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구시가지의 105실 호텔이 1월부터 4월까지 객실 문을 닫고 고쳐 5월에 다시 열었다. 공사 기간에도 1층 식당은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손님을 받았다. 방보다 자리가 네 배 많은 호텔이라 가능했던 휴업.
1.몬트리올 구시가지 비외몽레알(Vieux-Montréal)의 생폴 거리(rue Saint-Paul) 106번지, 넬리건 호텔(Hôtel Nelligan)이 5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1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 객실을 닫고 로비와 객실, 연회장, 가운데 아트리움을 고쳤다. 방은 105개, 전과 같은 수. 넉 달 동안 문을 닫은 건 방뿐이었고, 1층 식당 Mama C는 거리 쪽 입구로 계속 손님을 받았다.
2.주인은 몬트리올의 가족 기업 Corner Collection이다. 시작은 1973년 8월, 그리스에서 건너온 지 3년 된 토니 안토노풀로스(Tony Antonopoulos)가 구시가지에 연 식당 Le Coin이었다. 프랑스어 coin은 영어로 corner. 50년이 지난 지금은 Hôtel Place d'Armes(169실)와 이 호텔, 식당 여러 곳과 스파를 함께 굴리고, 경영은 대표 디미트리 안토노풀로스(Dimitri Antonopoulos)가 맡는다.
3.호텔은 붙어 선 옛 창고 네 동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그중 모퉁이 건물은 1852년 큰불 뒤 1852~1853년에 새로 지은 창고 겸 상점으로, 1890년부터 1920년대 말까지 라이먼(Lyman) 가문이 약품 도매 창고로 썼고 1964년까지는 Laboratoire Nadeau가 들어 있었다. 2001년 공사를 거쳐 이듬해 호텔로 열었고, 이름은 몬트리올 시인 에밀 넬리건(Émile Nelligan)에게서 따왔다.

4.객실 105개 중 일반실은 44개, 스위트가 59개, 펜트하우스가 2개다. 스위트가 절반을 넘는데, 창고 건물은 창 간격과 내력벽 위치가 이미 정해져 있어 방을 잘게 쪼갤수록 창 없는 방이 생긴다. 고친 방은 거친 석회암 벽과 벽돌 벽을 드러낸 채 대리석 벽난로와 짙은 올리브색 벽을 붙였다. 방 면적과 타입별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5.1층 식당 Mama C는 객실 공사보다 1년 남짓 앞선 2024년 가을에 열었다. 옛 식당 자리 442㎡를 Atelier Zébulon Perron이 고쳤고, 퀘벡 디자인 공모전 Grands Prix du Design에서 레스토랑 부문 상을 받았다. 본 홀에 119석, 아트리움에 65석, 모두 184석. 아침·점심·저녁을 다 팔고, 이름은 창업자 네 명의 어머니 크리스티나(Cristina)에게서 따왔다.


6.5층 옥상은 Terrasse Nelligan. 175석에 접이식 지붕과 난방기를 달아 비가 세게 오는 날이 아니면 여름 내내 열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DJ를 부른다. 지하에는 5월 1일 칵테일 바 Lovebird가 새로 생겼다. 밤 8시부터 라이브 연주를 세 번 올리고, 연주가 시작되면 수·목요일 20달러, 금·토요일 25달러를 따로 받는다. 통째로 빌리면 최대 60명.

7.Lovebird는 창고를 받치던 돌 기초 사이, 지하 볼트 안에 들어앉았다. 벽은 흰 새 무늬를 찍은 주황 커튼으로 덮었고, 붉은 벨벳 긴 의자 앞으로 대리석 원탁을 촘촘히 붙였다. 1월 몬트리올 거리가 영하로 얼어붙어도 두꺼운 돌 기초 안쪽은 바깥 추위와 차 소리를 막고, 피아노 소리는 커튼에 먹혀 멀리 튀지 않는다. 하루 투숙객 가운데 밤 8시에 지하로 내려올 사람만으로는 이 방을 한 주에 나흘씩 채우기 어렵다. 처음부터 길에서 내려오는 손님을 위한 방.


8.몬트리올은 계절에 따라 호텔 가동률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지는 시장. 2024년 1월 몬트리올 광역권 가동률은 48.5%, 평균 객실단가는 190캐나다달러였고, 올해 8월 몬트리올은 85.6%에 273캐나다달러까지 올랐다. 2025년 한 해로 보면 가동률 66.6%, RevPAR 155.87캐나다달러로, 캐나다 주요 도시 가운데 몬트리올만 가동률과 RevPAR이 함께 떨어졌다.
9.넬리건의 방값과 가동률은 비공개. 도시 평균보다 높은 구시가지 부티크라는 점을 반영해 1~4월은 가동률 55%에 평균 280캐나다달러, 5~12월은 75%에 360캐나다달러로 잡으면 1년 객실 매출은 약 889만 캐나다달러다(추정). 이 중 1~4월 몫은 194만으로 22%다. 1년 날짜의 33%를 닫았지만 포기한 객실 매출은 5분의 1 남짓.
10.식음 매출도 따로 발표된 게 없다. Mama C는 저녁 100명에 1인 75달러, 아침과 점심 120명에 30달러로 1년 330일을 돌리면 366만이 나온다. 옥상은 150일 동안 하루 200명에 45달러로 135만, Lovebird는 200일 동안 40명에 60달러로 48만. 셋을 더하면 549만 캐나다달러로, 객실 매출의 62%다(모두 추정).
11.공사 기간의 손익은 이 두 줄이 가른다. 방을 닫은 넉 달에도 Mama C는 영업했고, 겨울 넉 달 매출을 1년의 30%로만 잡아도 약 110만 캐나다달러다(추정). 객실에서 포기한 194만의 절반이 넘는 돈이 식당에서 계속 들어왔다. 게다가 닫은 기간은 1년 중 방값이 싼 달이 몰린 1월부터 4월.
12.성급 호텔이었다면 객실 밖의 돈은 연회와 투숙객 식사에서 나온다. 투숙객이 호텔 식당을 채우니 방을 닫으면 식당도 같이 식는다. 넬리건에도 연회장은 있지만, 식당·옥상·지하 바는 모두 거리에서 바로 들어오는 손님을 기준으로 짰다. 그래서 방을 닫아도 식당이 식지 않았다. 휴업 동안 예약 문의는 그룹 쪽에서 따로 받았고, 같은 구시가지에 169실짜리 Place d'Armes가 있어 손님을 옮길 곳도 가까웠다.

13.호텔보다 식당이 먼저였던 그룹. 1973년 첫 가게부터 반세기 동안 구시가지에서 저녁을 팔았고, 호텔은 그 뒤에 붙었다. 디미트리 안토노풀로스는 여행자가 머무는 도시의 음식과 분위기에 닿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여행자는 호텔 식당보다 동네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넬리건은 그 동네 식당을 1층에 들였다. 저녁마다 호텔 밖 손님이 Mama C를 채우면, 로비를 지나는 투숙객에게는 그게 곧 동네 풍경이 된다.

14.비수기에 문을 닫고 고치는 호텔은 휴양지에 흔하다. 손님이 끊기는 겨울이 곧 공사 기간. 도심 호텔은 보통 층을 나눠 영업하면서 고치는데, 넬리건은 도심 한복판에서 휴양지 방식을 택한 경우. 2025년 10월 구시가지 호텔은 객실 판매가 4.5% 줄고 평균 단가는 3.1% 올랐다. 손님이 줄어드는 시장에서 값을 내리지 않고 방을 새로 만들어 값을 올리는 쪽을 골랐다.
15.공사 발표 때 봄에 연다던 옥상 스파는 호텔 공식 사이트에서 2027년 초로 밀렸다. 올여름 새 방값을 받쳐 줄 시설 하나가 아직 빈칸. 겨울 넉 달을 식당으로 버티는 계산은 끝났고, 다음 겨울에는 방도 식당도 연 채로,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1월을 맞는다.
몬트리올 구시가지의 105실 호텔 넬리건이 1월부터 4월까지 객실 문을 닫고 고쳐 5월에 다시 열었다. 공사 내내 1층 식당 Mama C는 거리 쪽 입구로 영업했고, 옥상 175석과 지하 바를 더하면 식음 자리가 419개로 방의 4배다. 1년 중 방값이 싼 넉 달을 닫아 포기한 객실 매출은 22%쯤이고, 그 절반 이상을 식당이 메운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같은 방식으로 방만 넉 달 닫으려 하면 먼저 사람 문제가 걸린다. 공사로 쉬는 건 회사 사정이라,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라 쉬는 직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줘야 한다. 객실 인력을 영업 중인 식당으로 돌릴 수 있게 처음부터 조직을 짜 두었느냐가 그 비용을 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