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서 72년을 한 동네에만 머물던 양고기 구이집이 7월 31일 도쿄 우에노에 본점을 냈다. 자기 땅에 올린 3층 건물에 좌석은 39개. 삿포로에서 1,280엔에 팔던 한 접시를 여기서는 1,290엔에 판다.
1.7월 31일 오후 5시, 도쿄 다이토구(台東区) 우에노(上野) 2초메에 징기스칸 다루마(成吉思汗だるま) 도쿄 본점이 문을 열었다. 우에노히로코지역(上野広小路駅)에서 걸어 1분. 1954년 삿포로 스스키노(すすきの)에서 시작한 양고기 구이집이 세운 첫 자사 건물.
2.지상 2층에 지하 1층, 다 합쳐 39석. 1층과 2층이 각각 카운터 12석이고 지하 1층에만 테이블 3탁 15석을 놓았다. 이 브랜드에 테이블석이 생긴 건 처음. 문은 오후 5시에 열어 새벽 5시에 닫고, 쉬는 날은 없다.

3.카운터는 말굽 모양으로 휘었다. 손님이 안쪽을 향해 둥글게 앉고 그 한가운데 직원이 선다. 좌석마다 시치린(七輪)이 하나씩 박혀 있어 열두 명이 각자 자기 불 앞에 앉는다.

4.냄비는 헬멧처럼 가운데가 볼록하다. 먼저 양파와 대파를 가장자리에 두르고 그 위에 양기름 한 덩이를 얹으면 무쇠가 달아오르면서 기름이 경사를 타고 야채 쪽으로 흘러내린다. 고기를 올리는 순간 연기가 곧장 머리 위 관으로 빨려 올라가고, 1층 안쪽에 나무 라커가 줄지어 있는 건 겉옷을 넣으라는 뜻.

5.마톤은 램보다 냄새가 세다. 비린 기가 올라오기 전에 표면이 먼저 마르고, 간장 소스에 담갔다 빼면 굵게 간 마늘과 매운맛을 낮춘 한국 고추가 그 자리를 덮는다. 밥그릇에 남은 소스를 붓고 그 위에 반차를 부어 먹는 마무리는 삿포로 단골이 오래 해 온 방식이라고 한다.

6.지하 1층은 건물 밖 계단을 내려가야 나온다. 반원형 나무 상판을 검은 가죽 소파가 감싸고 화구는 한 탁에 한둘. 위층은 혼자 온 손님, 아래층은 일행이 온 손님. 같은 건물 안에서 두 종류의 장사를 나눠 놓았다.

7.파는 고기는 세 가지다. 간판 메뉴 「成吉思汗」이 1,290엔, 두툼하게 썬 어깨등심(上肉)이 1,790엔, 안심(ヒレ肉)이 1,690엔. 여기에 도쿄에서만 파는 특선 소금 징기스칸 1,490엔이 하나 붙는다. 곁들임은 김치·챤자·한국김으로 전부 300엔대.
8.삿포로에서 1,280엔인 한 접시가 도쿄에서 1,290엔이다. 어깨등심과 안심에도 똑같이 10엔씩만 붙었다. 회사는 그 10엔을 운송료라고 설명한다. 홋카이도에서 도쿄까지 냉장으로 오는 양고기 운임을 한 접시에 10엔으로 매긴 것.

9.객단가는 4,500엔쯤. 식사 시간은 1시간으로 끊는다.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열두 시간을 여니, 달력으로는 자리 하나가 하루 열두 번 돈다. 그 열두 번이 다 차는 밤이 있을까. 없다.
10.1시간을 만드는 건 홀이 아니라 주방. 개점 전에 고기를 다 썰어 두고, 손님이 앉으면 1분 안에 접시가 나온다. 굽는 건 손님이 하고, 팔 고기가 세 가지뿐이라 주문받고 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거의 없다.
11.원가는 반대로 간다. 일본은 양고기의 99% 이상을 수입하는데, 2025년 11월 수입가가 1kg 1,735엔으로 반년 만에 4할 올랐다. 호주 가뭄으로 사육 두수가 줄었고 그 위에 엔저가 얹혔다.
12.자기 건물의 값어치는 임대료를 아끼는 데 있지 않다. 숯불 연기와 양고기 냄새를 내면서 새벽 5시까지 여는 업태는 남의 건물에서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 39석을 세 층에 흩어 층당 열두 자리만 놓는 배치도 평당 임대료를 내는 순간 무너진다. 우에노히로코지역 1층 음식점의 평균 임대료가 평당 월 3만엔 선.
13.그 헐거운 배치를 인건비에서 되찾는 장치가 말굽형 카운터다. 열두 자리가 한 사람의 시야 안에 들어오니 층마다 한 명이면 홀이 돈다. 세 층에 39석을 나눈 가게는 보통 사람이 더 드는데, 이 집은 층을 나눈 대신 층마다 인원을 하나로 묶었다.

14.이 회사는 70년 동안 홋카이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스스키노 안에만 여섯 곳을 냈고 가게 이름이 그대로 교차로 좌표다. 「4.4점」은 미나미4조 니시4초메(南4条西4丁目), 「6.4점」은 미나미6조 니시4초메. 한 동네에 여섯 개를 심는 방식으로만 커 온 회사다.

15.도쿄를 거절해 온 이유는 2대 경영자의 판단이었다. 신선한 양고기와 소스를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보낼 수 없고, 삿포로 직원을 데려가도 그 공기가 재현되지 않는다는 것. 그걸 뒤집은 게 냉장 물류다. 2024년 7월 20석짜리 첫 도쿄 가게를 열었을 때 개점 전부터 140명이 줄을 섰고, 마지막 손님이 들어가기까지 6시간 30분이 걸렸다. 두 번째 가게를 그 바로 옆에 세운 것도 스스키노에서 하던 대로다.

16.삿포로 노포가 도쿄에 39석짜리 건물을 세우고 한 접시 값은 10엔만 올렸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 하면 달력보다 시계에 먼저 걸린다. 오후 5시에 열어 새벽 5시에 닫는 열두 시간 가운데 일곱 시간이 야간근로 구간이고, 그 시간의 임금에는 5할이 더 붙는다. 일본의 가산율은 25%라 같은 시간표를 그대로 가져오면 인건비 칸만 두 배가 된다. 자기 건물이라 지운 임대료 자리에 인건비가 그만큼 다시 붙는다. 심야 매출이 낮보다 확실히 두꺼운 상권이 아니면 이 시계는 못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