하로 내려왔다. 손님이 시제품을 만지는 층 바로 아래가 상품을 짜는 직원들의 책상.
천창 아래 나무 탁자 · 왼쪽 계단이 반 층 아래 판매층으로 이어진다. 파는 물건 없이 탁자만 둔 방이다. ⓒHIGHTIDE
천창 아래 나무 탁자왼쪽 계단이 반 층 아래 판매층으로 이어진다. 파는 물건 없이 탁자만 둔 방이다. ⓒHIGHTIDE
7.맨 위 3층은 판매층이 아니다. 창작자와 미술가가 워크숍과 팝업을 여는 방이고, 회사는 이곳을 「창작과 발상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소개한다. 개점에 맞춰 DIGAWEL의 디자이너 니시무라 고헤이(西村浩平)가 노트 괘선을 옮긴 Penco 협업 셔츠 3가지를 만들었고 직원 제복도 그가 맡았다. 셔츠는 이 매장 한정이고 가격은 모두 2만 9,700엔.
440엔에서 2만 9,700엔까지 HIGHTIDE LAB-TYO 진열 상품 가격 · 세금 포함 · 엔 마커(진열 가격표) 440 Penco 드래프팅 자 660 Penco A4 클립보드 770 Penco 드래프팅 펜슬 2,970 DIGAWEL 협업 셔츠 29,700 ※ 셔츠 막대는 축을 끊어 그렸다. 실제 길이는 펜슬의 10배. ※ 마커는 매장 진열 사진의 가격표, Penco 3종은 하이타이드 공식 온라인 가격.
한 매장 안의 가격 폭출처 HIGHTIDE 공식 온라인 스토어, FASHIONSNAP(2026년 8월 31일)
8.문구는 큰돈 없이 좋은 물건을 손에 쥘 수 있는 몇 안 되는 품목이다. 하이타이드는 인터뷰에서 비싸지 않은 물건을 손에 들고 마음이 들뜨는 순간을 이 일의 재미로 꼽았다. 3,000엔이 안 되는 펜 한 자루는 큰 결심 없이 사는 물건이면서, 매일 손에 쥐는 물건이기도 하다.
9.후쿠오카 본점 손님의 8할은 관광객. 해외 여행 안내서에 실릴 만큼 알려진 덕인데, 회사는 진구마에 매장도 동네 손님만이 아니라 일본을 찾는 외국인을 겨냥한다고 밝혔다. 짐 부피를 거의 안 먹고 돌아가서도 매일 꺼내 쓰는 기념품으로 펜과 노트만 한 게 있을까.
펼쳐 놓은 탁자 · 잡지와 노트, 유리병 속 소품을 한 탁자에 섞었다. 뒤 선반에는 상자째 쌓은 노트가 있다. ⓒFASHIONSNAP
펼쳐 놓은 탁자잡지와 노트, 유리병 속 소품을 한 탁자에 섞었다. 뒤 선반에는 상자째 쌓은 노트가 있다. ⓒFASHIONSNAP
10.시장 전체는 줄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矢野経済研究所)에 따르면 2024년도 일본 문구·사무용품 시장은 3,885억 엔으로 1년 전보다 0.9% 작아졌다. 종이 제품과 사무용품이 빠지는 동안 늘어난 건 필기구 하나. 회사가 사 주던 소모품은 줄고 개인이 골라 사는 펜은 버틴 그림.
11.하이타이드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도매로 넘기면 회사가 받는 돈은 보통 소매가의 50~60% 선이다(업계에서 흔한 납품 비율로 잡은 추정). 세금을 뺀 2,700엔짜리 드래프팅 펜슬이면 도매로는 1,350~1,620엔이 들어오고, 직영점에서 팔면 2,700엔이 다 회사 몫이다. 한 자루에 1,080~1,350엔이 더 들어온다(추정).
같은 펜슬, 파는 자리에 따라 1,000엔 넘게 갈린다 드래프팅 펜슬 1자루가 회사에 가져오는 돈 · 세금 제외 · 엔 · 추정 도매 납품(50%) 1,350 도매 납품(60%) 1,620 직영점 판매 2,700 ※ 소매가 2,970엔(세금 포함)에서 소비세 10%를 뺀 2,700엔 기준. 납품 비율 50~60%는 업계 관행으로 잡은 가정이다.
도매와 직영의 차이출처 HIGHTIDE 공식 온라인 스토어(가격). 납품 비율은 추정
12.그 차액으로 매장 임대료를 내야 한다. 음식점 점포 중개 사이트 飲食店ドットコム가 집계한 메이지진구마에역 주변 점포 평균 임대료는 한 평에 월 4만 8,569엔. 펜슬 한 자루 차액을 1,200엔으로 잡으면 한 평 월세에 40자루가 든다(추정). 매장 면적은 공개되지 않았고, 3층은 처음부터 파는 층이 아니다.
노출 천장과 호두나무 진열대 · 천장 콘크리트를 그대로 두고 진열대만 나무로 짰다. 개점 전 사진이다. ⓒHIGHTIDE
노출 천장과 호두나무 진열대천장 콘크리트를 그대로 두고 진열대만 나무로 짰다. 개점 전 사진이다. ⓒHIGHTIDE
13.사무실을 지하로 들인 건 그 계산의 다른 쪽. 에비스 사무실 임대료가 장부에서 빠지고, 위층 일손이 모자라면 계단 하나 아래에 직원이 있다는 것도 덤. 저녁 6시에 끝나는 영업시간도 사무실의 하루와 겹친다. 2만 9,700엔짜리 셔츠는 펜슬 10자루 값이라, 한정품 몇 장이 팔리는 날은 객단가가 크게 뛴다.
책상 하나를 둔 방 · 창가 붙박이 책상과 의자, 스탠드만 놓았다. 누군가의 작업실을 옮겨 온 듯한 칸이다. ⓒFASHIONSNAP
책상 하나를 둔 방창가 붙박이 책상과 의자, 스탠드만 놓았다. 누군가의 작업실을 옮겨 온 듯한 칸이다. ⓒFASHIONSNAP
14.문구를 만드는 회사가 매장을 모임 자리로 쓴 앞선 예는 있다. 트래블러스 노트를 만드는 회사는 2013년 나카메구로(中目黒)에 TRAVELER'S FACTORY를 열고 노트 한 권을 중심으로 손님을 모았다. 긴자의 이토야(伊東屋)는 반대로 2015년 12개 층짜리 G.Itoya로 다시 지어 남의 회사 문구를 층마다 판다. 하나는 자기 물건만, 다른 하나는 남의 물건만.
15.하이타이드는 그 둘 사이에 섰다. 자사 브랜드를 앞에 걸되 남의 문구와 헌책을 같이 꽂고, 아직 나오지 않은 물건은 팔지 않고 보여 준다. 매장 이름에 붙인 LAB는 그 일을 가리키는 말. 시제품 앞에서 손님이 보인 반응이 다음 해 1,000곳 거래처 매대에 오를 상품을 정한다면, 이 매장의 값은 하루 매출보다 개발비 쪽에서 매겨진다. 대신 거래처 입장에서는 신상품을 직영점보다 늦게 보는 구조가 생긴다.
창에 붙인 로고 · 히라바야시 나오미의 로고 뒤로 색색의 상자가 선반을 채운다. ⓒFASHIONSNAP
창에 붙인 로고히라바야시 나오미의 로고 뒤로 색색의 상자가 선반을 채운다. ⓒFASHIONSNAP
16.도매처 1,000곳을 둔 후쿠오카 문구 회사가 진구마에에 세 개 층 매장을 열고 도쿄 사무실까지 그 지하로 옮겼다. 세금 뺀 2,700엔 펜슬 한 자루를 직접 팔면 도매로 넘길 때보다 1,000엔 남짓 더 들어온다(추정). 국내 문구 회사가 같은 매장을 내면 어디서 먼저 걸릴까. 거래처다. 국내 디자인 문구는 대형 서점 문구 매장과 온라인 편집숍에 판매를 기대는 경우가 많아, 시제품을 자기 매장에서 먼저 꺼내는 순간 납품처와 출시 순서를 다시 맞춰야 한다.
데일리 리테일 #058 · 2026.10.06
출처: FASHIONSNAP(文具メーカー ハイタイドが神宮前に旗艦店 · 2026년 8월 25일 · 개점일·주소·3개 층·Landscape Products·平林奈緒美·西村浩平), FASHIONSNAP(文具メーカー「ハイタイド」が東京初の旗艦店を渋谷に出店 · 2026년 8월 31일 · 1.5층 3개 브랜드·새 시도 3가지·恵比寿 사무실 지하 이전·후쿠오카 본점 관광객 8할·셔츠 2만 9,700엔·Hi Bridge Books·매장 사진), Qetic(2026년 8월 · 정면 사진·협업 셔츠), HIGHTIDE 공식 사이트(HIGHTIDE LAB-TYO 매장 안내·회사 개요와 연혁·Penco 상품 가격·개점 전 내부 사진), exp-d(福岡発の文房具が、世界へ · 상품 2,500개 이상·취급점 1,000곳 이상·Penco의 출발), Creators Station(株式会社HIGHTIDE 인터뷰 · 직영점을 내는 이유·대표 발언), マイナビ転職(株式会社ハイタイド 회사 개요 · 주요 거래처), 矢野経済研究所(文具・事務用品市場に関する調査 2025年 · 2024년도 시장 3,885억 2,000만 엔), 飲食店ドットコム(明治神宮前駅 店舗 賃料相場 2026년).
매출과 납품 비율, 임대료 대비 판매량은 공개 수치와 업계 관행으로 계산한 추정이며 하이타이드가 밝힌 숫자가 아니다. 매장 면적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