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上野)의 상업시설 3층에서 「Oyster Table」 간판이 내려갔다. 주방도 객석도 그대로 두고 이름과 차림표만 갈아 7월 24일 MARE&OYSTER가 문을 열었다. 굴 하나로 26년을 판 상장사가 굴 비중을 스스로 낮추는 중이다. 히로시마(広島) 굴 생산이 전년의 3할대로 주저앉은 해에 나온 결정.
1.자리는 우에노노모리 사쿠라테라스(上野の森さくらテラス) 3층. 공원 입구와 붙어 있어 JR 우에노역에서 걸어 닿고, 관광객과 출퇴근 인파가 같은 계단을 쓴다. 크기는 34.43평에 46석. 새로 지은 가게가 아니다. 있던 가게의 껍데기를 그대로 쓴 것.

2.운영사는 제너럴 오이스터(General Oyster). 2000년에 세워 도쿄증권거래소에 올라 있고, 전국에서 33개 점포를 굴린다. 생굴을 도야마만(富山湾) 해양심층수에 48시간 넘게 흘려 정화하는 특허를 갖고 그 굴에 8TH SEA OYSTER라는 이름을 붙여 팔아 왔다. 도매 거래처가 약 800곳.
3.새 이름을 처음 단 곳은 우에노가 아니다. 2026년 3월 28일 시나가와구(品川区) 오이마치(大井町)의 복합시설 OIMACHI TRACKS 3층에 30.44평·36석으로 먼저 열었고, 손님 수가 계획을 30% 넘겼다고 회사는 밝힌다. 그 숫자를 보고 기존 점포를 갈아 끼우기 시작했다. 9월에는 센다이(仙台)역 에스팔(エスパル)점 차례.

4.우에노 쪽 홀은 오이스터 바 시절 내장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다. 벽 한 면이 칠판이고 거기 일본 열도를 분필로 그려 산지를 적어 놓았다. 나무를 두른 벽, 크림색 등받이 의자, 오픈 주방을 마주 보는 ㄷ자 카운터. 굴을 까는 자리가 손님 시야에 들어오도록 짜인 평면이라 파는 물건이 바뀌어도 동선을 새로 그릴 일이 없다. 바꾼 것은 간판과 차림표뿐.

5.얼음을 깐 접시가 나오면 굴 여섯 개가 바퀴살처럼 놓이고 가운데 레몬과 파슬리가 선다. 껍질을 여는 순간 나는 소리는 짧고 둔탁하다. 4피스 2,068엔에서 8피스 4,048엔. 여기까지는 지난 26년 동안 이 회사가 팔던 물건 그대로.

6.달라진 건 그 접시 옆이다. 클램차우더 880엔, 훈제 고등어 브루스케타 935엔, 참치 타야키 1,320엔, 하모 피시앤칩스 1,518엔, 페스카토레 2,200엔. 굴을 한 점도 안 시켜도 저녁이 되는 차림표가 생굴 아래 깔렸다.
7.페스카토레 그릇에는 굴 두 개와 함께 바지락, 홍합, 새우가 들어간다. 조개가 국물을 만들고 토마토가 그 위를 덮는 구성이라 굴이 빠져도 바다 맛이 사라지지 않는다. 굴 전문점이 26년 동안 쌓은 건 굴 자체가 아니라 조개를 다루는 손이었고, 그 손이 다른 재료로 옮겨 가는 데는 새 설비가 들지 않는다.

8.굴 전문점은 손님을 고른다. 정확히는 손님이 아니라 일행. 넷이 저녁을 정할 때 굴을 못 먹거나 싫어하는 한 명이 끼면 어떻게 되나. 그 자리는 다른 가게로 넘어가고, 그 한 명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46석짜리 홀에서 이 누수는 회전율로도 객단가로도 보이지 않는다.

9.2026년 3월기 연결 실적은 매출 43억 492만 엔으로 9.6% 늘었는데 영업손실 9,227만 엔, 순손실 1억 7,501만 엔을 냈다. 회사가 든 이유는 두 가지, 노로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굴 조달난과 원재료·인건비 상승. 점포 부문 이익이 6할 가까이 깎였다.
10.조달난의 뿌리는 히로시마에 있다. 껍질 깐 굴 기준으로 전국 생산의 6할이 나오는 산지인데 2025년 시즌 생산량이 전년의 3~4할 수준으로 떨어졌다. 히로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5,000~7,000톤이라는 역대 최저를 내다봤고, 어장에 따라서는 6~9할이 죽었다. 원인으로 지목된 건 고수온.
11.이 회사의 오이스터 바 객단가는 4,000엔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우에노점 46석을 저녁 1.2회전, 점심 0.8회전으로 잡아 보자. 점심 객단가를 2,500엔으로 낮춰 계산하면 하루 31만 엔 남짓(추정). 시설을 따라 연중무휴로 도니 월 930만 엔대이고, 34.43평으로 나누면 평당 월 27만 엔. 도쿄 상업시설 안 캐주얼 다이닝의 보통 구간이다.

12.임차료를 매출의 10%로 잡으면 월 90만 엔대, 식재료비가 굴 전문 시절 35% 안팎에서 파스타와 튀김이 섞이며 30% 아래로 내려간다(추정). 클램차우더 880엔의 원가는 생굴 2,068엔의 원가와 비교가 안 된다. 굴 비중을 낮추는 결정은 손님을 넓히면서 원가율도 같이 내린다.

13.오이스터 바라는 업태가 일본에 자리 잡은 건 2000년대이고 이 회사가 그 앞줄에 있었다. 굴은 R이 붙는 달에만 먹는다는 오래된 규칙을 해양심층수 정화와 산지 릴레이로 깬 것이 상품의 골자. 사철 파는 굴, 그게 26년 동안의 답이었다.
14.계절을 이긴 회사가 산지에서 걸렸다. 더 아픈 소식은 따로 있다. 굴을 덜 파는 새 업태가 계획보다 30% 잘 팔렸다는 사실. 전문성을 좁힐수록 좋다는 믿음이 26년을 버텼고, 그걸 흔든 건 경쟁사가 아니라 수온이었다. 굴을 못 구해서 만든 차림표가 굴만 팔던 차림표보다 잘 팔린다면 앞으로 되돌릴 이유도 흐려진다.

15.굴 하나로 33개 점포를 세운 회사가 그 굴을 차림표 가운데에서 옆으로 밀어냈다. 먼저 바꾼 점포의 손님 수가 계획을 30% 넘긴 것이 근거다. 국내에서 생굴을 앞세운 가게를 하면 먼저 걸리는 건 해역이다. 통영·거제 같은 지정해역에서만 생식용 굴이 나오고, 매주 검사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나오면 그 해역 물량은 「가열조리용」 표시를 달고 나간다. 생굴을 얼음에 올려 파는 자리 하나가 통보 한 장으로 굴튀김 자리가 된다. 국내는 일본과 반대로 생산이 회복되고 소비가 줄어 값이 눌려 있지만, 이 위험은 값과 상관없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