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한 블록 뒤에 10층짜리 호텔이 8월 17일 문을 열었다. 방은 17개이고 전부 34㎡에 같은 모양. 이 땅은 원래 고급 임대 맨션 자리였고, 첫 손님을 받기도 전에 이 호텔을 넘겨받을 회사가 발표 자료에 올라 있었다.
1.HOTEL ON\OFF는 도쿄 주오구(中央区) 신토미(新富) 2-3-7에 선다. 신토미초역(新富町駅)에서 걸어서 3분이고, 쓰키지(築地) 장외시장도 걸어서 닿는다. 철골 10층 건물의 준공은 7월 31일, 첫 손님은 보름 남짓 뒤.
2.만든 회사는 셋. 기획과 공사 관리는 부동산 개발사 쓰쿠루지쇼(つくる地所)가 맡아 도레이건설(東レ建設)과 함께 개발했고, 운영은 호텔 기획·운영사 7garden이 한다. 개업 발표 자료는 소유자를 두 개발사로 적으면서 퓨전자산매니지먼트(フュージョン資産マネジメント)에 「승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짓는 회사와 굴리는 회사, 사 갈 회사가 첫 손님보다 먼저 정해져 있었다.
3.처음 계획은 호텔이 아니었다. 7garden의 프로젝트 소개를 보면 이 땅에는 고급 임대 맨션이 올라갈 예정이었고, 2023년 8월 상담을 받은 7garden이 호텔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운영사는 호텔로 짰을 때 수익률이 임대 맨션보다 4% 넘게 높게 나왔다고 설명한다. 준공과 동시에 판다는 출구까지 담은 제안.
4.연면적 806.89㎡. 10개 층으로 나누면 한 층 평균 80㎡, 24평 남짓. 1층에 프런트와 라운지를 두고 2층부터 10층까지 9개 층에 객실 17개를 쌓았으니, 한 층에 두 개씩 넣고 한 층만 하나를 넣은 배치다. 부지 면적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층 바닥 넓이로 거슬러 올라가면 땅은 100㎡ 안팎으로 추정된다.

5.객실은 한 종류뿐. 34㎡ 방에 퀸 침대 두 대와 소파 침대를 넣어 최대 5명까지 재운다. 올해 도쿄에 새로 공급되는 객실 2,055개 가운데 55.6%가 비즈니스호텔 몫이라는 집계가 있다(HotelBank). 좁은 방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에 넓은 방 한 가지만 들고 들어왔다.

6.겉은 층마다 목재 프레임으로 칸을 나눴다. 7garden이 공개한 기획 자료에는 다이쇼(大正) 무렵부터 이 동네에 남은 나가야(長屋)의 틀을 외장 목재 프레임으로 옮겼다는 설계자의 설명이 적혀 있다. 같은 자료에는 위층으로 갈수록 가구 색을 짙게 해 17실을 조금씩 다르게 꾸미는 안도 검토 단계로 올라 있었다. 실제로 방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7.방에 들어서면 침대 머리 쪽 벽을 나뭇결 판재가 통째로 덮고, 두 침대 사이 흰 기둥 틈으로 간접등 빛이 새어 나온다. 창가에는 겨자색과 베이지 줄무늬 쿠션을 이어 붙인 긴 벤치가 창 폭만큼 길게 놓였고, 그 위로 둥근 흰 펜던트 등이 낮게 걸린다. 욕실은 회색 석재 타일로 두르고 욕조와 해바라기 샤워를 따로 놓았다. 운영사가 내건 말은 「Calm Minimal」로, 장식으로 호화로움을 내지 않고 덜어 내는 쪽으로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곡면과 빛으로 채운 방은 닦을 모서리와 갈아 줄 소품이 적다.


8.공개된 숫자만으로 계산이 하나 선다. 정가는 방 하나에 4만 엔부터이고, 개업 뒤 석 달은 3만 5,000엔부터 받는다. 4만 엔짜리 방에 둘이 자면 1인 2만 엔이지만 다섯이 자면 8,000엔. 운영사는 인터뷰에서 이 호텔을 실제로 채울 손님으로 해외에서 온 가족을 꼽았다.

9.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안정기 객실단가를 정가보다 조금 낮은 3만 6,000엔, 가동률을 80%로 잡으면 17실이 한 해에 1억 7,900만 엔 안팎을 번다(추정). 가동률 80%는 같은 운영사가 후쿠오카 호텔에서 85% 넘게 채운다고 밝힌 것보다 낮춰 잡은 값.
10.식당은 없다. 1층은 프런트와 라운지뿐이고, 먹을 것은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내주는 병 스무디가 전부다. 일본 시티호텔은 보통 식음료와 연회로 매출의 6할을 버는데, 이 호텔은 그 매출을 버리는 대신 주방과 홀 인력, 그 면적을 통째로 뺐다. 체크아웃은 오전 10시. 방 모양이 하나라 청소 순서도 하나로 끝난다.


11.짓는 데는 얼마나 들었을까. 땅값은 인근 공시지가로, 건물은 전국 철골조 호텔의 평균 공사비로 친다. 여기에 도쿄 도심 좁은 땅의 할증과 설계·집기·금융비를 얹으면 총액은 10억 엔 안팎이다(계산은 아래 도표). 방 하나에 6,000만 엔 가까이, 우리 돈으로 5억 원이 넘게 든다.
12.사 가는 쪽은 수익률로 값을 매긴다. 매출에서 운영비와 운영 수수료, 세금·보험·수선 적립을 빼면 순영업이익은 한 해 6,000만 엔쯤 남는다(추정). 일본부동산연구소(日本不動産研究所)가 올해 4월 조사한 도쿄 숙박특화형 호텔의 기대수익률 4.1%로 나누면 14억 6,000만 엔. 10억 엔을 들여 짓고 14억 엔에 파는 계산이다. 방 17개짜리라 기대수익률을 5%로 올려 잡아도 12억 엔.
13.해외 손님은 늘었는데 여럿이 함께 잘 방은 드물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025년 4,270만 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도쿄에서 넷이나 다섯이 한 방에 자려면 보통 아파트먼트 호텔이나 민박을 찾는데, 이 호텔은 긴자 옆에서 프런트가 있는 호텔로 그 손님을 받는다.
14.사 가는 쪽이 믿는 근거는 운영사의 전적. 7garden이 후쿠오카(福岡)에 연 Hotel Mei는 객실 51개로, 역시 준공과 함께 다른 주인에게 넘어갔고 운영은 7garden이 계속 맡는다. 운영사가 밝힌 지금 실적은 가동률 85% 이상에 월매출 2,300만 엔으로, 개업 전 목표였던 월 1,600만 엔을 넘겼다. 쓰쿠루지쇼의 모회사 토글홀딩스(トグルホールディングス)는 땅 매입부터 매각까지 개발 전 과정을 AI로 자동화하겠다고 내건 회사다.

15.일정은 한 해 밀렸다. 7garden의 프로젝트 소개에는 2024년 8월 착공, 2025년 7월 개업 예정이라고 적혀 있고, 개업 예고 때 「2026년 봄」으로 바뀌었다가 실제 문은 8월에 열었다. 그사이 신토미초역 주변 공시지가 평균은 한 해에 17.8% 올랐다. 땅을 먼저 사 둔 쪽에는 반가운 숫자지만, HotelBank는 최근 몇 년 사이 호텔 공사비가 치솟아 개업 계획의 채산을 흔들고 있다고 짚는다.
16.팔 때의 시장도 움직인다. HotelBank는 도쿄 시티호텔의 실제 판매 객실단가 추정치가 6월부터 하락으로 돌아서 6월에 12.8%, 7월에 17.1% 떨어졌다고 집계했다. 이 호텔도 개업 요금 3만 5,000엔에서 Booking.com이 10월 말까지 20%를 더 깎아 주니, 첫 석 달 판매가는 2만 8,000엔까지 내려간다. 객실단가가 3만 엔에 머물면 앞의 추정 매각가는 2억 엔 넘게 줄어든다.
긴자 옆 신토미에서 임대 맨션 계획을 접고 올린 10층 호텔이 8월에 문을 열었다. 34㎡ 방 17개를 한 모양으로 찍어 내고 식당을 뺐으며, 개업 전에 이미 넘겨받을 회사를 정했다. 추정으로는 10억 엔 안팎을 들여 14억 엔 안팎에 파는 구조. 국내에서 같은 연면적의 숙박시설을 지으면 먼저 주차장에서 막힌다. 서울시 조례는 숙박시설에 시설면적 134㎡당 1대를 요구해, 주차상한제 지역이 아니라면 806㎡에 6대가 필요하다. 도쿄도 조례는 연면적 1,500㎡를 넘는 건물부터 부설 주차를 의무로 지우고, 이 호텔은 그 문턱 아래에 있다. 100㎡ 땅에 6대를 넣으려면 기계식 주차 설비가 1층을 차지하는데, 그 자리가 이 호텔에서는 라운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