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푸구 구이저우로(贵州路) 160호. 1930년에 올린 건물이 지난해 10월 객실 86개짜리 호텔로 다시 열렸다. 손님이 체크인하는 자리는 6층이다.
1.하보 호텔 상하이(Habo Hotel Shanghai), 중국 이름은 수샹신보호텔(书香心泊酒店). 2025년 10월에 문을 열었고 객실은 86개, 자리는 난징동로(南京东路) 보행가에서 한 블록 안쪽. 메리어트(Marriott International)와 쑤저우(苏州)의 수샹호텔그룹(书香酒店集团)이 함께 만들었고, 메리어트가 가진 소프트브랜드 Design Hotels가 중국 본토에 처음 붙인 간판으로 소개된다.
2.건물의 첫 이름은 중궈판뎬(中国饭店)이었다. 설계는 하사드양행(哈沙德洋行), 미국인 엘리엇 하사드(Elliott Hazzard)가 상하이에 차려 1920년대 말부터 아르데코로 이름을 얻은 사무소다. 2005년에 상하이시 우수역사건축(优秀历史建筑)으로 지정됐고, 이번 보수와 개조 설계를 맡은 곳은 FARNEAR DESIGN.

3.층 쓰임이 보통 호텔과 갈린다. 1층에는 상점과 식음, 전시와 바가 들어갔고 로비와 로비바, 다목적홀은 6층에 있다. 중정과 테라스도 같은 층. 객실 86개는 2층부터 7층까지 걸쳐 있어서 아래층 손님은 6층까지 올라가 체크인한 뒤 다시 내려온다. 가장 비싼 층을 손님 맞는 데 쓰지 않았다.

4.객실은 네 갈래로 갈린다. 가장 작은 방이 20~22㎡, 그 위가 23~28㎡, 킹 침대를 놓은 방이 32㎡, 가족용이 30~40㎡. 매화와 난초, 대나무와 국화를 방마다 주제로 삼았다고 호텔은 안내한다. 86개 평균을 26㎡로 잡으면 객실만 2,236㎡, 676평쯤.

5.복도는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돼 있다. 1930년에 지은 건물이라 층고와 창의 위치가 지금 호텔 도면에서 나오는 치수와 다르고, 벽이 두꺼워 방과 방 사이로 소리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 밤에 6층 테라스로 나가면 난징동로 쪽 소음이 아래에서 한 겹 걸러져 올라온다. 이 호텔이 산 게 그 높이다. 1층은 소리가 돈이 되는 자리, 6층은 소리가 사라지는 자리.

6.값부터 보면, 예약 사이트에 걸린 최저가가 미화 105달러, 우리 돈으로 14만 원대. 상하이시 통계국이 낸 성급 호텔 평균 객실단가는 2026년 4월 813위안, 5성만 따로 보면 1,048위안이었다. 1~4월 누계로는 783위안과 998위안. 하보의 값은 5성 아래, 도시 평균 언저리에 붙어 있다.

7.객실단가 800위안에 가동률 65%를 넣어 본다. 상하이 성급 호텔의 2025년 연간 가동률이 65.86%였으니 개관 1년 차 호텔에 무리한 값은 아니다. RevPAR 520위안, 86개 객실에 365일을 곱하면 1년 객실매출 1,632만 위안, 우리 돈 31억 원. 실당으로 내리면 연 19만 위안, 3,600만 원. 단가와 가동률은 호텔이 공표한 값이 아니라 이 글의 추정이다.
8.면적으로 나눠 보면 그림이 더 선명해진다. 객실 전용 2,236㎡에 객실층 효율 65%를 적용하면 객실층 연면적이 3,440㎡, 여기에 1층 상업과 6층 공용을 900㎡쯤 얹어 전체를 4,300㎡, 약 1,300평으로 잡는다. 객실매출만 평당 연 12,600위안, 월로 치면 1,050위안이니 평당 월 20만 원 언저리다. 서울 도심의 소형 숙박시설이 뽑는 평당 월매출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

9.유통 쪽이 이 호텔의 진짜 계산이다. 중국에서 컴포트급 이상 호텔이 트립닷컴그룹(携程)에 무는 수수료가 10~20%, 메이퇀(美团)이 8~10%, 페이주(飞猪)가 2~8% 선이다. 2024년에 OTA가 호텔 예약량의 60% 넘게 가져갔고 화주(华住)·진장(锦江) 같은 대형 그룹도 직판이 35~40%에 머문다. 소프트브랜드에 붙는 가맹료와 로열티, 마케팅 분담금과 시스템 사용료를 다 더하면 매출의 8~12%가 보통이다.
10.그래서 성급 호텔이 연회장과 결혼식, 대형 뷔페로 벌던 자리를 이 호텔은 1층 상가와 6층 다목적홀로 대신한다. 연회장을 놓을 층고도 기둥 간격도 1930년 건물에는 없고, 86개 객실로는 연회 인력을 상시로 안고 갈 수도 없다. 객실당 인력 0.45명으로 잡으면 40명 남짓. 1층을 임대로 돌리면 그 매출은 사람을 늘리지 않고 붙는다.

11.그럼 손님은 왜 여기에 더 낼까. 상하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보면 짐작이 간다. 2025년 1~11월에 이 도시가 받은 해외 관광객이 828만 명, 한 해 전보다 38.8% 늘어 2019년 같은 기간을 넘어섰다. 트립닷컴만 붙들고 있으면 이 손님을 못 잡는다. 메리어트 본보이(Marriott Bonvoy) 회원이 앱에서 상하이를 검색할 때 목록에 뜨느냐 마느냐가 1층 상가보다 먼저 걸리는 문제다.

12.수샹호텔그룹은 2003년 쑤저우에서 첫 호텔을 열었다. 지금은 11개 성 20개 도시에 60곳 가까이 두고 있고, 중국호텔업협회가 낸 2023년 호텔그룹 규모 50위 안에 46위로 이름을 올렸다. 신보(心泊)는 4성급을 기준으로 삼은 이 회사의 스마트호텔 브랜드. 그런 회사가 상하이 도심에 새 건물을 올릴 방법은 없다. 남의 건물에 쌓인 96년을 빌리는 쪽이 훨씬 빠르다.
13.상하이에서 옛 건물을 호텔로 되살린 사례는 원래 크고 비쌌다. The Shanghai EDITION은 1929년에 지은 상하이전력공사 사옥에 새 타워를 붙여 객실 145개로 열었고, 와이탄 일대의 전환 사례는 대부분 5성으로 갔다. 86개에 도시 평균 객실단가라는 조합은 그 흐름에서 비켜서 있다.
14.대신 위험이 코어에 걸린다. 1층 상가 손님과 6층 로비로 올라가는 투숙객, 2층에서 7층 사이 객실 손님이 같은 승강기를 쓴다. 우수역사건축은 승강기나 급배수 같은 내부 설비를 더할 때도 그 건물에 붙은 보호 요구를 따라야 한다고 상하이시 조례가 정해 놓았다. 1930년 건물에 코어를 새로 뚫는 선택지는 없다. 체크인 줄이 길어지는 게 아니라 승강기 앞이 길어진다.

15.시장이 받쳐 준 것도 사실이다. 2026년 4월 상하이 성급 호텔의 객실 평균 가동률이 72.3%, 5성은 77.5%까지 올라갔고 1~4월 누계도 62.0%와 67.6%를 찍었다. 평균 객실단가는 1~4월 누계로 한 해 전보다 5.0% 올랐다. 값과 가동률이 함께 오르는 국면에서 새 간판을 다는 결정이 나온 것.
닫으며
1930년에 지은 일곱 층 건물이 객실 86개짜리 호텔이 되면서 1층을 상점과 전시와 바에 내주고 로비를 6층으로 올렸다. 객실단가 800위안에 가동률 65%를 넣으면 1년 객실매출이 1,632만 위안, 평당 월 20만 원쯤 된다. 국내에서 이 배치를 하려 하면 승강기에서 먼저 걸린다. 건축법 제64조 제1항은 6층 이상이고 연면적 2,000㎡ 이상인 건물에 승용승강기를 두게 하면서 대수는 6층 이상 거실 바닥면적으로 세는데, 1층 상가에서 6층 로비로 몰리는 통행량은 그 산식에 들어가지 않는다. 법정 대수만 맞춰 놓으면 준공 다음 날부터 승강기 앞에 줄이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