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 창업자 집안의 회사가 긴자의 자기 건물 지하에 1864.라는 해산물 프렌치를 냈다. 주방은 시세이도가 운영하는 로오지에에서 37년을 보낸 셰프가 맡았다.
1.긴자 7초메 주오도리(中央通り) 변의 11층 건물 FUKUHARA GINZA 지하 1층에 14석짜리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다. 이름은 1864.(イチハチロクヨン). 2026년 2월에 문을 열었고 4월 21일에 정식 개업을 알렸다. 자리는 열린 주방을 둘러싼 카운터 8석과 6석짜리 방 하나. 코스는 「메뉴 데귀스타시옹 1864」 하나뿐이고 세금 포함 3만 5,200엔에 서비스료가 따로 붙는다.
2.문은 오후 5시 반에 열고 마지막 주문은 저녁 8시.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쉰다. 지난 9월 미쉐린 가이드가 다음 판에 앞서 미리 공개한 도쿄의 새 식당 10곳에 이 집이 들었다.
3.운영사는 주식회사 후쿠하라 코퍼레이션(福原コーポレーション)이다. 시세이도(資生堂)를 세운 후쿠하라 아리노부(福原有信) 집안의 회사이고, 2011년에 옛 건물을 헐고 이 건물을 다시 지은 건물주다. 지상 1층부터 4층은 시세이도의 매장 SHISEIDO THE STORE. 지하의 같은 자리는 원래 회원만 받던 「1864」였고, 회사는 이 방의 문을 일반 손님에게 열었다.

4.가게 이름은 해를 가리킨다. 1864년, 지바현 다테야마(館山)에서 자란 아리노부가 서양 약학을 배우려고 에도로 떠났다. 그가 1872년 긴자에 연 서양식 약국이 시세이도의 시작이다. 계단을 내려가면 짙은 파란색 문이 나오는데, 미쉐린 소개문은 이 색을 그의 고향 바다에서 가져왔다고 적었다. 코스에 붙은 주제도 「다테야마 바다에서 떠나는 여행」.

5.문 안쪽은 회색과 로즈골드 두 색으로 칠했다. 설계는 고사카 류(小坂竜)가 맡았고, 벽에는 은박을 바르고 유리 조명을 낮게 달았다. 나무와 가죽, 돌, 유리가 한 방에 섞여 있다. 카운터에 앉으면 손님과 화구 사이에 상판 하나뿐이고, 방 쪽 손님도 커튼을 걷으면 주방이 보이게 했다.


6.코스는 일곱 단계다. 식당 정보 매체 다베로그 매거진(食べログマガジン)이 소개한 첫 접시는 유빙이 물러난 뒤 홋카이도에서 잡은 털게를 무스로 굳히고, 조개 국물 젤리와 당근 리본을 얹어 카레 향 소스를 두른 것. 차가운 젤리가 먼저 혀에 닿고 게살의 단맛이 뒤따르다, 마지막에 카레 향이 그 단맛을 끊는 구성이다.

7.야마구치현 나가토(長門)산 옥돔은 가리비 무스로 감싸 구운 뒤 캐비아를 올리고 회향 소스를 붓는다. 무스가 생선 살을 한 겹 덮고 있어 굽는 동안 살이 마르지 않는다. 짭짤한 캐비아와 아니스 향의 회향이 담백한 흰 살 위에 겹친다. 수란에는 레드와인 소스를 끼얹고 병아리콩 튀김을 곁들인다. 음료 목록에는 이 집이 따로 짠 차 블렌드 「1864.TEA COLLECTION No.64」도 있다.


8.셰프 야마시타 이즈미(山下泉)는 학생 때 시세이도의 프렌치 로오지에(ロオジエ)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자크 보리(Jacques Borie)의 눈에 들었다. 프랑스 국가 최우수 장인(M.O.F.) 칭호를 가진 보리가 1986년부터 이끈 주방이다. 서비스를 2~3년 거친 뒤 주방에 들이던 관례를 건너뛰고 처음부터 칼을 잡았고, 보리가 떠난 뒤에도 그 주방에 남아 37년을 채웠다.
9.로오지에는 2013년 개업 40주년에 셰프를 바꿔 다시 열었고, 미쉐린 별 셋을 8년째 지킨다. 예약 사이트에 올라온 저녁 코스는 2만 3,000엔에서 3만 9,000엔 사이. 1864.의 3만 5,200엔은 그 한가운데에 놓인다. 같은 7초메 안에서 같은 주방 출신이 같은 가격대의 프렌치를 내지만, 손님이 받는 건 다르다. 큰 홀 대신 셰프 앞 8석, 프랑스 셰프의 새 요리 대신 보리 밑에서 익힌 고전 기술.

10.같은 가격이면 손님은 왜 지하 14석으로 내려갈까. 미쉐린 소개문도 이 집을 보리의 요리를 잇는 식당으로 적었다. 보리 시절 로오지에를 기억하는 긴자 손님에게는 그 주방을 37년 지킨 사람이 눈앞에서 내는 접시가 찾아갈 이유다. 거기에 창업자가 고향을 떠난 해와 고향 바다 색의 문, 시세이도가 처음 문을 연 거리라는 이야기가 붙는다. 회사 광고부서가 아니라 집안이 직접 쓰는 이야기라 무게가 다르다.
11.좌석 14개는 하루 한 번만 돈다. 마지막 주문이 8시라 두 번째 손님을 받을 시간이 없고, 일·월요일과 공휴일을 쉬면 한 달에 문을 여는 날은 20일 안팎. 꽉 채워도 한 달 280명이 상한.

12.한 사람이 쓰는 돈은 코스 3만 5,200엔에 서비스료 10%와 와인을 더해 5만 엔쯤으로 잡았다(추정). 자리가 70% 찬다고 보면 한 달 196명, 매출은 980만 엔. 1년이면 1억 1,800만 엔 안팎.
13.해산물 프렌치는 재료비가 무겁다. 털게와 전복, 이세에비(伊勢海老), 캐비아가 한 코스에 들어가니 음료를 섞어도 원가율 33%, 320만 엔으로 잡았다. 셰프를 포함해 주방 4명과 홀·소믈리에 3명이면 인건비 350만 엔. 긴자 7초메 지하 1층 점포 매물이 평당 월 5만 엔 선이니 30평으로 치면 임대료 150만 엔, 수도광열비와 꽃·린넨·카드 수수료가 100만 엔. 남는 몫은 60만 엔, 매출의 6%다(모두 추정).
14.이 표에서 손익분기는 가동률 64%다. 손님 한 명이 재료비를 빼고 3만 3,500엔쯤을 남기니, 고정비 600만 엔을 덮으려면 한 달 179명이 필요하다. 그런데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면 150만 엔 임대료는 집안 안에서 돈다. 그 줄을 빼면 손익분기는 48%로 내려가고, 위층 시세이도 매장을 찾는 손님에게 건물 지하가 「창업자의 식당」이라는 이름을 하나 더 얹는다.
15.약을 팔던 시세이도는 일찍부터 음식을 팔았다. 1902년 약국 안에 소다수와 아이스크림을 내는 소다 파운틴을 들였고, 그게 지금의 시세이도 파라(資生堂パーラー)가 됐다. 1973년에는 로오지에. 둘 다 주식회사 시세이도가 꾸려 온 식당이고, 1864.는 그 회사가 아니라 창업자 집안이 낸 첫 프렌치다.


16.긴자의 건물주 집안이 회원제로 닫아 두던 지하 방을 열고, 로오지에에서 37년을 일한 셰프에게 14석을 맡겼다. 하루 한 번 도는 14석은 한 달 980만 엔쯤을 팔고(추정), 시장 임대료를 내면 6%가 남는다. 국내 건물주가 자기 건물 지하에 같은 규모의 식당을 내면 먼저 소방이 걸린다. 지하층 일반음식점은 바닥면적 66㎡부터 다중이용업소로 묶여 간이스프링클러와 비상구를 갖춰야 하고, 30평짜리 방 하나에도 그 공사비가 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