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하나를 여는 데 150만에서 180만 위안이 들어간다. 우리 돈 3억 원 안팎. 그 돈으로 얻는 면적은 50㎡가 안 된다. 15평이다. 대신 자리가 다르다. 위롄차러우(裕莲茶楼)는 매장 열에 아홉을 고급·중고급 쇼핑몰에 넣었고 그중 60%가 넘는 매장이 1층에 있다. 명품 브랜드가 쓰는 층이다. 2024년 초 30개였던 매장은 올해 6월 158개가 됐다.
1.상하이에서 2005년에 시작한 브랜드다. 처음 이름은 홍콩식 탕수이(糖水) 가게 「위롄러우(裕莲楼)」였다. 지금은 세 줄로 판다. 그 자리에서 만드는 차 음료, 그 자리에서 굽는 빵, 그리고 포장해 가는 찻잎과 차에 곁들이는 말린 과일. 지난달에는 상하이 훙차오(虹桥)의 후이쥐(荟聚)에 전국 첫 소매 체험 매장을 열었다. 말린 과일과 꿀절임, 차 선물세트를 파는 자리.
2.늘어난 속도가 눈에 띈다. 2025년 3월에 100개를 넘겼고, 올해 3월 말 기준 매장의 69.94%가 1선·신1선 도시에 몰려 있다. 상하이에만 29개. 2024년 거래액은 5억 위안, 950억 원쯤 되고 전년보다 400% 늘었다는 게 회사가 내놓은 숫자다.
3.매장 얼굴은 금빛 번체 글자다. 돌을 붙인 벽면에 「裕蓮茶樓」 넉 자를 걸고, 그 아래 유리 너머로 빵 굽는 자리를 그대로 보여 준다. 회사는 이 실내를 「摩登民国海派」라 부른다. 모던한 민국 시대의 상하이풍. 1930년대 조계지의 실내를 오늘 재료로 다시 짠 것이다. 시안 완샹청(万象城) 매장은 이 디자인으로 Grand Prix du Design Paris 2024 은상을 받았다.

4.바 앞에 서면 하는 일이 다 보인다. 유리 기구가 줄지어 서고, 검은 옷에 두건을 쓴 담당이 주전자를 들어 그 위로 물을 붓는다. 옆에는 손잡이 달린 유리 피처가 열을 맞춰 놓였고 그 뒤로 마른 찻잎 병이 늘어선다. 문 앞 입간판에 붙는 건 세 가지. 손으로 친 생크림을 얹은 젠두이(煎堆), 참깨 모찌 아이스크림, 에시레(Échiré) 버터를 쓴 크루아상 에그타르트.

5.그 에그타르트가 12위안, 2,300원이다. 한 사람이 열두 개까지만 산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직도 두 시간을 서야 손에 들어온다고 한다. 가장 잘 나가는 음료는 차를 진하게 뽑아 우유를 얹은 터눙차좐후포나이(特浓茶钻琥珀奶). 차 음료는 20위안, 3,800원에서 시작한다.

6.위층 브랜드는 결이 다르다. 지난해 말에 띄운 산취안즈차쒀(山泉制茶所)는 잎차를 한 잔씩 우려 낸다. 옌윈다훙파오(岩韵大红袍), 허딩훙차(鹤顶红茶), 주자오모리(九窖茉莉), 쑹중단충(宋种单枞). 흰 자기 주전자를 화로에 올려 두고 나무 쟁반에 말린 과일 몇 조각과 작은 잔을 함께 낸다.

7.향은 잔에 코를 대기 전에 온다. 화로 위 물이 잎을 적시는 동안 방 안 공기가 먼저 바뀌기 때문. 우이산(武夷山) 바위틈에서 자란 다훙파오는 볶은 향이 앞에 서고 단맛이 뒤에 길게 남는데, 단충은 순서가 뒤집혀 꽃 향이 먼저 튀었다가 목 안쪽에 떫은 기가 잠깐 걸린다. 그동안 손님은 잔이 다시 차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다. 최근 한 달 이 매장의 하루 방문자는 1,800명에 가까웠고, 붐빌 때 평균 대기가 네 시간이었다.


8.중국 차음료 시장은 오랫동안 값을 깎아 왔다. 한 잔 10위안 아래로 내려간 브랜드들이 매장을 만 단위로 늘리는 동안 이 회사는 반대편으로 갔다. 객단가 29위안, 5,500원. 시장 평균의 두 배를 받으면서 줄을 세운다.

9.몰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게 실제 무기다. 화룬(华润) 한 회사와만 스무 번쯤 계약했고 대부분 완샹청에 들어갔다. 신훙지(新鸿基)와 타이구(太古) 계열도 붙었다. 협력한 상업시설을 등급으로 갈라 보면 S급 25곳, A급 28곳, B급 25곳이고, C급 아래는 다 합쳐 열한 곳.
10.몰이 임대료만 보고 1층을 내줄까. 차 한 잔에 두 시간을 서는 사람은 그 두 시간을 몰 안에서 쓴다. 회원은 2024년 말 300만 명을 넘겼고 월 증가율이 25%였다. 재구매율은 30%를 넘고 매장 방문율은 90%. 쿠폰만 받아 두고 안 오는 회원이 아니다.

11.닝보(宁波) 1호점은 문 연 뒤 30일 거래액이 238만 위안, 4억 5,000만 원이었다. 50㎡가 안 되는 매장이니 평으로 나누면 한 달 평당 3,000만 원이 나온다. 베이징 1호점은 개점 당일 최고 13만 5,000위안을 찍었고, 그날 대기 줄은 두 시간.

12.오픈 첫 달은 오픈 첫 달이다. 평상시 숫자는 회수 기간에서 거꾸로 나온다. 회사가 밝힌 회수 기간이 15~24개월, 매출총이익률은 60% 안팎. 투자금 150만 위안을 스무 달에 걸면 월 순이익이 7만 위안대는 나와야 한다. 상하이 몰 1층의 임대료와 인건비를 얹어 되짚으면 평상시 월매출은 30만 위안, 5,700만 원쯤 된다(추정). 하루 345잔.
13.여기서 소매가 붙는다. 산취안즈차쒀 일부 매장은 찻잎 선물세트와 다구 매출이 전체의 30%에 가깝다. 음료 매출은 좌석 수와 대기 줄이 상한을 정하지만 선물세트는 그렇지 않다. 15평에 3억 원을 넣는 계산은 음료만으로 서지 않는다.
14.돈을 모으는 방식도 흔한 프랜차이즈와 다르다. 회사는 이걸 롄잉(联营)이라 부르는데, 협력사가 돈만 넣고 운영과 관리는 본사가 전부 가져간다. 나누는 비율은 처음에 8 대 2, 투자금을 다 회수한 뒤 7 대 3으로 바뀐다. 점주가 아니라 투자자를 모으는 구조.
15.홍콩식 차찬텡(茶餐厅)과 광둥 얌차(饮茶)가 원래 이 자리에 있었다. 아침에 차를 시키고 딤섬을 집어 가며 오전을 보내는 형식이고, 넓은 홀과 긴 체류를 전제로 한다. 몰 1층 임대료로는 감당이 안 되는 형식. 이 회사가 한 일은 홀을 지우고 대기 줄만 남긴 것. 소비자층이 lululemon 이용자와 겹친다는 게 업계 분석인데, 차 브랜드가 아니라 운동복 브랜드와 같은 사람을 놓고 값을 매긴다.

16.상하이의 스무 해 된 홍콩식 탕수이 가게가 50㎡ 매장 158개로 늘어나는 동안, 한 곳에 들어간 돈은 3억 원이고 회수는 스무 달 안팎으로 잡혀 있다. 이 계산은 몰이 1층 자리를 내줄 때만 선다. 국내에서 먼저 걸리는 것도 층이다. 백화점 1층은 화장품과 잡화가 쓰고 식음료는 지하나 맨 위층으로 내려가는데, 명품 매장 옆에 붙어야 성립하는 값을 지하에서 받아 내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