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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너머로 솟은 흰 상자 · 운하 건너편에서 본 모습. 옛 박공 지붕들 뒤로 새 동 윗부분이 보인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지붕 너머로 솟은 흰 상자운하 건너편에서 본 모습. 옛 박공 지붕들 뒤로 새 동 윗부분이 보인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데일리 스페이스

372㎡ 빈터에 6개 층을 쌓고, 새 동은 표 없이 열었다 (헨트·미술관 증축)

2026.10.06

벨기에 헨트의 디자인 미술관이 4년 만에 다시 열었다. 옛 건물 세 채 사이 빈터에 새 동을 세웠고, 공사비는 2,180만 유로. 표가 필요한 건 옛 건물 쪽 전시실뿐이다. 새 동과 안마당은 누구나 그냥 들어간다.

1.2026년 10월 3일, 벨기에 헨트(Gent)의 Design Museum Gent가 4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옛 건물 세 채 사이에 새 동 하나를 세웠는데, 이름은 딩(DING), 연면적 2,135㎡. 옛 건물까지 합친 연면적은 8,632㎡로, 벨기에에서 가장 큰 디자인 미술관이 됐다.
2.리노베이션과 신축을 합친 비용은 2,180만 유로, 1유로 1,600원으로 치면 약 349억 원. 헨트시가 1,380만 유로, 플랑드르 정부가 800만 유로를 냈다. 설계자를 고른 건 2018년 플랑드르 정부 건축가(Vlaams Bouwmeester)가 연 공모였고, 2019년 5월 23일 런던의 Carmody Groarke와 벨기에의 RE-ST, ATAMA가 낸 안이 뽑혔다. 공모 때 적어 둔 새 동 공사비 예산은 551만 5,000유로(부가세 별도)였다.
3.이 미술관은 원래 흩어진 건물 묶음이었다. 길가의 18세기 저택 호텔 드 코닝크(Hotel de Coninck)에 전시실 480㎡, 1992년 건축가 빌리 페르스트라터(Willy Verstraete)가 붙인 현대 동에 1,900㎡, 그리고 사무동 레텐 하우스(Huis Leten). 그 사이에는 무너져 가는 남쪽 복도와 빈터가 있었다. 새 동이 앉은 대지는 372㎡. 설계팀은 도심 한가운데 남은 빈 땅 한 조각에 세 건물을 잇는 길을 전부 몰아넣었다.
1층 평면도 · 위쪽 격자가 1992년 동, 아래 길가가 옛 저택이다. 굵은 선이 새 동. 도면 ⓒCarmody Groarke · Dezeen 게재
1층 평면도위쪽 격자가 1992년 동, 아래 길가가 옛 저택이다. 굵은 선이 새 동. 도면 ⓒCarmody Groarke · Dezeen 게재
안마당과 새 동 · 옛 저택 지붕 뒤로 새 동이 솟았다. 안마당도 이번에 새로 고쳤다. ⓒFilip Dujardin · Dezeen 게재
안마당과 새 동옛 저택 지붕 뒤로 새 동이 솟았다. 안마당도 이번에 새로 고쳤다. ⓒFilip Dujardin · Dezeen 게재
4.좁은 땅이라 기능을 층으로 쌓았다. 지하는 작품 반입과 보관, 1층은 매표소와 상점을 겸한 도시의 방(Stadskamer), 그 위로 강연장, 공방 두 칸, 임시 전시실과 테라스, 꼭대기에 도시를 내려다보는 로프트가 차례로 앉는다. 옛 저택 처마선 위로 올라간 건 두 개 층뿐이다. 길에서 보면 옆집 지붕 높이에서 한 번 물러선 탑.
단면도 · 가운데 여러 층으로 쌓인 부분이 새 동이다. 지하층이 옛 건물 아래까지 이어진다. 도면 ⓒCarmody Groarke · Dezeen 게재
단면도가운데 여러 층으로 쌓인 부분이 새 동이다. 지하층이 옛 건물 아래까지 이어진다. 도면 ⓒCarmody Groarke · Dezeen 게재
개수대가 놓인 흰 방 · 벽을 따라 개수대와 수납장을 놓았다. 가운데 철제 선반이 방을 나눈다. 사진 Design Museum Gent 제공 · Dezeen 게재
개수대가 놓인 흰 방벽을 따라 개수대와 수납장을 놓았다. 가운데 철제 선반이 방을 나눈다. 사진 Design Museum Gent 제공 · Dezeen 게재
5.겉은 하얀 벽돌이다. 헨트의 옛 군수 창고 Het Arsenaal에 공장을 차리고 8만 2,000장을 찍었는데, 재료의 63%가 반경 8km 안에서 나온 폐기물이다. 부순 콘크리트와 도자기, 유리, 차 앞유리까지 섞었다. 가마에 굽지 않고 석회로 천천히 굳혀서, 흔한 벨기에 점토 벽돌보다 생산 과정의 탄소가 3분의 1이라고 설계팀은 밝힌다. 벽돌 크기는 옆 저택 벽돌 치수 그대로.
거리에서 본 새 동 · 옛 집들 사이로 흰 벽돌 상자가 솟는다. 창은 상자 모양으로 깊게 팠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거리에서 본 새 동옛 집들 사이로 흰 벽돌 상자가 솟는다. 창은 상자 모양으로 깊게 팠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6.정문은 앤트워프 스튜디오 Unfold가 3D 프린터로 뽑은 알루미늄 문. 표면이 커튼처럼 주름져 있어서 흰 벽돌 벽 한가운데 천을 걸어 둔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면 CLT(구조용 집성판)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고, 벽은 희고 바닥은 나무다. 단열재는 대마, 1층 계단 옆 굵은 흙기둥은 이 현장에서 나온 공사 폐기물을 다져 세웠다.
3D 프린팅 알루미늄 문 · 천을 드리운 듯 주름진 표면. Unfold의 작업이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3D 프린팅 알루미늄 문천을 드리운 듯 주름진 표면. Unfold의 작업이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나무 뼈대와 커튼 · 나무 기둥 사이에 바닥까지 닿는 커튼을 둘러 방을 나눴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나무 뼈대와 커튼나무 기둥 사이에 바닥까지 닿는 커튼을 둘러 방을 나눴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7.표가 필요한 곳은 옛 건물 쪽 전시실뿐이다. 26세 이상 15유로, 19~25세 7.5유로, 헨트 주민 10.5유로, 18세 이하는 무료. 새 동 전체와 안마당은 표가 필요 없다. 1층 도시의 방에서 열리는 워크숍과 임시 전시, 상점과 카페는 길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미술관이 1층을 거리에 내준 구조다.
8.왜 굳이 비싼 새 동을 무료로 열었을까. 문을 닫기 전 이 미술관의 관람객은 2019년 7만 2,749명, 그 전 몇 해 평균이 7만 5,000명이었다. 같은 해 몇 블록 떨어진 중세 성 그라벤스테인(Gravensteen)에는 45만 4,693명이 들었다. 관광객은 미술관 앞 골목을 지나 성으로 간다. 무료 1층은 그 행인을 한 번 안으로 들이는 문턱이다.
유리 천장 아래 흙벽 · 흙으로 바른 벽 하나가 큰 전시실을 가른다. ⓒFilip Dujardin · Dezeen 게재
유리 천장 아래 흙벽흙으로 바른 벽 하나가 큰 전시실을 가른다. ⓒFilip Dujardin · Dezeen 게재
9.예전 미술관은 들어가면 길을 잃는 곳이었다. 1992년 동 안에는 층 사이 빈 공간과 장애인용 승강 발판이 남아 있었고, 세 건물을 잇는 길이 끊겨 있었다. 이번 공사는 1992년 동의 빈 공간을 층마다 CLT 판으로 메웠고, 새 동의 중앙 승강기가 모든 층을 묶는다. 케빈 카모디(Kevin Carmody)는 이것을 안마당을 둘러싼 네 건물의 앙상블이라고 불렀다.
10.표로 이 돈을 갚을 수 있을까. 관람객 7만 5,000명이 전부 정가 15유로를 낸다고 쳐도 1년에 112만 5,000유로, 약 18억 원. 투자액 2,180만 유로를 갚으려면 19년이 넘게 걸린다는 계산. 실제로는 18세 이하 무료와 할인이 있으니 표 수입은 이 상한보다 한참 아래에서 멈춘다.
공사비 한 번과 표 수입 1년 단위 만 유로 · 막대 길이는 금액에 비례 공사비 헨트시 1,380 플랑드르 800 합계 2,180 표 수입 1년 (상한) 112.5 표 수입 상한 = 문 닫기 전 연평균 관람객 7만 5,000명 × 성인 정가 15유로. 18세 이하 무료와 할인 요금이 있어 실제 수입은 이보다 적다. 자료 VRT(공사비), 헨트시 발표(2019년 관람객), Design Museum Gent(요금).
공사비 대 표 수입정가로 꽉 채워 받아도 공사비를 갚는 데 19년이 넘는다.
11.연면적으로 나누면 ㎡당 2,525유로, 약 404만 원. 옛 건물 6,400㎡를 고친 비용과 새 동 2,135㎡를 지은 비용이 섞인 평균이다. 전시 면적은 2,380㎡에서 3,700㎡로 55% 늘었다. 늘어난 1,320㎡로만 나누면 ㎡당 1만 6,500유로. 새 동 여섯 개 층 가운데 전시만 하는 층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길과 강연장, 공방이다.
12.눈에 안 보이는 데도 돈이 들었다. 기술 설계를 맡은 Sweco는 난방과 냉방을 한 번에 돌리는 저소음 4방향 공기열 히트펌프를 넣고 화석연료를 걷어 냈다. 온도와 습도를 예전보다 고르게 잡게 되면서, 그동안 조건이 안 맞아 못 빌려 오던 예민한 작품을 빌릴 수 있게 됐다고 Sweco는 설명한다. 대여전을 열 수 있는 미술관과 못 여는 미술관은 전시 일정표의 길이가 다르다.
13.이 미술관의 뿌리는 1903년 산업디자인과 장식미술 애호가들이 만든 단체. 1922년 지금의 저택으로 들어왔고, 1992년 현대 동을 붙였다. 미술관은 새 동을 1993년부터 기다려 온 마지막 조각이라고 소개한다. 2018년 공모에는 다섯 팀이 올랐고, 그중에는 Office Kersten Geers David Van Severen과 런던의 Assemble도 있었다.
옛 저택의 방 · 천장화와 나무 벽판, 벽난로가 남은 18세기 저택의 방. 이번에 함께 고쳤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옛 저택의 방천장화와 나무 벽판, 벽난로가 남은 18세기 저택의 방. 이번에 함께 고쳤다. ⓒMichiel De Cleene · Dezeen 게재
14.새로 지은 건 전체 연면적의 4분의 1뿐. Carmody Groarke는 탄소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 남기고, 고치고, 필요한 만큼만 덧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옛 건물 쪽에서는 큰 전시실을 작은 방 여러 개로 쪼갰다. 미술관 전체는 커졌는데, 옛 전시실 하나하나는 더 작아졌다.
15.소장품 2만 4,000점 가운데 상설 전시에 나온 건 500점이고, 그중 40%는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물건.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헨트 시내 곳곳에서 행사 120개가 열리고, 상점과 호텔 33곳이 쇼윈도를 내준다. 개막을 미술관 담 안에 가두지 않고 시내로 흩어 놓은 일정.
16.헨트시와 플랑드르 정부는 2,180만 유로로 372㎡ 빈터에 새 동을 쌓고 옛 건물 세 채를 고친 뒤, 새 동은 표 없이 열었다. 표 수입을 정가로 꽉 채워도 1년 112만 5,000유로라, 이 돈은 처음부터 표로 갚을 계산이 아니었다. 국내 구도심에서 같은 일을 하면 먼저 걸리는 건 높이다. 국가유산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는 증축 높이가 앙각 기준에 묶인다. 그 기준을 넘겨 처마선 위로 두 개 층을 올리는 결정은 지자체 손을 떠나 국가유산청의 현상변경 허가로 넘어간다.
데일리 스페이스 #067 · 2026.10.06
출처. Dezeen 「White-brick extension defines Design Museum Gent revamp」(2026.10.1), designboom 「design museum gent reopens with new wing built from locally made waste bricks」, The Architects' Journal 「Carmody Groarke's Design Museum Gent opens to the public」, VRT NWS 「Permanent gesloten kiosk en opblaasbaar standbeeld: kunstinstallaties in Gent voor heropening Design Museum」(2026.9.28), Vlaams Bouwmeester 「OO3601 Gent Design Museum」, Design Museum Gent 「De nieuwe vleugel」·「All about DING, our new wing」·「Tickets」, Design Museum Gent 보도자료(Club Paradis 배포) 「Design Museum Gent reopens on 3 October 2026」, Stad Gent 「Nieuwe vleugel Design Museum Gent zo goed als klaar」·「120 activiteiten over de hele stad」, Stad Gent 보도실 「8 procent meer bezoekers voor Gentse Historische Huizen en musea」(2019년 관람객), Sweco Belgium 「Design Museum Ghent: a fossil-free museum of the future」, architectura.be 「DING: nieuwe vleugel Design Museum Gent」, Wikipedia 「Design Museum Gent」.
원화 환산은 1유로 1,600원으로 계산했다. 공모 예산 551만 5,000유로는 2018년 공모 공고의 새 동 공사비(부가세 별도)이고, 2,180만 유로는 리노베이션과 신축 전체 비용이라 범위가 다르다. 10번 문단의 표 수입은 공개 수치가 아니라 연평균 관람객 7만 5,000명에 성인 정가를 곱한 상한이다. 11번 문단의 ㎡당 금액은 전체 비용을 AJ가 밝힌 연면적 8,632㎡로 나눈 값이다. 사진 ⓒMichiel De Cleene, ⓒFilip Dujardin, Design Museum Gent 제공(모두 Dezeen 게재), 도면 ⓒCarmody Groar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