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9일, 교토 히가시야마의 돌길에 도야마에서 온 로스터리 카페가 문을 열었다. 트램 정류장 앞 커피 스탠드 하나로 출발한 브랜드의 다섯 번째 가게이고, 한 달 뒤 나가노에 여섯 번째가 섰다. 도야마 밖에 낸 가게 넷이 전부 관광객이 걸어 올라가는 길목에 있다.
1.자리는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와시오초(鷲尾町) 513번지. 야사카 신사(八坂神社)에서 고다이지(高台寺)로 이어지는 돌길 네네노미치(ねねの道)의 한가운데. 2층짜리 마치야를 고쳐 1층에 바와 벤치를, 2층에 다다미 자리를 넣었고 문은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닫는다. 좌석 수와 면적은 밝히지 않았다. 타베로그(食べログ)에 잡힌 한 사람 예산은 1,000~1,999엔 구간.

2.간판은 SWAY COFFEE ROASTERY. 도야마(富山) 시내 소가와(総曲輪)의 트램 정류장 앞 커피 스탠드로 2023년 4월 출발해 3년 사이 여섯 곳이 됐다. 도야마 안에 둘, 밖에 넷. 밖의 넷은 가나자와 겐로쿠엔(兼六園) 앞 비탈, 히다 다카야마(飛騨高山)의 옛 거리, 교토 네네노미치, 나가노 젠코지(善光寺)의 참배길 나카미세도리(仲見世通り). 관광객이 걸어서 올라가는 길에만 섰다.
3.1층은 선이 휜다. 벽을 따라 둥글게 도는 벤치 앞에 원목 상판을 얹은 둥근 스툴 탁자를 띄엄띄엄 세웠고, 벤치가 끝나는 안쪽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올린 바가 있다. 벽은 흙벽. 탁자는 통나무를 썬 단면이라 나이테가 그대로 보인다. 입구에는 로고를 새긴 흰 노렌(暖簾).


4.계단을 오르면 신발을 벗는다. 2층 가운데를 긴 직사각형 다다미 자리가 차지하고, 통창 너머로 히가시야마의 기와지붕과 기온카쿠(祇園閣) 탑이 걸린다. 창 아래 돌길로는 인력거가 지나간다. 1층이 잠깐 앉았다 가는 자리라면 2층은 눌러앉는 자리다. 봄이면 벽에 뚫은 둥근 창 안에 벚꽃 가지가 들어찬다.


5.문 앞 입간판에는 그날 내리는 원두 일곱 가지가 붙는다. 넷이 에티오피아이고 넷 다 가장 얕게 볶았다. 워시드 코체레(Kochere)에는 재스민과 다르질링, 오렌지를, 내추럴 하루스케(Harusuke)에는 딸기와 복숭아, 얼그레이를 적었다. 이런 잔은 코에 먼저 닿는 게 볶은 냄새가 아니라 꽃과 홍차 쪽이고, 식어 갈수록 신맛이 과일처럼 둥글어진다.

6.나머지 셋은 반대편에 선다. 과테말라 워시드는 다크초콜릿과 아몬드, 만델링은 흙냄새와 캐러멜, 브라질 세하두(Cerrado)는 호두와 흑설탕. 깊게 볶은 원두는 우유를 만나 라테가 되고, 그 라테가 700엔. 곁들이는 건 770엔짜리 이탈리안 푸딩. 숟가락을 대면 되밀어 낼 만큼 단단하게 굽는다고 현지 매체는 전한다. 캐러멜 쓴맛이 커피 쓴맛과 같은 방향이라 둘이 한 쟁반에 오른다.

7.밖의 네 곳 앞으로는 매일 새 손님이 지나간다. 다카야마시를 찾은 관광객은 2025년 479만 5,000명으로 합병 뒤 가장 많았고, 겐로쿠엔 입장객은 2025년도에 264만 명을 넘겼다. 젠코지는 한 해 600만 명쯤이 참배하는 절로 알려져 있다. 이 길을 걷는 사람 대부분은 같은 가게에 두 번 오지 않는다. 그래도 자리가 차는 길.

8.가게는 찍어 내듯 세운다. 나가노점도 휘어 도는 벤치와 둥근 스툴 탁자를 놓고 콘크리트 결에 나무 기둥과 흙벽을 섞었으며, 흰 머그에 금색 로고를 찍어 내는 것까지 교토와 같다. 메뉴도 따라다닌다. 푸딩 770엔은 2023년 도야마 스탠드 때 가격 그대로이고, 베이컨 치즈 샌드와 바스크 치즈케이크도 매장을 옮겨 다닌다. 손님은 처음 보는 가게지만 가게 쪽은 여섯 번째로 짓는 중.

9.영업시간을 나란히 놓으면 두 가지 장사가 보인다. 도야마 소가와 스탠드는 평일이면 밤 10시까지 연다. 출근길과 퇴근길을 받는 동네 가게의 시간표. 관광지 매장은 교토가 오후 6시, 나가노가 오후 5시에 닫는다. 절과 정원이 문을 닫으면 길도 비기 때문.
10.핸드드립 싱글 오리진은 도야마 하나미즈키점에서 600엔부터 시작하는데 교토에서는 700엔부터다. 푸딩은 어디서나 770엔. 디저트는 전국 가격으로 묶고 커피만 길목에 따라 올려 받는다.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2024년 가나자와에서 500엔이던 것이 교토와 나가노에서 650엔이 됐다.
11.교토점 매출은 공개된 적이 없다. 한 사람이 1,200엔을 쓰고 하루 300명이 든다고 치면 한 달 매출은 1,000만 엔을 조금 넘는다. 추정. 음료에 푸딩 하나만 얹어도 한 사람 결제가 이 선을 넘으니 무리하게 잡은 숫자는 아니다.

12.기온과 히가시야마 일대 1층 점포 임대료를 평당 월 2만~4만 엔으로 잡으면, 2층 마치야 한 채는 월 70만~140만 엔쯤 된다. 위 매출의 7~14%. 참배길 한가운데치고 무거운 비율은 아니다. 이것도 추정. 관광객이 알아서 가게 앞을 지나니 광고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까지 치면 비싼 자리라고만 볼 수 있을까.
13.원두는 전부 도야마 하나미즈키점의 큰 로스터기에서 볶아 보내고, 로스팅은 요네자와(米澤) 씨가 맡는다. 생두 가격과 볶을 때 빠지는 무게를 따져도 700엔짜리 잔에 드는 원두는 40엔 안팎으로 추정된다. 봉지로 팔면 같은 원두가 1,800엔부터. 매장이 늘수록 로스터기 한 대가 볶는 양이 늘고, 볶는 사람 수는 그대로.
14.히가시야마 참배길의 커피 줄이라면 2014년 야사카 탑 아래 문을 연 % Arabica가 먼저다. 홍콩에서 시작한 브랜드가 그 가게를 본점 격으로 두고 세계로 매장을 늘렸다. SWAY는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도야마에서 볶아 호쿠리쿠 신칸센(北陸新幹線)을 따라 번졌고, 가나자와와 나가노는 신칸센으로, 다카야마는 JR 다카야마 본선으로 도야마와 바로 이어진다. 원두를 실어 보내기 쉬운 거리 안에서 관광지만 골라 짚었고, 교토만 한 걸음 먼 자리.

15.2025년 하나미즈키점을 열 때 이 브랜드는 기간 한정 메뉴를 두지 않고 정해 둔 메뉴를 오래 팔겠다고 했다. 1년 뒤 교토 메뉴판에는 벚꽃 라테와 호지차 테린, 말차 도라야키에 LIMITED 딱지가 붙어 있다. 동네 손님은 늘 먹던 것을 다시 찾지만 관광객은 그 계절에 그 도시에서만 마시는 잔을 찾는다. 원칙을 버렸다기보다 관광지 매장은 다른 장사라는 걸 메뉴로 인정했다. 대신 여섯 곳 가운데 넷이 관광객 수 하나에 함께 묶였다.
16.트램 정류장 앞 스탠드로 시작한 도야마 로스터리는 여섯 곳 가운데 넷을 관광객이 걸어 올라가는 길목에 세웠고, 한 곳에서 볶은 원두와 같은 벤치, 어디서나 770엔인 푸딩을 들고 다녔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먼저 사람에서 걸린다. 원두는 트럭에 실어 보내면 되지만 바리스타는 못 보낸다. 관광지 매장은 주말과 성수기에 손님이 몰려 아르바이트 비중이 커지는데, 주 15시간을 넘기면 주휴수당이 붙어 실제 시급이 20%가량 오른다. 경주나 전주의 한옥 골목에 같은 가게를 여럿 세우는 계산은 볶는 설비보다 시프트표에서 먼저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