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역에서 서쪽으로 걸어 17분. 화물선이 끊긴 운하 끝자락에 객실 24개짜리 호텔이 6월에 문을 열었다. 저녁도 아침도 술도 방값에 들어 있다. 그런데 식당 자리는 26개다.
1.세트레 캐널 나고야(セトレ キャナル 名古屋)가 6월 18일 개업했다. 나고야시 나카가와구 운가초, 나카가와 운하(中川運河)가 끝나는 호리도메 지구다. 지상 3층에 객실 24개, 전부 운하를 본다. 운영은 고베에 본사를 둔 홀로닉(ホロニック)이고 세트레 브랜드로는 여섯 번째, 도카이 지역으로는 이번이 처음.
2.특이한 건 요금표. 저녁과 아침, 저녁 자리의 술과 음료, 라운지에 놓인 먹을거리까지 방값에 들어가 있다. 올인클루시브. 24실짜리가 주방을 직영으로 돌리면서 그 매출을 따로 세지 않기로 한 것.

3.객실 면적은 34~42㎡. 일본 비즈니스호텔의 표준이 13~18㎡ 사이니 두 배를 훌쩍 넘긴다. 신발을 벗고 지내도록 바닥을 짰고, 그만큼 앉은 눈높이가 내려가 창턱 아래로 물이 걸린다. 3층짜리 건물에서 전 객실 운하 조망을 만들려면 방을 한 줄로 늘어놓는 수밖에 없는데, 그 배치가 곧 24라는 숫자를 정했다.

4.사우나에는 미오(澪)라는 이름이 붙었다. 배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물길을 뜻하는 말. 세토(瀬戸)의 가이쇼노모리(海上の森)에서 솎아 낸 나무를 썼는데, 손이 못 미쳐 묵어 있던 인공림을 정리해 나온 재목이라고 한다. 열이 오르면 수지 냄새가 천장에서 내려오고, 반쯤 열린 욕장 밖으로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는다. 저녁 여덟 시의 이 운하에는 지나다니는 배가 없다.

5.식당은 26석짜리 카운터 하나. 미카와만(三河湾)의 어패류와 지타반도(知多半島)에서 온 재료를 숯불에 올린다. 가구는 히다산업(飛騨産業). 객실 24개를 2인으로 다 채우면 48명이 되는데 자리는 26개뿐이고, 이 두 숫자의 간격이 이 호텔의 운영을 거의 전부 규정한다.

6.여기서부터 매출과 원가는 필자의 추정이며 회사가 밝힌 숫자가 아니다. 같은 브랜드의 나라 지점이 1인 2식 포함 2만 600엔에서 2만 2,600엔을 받는다. 나고야는 신규에 음료까지 얹은 구성이라 1인 2만 5,000엔에서 3만 엔 사이로 본다. 두 명이 한 방을 쓰면 방 하나에 5만 5,000엔 안팎.
7.24실에 가동률 70%를 넣으면 하루에 파는 방이 16.8개, 매출 92만 엔, 1년이면 3억 3,700만 엔이 된다. 객실 하나가 1년에 1,400만 엔을 만드는 셈. 나고야 비즈니스호텔은 객실단가 1만 2,000엔에 가동률 80%를 얹어도 객실당 350만 엔 언저리에서 멈춘다.

8.문제는 그 1,400만 엔이 순수한 방값이 아니라는 것. 저녁과 아침과 술이 통째로 들어 있고, 1인 식자재를 6,000엔으로 잡으면 방 하나당 1만 2,000엔이 먼저 나간다. 객실단가의 22%. 조식만 붙이고 5% 안쪽에서 끝내는 비즈니스호텔과는 원가 구조가 같은 업종이 아니다.
9.사람 쓰는 구조도 따라 바뀐다. 주방과 홀과 프론트와 대욕장을 다 돌리는 24실이라면 상시 인력이 18명에서 22명 사이, 객실당 0.8명 안팎으로 본다. 비즈니스호텔이 객실당 0.2명으로 버티고 전통 료칸이 1.0명을 넘기니 그 사이 어딘가. 프론트 직원이 저녁에는 접시를 나르고 아침에는 청소로 붙는 다역 편성이 아니면 이 인원으로는 안 돌아간다.
10.채널도 갈린다. 5만 5,000엔짜리 방은 예약 사이트 목록에서 나고야 평균의 네 배로 보이는데, 그 화면에서는 식사가 포함이라는 사실이 잘 안 읽힌다. 그래서 이런 유형은 자사 예약과 고단가 예약 사이트로 판매가 몰리고 수수료 부담은 낮아지는 대신, 빈방을 급히 털어 낼 통로가 좁아진다. 성급 호텔이라면 연회장과 웨딩과 뷔페가 만들어 줬을 객실 밖 매출을, 여기서는 아예 방값 안으로 접어 넣었다.

11.그럼 왜 나고야일까. 이 도시의 호텔 수요는 평일 업무 출장이 끌고 간다. 화요일에 방이 차고 토요일에 빈다는 뜻이고, 저녁 여섯 시가 지나면 손님이 역 쪽으로 흩어져 호텔 안에서 돈을 쓰지 않는다. 저녁을 파는 호텔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거기 있다.

12.입지를 뒤집어 보면 약점이 곧 상품이다. 운하 끝자락에는 상점가가 없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어서, 식당을 열어도 동네 손님이 오지 않는다. 그러니 외부 판매를 포기하고 투숙객 48명만 상대하기로 한 결정은 취향이 아니라 계산이다. 지역 수요가 0인 자리에서는 객실 밖 매출을 만들 대상이 투숙객밖에 없다.

13.홀로닉에게 이 구성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고베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경영이 꺾인 시설을 사서 고쳐 다시 여는 방식으로 지점을 늘려 왔다. 시가현 비와코의 요트 계류장 안에 세운 지점이 그 전형인데, 총공사비 8억 엔에 개업 3년 뒤 매출 5억 엔을 목표로 잡으면서 주력을 결혼식에 뒀다. 한 해 150쌍이 목표였다. 객실 밖 매출을 결혼식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14.갈리는 건 규모다. 2026년 일본에서 문을 여는 호텔 582곳의 평균 객실 수가 39개까지 내려왔고, 교토는 평균 12개. 공사비가 오르면서 방을 많이 짓는 쪽이 불리해졌고, 그 흐름의 끝에 24실 같은 숫자가 놓인다. 다만 작게 지어 비싸게 파는 구조에는 대가가 따른다. 팔 물건이 하루 24개뿐이라 한 방을 비우면 5만 5,000엔이 그냥 사라지고, 그 방을 채워도 저녁 자리가 없으면 못 판다.
요약
물류가 끊긴 운하 끝에 객실 24개짜리 호텔이 열렸다. 저녁과 아침과 술을 방값에 통째로 넣어 객실 하나가 1년에 1,400만 엔을 만드는 구조를 짰다. 같은 도시 비즈니스호텔의 네 배지만 그 안에서 식자재로만 객실단가의 22%가 먼저 빠지고, 26석짜리 식당이 그날 팔 방의 상한을 대신 정한다. 이걸 국내로 옮기려는 쪽은 방보다 주방에서 먼저 걸린다. 숙박업 안에서 식사를 제공하려면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 영업을 따로 신고해야 하고 주류를 낼 계획이면 그 조건도 함께 붙는데, 객실 24개 규모에 상업 주방과 배기와 급배수를 넣는 순간 건축법상 용도변경과 소방시설법상 기준, 정화조 용량 재산정이 줄줄이 따라온다. 관광진흥법상 호텔업으로 등록할지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으로 갈지에 따라 요구되는 부대시설도 갈린다. 식사를 방값에 넣는다는 결정은 요금표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면과 인허가에서 값이 매겨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