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 브로드웨이라이브 음악 술집이 줄지어 선 내슈빌의 관광 중심가. 호텔은 이 거리에서 한 블록 북쪽에 있다. ⓒRL0919(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데일리 호텔
사무실 빌딩에 방 245개와 박물관 한 층을 넣고 방값을 도시 평균의 두 배로 받는다
2026.09.29
내슈빌 도심의 11층 오피스 빌딩이 돌리 파튼의 이름을 단 호텔로 9월 29일 문을 열었다. 이름의 주인은 개장 35일 전 세상을 떠났다. 방 하나에 49만 달러 넘게 들어간 투자는 방값만이 아니라 박물관 표와 공연장 매출로 나눠 갚는 구조다.
1.2026년 9월 29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 커머스 스트리트 211번지에서 돌리 파튼의 송텔러 호텔(Dolly Parton's SongTeller Hotel)이 문을 열었다. 방은 245개. 라이브 음악 술집이 늘어선 로어 브로드웨이(Lower Broadway)에서 한 블록 북쪽이다. 개발은 가수 돌리 파튼(Dolly Parton)과 세계 최대의 가족 소유 테마 관광시설 회사 Herschend가 함께했고, 운영은 Herschend가 맡는다.
2.돌리 파튼은 8월 25일 내슈빌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80세. 호텔은 그로부터 35일 뒤 문을 열었다. 2025년 10월 보도자료가 안내한 개장 시점은 2026년 6월이었으니, 일정은 그 전부터 석 달 넘게 밀려 있었다.
1973년의 돌리 파튼테네시주 컴벌랜드강 코델 헐 댐 준공식 무대. ⓒU.S. Army Corps of Engineers Nashville District(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3.건물은 새로 지은 것이 아니다. 2000년에 준공한 11층 A급 오피스로, 옆에 주차 건물이 붙어 있다. 파튼과 Herschend의 합작사 The Dollywood Company가 2023년 11월 Velocis와 Lincoln Property Company의 합작 법인에게서 7,500만 달러에 샀고, 계약 당시에는 용도를 밝히지 않았다.
맨 위층 라운지 Jolene's오피스 건물의 맨 위층을 피아노 라운지로 바꿨다. 개장 전 공개된 렌더링. ⓒSongTeller Hotel
4.내슈빌시가 내준 공사 허가는 7개 층을 고치는 내용으로, 허가 금액이 4,500만 달러다. 설계는 Pivot Studio, 시공은 D&S Builders. 사무실 층을 객실로 바꾸면서 3층 한 층은 통째로 박물관 Dolly's Life of Many Colors Museum에 내줬다. 면적은 2만 제곱피트(약 1,860㎡) 이상.
5.객실은 네 갈래. 기본형 시그니처 룸, 키보드와 기타를 들인 어쿠스틱 스위트, 퀸 침대 셋에 6명까지 자는 식스 시스터스 스위트, 복층 송텔러 스위트. 식스 시스터스는 다섯 자매와 한 방을 쓰고 싶었다는 파튼의 이야기에서 이름을 땄고, 층마다 하나씩 들어갔다고 영국 여행 기자는 전한다.
로비 라운지음악을 틀어 두는 리스닝 로비로 꾸몄다. 개장 전 공개된 렌더링. ⓒSongTeller Hotel식스 시스터스 스위트퀸 침대 셋에 6명까지 잔다. 벽에 가사를 적었다. 개장 전 공개된 렌더링. ⓒSongTeller Hotel
6.현장을 다녀온 영국 여행 기자는 입구에 걸린 반짝이는 대형 기타와 분홍 차양, 문틀마다 새긴 노래 가사, 짙은 초록색 바 의자에 두른 모조 다이아몬드 장식을 적었다. 해가 지면 맨 위층 라운지 Jolene's와 공연장 Parton's Live에서 밤마다 라이브 음악이 올라간다. 로어 브로드웨이의 소음을 피해 자러 오는 호텔이 아니라, 그 소리를 건물 안으로 들여와 방값에 얹는 호텔이다.
Parton's Live밤마다 라이브 음악을 여는 공연장 겸 바. 개장 전 공개된 렌더링. ⓒSongTeller Hotel
7.방값은 1박 400달러대에서 시작한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고, 개장 직전 영국 기사에는 501달러부터로 적혔다. 내슈빌 관광청이 집계한 2025년 데이비슨 카운티 호텔 평균 객실 단가는 199.20달러. 이 두 배로 투자비를 갚을 수 있을까.
시그니처 룸기본 객실. 침대 뒤 벽을 옛 공연 자료로 채웠다. 개장 전 공개된 렌더링. ⓒSongTeller Hotel
8.건물값과 공사 허가 금액만 더해도 1억 2,000만 달러, 방 하나에 약 49만 달러(약 6억 8,600만 원)다. 가구와 박물관 전시물은 뺀 숫자. 도시 평균 조건으로 245실을 돌리면 1년 객실 매출은 투자비의 10%에 못 미치고, 방값을 420달러, 가동률을 75%로 잡아야 두 배 넘게 늘어난다(추정, 아래 도표).
객실과 박물관의 1년 매출박물관 하루 1,000명이면 도시 평균 조건의 객실 매출과 비슷한 돈이 표에서 나온다.
9.성급 호텔이라면 객실 밖 매출은 연회장과 회의실, 레스토랑에서 나왔을 텐데, 여기서는 입장권과 공연, 기념품이 그 자리를 채운다. 박물관 입장권은 평일 전용 24.99달러부터 시간 제한 없는 47.99달러까지 세 등급이고, 기념품 매장은 두 곳이다. 박물관 손님은 방을 잡지 않아도 3층까지 올라온다.
Dolly's Life of Many Colors Museum3층 전체를 쓰는 박물관. 무대 의상과 소장품을 건다. 개장 전 공개된 렌더링. ⓒSongTeller Hotel
10.개장 기념 패키지는 방값 10% 할인에 박물관 입장권 두 장을 얹었다. 방이 표를 팔고 표가 방을 파는 구성이고, 운영사 Herschend가 테마파크 돌리우드(Dollywood) 옆에서 오래 써 온 방식. 이 회사는 2015년 리조트 DreamMore를, 2023년 302실 HeartSong Lodge를 파크 옆에 열어 입장권과 숙박을 묶어 팔아 왔다.
돌리우드를 나서는 길의 인사 간판테네시주 피전 포지. 송텔러 호텔의 운영사가 이 테마파크와 옆 리조트들을 운영한다. ⓒArtaxerxes(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11.사무실을 산 가격도 계산에 들어 있다. 매입가를 연면적 약 23만 3,300제곱피트(약 2만 1,700㎡)로 나누면 제곱피트당 약 321달러. 도심 오피스 수요가 꺾인 뒤의 거래였고, 400대 넘는 주차 건물도 딸려 왔다. 새로 지었다면 따로 돈을 들여야 했을 자산. 대신 내슈빌에는 2025년 3분기 기준 2,587실이 공사 중이고 평균 단가는 1년 사이 내렸다. 방만 늘어나는 시장에서 이름 없이 245실을 채울 수 있을까.
12.내슈빌에 오는 관광객은 음악을 들으러 온다. 호텔에서 걸어서 몇 분 거리의 라이먼 오디토리엄(Ryman Auditorium)은 파튼이 13살에 그랜드 올 오프리 무대에 처음 선 곳이고, 로어 브로드웨이의 술집들은 낮부터 밴드를 올린다. 이 호텔은 그 동선 한가운데에 잠자리와 전시, 무대를 한 건물로 묶었다.
라이먼 오디토리엄1892년 문을 연 공연장. 그랜드 올 오프리의 옛 무대다. ⓒIsaac777(Wikimedia Commons) · CC BY-SA 3.0
13.사람 이름을 건 호텔이 그 사람이 떠난 뒤에도 버틴 선례가 있다. 멤피스의 그레이스랜드(Graceland) 옆에 2016년 문을 연 450실 The Guest House at Graceland는 9,200만 달러를 들였는데,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세상을 떠난 지 39년 뒤였다. 방 하나에 약 20만 달러. 송텔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
객실 하나당 투자비드러난 금액만으로도 송텔러는 그레이스랜드 게스트하우스의 두 배가 넘는다.
14.개장 첫 몇 달은 추모하러 오는 발길이 방을 채울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다음. 박물관은 한 번 본 사람이 다시 오는 시설이 아니고, 그레이스랜드처럼 수십 년 순례지로 남으려면 새 전시와 공연을 계속 걸어야 한다. 공연장 두 곳을 밤마다 여는 245실 호텔은 보통 호텔보다 인력이 훨씬 많이 든다.
15.Herschend는 돌리우드를 40년 운영하며 같은 손님이 해마다 다시 오게 만드는 일을 해 왔다. 계절 행사와 공연을 갈아 끼우는 그 기술을 도심 호텔 한 동에 옮긴 것이 송텔러다. 관건은 방값 두 배를 몇 년 지키느냐.
내슈빌 도심의 11층 오피스를 7,500만 달러에 사서 방 245개와 박물관 한 층, 공연장 두 곳을 넣은 호텔이 이름의 주인이 떠나고 35일 뒤 문을 열었다. 드러난 투자비만 방 하나에 약 49만 달러라 도시 평균의 두 배인 방값에 박물관 입장권과 공연 매출을 더해야 계산이 선다(추정). 국내에서 사람 이름을 건 호텔을 하려면 먼저 이름과 얼굴을 쓰는 계약부터 걸린다. 2022년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으로 유명인의 성명·초상을 허락 없이 영업에 쓰는 일은 부정경쟁행위가 됐지만, 그 권리가 사망 뒤 얼마나 이어지고 누구에게 넘어가는지는 법에 적혀 있지 않다. 그래서 이런 계약은 존속기간과 상속인의 동의 절차를 계약서에 따로 적는 쪽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