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서 출발한 커피 회사 MAME가 도쿄에 두 번째 가게를 냈다. 첫 가게는 앉으면 한 잔 4,000엔부터 받는 예약 시음실이었다. 센다가야의 두 번째 가게는 핸드브루를 1,000엔부터 받고, 개 간식까지 판다.
1.지난 8월 6일 도쿄 시부야구 센다가야(千駄ヶ谷) 1초메에 MAME Tokyo가 문을 열었다. 1969년에 지은 6층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부동산 회사 리얼게이트(リアルゲイト)가 고쳐 6월에 연 복합 빌딩 B TRACK의 1층이다. 센다가야역과 국립경기장역에서 걸어서 5분, 기타산도역에서 9분. 영업은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2.MAME의 출발은 2016년 스위스 취리히. 공동 창업자 후카호리 에미(深堀絵美)는 2015년 스위스 바리스타 챔피언이고, 2018년 월드 브루어스컵(World Brewers Cup)에서 우승했다. 프랑스 출신 마티외 타이스(Mathieu Theis)는 스위스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2016·2018·2019년 세 번 이겼다. 2026년 3월 기준 취리히와 제네바에 매장 8곳, 그리고 2025년 6월 도쿄 도라노몬(虎ノ門)에 낸 KURO MAME Tokyo가 있다.

3.문을 열면 크림색 벽이 둥글게 감싸고, 같은 색의 바가 그 벽을 따라 길게 휜다. 천장에는 커다란 타원형 고리 조명이 따뜻한 빛으로 떠 있고, 그 아래로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가 한 줄. 벽에는 커피 맛을 색으로 나눠 보여 주는 패널을 붙였다. 설계는 MHAA 건축설계사무소(MHAA建築設計事務所). 후카호리는 직접 벽을 칠하던 창업 초기의 느낌으로 돌아갔다고 Time Out에 말했고, 테라스 자리는 앞으로 낼 계획이다.

4.핸드브루는 1,000엔부터. 늘 5종 안팎의 싱글 오리진을 걸고, 문을 연 첫 달에는 브라질 「Pearl」·「Full Bloom」, 에티오피아 워시드, 콜롬비아 핑크 버번, 개점 기념 게이샤가 올랐다. 전부 농원과 직접 거래해 자사에서 볶은 콩. 게이샤와 핑크 버번은 꽃과 과일 향이 짙은 품종이라, 갓 내린 뜨거운 잔보다 조금 식은 뒤에 단맛과 산미가 또렷해진다. 한 잔을 비우는 동안 맛이 몇 번 바뀐다.

5.콜드브루는 Pearl과 핑크 버번 두 가지. 찬물에 오래 우리면 뜨겁게 내릴 때 튀던 신맛이 가라앉고, 초콜릿에 가까운 단맛이 앞으로 나온다. 말차 라테에는 후쿠오카 야메차(八女茶)를 쓰고, 크루아상과 구운 과자, 그래놀라 옆에 개 간식을 놓았다. 개를 키우는 주민이 많다는 게 이 자리를 고른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6.1년 먼저 연 KURO MAME Tokyo는 정반대 구조. 도라노몬 5초메 가미야초 플레이스(神谷町プレイス)에 든 시음실로, 메뉴판이 없고 바리스타가 대화로 손님 취향을 물어 한 잔을 고른다. 앉아서 마시면 한 잔 4,000엔부터, 자리는 보통 1시간이고 예약을 권한다. 테이크아웃은 600엔부터. 문을 연 지 반년 만에 The World's 100 Best Coffee Shops 후보에 이름이 올랐다.

7.후카호리가 센다가야 가게에 바라는 모습은 전화기를 든 채 "커피 하나요"만 하고 가는 손님이다. 그렇게 무심히 받아 든 잔을 한 모금 마시고 "이게 뭐지" 하고 놀라는 것까지가 재미라고 Time Out에 말했다. 4,000엔짜리 시음은 이름을 알리는 데는 좋지만 매일 오는 손님을 만들지 못한다. 취리히의 MAME는 원래 그런 동네 카페로 시작했다.

8.센다가야는 하라주쿠·오모테산도와 붙어 있으면서 주택과 작은 사무실이 섞인 동네다. B TRACK이라는 이름도 큰길 상권의 뒷면, 레코드의 B면에서 따왔다. 위층 2~6층에는 17㎡부터 130㎡가 넘는 사무실과 SOHO 27칸이 들었고, MAME는 입주사 전용 혜택을 내걸었다. 아침 8시 개점도 위층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고 정한 시간으로 보인다.

9.같은 회사가 도쿄에서 받는 가격은 세 단이다. KURO MAME 테이크아웃 600엔, MAME Tokyo 핸드브루 1,000엔, KURO MAME에 앉아 마시는 한 잔 4,000엔(100엔은 약 900원으로 계산). 도쿄 스페셜티 카페의 핸드드립은 보통 600~900엔대라서, 센다가야의 1,000엔은 그 윗줄에 겨우 걸치는 가격이다. 4,000엔은 콩값이 아니라 바리스타와 마주 앉는 1시간의 값.
10.핸드브루 한 잔에 드는 콩은 15~18g. 스페셜티 생두를 kg당 3,000~5,000엔으로 잡고 볶으며 줄어드는 무게 15%를 더하면, 잔당 콩값은 60~110엔이다(추정). 1,000엔 잔에서 콩이 차지하는 몫은 10% 안팎에 그친다. 게이샤는 생두값이 그 몇 배인 콩이고, 이 집은 개점 기념으로 걸었다.
11.이 가게는 몇 평일까. 면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센다가야 1층 상가 임대료를 평당 월 2만 5,000~3만 5,000엔, 면적을 20평으로 잡으면 월세만 60만 엔 안팎이다(추정). 11시간 영업에 바리스타 둘을 늘 세우면 인건비가 월 110만 엔쯤 되고, 공과금과 소모품까지 더한 한 달 고정비는 200만 엔 선. 손님 한 명이 1,100엔을 쓰고 재료비 200엔을 빼면, 하루 75잔 안팎을 팔아야 이 비용을 넘긴다.
12.이 가게가 잔 다음으로 기대는 매출은 콩이다. 2026년 말까지 같은 빌딩 안에 로스터리가 들어선다. 도쿄의 두 매장이 쓸 콩을 도쿄에서 볶게 되면, 그 위로 원두 소매와 다른 카페에 대는 도매가 붙는다. MAME 홈페이지는 이미 도매 주문 창구를 따로 둔다. 의자 수에 묶인 잔 매출과 달리, 볶은 콩은 매장 밖으로 나가서 팔린다.
13.세계 대회 우승자가 차린 가게는 보통 높은 가격과 예약으로 귀한 경험을 판다. MAME는 순서를 바꿔 밟았다. 취리히에서는 동네 카페로 시작해 매장을 늘렸고, 도쿄에서는 예약 시음실로 이름부터 알린 뒤 1년 만에 동네로 내려왔다. 처음 들어가는 도시에서 4,000엔 자리가 벌어 온 건 매출보다 이름.

14.그 이름이 이제 1,000엔짜리 잔을 판다. 100대 커피숍 후보에 오른 집이라는 걸 아는 손님이 4,000엔 자리에 앉아 본 적 없이도 같은 회사의 콩을 맛볼 수 있다. 시음실은 바리스타의 시간을 팔고, 센다가야는 그 시간 없이 콩만 판다. 두 가게가 같은 문장, The best coffee is the coffee you like를 유리문과 컵에 건다.
15.이 가게가 셈하는 손님은 둘. 위층 27칸 입주사가 아침에, 동네 개 주인이 오후에 온다는 계산이다. 사무실 건물 1층 카페가 보통 겪는 주말 공백은 주택가 쪽 손님이 메울 수 있다. 건물주 쪽 계산도 겹친다. 57년 된 사무실 건물에 젊은 회사를 들이려면, 1층에 사람이 드나드는 가게가 먼저 서 있어야 임대 안내가 쉬워진다.
16.세계 챔피언이 도쿄에서 연 두 번째 가게는 핸드브루를 1,000엔부터 받는 동네 카페이고, 1년 먼저 연 4,000엔짜리 예약 시음실이 쌓은 이름을 매일 마시는 잔으로 바꾼다. 하루 75잔 안팎이 넘어야 남는 계산이라(추정), 이 가게가 기대는 건 연말에 같은 빌딩에 들어설 로스터리와 원두 판매다. 국내에서 같은 구조를 짜면 먼저 걸리는 건 로스터리 쪽이다. 매장에서 볶아 매장에서만 팔 때와 달리, 다른 카페에 원두를 대려면 식품제조·가공업 등록이 필요한 게 보통이고, 그 순간 건물 용도와 배기 설비 조건이 함께 따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