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메구로(目黒)역에서 걸어 7분, 역 앞 상가를 등진 주택가 건물 1층에 이달 26일 14석짜리 프렌치 Ansolence가 문을 연다. 셰프 하야시 히로요시(林弘善)는 히로오(広尾)의 레스토랑 MANOIR 조리장을 맡은 이듬해, 문을 연 지 14년 된 그 식당에 첫 별을 안긴 사람. 별은 옛 식당 이름에 남았고, 새 가게의 저녁 코스는 떠나온 곳보다 표시 가격이 3,300엔 낮다.
1.주소는 시나가와구(品川区) 가미오사키(上大崎). 메구로역도 이름과 달리 메구로구가 아니라 이 동네 소속. 운영 법인 Arc는 올해 4월에 세운 회사로 자본금이 400만 엔이고, 예약은 TableCheck와 다베로그(食べログ) 두 곳으로만 받는다.

2.하야시는 2013년부터 도쿄의 별 받은 주방들을 돌았고 롯폰기(六本木)의 le sputnik에서 수셰프를 지냈다. MANOIR 조리장을 맡은 것이 2024년이고, 이듬해 가을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도쿄 2026」에서 그 식당이 처음으로 별 하나를 받았다. MANOIR는 UMITO의 자회사 마노와 주식회사(マノワ株式会社)가 운영하는 지비에 프렌치로, 같은 발표에서 오너 소믈리에도 미쉐린 소믈리에 상을 받았다.
3.보도자료의 외관 예상도를 보면 짙은 벽돌 벽 앞으로 낮은 계단 세 단이 올라가고, 그 끝에 흰 문 하나와 양쪽 격자창이 선다. 계단 양옆 벽돌 화단에는 열매 달린 나무 한 그루씩. 원래 건물이 가진 묵직한 분위기를 살리고 목재의 온기와 여백으로 안을 채웠다는 것이 가게 쪽 설명. 간판 대신 문 옆 벽에 붙은 작은 표찰 하나가 이름을 알린다.

4.안으로 들어서면 오픈 키친이 정면에 온다. 예상도에는 나무 상판 카운터에 등받이 의자가 한 줄로 붙고, 그 위로 목재 상자 같은 천장이 낮게 내려와 조리대 위에만 불빛을 모은다. 카운터 너머 벽에 오븐이 박혀 있어 앉은 자리에서 굽는 손이 보이고, 나머지 자리는 홀 테이블과 짙은 벽으로 둘러싼 개별실로 나뉜다. MANOIR도 카운터 4석에 테이블 10석, 합쳐 14석이었다.


5.코스는 아뮈즈로 열고 전채 두 접시와 생선, 고기, 디저트를 지나 차와 작은 과자로 닫는다. 셰프가 밝힌 방법은 불을 넣는 방식으로 감칠맛을 끌어내고, 과일의 단맛과 신맛, 발효, 소금 절임으로 맛을 겹치는 것. 공개된 접시에 그 방식이 그대로 보인다. 오리에는 발효 블루베리가, 고등어에는 오징어 내장이 붙어 기름 오른 살 옆에 신맛이나 쌉쌀한 짠맛이 한 숟가락씩 놓인다. 가가(加賀) 연근에는 단새우를 짝지었다. 발효와 절임은 서비스 전에 끝내 두는 일이라 영업 중에는 불 앞의 일만 남는데, 적은 인원으로 점심과 저녁을 두 번 돌리는 가게에는 그 차이가 곧 인건비다.


6.하야시가 별을 받은 방은 결이 다르다. MANOIR는 영국 시골 저택을 본떠 짙은 나무 판벽에 샹들리에를 걸고, 흰 바닥 타일에 검은 마름모를 박았다. 그 방의 간판은 지비에. 사냥 면허를 가진 오너 소믈리에가 사슴을 들여와 해체까지 챙기고, 올해 3월 소개된 1만 9,800엔 코스의 메인은 홋카이도 사슴 구이에 구운 대파를 곁들인 접시였다. 와인 페어링까지 붙이면 3만 8,000엔.


7.Ansolence가 공개한 접시 목록에는 사슴이 없다. 사냥 면허와 산지 거래처는 오너 쪽 자산이라 셰프가 들고 나올 수 없고, 들고 나온 것은 불과 발효를 다루는 손이다. 대신 보도자료 제목 맨 앞에 「미쉐린 가이드 도쿄 2026 별 하나 셰프」가 박혔고, 미식 뉴스 사이트 구루메 프레스(グルメプレス)가 그 제목을 그대로 받아 실었다. 미쉐린은 별을 셰프가 아니라 식당에 준다. 그런데 예약하는 사람이 따라가는 건 그 규칙일까, 이름일까.
8.다음 판정은 늦게 온다. 2026년판은 지난해 9월에 나왔지만, 2027년판은 내년 2월 16일에 교토·오사카·나라와 한날 발표된다. 그때까지 다섯 달 가까이 MANOIR는 그를 뺀 주방으로 별을 달고 영업하고, Ansolence는 별 없이 별 받은 사람의 요리를 판다. 새 가게가 명단에 이름을 올릴 기회도 그 겨울 한 번뿐.
9.가격은 올리지 않고 내렸다. 저녁 1만 6,500엔은 MANOIR 코스보다 낮고, 점심 8,800엔은 봉사료를 더해도 1만 엔을 넘지 않는다. 별 받은 셰프의 코스에 1만 엔 아래로 들어가는 입구를 따로 판 것. 와인은 셰프 소믈리에 다카에스 도시마사(高江洲寿昌)가 맡아 기본부터 프리미엄까지 여러 단계로 나눈 페어링을 붙인다. 코스 값을 낮춘 자리를 잔 수로 다시 채우겠다는 계산.
10.메구로역 주변 음식점 점포의 모집 임대료는 올해 평균 평당 3만 8,801엔으로 3년 사이 38% 올랐다. 14석에 오픈 키친과 개별실을 넣으면 20평 안팎이 필요하니, 역 앞 시세로 치면 한 달 78만 엔쯤 된다(추정). 주택가 안쪽 1층은 보통 이보다 낮게 나오고, 이 가게는 그 안쪽을 골랐다.
11.같은 14석이라도 돈이 도는 길은 다르다. MANOIR는 저녁에만 문을 열고 1인 지불액이 3만 엔 안팎으로 소개되니, 저녁 좌석 대부분이 찬다고 보면 월 매출은 792만 엔쯤(추정). Ansolence는 저녁 1인 지불액이 5,000엔쯤 내려가는 대신 점심을 한 번 더 돌려, 계산상 889만 엔까지 올라간다(추정).
12.남는 돈은 얇다. 프렌치는 원가율을 40% 가까이 봐야 하는 업종이고, 점심을 여는 순간 같은 팀이 낮 12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두 번 서비스를 치른다.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카드·예약 수수료를 빼고 나면 한 달에 116만 엔쯤 남는다(추정).
13.여기서 개업 빚을 갚는다. 일본 개업 지원 업계는 고급 단독점이 내장과 주방 설비 수준 때문에 융자 2,000만 엔을 넘기기 쉽고 회수에 6~7년이 걸린다고 본다. Arc의 자본금 400만 엔은 그 일부이고, 빌린 돈을 7년에 나눠 갚으면 원금만 매달 30만 엔대가 나간다(추정). 이 계산 전체가 점심 자리가 찬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14.하야시가 수셰프로 섰던 le sputnik의 오너 셰프 다카하시 유지로(髙橋雄二郎)가 이 길을 먼저 걸었다. Le Jeu de l'Assiette에서 셰프를 맡아 5년 연속 별 하나를 받았고, 2015년 7월 롯폰기에 20석짜리 자기 가게를 열었다. 남의 가게에서 별을 따고 그 이력을 들고 나가 20석 안팎의 가게를 차리는 순서를 le sputnik 주방의 두 사람이 차례로 밟았다.
15.MANOIR에는 방과 셀러, 사냥 거래처가 그대로 남았고 내년 2월까지는 별도 남는다. 후임 조리장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처음으로 2월에 나오는 도쿄판이 두 가지를 같은 날 알려 준다. MANOIR의 별이 이어지는지, 그리고 Ansolence가 명단에 들어가는지.

16.식당에 첫 별을 안긴 셰프가 옛 식당과 같은 14석을 더 낮은 가격에 열었다. 점심을 한 번 더 돌려야 한 달 116만 엔쯤 남는 구조(추정). 국내에서 이렇게 하루 두 번 영업하려면 주 52시간이 먼저 걸리는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이면 연장근로 한도 때문에 낮과 밤을 한 팀으로 버티는 근무표가 서지 않는다. 사람을 늘리는 순간 점심으로 번 몫이 그대로 인건비로 빠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