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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가운데 가마솥 두 개 · 한옥 마당 자리에 반투명 지붕을 씌우고 조리대를 앉혔다. 닭은 여기서 쪄서 가른다. ⓒMiddleClass.sg
홀 가운데 가마솥 두 개한옥 마당 자리에 반투명 지붕을 씌우고 조리대를 앉혔다. 닭은 여기서 쪄서 가른다. ⓒMiddleClass.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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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균보다 154원 싼 삼계탕이 미쉐린 명단에 올랐다 (서울·이북식 삼계백반)

2026.09.22

경복궁 동쪽 골목의 한옥 한 채. 홀 한가운데 무쇠 가마솥 두 개를 걸고 닭을 통째로 쪄서 손님 앞에서 가른다. 한 그릇 18,000원으로 서울 평균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데, 주말이면 한두 시간을 기다린다.

1.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7, 안국역 1번 출구에서 걸어 7분. 무구옥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7년판에 앞서 먼저 공개된 신규 6곳에 이름을 올렸다. 가격 등급은 가장 낮은 칸이고, 가이드는 이 집을 경복궁 인근 골목의 한옥에서 이북식 닭 요리를 내는 곳으로 소개한다. 한옥을 고쳐 2024년에 문을 열었으니 두 해가 채 안 된 가게.
2.메뉴판에는 네 줄이 전부다. 이북식 삼계백반이 18,000원, 매운 닭찜과 청국 닭도리탕이 중 40,000원·대 60,000원, 오징어 닭 무침이 9,500원. 산삼 배양근을 더 얹으면 3,000원. 식사 메뉴는 삼계백반 하나이고, 나머지는 여럿이 와서 나눠 먹는 요리다. 영업은 11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매일 하고,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쉰다.
메뉴판 · 삼계백반 설명에 산삼 배양근과 의성 마늘, 국내산 향미가 들어간다고 적었다. ⓒWassup Korea
메뉴판삼계백반 설명에 산삼 배양근과 의성 마늘, 국내산 향미가 들어간다고 적었다. ⓒWassup Korea
3.Wassup Korea는 이 집을 1954년에 지은 한옥이라고 전한다. 가마솥 위 나무 판에 흰색으로 새긴 숫자도 1954. 서까래와 기둥을 드러낸 채 마당 자리에 반투명 지붕을 덮었고, 무쇠 솥 두 개는 손님 자리에서 다 보이는 가운데에 앉혔다. 방 쪽에는 4명에서 10명까지 받는 칸을 따로 뒀다. 솥이 주방이면서 간판 노릇을 하는 배치.
안국 본점의 방 · 여럿이 오는 손님을 받는 칸을 따로 뒀다. ⓒMiddleClass.sg
안국 본점의 방여럿이 오는 손님을 받는 칸을 따로 뒀다. ⓒMiddleClass.sg
4.삼계백반은 뚝배기 하나로 나오지 않는다.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 사발에 따로, 가위로 가른 닭이 부추를 얹은 접시에 따로, 향미로 지은 밥이 공기에 따로 온다. 옆에는 산삼 배양근 한 줌과 다진 의성 마늘을 담은 종지, 소금과 간장, 파와 생강을 갈아 만든 초록 양념. 곁에는 깍두기와 제주식 김치.
삼계백반 두 사람 상 · 국물과 닭, 밥을 각각 다른 그릇에 담아 낸다. ⓒWassup Korea
삼계백반 두 사람 상국물과 닭, 밥을 각각 다른 그릇에 담아 낸다. ⓒWassup Korea
5.젓가락으로 결을 따라 가른 살을 초록 양념에 찍으면 생강의 매운 향이 먼저 코로 오고, 국물 사발에 배양근 가는 뿌리를 풀면 쌉쌀한 흙 냄새가 김을 타고 올라온다. 가이드는 닭이 촉촉하고 담백하면서 쫄깃하고, 국물은 진하며 뒷맛이 길다고 적었다. 먹는 순서를 손님이 정한다. 밥을 국물에 말지, 닭을 먼저 비울지.
사발에 따로 담은 국물 · 배양근과 다진 마늘을 올렸다. 뚝배기로 끓여 내지 않는다. ⓒWassup Korea
사발에 따로 담은 국물배양근과 다진 마늘을 올렸다. 뚝배기로 끓여 내지 않는다. ⓒWassup Korea
6.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삼계탕 평균 가격은 올해 6월 18,154원, 7월 18,192원이다. 2021년 14,077원에서 5년 만에 29%가 올랐고, 이름난 집은 벌써 2만 원을 넘겼다. 무구옥의 18,000원은 이 평균보다 154원 아래에 있다. 미쉐린 명단에 오른 삼계탕 가운데 서울 평균보다 싼 집이 몇이나 될까.
미쉐린에 오른 한 그릇이 서울 평균 아래에 있다 삼계탕 한 그릇 가격 · 원 · 한국소비자원 참가격과 각 식당 메뉴판 서울 평균 2021 14,077 서울 평균 2026.6 18,154 무구옥 삼계백반 18,000 토속촌 삼계탕 20,000 5년 사이 서울 평균은 29% 올랐다. 같은 기간 육계 도매가 상승률은 20%였다.
한 그릇 가격 비교무구옥은 서울 평균보다 154원 싸다. ⓒCash and Space · 수치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각 식당 메뉴판
7.줄에는 외국인이 많다. 미쉐린은 이 집을 현지인처럼 먹는 곳으로 분류했고, 싱가포르 음식 블로그 여러 곳이 안국의 삼계탕집으로 소개했다. 예약을 받지 않는 대신 캐치테이블로 점심은 정오부터, 저녁은 5시 30분부터 원격 줄을 세우고, 현장 등록은 문 열기 한 시간 전에 시작한다. 주말 대기는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부추를 얹은 닭 접시 · 가마솥에서 꺼낸 닭을 가위로 갈라 접시에 담는다. ⓒWassup Korea
부추를 얹은 닭 접시가마솥에서 꺼낸 닭을 가위로 갈라 접시에 담는다. ⓒWassup Korea
8.그릇을 나눈 방식은 혼자 온 손님에게도 맞는다. 캐치테이블 집계로 올해 1~7월 1인 예약은 지난해보다 38.1%, 1인 웨이팅은 48.5% 늘었다. 뚝배기 하나를 다 비워야 하는 삼계탕은 혼자 먹기에 무겁지만, 접시와 사발로 나뉘면 한 사람 몫의 한 상이 된다. 싱가포르의 한 블로그가 이 집을 혼자 가기 좋은 곳으로 적은 것도 같은 까닭이다.
9.가마솥은 운영 쪽에서 값을 한다. 보통 삼계탕집은 주문이 들어오면 뚝배기마다 불에 올려 다시 끓인다. 화구 수가 곧 한 번에 낼 수 있는 그릇 수이고, 뚝배기 설거지가 뒤를 막는다. 큰 솥 두 개에서 닭을 한꺼번에 쪄 두면 주문 뒤의 일은 꺼내 가르고 담는 것뿐이다. 조리가 조립으로 바뀌면 손님 한 사람이 앉아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오징어 닭 무침 · 삼계백반 옆에 곁들이는 9,500원짜리 한 접시. ⓒElgin Tan
오징어 닭 무침삼계백반 옆에 곁들이는 9,500원짜리 한 접시. ⓒElgin Tan
10.좌석 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니 여기서부터는 추정. 한옥 규모로 보아 40석, 점심 세 번에 저녁 두 번을 돌리면 하루 200명이다. 점심 손님 다수가 18,000원 한 그릇만 먹고, 저녁에 닭찜과 술이 붙는다고 보면 1인 평균 21,000원. 하루 420만 원, 한 달 1억 2,600만 원쯤 된다. 쉬는 날 없이 여는 가게라 30일로 셌다.
11.나가는 돈도 추정이다. 올해 5월 육계 도매가는 ㎏당 6,518원으로 1년 새 15% 올랐다. 1인분 닭에 향미와 배양근, 마늘, 반찬을 더하면 1인 식재료비는 6,500원 안팎이고, 음료와 곁들이 요리를 섞으면 원가율 35% 선이다. 가르고 담는 일손이 끊이지 않아 인건비를 28%로 두고, 안국 한옥 임대료를 월 1,000만 원으로 놓으면 남는 돈은 15% 안팎.
손님 한 사람이 낸 21,000원이 갈라지는 자리 1인 평균 결제액 · 원 · 좌석 40석, 하루 200명 가정 · 업계 기준을 적용한 추정 식재료비 35% · 7,350 인건비 28% · 5,880 임대료 8% · 1,680 가스·카드 수수료·소모품 14% · 2,940 남는 돈 15% · 3,150 하루 200명이 21,000원씩이면 한 달 1억 2,600만 원. 좌석 수와 회전은 공개되지 않아 가정한 값이다.
한 사람 결제액의 원가 구성공개 가격과 업계 기준으로 잡은 추정이며 가게가 밝힌 수치가 아니다. ⓒCash and Space
12.이 계산에서 무게를 버티는 건 18,000원짜리 한 그릇이 아니다. 저녁에 서너 명이 와서 매운 닭찜 대자 60,000원에 오징어 닭 무침과 소주 두 병을 붙이면 한 테이블에서 8만 원이 넘는다. 점심은 가격으로 줄을 세우고 저녁은 나눠 먹는 요리로 결제액을 끌어올리는 구조. 산삼 배양근 추가 3,000원도 같은 쪽.
뚝배기에 통째로 담는 삼계탕 · 토속촌의 삼계탕. 뚝배기 하나에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담아 낸다. ⓒRepublic of Korea (Korea.net) · CC BY-SA 2.0
뚝배기에 통째로 담는 삼계탕토속촌의 삼계탕. 뚝배기 하나에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담아 낸다. ⓒRepublic of Korea (Korea.net) · CC BY-SA 2.0
13.경복궁 서쪽 체부동에는 1983년부터 토속촌이 있다. 독채 한옥으로 된 큰 가게이고,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삼계탕집이 됐으며 지금 한 그릇이 20,000원이다. 복날이면 한옥 담장을 따라 골목 끝까지 줄이 늘어서는 장면이 해마다 뉴스에 나온다. 한옥에서 관광객에게 삼계탕을 파는 방식을 40년 넘게 굳혀 온 집.
말복날 토속촌 앞 · 한옥 담장을 따라 골목 끝까지 줄이 섰다. ⓒKorea.net /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 (Jeon Han) · CC BY-SA 2.0
말복날 토속촌 앞한옥 담장을 따라 골목 끝까지 줄이 섰다. ⓒKorea.net /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 (Jeon Han) · CC BY-SA 2.0
14.무구옥은 같은 조합에서 가격만 거꾸로 짰다. 궁 반대편 골목에서 2,000원을 덜 받고, 뚝배기 대신 접시에 담아 한 사람 몫으로 쪼갰다. 2025년 가을에는 성동구 아차산로의 새 건물 1층에 2호점을 냈다. 한옥이 아닌데도 벽돌 조리대에 가마솥 두 개를 다시 앉히고, 그 위에 가게 이름을 쓴 구릿빛 후드를 달았다.
성동구 2호점 · 한옥이 아닌 건물에도 벽돌 조리대와 가마솥 두 개를 그대로 옮겼다. ⓒElgin Tan
성동구 2호점한옥이 아닌 건물에도 벽돌 조리대와 가마솥 두 개를 그대로 옮겼다. ⓒElgin Tan
15.2호점을 보면 이 가게가 무엇을 팔았는지가 드러난다. 한옥은 첫 가게의 조건이었을 뿐 옮겨 가지 않았고, 따라간 건 홀 가운데의 솥과 손님 눈앞에서 닭을 가르는 순서였다. 솥은 트럭에 실으면 그만이지만, 1954년 한옥은 그럴 수 없으니까.
16.안국의 한옥에서 삼계탕을 서울 평균보다 154원 싸게 판 집이 미쉐린 명단에 올랐고, 그 줄에는 외국인이 많다. 가마솥에 한꺼번에 쪄서 접시에 가르는 방식이 뚝배기 화구 수의 한계를 풀었고, 추정대로라면 한 달 1억 2,600만 원이 이 솥 두 개에서 나온다. 국내에서 이 방식을 따라 하면 먼저 막히는 건 식품위생 쪽이다. 미리 쪄 둔 닭을 몇 시간 동안 몇 도로 두느냐가 위생 점검의 첫 질문이 되고, 솥을 홀 가운데 둔 가게라면 그 답이 손님 눈에도 그대로 보인다.
데일리 다이닝 #044 · 2026.09.22 · Cash and Space
출처 · MICHELIN Guide 「[2027년 선공개]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 6곳」 및 식당 소개 「Muguok」(가마솥 두 개·원격 대기·가격 등급) · Wassup Korea 「Muguok: A Hidden Gem Near Gyeongbokgung Palace」(1954년 한옥·2024년 개업·대기 시간·방 규모) · MiddleClass.sg 「Muguok (무구옥)」(메뉴 가격·차림 구성) · Elgin Tan 「Muguok, Seoul」(2호점 방문기) · 다이닝코드 무구옥(영업시간·캐치테이블 대기) ·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서울 삼계탕 평균 가격(2026년 6·7월, MBC·파이낸셜뉴스 보도) · 한국경제 2026.07.13 육계 도매가 · 캐치테이블 「2026 혼밥 트렌드」(호텔앤레스토랑 보도) · 나무위키·트립닷컴 토속촌삼계탕(개업 연도·가격)
사진 ⓒMiddleClass.sg · Wassup Korea · Elgin Tan · Korea.net /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CC BY-SA 2.0) · 좌석 수·회전·월 매출·원가 구성·임대료는 공개 가격과 업계 기준으로 잡은 추정이며 가게가 밝힌 수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