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도심에 폭 13m, 깊이 54m로 뻗은 옛 포목 도매상 집. 여섯 동이 모두 시 지정 문화재다. 지난 1월 그중 한 동이 숙소로 열렸다. 객실 하나, 정원 넷.
1.2026년 1월 15일, 교토 시모교구(下京区) 아야노코지도리(綾小路通) 안쪽에서 숙소가 하나 문을 열었다. 이름은 집 이름 그대로 나가에케 주택(長江家住宅). 파는 것은 주옥 북채 한 동이고 객실은 1실, 정원은 넷. 건물 소유는 도쿄에 상장한 개발사 후자스 코퍼레이션(フージャースコーポレーション)이 쥐고, 운영은 교토에서 73동 403실을 굴리는 레아루(株式会社レアル)가 맡았다.
2.이 집안은 에도 시대 중기에 자리를 잡고 포목 도매를 했다. 상호는 후쿠로야(袋屋). 북채가 게이오 4년(1868), 남채가 메이지 40년(1907)에 섰고 2005년 4월에 북채와 남채, 화장방, 별채, 토장 둘까지 여섯 동이 교토시 지정 유형문화재가 됐다. 8대 당주가 2015년에 집을 후자스로 넘겼고, 2018년 복원 개수 때 내진과 방화를 함께 손봤다고 한다.

3.평면은 표옥조(表屋造り)다. 길에 면한 쪽부터 가게인 미세(ミセ), 겐칸, 부엌인 다이도코(ダイドコ), 안방인 오쿠(オク)가 한 줄로 늘어서고 정원을 건너 별채 좌시키가 붙는다. 폭 일곱 간에 깊이 서른 간, 미터로 옮기면 13m와 54m. 교토 사람들이 뱀장어 잠자리라 부르는 그 비례를 끝까지 밀어붙인 집.

4.부엌 위는 뚫려 있다. 아궁이인 오쿠도상(おくどさん) 셋 위로 히부쿠로(火袋)라 부르는 빈 통이 지붕까지 솟아 연기를 빼고 빛을 떨어뜨린다. 여름이 오면 문짝을 통째로 갈아 갈대발인 아시도(葦戸)를 세우고, 바람이 집 옆구리를 세로로 관통한다. 냉방 없이 여름을 넘기려고 짠 장치들인데 지금은 손님이 그 장치를 보러 온다.


5.지정 고시를 읽어 보면 북채만 조건이 다르다. 주옥 북채는 내장을 지정에서 뺐다. 그래서 물 쓰는 곳과 침구를 지금 기준으로 갈아 끼울 수 있었고, 2층에 연면적 124㎡. 파는 방이 나온 자리가 이 한 줄.

6.운영으로 넘어간다. 여기서부터 매출과 원가는 전부 필자 추정이며 회사가 공표한 숫자가 아니다. 부지는 약 700㎡, 212평. 그 위에 문화재 여섯 동이 서 있는데 숙박으로 파는 면적은 124㎡뿐이다. 부지의 18%만 요금을 만든다.
7.나머지 82%는 어떻게 하나. 남채 가게 부분은 소유회사의 교토 사무실로 써 왔고, 북채도 개업 전까지는 관계자 숙소였다. 별채와 토장은 기온마쓰리(祇園祭) 철의 뵤부마쓰리(屏風祭)에 열린다. 코로나 전 기준으로 사흘에 1,500명. 창고에 쌓여 있던 소장품 1,000점 넘는 것은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이 받아 갔다.

8.요금표는 공개돼 있지 않다. 교토에서 마치야 한 동을 넷이 빌리는 시세가 2만 2,000엔에서 2만 8,000엔 사이인데, 시 지정 문화재에 복원 개수를 얹은 물건이 그 가격대에 머물 리 없다. 2026년 4월 교토 시내 호텔 117곳의 평균 객실단가는 3만 1,296엔, 가동률 85.1%, RevPAR 2만 6,633엔. 하룻밤 8만에서 15만 엔 사이에 걸렸다고 보고 아래 계산은 중간값 10만 엔으로 돌린다.

9.객실이 하나면 1년에 팔 수 있는 재고가 365박으로 끝난다. 가동률을 60%로 잡으면 1년 매출 2,190만 엔, 한 달로 182만 엔. 37.5평으로 나누면 평당 월 4만 9,000엔쯤. 같은 시기 교토 호텔 평균 RevPAR로는 객실 하나가 한 달에 80만 엔을 만드는데, 이 집은 방 하나로 그 두 배를 넘긴다. 방 수로 이기는 구조가 아니다.
10.사람이 붙는 방식은 더 극단. 프런트가 없고, 운영사는 연박 청소를 기본에서 빼 두었다. 사흘 넘게 묵으면 정해진 간격으로만 무료로 들어가고 그 밖에는 유료. 73동을 한 관제로 묶어 청소와 린넨과 응대를 돌리니 이 한 채에 전담으로 붙는 손은 사실상 없다. 성급 호텔이라면 프런트와 하우스키핑과 조식과 연회가 지고 있을 고정비를, 여기서는 73분의 1로 나눠 진다.
11.세금이 하나 더 붙었다. 교토시 숙박세가 2026년 3월 1일 숙박분부터 다섯 구간으로 바뀌었고, 1인 1박 10만 엔 이상이면 1만 엔이다. 넷이 10만 엔을 나눠 내면 1인 2만 5,000엔이라 구간은 1,000엔, 하룻밤 4,000엔. 옛 세율에서는 2,000엔이었다. 요금을 올릴수록 세금이 계단으로 뛰는 구조여서, 1인 단가가 낮게 잡히는 한 동 대여는 이 개정에서 덜 맞는 자리에 선다.
12.왜 지금 이게 성립하나. 교토시 조사에서 마치야는 2024년에 3만 4,580동이 남았고 8년 전 조사보다 5,566동이 줄었다. 연평균 700동, 하루 두 채. 사는 집으로 두면 유지비가 그냥 지출이지만, 숙소로 돌리는 순간 같은 돈이 매출 원가 항목으로 옮겨 간다.

13.손님 쪽 이유는 단순하다. 한 동을 통째로 빌리는 상품은 인원이 늘수록 1인분 값이 내려가고, 문화재라는 딱지가 요금 위쪽을 받쳐 준다. 사진 몇 장으로 대체되는 물건이 아니어서다. 대신 팔 수 있는 날이 365일뿐이라 천장도 같이 낮게 걸린다.
14.계보를 짚으면 이탈리아 산골에서 왔다. 빈집을 한 채씩 고쳐 프런트 하나로 묶는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가 원형이고, 일본에서는 마치야와 고민가 쪽으로 옮겨 붙었다. 레아루는 그 방식으로 국내 최대라 불리는 회사. 지금 호텔형 21동과 마치야형 52동을 굴린다.

15.그 회사가 2021년 3월 25일에 민사재생법을 신청했다. 78개 시설, 부채 18억 2,800만 엔. 2019년 9월기 매출 50억 9,187만 엔이 이듬해 39억 3,947만 엔으로 내려앉고 7억 1,682만 엔 적자가 났으며, 시설의 80%가 문을 닫았다. 홋카이도의 미키 코퍼레이션(ミキコーポレーション)이 스폰서로 붙어 그해 12월 1일자로 자회사가 됐다. 분산형은 재고를 늘리기는 쉬운데 대부분 남의 건물이라, 손님이 끊기면 팔 물건은 사라지고 임차료만 남는다.
16.바닥은 지금도 흔들린다. 2026년 4월 교토 호텔 가동률 85.1%는 전년 같은 달보다 4.8포인트 낮고, 외국인 숙박은 11.5% 줄었다. 중국이 64.3% 감소했고 그 구멍을 일본인 11.1% 증가가 메웠다. 단가는 사상 최고인데 손님 구성은 통째로 바뀌는 중.
요약
212평 부지에 문화재 여섯 동이 선 집에서 한 동만 숙소로 열렸고 소유는 상장 개발사가 쥔 채 운영만 분산형 사업자에게 넘어갔다. 남는 숫자는 부지의 18%가 요금을 만들고 나머지 82%는 사무실과 연 사흘의 공개로 버틴다. 같은 그림을 국내에서 그리려는 쪽이 먼저 걸리는 자리는 요금이 아니라 허가다. 지정문화재는 손대기 전에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고, 목조 건물에 숙박 용도를 얹으면 방화구획과 피난 계단과 소방시설 기준이 따라오는데 그 둘이 서로를 막는다. 한옥을 숙박으로 쓰는 길도 관광진흥법상 한옥체험업과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으로 갈려 있어 취사와 정원과 신고 기준이 다르고, 기존 건물을 받아 쓰면 건축법상 용도변경 절차가 하나 더 붙는다. 문화재를 먹여 살리는 계산은 객실 요금표가 아니라 허가 도서에서 먼저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