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아사쿠사(浅草)에 객실 78개짜리 호텔이 지난 7월 3일 문을 열었다. 4년 전까지 같은 건물에서 190개 방을 팔던 비즈니스호텔이 임대차계약이 끝나 나간 자리다. 방 하나 값은 2만 2,000엔에서 6만 3,000엔인데, 넷이 들어가면 한 사람 몫은 도쿄 비즈니스호텔 평균의 절반으로 내려간다.
1.이름은 크로스 스위츠 도쿄 아사쿠사(クロススイーツ東京浅草). 오릭스 부동산(オリックス不動産)이 건물을 사고 오릭스 호텔매니지먼트(オリックス・ホテルマネジメント)가 운영한다. 자리는 도쿄도 다이토구 아사쿠사 2초메 33-7, 센소지(浅草寺)의 동쪽 문인 니텐몬(二天門) 바로 옆이고 긴자선 아사쿠사역에서 걸어 5분.
2.건물은 1997년에 올라갔다. 첫 간판은 블루웨이브인 아사쿠사였고, 2014년부터는 JR서일본 계열이 빌려 비아인 아사쿠사(ヴィアイン浅草)로 190실을 돌렸다. 문을 닫은 건 2022년 5월 12일 체크아웃. 장사가 안 돼서가 아니라 건물 임대차계약이 끝나서였다고 운영사는 밝혔다. 30년 사이 세 번째 호텔이 지금 그 안에 들어앉았다.

3.지상 10층에 연면적 6,106㎡. 방은 78개고 타입이 11가지인데, 작은 것이 25㎡, 큰 것이 63㎡다. 절반가량은 4명 이상 드는 방이고 스위트가 22개. 주력은 디럭스 트리플룸이며, 커넥팅으로 붙이면 한 예약에 9명까지 들어간다.
4.방마다 싱크를 붙인 작업대가 놓였고 그 위에 전자레인지가 올라갔다. 냉장고에는 냉동칸이 있고, 서랍을 열면 식기와 커틀러리 옆에 와인 오프너가 나온다. 일부 방에는 다이닝 테이블과 세탁건조기까지 들어갔다. 하룻밤 자고 가는 사람의 물건이 아니다.

5.1층 라운지 이름은 Hang Out @CROSS Suites. 한가운데 테이블사커 대가 놓였고 보드게임이 선반에 꽂혔다. 오븐 토스터와 IH 화구를 갖춘 공용 주방, 세탁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여는 피트니스, 셀프 로커, 24시간 사람이 지키는 프런트. 레스토랑은 만들지 않았다. 밥은 거리에 나가서 먹거나 사 와서 해 먹으라는 설계.

6.요금은 1박 2만 2,000엔에서 6만 3,000엔. 도쿄 비즈니스호텔의 2026년 7월 평균 객실단가가 1만 7,147엔이니 방 하나로 놓고 보면 1.3배에서 3.7배를 받는다. 그런데 정원이 2명에서 6명까지라 나눗셈이 달라진다. 3만 엔짜리 방에 넷이 들면 한 사람 몫이 7,500엔.
7.78개를 평균 3만 엔에 가동률 85%로 굴리면 하루 객실매출이 199만 엔, 1년에 7억 3,000만 엔쯤 된다. 같은 건물의 190실을 지금 비즈니스호텔 시세로 똑같이 85% 돌렸다면 하루 277만 엔, 1년 10억 1,000만 엔. 방을 줄인 쪽이 1년에 2억 8,000만 엔, 우리 돈 26억 원가량 덜 번다. 가동률과 평균 단가를 넣어 돌린 추정.
8.덜 버는 쪽을 고른 이유는 나가는 돈에 있다. 190실을 85%로 채우면 매일 161개 방을 치워야 하는데, 78실에 평균 3.5박짜리 손님이 들면 하루 체크아웃이 19개다. 청소와 린넨이 붙는 횟수가 8분의 1로 줄어든다. 조식당을 만들지 않았으니 주방과 홀 인력은 애초에 편성에 없다. 체류 일수를 3.5박으로 놓고 계산한 값이며 중간 청소는 뺐다.
9.파는 경로는 한쪽으로 쏠려 있다. 개업 전 예약을 회사가 열어 보니 9할가량이 해외 OTA를 거쳐 들어온 외국인이었다. 대만이 가장 많고 그 뒤가 아시아 여러 나라와 미국, 캐나다, 유럽. 직판을 키우기 전까지 수수료는 그대로 나간다.
10.그 예약이 3박에서 4박에 몰렸다. 하루짜리 손님을 190번 받는 장사와 나흘 손님을 20번 받는 장사는 프런트에 서는 사람 수가 다르고, 예약이 잡히는 시점도 다르다. 길게 묵는 예약은 몇 달 전에 들어와서 잘 안 깨지는데, 대신 한 건이 빠지면 나흘 치가 한꺼번에 빈다.

11.회사가 잡은 과녁은 20대에서 40대의 가족과 친구 무리, 그것도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중장기 여행자. 혼자 온 출장자에게 25㎡짜리 주방 딸린 방은 과한 물건이지만, 넷이 온 가족에게는 방 두 개를 잡는 것보다 싸다. 손님을 다시 정의하자 같은 건물이 다른 상품이 됐다.

12.식당을 뺀 결정도 입지에서 나왔다. 센소지 참배길과 그 뒷골목에 밥집이 몇백 곳인 동네에서 호텔 안 레스토랑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이고, 손님을 밖으로 내보내면 회전율 낮은 좌석을 유지할 일이 없어진다. 대신 라운지에 IH 화구를 놓았다. 사 온 재료로 해 먹는 사람이 라운지에 머무는 시간만큼 그 손님은 동네 상점에서 돈을 쓴다.

13.이 브랜드를 만든 근거는 회사가 15년 굴린 호텔 한 채다. 신주쿠 오쿠보역 옆 106실짜리 핸드레드 스테이 도쿄 신주쿠(ハンドレッドステイ東京新宿)는 2010년부터 주방 딸린 장기체류 상품을 팔았고, 구미와 호주에서 온 3명 이상 무리로 85%가 넘는 가동률을 냈다고 회사는 밝힌다. 그 호텔은 2025년 8월 31일로 영업을 끝냈다. 건물은 접었고, 거기서 나온 숫자를 근거 삼아 열 달 뒤 다른 자리에 다시 지었다.

14.오릭스 호텔즈는 지금 28개 시설 6,717실을 굴리고, 직영 브랜드는 럭셔리 카라쿠(佳ら久)와 업스케일 스기노이 호텔(杉乃井ホテル)을 포함해 6개. 크로스 스위츠는 중가대의 셋째 브랜드고, 회사는 10년 안에 1만 실을 목표로 걸었다. 사장 니타나이 다카아키(似内隆晃)는 신축만이 아니라 리노베이션과 용도전환까지 쓰겠다고 말한다. 건축비가 오른 시장에서 빈 호텔을 사는 쪽이 싸다는 판단이 이 1호점의 전제다.

15.위험도 같이 온다. 해외 OTA 9할은 수수료도 수수료지만 한 나라의 환율이나 항공편이 흔들리면 그대로 맞는 구조고, 3~4박 예약은 한 건이 깨질 때 잃는 밤이 하루짜리보다 많다. 여기에 이 동네는 지금 신규 호텔이 계속 들어오는 자리다. 방을 크게 만들어 둔 건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이라, 단가가 밀리면 78개라는 숫자를 다시 늘릴 방법이 없다.

임대차계약이 끝나 문을 닫은 190실짜리 비즈니스호텔 건물을 사서, 방을 78개로 줄이고 크기를 25㎡에서 63㎡까지 키운 호텔이 아사쿠사에 문을 열었다. 객실매출은 1년에 2억 8,000만 엔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되는데, 매일 치워야 하는 방이 161개에서 19개로 내려가고 조식당이 아예 없어서 그 차액을 나가는 돈에서 되찾는 구조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주방이 먼저 걸린다. 공중위생관리법은 숙박업을 취사시설이 없는 일반과 있는 생활로 갈라 놓아서, 객실에 붙박이 주방을 넣는 순간 생활숙박업 쪽으로 넘어간다.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상 용도가 달라 지을 수 있는 땅과 주차 대수, 환기 창 기준이 함께 바뀌고 2021년부터는 숙박업 신고 없이 눌러사는 것을 막는 규제까지 붙었다. 방을 줄여 크게 만드는 일은 도면에서 하루면 끝난다. 그 방에 싱크를 하나 넣는 일은 건물의 용도를 바꾸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