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팔라펠 가게로 시작한 레바논 출신 창업자가 신톈디의 3층짜리 스쿠먼 집에 중동 요리 레스토랑 Leyas를 냈다. 문을 연 첫 며칠, 손님 열 명 중 네 명이 외국인이었다.
1.상하이 신톈디(新天地) 북쪽 구역, 타이창루(太仓路) 181룽 18호. 1920년대 골목집인 스쿠먼(石库门) 한 채를 통째로 쓴 중동 요리 레스토랑 Leyas(蕾娅中东美食)가 2026년 9월에 문을 열었다. 3층에 연면적 500㎡, 영업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2.창업자는 와엘 아카드(Wael Accad). 레바논에서 나고 상하이에서 22년을 살았는데, 지금도 국제 물류 회사의 아시아태평양 책임자로 일한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은 채 팔라펠 가게를 상하이와 베이징에 차례로 냈고, Leyas는 그가 상하이에 낸 여섯 번째 식당.
3.서까래를 드러낸 천장 아래 나무 상판 바가 길게 놓이고, 뒤 선반에 술병을 천장 가까이 쌓았다. 객석에는 연두색 반원형 소파로 둥근 테이블을 감쌌다. 세 층 안에 단체 손님을 받는 방이 하나, 바깥 자리인 테라스가 두 곳 있다. 물담배(시샤)는 테라스에서만 낸다.

4.스쿠먼의 뼈대는 그대로 뒀다. 나무 창살을 짠 창과 중국식 지붕 아래에 중동의 벽화와 놋쇠 등을 걸었다. 붉은 벨벳 소파 위 벽을 채운 건 물담배 연기를 내뿜는 여인의 얼굴.


5.메뉴는 레바논에 머물지 않는다.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의 요리까지 한 장에 올렸다. 매운 감자 볶음 바타타 하라, 다진 고기와 잣을 넣어 구운 삼부섹, 사프란 밥 위에 올린 양 정강이찜, 통째로 구운 생선. 메제(작은 전채)와 케밥에서 끝나지 않고, 여럿이 나눠 먹는 큰 접시로 메뉴를 넓혔다.

6.메제 판이 먼저 깔린다. 후무스와 가지 타히니 소스, 붉은 피망을 호두와 갈아 만든 무하마라가 작은 그릇에 나란히 담기고, 그 옆으로 구우면서 풍선처럼 부푼 빵이 놓인다. 빵을 찢으면 안에 갇혀 있던 김이 먼저 빠져나온다. 손으로 찢은 빵으로 소스를 떠먹는 식이라 수저보다 손이 먼저 바빠진다.

7.단체석에는 색유리 벽 아래 긴 나무 테이블을 놓고 통생선과 고기 접시를 한가운데 몰아 낸다. 꼬치에 꿴 케밥은 기름이 배어 번들거리고, 사프란 밥은 접시를 내려놓는 순간 향이 먼저 퍼진다. 나눠 먹는 큰 접시는 한 테이블이 시키는 양을 키우는 장치이기도 하다.

8.시작은 장터 행사의 팝업 부스였다. 2016년 부스에서 팔라펠을 튀기다가 이듬해 우루무치루(乌鲁木齐路)에 첫 가게 Eli Falafel을 열었다. 병아리콩을 갈아 튀기는 팔라펠은 집안 조리법 그대로다. 한 사람이 75~225위안을 쓰는 캐주얼 식당으로 지우장루(九江路), 난징시루의 상하이상청(上海商城), 푸둥까지 가게를 넓혔다. 아카드는 손님 열에 여섯이 다시 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9.신톈디 가게의 첫 며칠은 손님의 40%가 외국인이었고, 아랍어를 쓰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손님이 오는 길은 비자가 열었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는 2018년부터 중국과 비자를 서로 면제했고, 2025년 여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오만·쿠웨이트·바레인 국민도 비자 없이 들어온다. 메뉴판에 오른 다섯 나라가 이 명단과 거의 겹친다.
10.걸프에서 온 여행자가 상하이에서 찾는 건 할랄 고기와 익숙한 향신료, 그리고 여럿이 오래 앉을 자리다. 팔라펠 가게는 동네 손님이 혼자 들러도 되는 캐주얼 식당이었다. 신톈디는 관광객이 저녁에 걷는 동선 한가운데이고, Leyas는 그 동선에 테라스와 물담배, 단체용 방을 놓았다.


11.좌석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 층과 테라스 두 곳을 합쳐 140석으로 잡고, 점심 70명과 저녁 130명, 하루 200명이 앉는다고 봤다. 한 사람이 쓰는 돈은 팔라펠 가게 가격대의 위쪽 끝인 220위안. 한 달 매출은 132만 위안, 원화로 2억 5,000만 원쯤 된다(모두 추정).
12.식재료와 음료 원가를 30%로 보면 40만 위안. 3개 층과 바, 테라스를 돌리려면 홀과 주방에 40명은 필요하니 인건비는 36만 위안. 신톈디 스쿠먼 500㎡의 임대료를 하루 ㎡당 13위안으로 치면 한 달 20만 위안. 수도광열비와 배달 수수료, 물담배 재료, 홍보비를 16만 위안으로 잡으면 20만 위안, 매출의 15%가 남는다(모두 추정).
13.고정비 72만 위안을 메우려면 하루 156명이 220위안씩 써야 한다. 객단가가 팔라펠 가게 가격대 중간인 150위안에 머물면 그 수는 230명으로 늘어난다. 같은 3층을 팔라펠 가격으로는 채울 수 없다. 그럼 남는 70위안은 어디서 나올까. 나눠 먹는 큰 접시와 바, 그리고 물담배.
14.신톈디는 홍콩 개발사 슈이온(瑞安)이 낡은 스쿠먼 골목을 헐고 고쳐 2001년에 연 상업 구역이다. Eli Falafel이 처음 자리 잡은 우루무치루는 그보다 서쪽, 옛 프랑스 조계 안에서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다. 9년 동안 아카드의 가게를 채운 건 그 동네의 단골.

15.Leyas가 기대는 손님은 다르다. 동네에 사는 외국인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와 며칠 머무는 걸프 여행자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네 나라의 무비자 입국은 1년 시범으로 시작해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한 번 늘었고, 그 뒤 연장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500㎡를 빌려 문을 연 9월, 정책에 남은 기간은 석 달 남짓.
16.팔라펠 가게를 9년 동안 키워 온 사람이 관광객이 걷는 신톈디 골목에 500㎡짜리 중동 레스토랑을 냈고, 첫 며칠 손님의 40%를 외국인으로 채웠다. 하루 200명이 220위안씩 쓰면 한 달 132만 위안에 15%가 남는 구조다(추정). 국내에서 같은 가게를 내면 먼저 테라스가 걸린다. 일반음식점이 건물 밖에 테이블을 내려면 지자체가 옥외영업을 허용한 구역이어야 하고, 음식점에서 피우는 물담배도 실내외 금연 구역 규정을 함께 따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