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메다 한복판에서 UNIQLO와 GU가 나란히 빠진 여섯 개 층. 그 1,800평을 스포츠 양판점 한 곳이 통째로 받아 8월 7일 문을 열었다. 지난해 그 회사의 매출은 2,859억 엔, 남긴 영업이익은 85억 엔이다.
1.8월 7일 오전 10시, 오사카 우메다(梅田)의 차야마치(茶屋町)에서 Alpen OSAKA가 문을 열었다. YANMAR FLYING-Y BUILDING의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여섯 개 층, 약 1,800평. 그룹의 세 업태인 GOLF5·스포츠데포(スポーツデポ)·Alpen Outdoors를 한 건물에 겹쳐 넣었고 461개 브랜드에 품목은 약 2만 5,100점. 영업은 밤 9시까지.
2.이 자리에 있던 것은 UNIQLO OSAKA와 GU 우메다점이다. 두 매장은 2025년 10월에 닫았고, 유니클로는 오사카역 앞 LINKS UMEDA의 1·2층 약 1,300평으로 옮겨 갔다. 890평 매장을 1,300평으로 키웠으니 우메다를 버린 게 아니라 자리를 바꾼 것. 같은 해 차야마치에서는 우메다 로프트(梅田ロフト)와 ZARA 오사카우메다점도 움직였다.

3.층은 종목으로 갈린다. 지하 2층 골프클럽, 지하 1층 중고클럽과 골프화·백, 1층 러닝과 스포츠화, 2층 캐주얼웨어와 농구·배구·수영·피트니스, 3층 축구·야구·테니스·배드민턴·탁구, 4층 아웃도어와 트레킹. 4층에만 브랜드가 100개를 넘는다고 회사는 안내한다. 지하상가 화이티 우메다(ホワイティうめだ)와 이어져 비를 맞지 않고 들어오는 길.

4.바닥이 층마다 다르다. 1층 러닝 코너에는 야마르스타디움 나가이(ヤンマースタジアム長居)에 깐 것과 같은 포장재를 썼고, 3층 테니스 코너에는 하드코트재 DecoTurf, 축구 코너에는 인공잔디, 2층 농구 코너에는 NBA 공식 경기용 바닥재가 들어갔다. 신발을 신고 몇 걸음 딛는 순간 발밑이 답한다. 카펫 위에서 러닝화를 고르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정보.


5.지하 두 개 층이 이 매장의 무게중심이다. 중고클럽 약 5,000개에 시타용 클럽 약 2,000자루, 드라이버 비거리와 방향을 재는 시타 부스 셋, 그리고 유료 VIP룸. 퍼터의 진폭을 재서 손보는 설비는 일본에서 처음 들어왔다고 회사는 밝힌다. 쳐 보지 않고 사야 하는 중고클럽은 여기 없다.


6.알펜의 2026년 6월기 매출은 2,859억 5,400만 엔. 전년보다 6.4% 늘었다. 영업이익은 85억 4,300만 엔에 그쳐 증가율이 0.3%였고, 영업이익률로 3.0%. 경상이익 100억 7,200만 엔은 오히려 3.7% 줄었다.
7.2024년에 내놓은 중기경영계획 2027은 2027년 6월기 목표를 매출 2,850억 엔, 영업이익 125억 엔으로 적어 두었다. 매출은 1년 앞당겨 넘겼다. 영업이익은 목표의 68%에 머물러 있다. 파는 양은 늘었는데 남는 몫이 따라오지 않았다.
8.중고클럽에 지하 한 층의 절반을 준 이유가 여기 있다. 신품 클럽은 제조사가 정한 가격 안에서 소매가 가져가는 몫이 얇지만, 중고는 매입가를 파는 쪽이 정한다. 손님이 쓰던 클럽을 팔러 오면 그 자리에서 값을 매기고, 손질해 다시 진열대에 건다. 회사는 지난해 골프 부문 기존점 매출이 전년을 넘은 버팀목으로 중고클럽을 지목했다.
9.일본의 골프 인구는 1994년 1,450만 명에서 2015년 760만 명으로 줄었다. 절반이 사라진 시장에 여섯 층 가운데 둘을 줬다. 이유는 남은 사람들이 쓰는 돈의 두께. 클럽 한 세트를 새로 맞추면 수십만 엔이 나가고, 그 사람은 중고로 하나를 더 사면서 쓰던 것을 팔러 온다.

10.온라인도 같은 회사가 돌린다. 자사 EC 매출은 250억 엔을 넘겼고 중기계획은 이를 두 배로 키우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1,800평을 빌린다. 발 모양을 재고 클럽을 쳐 보고 인공잔디를 밟아 보는 일에 화면이 끼어들 자리가 얼마나 될까. 미즈노 아쓰시(水野敦之) 사장은 오사카의 얼굴이 될 자리를 찾다가 우메다 차야마치로 정했다고 말한다.

11.이 회사의 플래그십 네 곳은 전부 남이 비운 큰 상자다. 2022년 4월 신주쿠의 Alpen TOKYO는 야마다전기 LABI 히가시구치관이 나간 자리 3,700평을 열 개 층으로 받았고, 2023년 9월 하카타(博多)점은 캐널시티 하카타(キャナルシティ博多)에서 세 개 층 3,000평을 받았다. 오사카는 네 번째이면서 면적으로는 가장 작은 곳. 그런데 중고클럽만 하카타의 2,500자루에서 두 배가 됐다.
12.대형 패션이 빠진 자리를 스포츠가 받는 데는 임대 조건이 걸려 있다. 여섯 개 층짜리 상업 공간을 통째로 쓸 임차인은 많지 않고, 층을 쪼개면 관리 비용이 늘고 공실 기간이 길어진다. 층을 쪼개지 않고 통째로 받는 임차인, 건물주가 임대료를 깎아서라도 잡고 싶은 상대.
13.대신 스포츠 양판은 면적당 매출이 패션보다 낮다. 텐트와 골프백은 부피가 크고 회전이 느리며, 재고 한 점이 차지하는 면적이 티셔츠 수십 장 몫. 그 약점을 매장 하나로 메우려면 간판 효과를 함께 끌어와야 한다. 알펜은 점포 409개를 굴리는 회사이고, 우메다의 여섯 개 층은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자리.
14.유료 VIP룸이 눈에 걸린다. 체험을 공짜로 뿌리는 대신 값을 매겼다. 시타 부스 셋은 열어 두고, 조용히 오래 치고 싶은 사람에게는 돈을 받는다. 자리를 오래 차지하는 손님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체험형 매장이 늘 안고 있던 물음에 이 회사가 내놓은 답.

15.UNIQLO와 GU가 나란히 비운 1,800평을 스포츠 양판점 한 곳이 여섯 개 층으로 받았고, 그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0%였다. 국내에서 먼저 걸리는 건 층수다. 서울에서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한 임차인이 쓰는 대형 상업 건물은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이미 잡고 있고, 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층마다 주인이 다른 구분소유가 많다. 여섯 개 층을 한 계약으로 묶으려면 소유권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임대료 할인보다 비싸게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