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요리사를 데려다 원가율 60%짜리 접시를 3,000엔에 팔고, 손님을 세워 자리를 세 번 넘게 돌리던 회사가 있다. 그 회사가 오사카 접대 상권의 빌딩 6층에 신발 벗는 자리 96개를 깔았다. 코스값에는 음료 무제한이 들어 있고, 앉는 시간은 두 시간이다.
1.오사카시 기타구 소네자키신치(曽根崎新地) 1초메, JR 도자이선 기타신치(北新地)역에서 걸어 3분. 한 빌딩 6층에 오레노갓포 우메다기타신치(俺の割烹 梅田北新地)가 9월 7일 문을 열었다. 약 218㎡, 그러니까 66평에 96석. 오레노 주식회사(俺の株式会社)의 화식 업태가 간사이에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고, 같은 간판으로는 12번째 점포. 영업은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연중무휴. 점심은 열지 않는다.
2.자리는 전부 호리고타쓰(掘りごたつ). 문 달린 개실을 갖췄고 한 방에 최대 45명까지 앉힌다. 연회 플랜은 셋. 모두 음료 무제한을 포함한 값이다. 7품 5,500엔, 8품 6,500엔, 8품 7,500엔. 800엔을 더 내면 일본주 6종이 무제한 목록에 들어온다. 9월 30일까지 저녁 회계를 20% 깎아 주는 개점 행사가 붙어 있고, 그 조건에 2시간제가 적혀 있다.

3.긴자 기함점의 간판이 그대로 따라 내려왔다. 가라스미소바(からすみそば) 1,518엔에 카니크림고로케 968엔. 여기에 간사이 식재를 얹었는데, 오사카에서 센슈 가지와 농어를, 교토에서 유바와 만간지고추, 구조파를, 효고에서 생멸치를 받는다. 미에의 마쓰자카규(松阪牛)를 쓴 스키야키가 2,508엔. 선어는 그날 올라온 것을 실시간으로 주문해 받는다고 안내한다.

4.가라스미소바는 젓가락을 넣는 순간 주황색 가루가 면을 타고 흘러내린다. 입에 들어오면 짠맛이 먼저 오고, 뒤따라 마른 바다 냄새가 코로 올라온다. 기름기가 없어 혀에 남지 않으니 한 젓가락 뒤에 바로 잔을 든다. 술을 부르는 접시. 긴자에서 그대로 들고 내려왔다.

5.우니가라노쿄엔(雲丹殻の饗宴)은 가시가 선 껍질째 나온다. 손님이 받는 건 그릇이 아니라 방금까지 살아 있던 것의 겉껍데기. 얼음을 채운 통에 세 개를 앉혀 내니 상 가운데가 차갑고, 숟가락이 껍질 안쪽을 긁으면 소리가 난다. 968엔짜리 한 입에 이만큼의 장치를 붙이는 게 이 회사의 오래된 습관이다.

6.기타신치는 소네자키신치 1초메와 도지마 1초메 일대에 음식점 3,000곳이 몰린 자리다. 밤에 여기서 도는 돈은 개인 지갑이 아니라 법인 카드. 손님은 거래처를 데려오고, 값이 얼마 나올지 앉기 전에 알고 싶어 한다. 코스값에 음료를 묶는 방식은 맛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서를 미리 확정하는 장치.

7.45명이 들어가는 개실도 같은 쪽을 본다. 회사가 잡는 자리는 인원과 예산이 먼저 정해지고 메뉴는 나중에 붙는다. 이 가게는 그 순서에 맞춰 상품을 짰다. 7품 5,500엔이면 부서 회식, 8품 7,500엔이면 거래처 접대. 어느 쪽이든 결재 올릴 숫자가 예약하는 순간 나온다.

8.신발을 벗기는 선택은 그 반대쪽으로 작동한다. 구두를 벗고 다리를 내린 사람은 쉽게 일어서지 않으니까. 체류가 길어지면 회전이 죽는다. 그래서 개점 행사 조건에 2시간제를 박았다. 오래 앉게 만드는 설계와 오래 못 앉게 만드는 규칙이 한 가게에 같이 들어가 있다. 일본 이자카야에서 드문 조합은 아니다.

9.이 회사가 원래 팔던 건 회전이었다. 북오프를 세운 사카모토 다카시(坂本孝)가 일흔에 시작해 2011년 신바시에 오레노이탈리안(俺のイタリアン)을 냈고, 일류 요리사에게 재료를 마음껏 쓰게 한 뒤 손님을 세웠다. 원가율은 60%를 넘겼다. 대신 밤 8시간에 3.5회전을 돌렸고 객단가는 3,000엔. 네 번 돌면 원가율 88%도 견딘다는 계산이 이 업태의 근거였다.
10.그 계산이 언제까지나 맞았던 건 아니다. 2015년 10월기 매출 92억 엔을 찍고 상장을 노리던 회사가 2018년 10월기에 최종적자 1억 엔으로 내려앉았다. 서서 먹는 유행이 식자 회전이 먼저 무너졌고, 회전이 무너지면 원가율 60%는 그대로 손해가 된다. 지금 도쿄의 오레노프렌치(俺のフレンチ)는 전석 착석이고, 한때 1,980엔이던 로시니가 3,980엔에 팔린다.
11.주인도 바뀌었다. 2024년 7월 넥스트 캐피털 파트너스(ネクスト・キャピタル・パートナーズ)가 주식을 전부 사들였고, 11월에 올리브와 합쳐 그쪽 28개 점포 가운데 8개를 오레노 간판으로 돌렸다. 지금 점포는 65곳, 2025년 10월기 매출은 120억 엔을 내다본다. 회사는 2027년 무렵 상장을 목표로 연 2개씩 새 점포를 연다고 밝혔다.

12.기타신치점의 숫자를 잡아 본다(추정). 66평에 96석이니 평당 1.5석, 좌식 상으로는 빽빽한 편이다. 저녁 6시간에 2시간제면 이론상 세 번이지만 5시 손님이 얇으니 1.3회전으로 본다. 하루 125명이 오토시 550엔을 포함해 1인 7,050엔을 쓰면 한 달 2,300만 엔, 평당 월 35만 엔.
13.나가는 쪽을 뜯으면 음료 무제한이 어디에서 돈을 먹는지 보인다(추정). 일본 이자카야의 무제한 음료 원가는 1인 600~900엔 선이고, 음식 원가를 35%로 놓으면 둘을 더해 3,080엔이다. 7,050엔 가운데 44%. 일반 갓포가 30% 안팎에서 끊는 것을 생각하면 높지만, 입식 시절 60%와는 거리가 멀다. 기타신치 평균 임대료가 평당 22,765엔이고 노면 1층은 5만 엔까지 가는데, 이 가게는 6층에 있다.
14.6층이라는 자리가 이 모델의 조용한 전제다. 지나가다 들어오는 손님을 포기하는 대신 임대료를 노면의 절반 아래로 묶는다. 대신 예약이 없으면 그 층은 빈 채로 밤을 보낸다. 연회 플랜 세 가지와 45명 개실은 그 빈칸을 미리 채우려고 만든 상품이고, 개점 첫 달 20% 할인도 같은 일을 한다.

15.서서 먹이는 방식 자체는 이 회사가 발명한 게 아니다. 일본에는 다치구이 소바와 다치구이 스시가 오래전부터 있었고, 오레노가 한 일은 그 형식을 푸아그라와 트뤼프에 붙여 본 것이었다. 그 조합이 유행으로 끝나자 남은 건 형식이 아니라 재료였다. 성게 껍질과 마쓰자카규는 그대로인데 손님은 앉아 있고, 값은 두 배가 됐다.

16.회전율로 이름을 얻은 회사가 회전을 포기하고 객단가를 두 배로 올렸다. 그 빈자리를 메우는 건 음료를 묶어 계산서를 미리 확정한 코스와 45명이 들어가는 개실이고, 추정대로라면 손님 한 사람이 낸 7,050엔 가운데 1,250엔이 남는다. 국내에서 같은 걸 짜면 시간 규칙에서 먼저 막힌다. 한국 식당이 2시간제를 내걸면 손님이 반발하고, 그 규칙이 없으면 좌식 개실은 한 팀이 세 시간을 쓴다. 신발을 벗기는 순간 회전은 규칙으로만 만들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