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차이나타운 옆 노면에 도쿄에서 온 말차 카페가 5월에 문을 열었다. 간판에는 green tea가 붙어 있는데 메뉴판 뒤쪽에는 우동과 오차즈케, 산도가 30가지 넘게 있다. 닫는 시각은 금·토·일 밤 11시. 우지 첫물 덴차 경매가가 1년 만에 265% 오른 해에 벌어진 일이다.
1.자리는 시드니 헤이마켓(Haymarket) 울티모 로드(Ultimo Road) 3/37, 마켓 시티 건너편 노면점이다. 상호는 nana's green tea. 운영은 JC Hospitality Group이 맡았고, 이 회사가 멜버른에 두 곳을 먼저 열어 시드니가 호주 세 번째다. 월요일부터 목요일은 11시 반에 열어 밤 10시에 닫고,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11시에 열어 밤 11시에 닫는다.
2.본사는 도쿄 메구로구 지유가오카(自由が丘)에 있는 주식회사 나나하(株式会社七葉)다. 2001년 3월 지유가오카에 녹차 카페 1호점을 냈고 2006년에 지금 이름을 붙였다. 2018년 3월 일본 100호점, 지금은 세계 90개가 넘는다. 싱가포르가 2012년, 대만이 2016년, 캐나다와 미국이 2018년이니 일본 밖으로 나간 지 14년째다.

3.문을 열면 오른쪽이 카운터, 왼쪽으로 홀이 길게 뻗는다. 천장은 물결 모양 목재 루버를 겹쳐 낮게 걸었고 벽은 크림색 미장에 간접등을 한 줄 넣었다. 좌석은 세 종류. 벽을 따라 붙인 긴 벤치에 소반 크기 원형 테이블, 홀 가운데 4인 테이블, 그리고 안쪽 벽 앞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나무 단.


4.좌석을 셋으로 나눈 건 손님을 나누려는 것이다. 벤치는 혼자 30분 앉는 사람, 4인 테이블은 밥을 먹는 일행, 좌식 단은 두 시간을 쓰는 무리. 같은 홀에서 체류 시간이 다른 세 손님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의자를 한 종류로 깔면 이 세 손님 중 하나만 남는다.

5.음료는 호지차 라테 7호주달러에서 시작한다. 말차 소프트 라테가 12.90, 시라타마를 띄운 플로트 라테가 15.90. 우리 돈으로 1만 1,600원과 1만 4,300원 언저리. 흑임자 와라비모찌 파르페는 18.50호주달러를 받고, 말차 롤과 말차 치즈케이크가 나란히 11.50이다.

6.말차는 주문을 받은 뒤 한 잔씩 차선으로 젓는다고 안내한다. 물에 푼 가루가 표면에 잔거품을 세우고, 그 위에 데운 우유를 부으면 거품이 우유 지방에 잡혀 잎사귀 무늬로 남는다. 첫물 잎을 쓴 말차는 쓴맛이 짧게 왔다 빠지고 단맛이 뒤따라오는 쪽이다. 파르페 바닥에 말차 젤리를 깔고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사이에 콘플레이크를 한 층 넣는 것도 그 짧은 뒤끝을 씹는 소리로 늘리려는 것.

7.문 연 지 두 주 만에 오후 시간대가 만석이 됐다. 손님은 젊은 쪽. 노트북을 펴고 앉은 사람과 파르페 하나를 둘이 나눠 먹는 사람이 같은 홀에 섞여 있다. 운영사 쪽 줄리 퐁(Julie Fong)은 "수요가 있다. 젊은 사람이 많이 오고, 마시고 디저트를 먹는 게 그들에게 문화가 됐다"고 말한다.

8.메뉴판 뒤쪽이 이 집의 두 번째 얼굴이다. 계란·치킨카츠·참치·감자 산도를 세트로 내고, 덮밥과 오차즈케, 우동과 샐러드까지 30가지가 넘는다. 가라아게 카레 우동 24.50호주달러, 소고기 스키야키 우동 25.50. 오차즈케는 밥과 장어를 담아 낸 뒤 주전자에 담긴 다시를 손님이 직접 붓는다. 재료는 말차와 호지차 가루, 떡, 흑임자, 식빵까지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온다.


9.카운터 옆 진열장에는 파르페 모형 여섯 개가 조명을 받고 서 있다. 사진을 붙인 메뉴판이 아니라 실물 크기 입체. 줄을 선 사람이 고개를 돌리면 눈높이에 18.50호주달러짜리가 놓여 있다. 일본 식당가가 1930년대부터 써 온 음식 견본을 카페 안쪽으로 들여왔다.

10.재료값은 올랐다. 우지 첫물 덴차 경매가 지난해 정점에서 kg당 43,330엔에 낙찰됐고, 전년 대비 265%다. 그늘막을 치는 봄철에 폭염이 겹치면서 우지 최고 등급 덴차 수확량이 두 해 연속 40%씩 빠진 결과다. 도매로 받는 쪽 체감은 더 단순하다. 2023년에 kg당 180미국달러이던 우지 말차가 지금 280달러니 두 배 가까이 됐다.
11.그 두 배가 잔으로 내려오면 얼마인가. 라테 한 잔에 말차 2g을 쓴다고 보면 재료값이 0.55호주달러에서 0.86으로 오른다. 차이는 31센트, 우리 돈 280원. 판매가 12.90호주달러의 2.4%다. 원가가 두 배 뛰어도 이 업태의 원가율은 15.5%에서 17.9%로 움직인다. 말차 대란이 카페를 문 닫게 한다는 이야기는 잔 단위로 보면 성립하지 않는다.
12.진짜 무서운 건 밤에 있다. 호주 접객업 어워드(MA000009)는 2026년 7월부터 레벨1 기본 시급을 26.44호주달러로 두고, 캐주얼 고용은 25%를 얹어 33.05가 된다. 일요일에는 여기에 할증이 붙어 캐주얼이 175%, 시간당 46.27호주달러다. 우리 돈 41,600원. 밤 9시부터 11시까지 두 시간을 둘이 지키면, 그 두 시간에만 185호주달러.

13.185호주달러를 음료로만 메우려면 라테를 17잔 팔아야 한다. 파르페는 13개, 스키야키 우동은 11그릇. 밤 9시 넘어 라테를 17잔 파는 카페는 드물고, 우동 11그릇은 테이블 서너 개면 나온다. 메뉴판 뒤쪽 30가지가 이 집의 영업시간을 두 시간 늘려 준다. 밥이 있어야 밤이 서고, 밤이 서야 임차 면적이 값을 한다.
14.이 구조가 어디까지 가는지는 회사가 공개한 뉴욕 매장 숫자에 나와 있다. 브로드웨이점은 150㎡에 좌석 70개로 다섯 달 연속 월 매출 4,000만엔을 찍었다. 좌석 하나가 한 달에 내는 돈이 우리 돈 537만원. 평으로 나누면 월 828만원. 그다음이 시애틀점. 해외 13개 매장의 2024년 매출은 20억엔을 넘겼다. 회사는 2030년까지 해외 200개를 말한다.

15.일본 킷사텐이 나폴리탄과 카레라이스를 팔아 온 지 70년. 커피만으로는 점심시간을 못 채우니 밥을 붙인 것이고, 이 회사는 그 오래된 방식을 말차 쪽으로 옮겨 왔다. 다른 점은 밥을 곁다리로 두지 않았다는 것. 산도 세트와 오차즈케에 그릇과 쟁반, 다시 주전자까지 붙여 놓고 정가를 25호주달러대로 세웠다. 밥이 미끼가 아니라 상품이다.

16.간판에 말차를 걸어 놓고 매출은 저녁의 밥에서 받는 카페가 시드니 노면 한 칸을 잡았고, 원가가 두 배 오른 재료는 잔당 31센트를 더 먹었을 뿐이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영업신고에서 먼저 막힌다. 커피와 빵만 팔면 휴게음식점으로 끝나지만 우동을 끓이고 밥을 짓는 순간 일반음식점이 되고, 조리장 면적과 급배기, 그리스 트랩이 함께 따라온다. 도면을 그리기 전에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이고, 나중에 바꾸면 인테리어를 다시 뜯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