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11시에 문을 연 IQOS 플래그십 긴자는 두 개 층 517㎡짜리 매장이다. 그런데 물건을 파는 층은 아래 187㎡뿐이고, 그보다 넓은 위층 330㎡에는 회원 등록을 마친 사람만 올라간다. 담배 회사가 TV에도 라디오에도 나갈 수 없는 나라에서, 매장 면적의 3분의 2를 계산대 없는 층에 쓴 이유를 따라가 본다.
1.긴자 1가(銀座一丁目) 교차로 모퉁이에 유리로 각을 세운 건물이 있다. 긴자 요미코 빌딩(銀座YOMIKOビル), 그 1·2층에서 어제 IQOS 플래그십 긴자가 영업을 시작했다. Philip Morris International이 IQOS라는 이름을 걸고 낸 첫 글로벌 플래그십이고, 닷새 전인 8월 30일에는 같은 긴자에서 돌던 IQOS 스토어가 문을 닫았다.
2.층을 나눈 방식이 먼저 눈에 걸린다. 물건과 상담 창구가 들어간 1층이 187㎡이고, 그 위 330㎡는 IQOS 회원만 올라간다. 조건은 회원 등록과 제품 등록, 그리고 20세 이상. 넓은 쪽이 계산대가 없는 층이다.
3.회사 사정을 놓고 보면 이 배분에 이유가 생긴다. PMI는 지난해 매출 400억 달러 가운데 42%를 무연제품에서 냈고, 올해 1분기에 그 비중이 43%까지 올라왔다. IQOS 한 브랜드가 연 100억 달러를 넘겨 사내에서 말버러(Marlboro)를 제쳤다. 전 세계에서 이 기기를 쓰는 성인이 3,080만 명.
4.유리문을 밀면 정면이 계단이다. 천장에서 유리 조각이 발처럼 쏟아져 내려와 난간을 따라 흔들리고, 그 너머 연보라색 벽면 화면에 로고가 떠 있다. 높이 7m짜리 샹들리에 「FLUX - 流れ -」를 만든 사람은 빛으로 작업하는 작가 마쓰오 다카히로(松尾高弘). 들어선 손님이 가장 먼저 보는 건 진열대가 아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5.1층 안쪽 벽은 곡면이고 거기 세 줄이 붙었다. TEREA, SENTIA, 그리고 ZYN by IQOS. 앞의 둘은 기기에 꽂는 스틱이고 뒤는 윗입술 안쪽에 물리는 파우치인데, 파우치 쪽은 지난 5월에야 도쿄로 판매를 넓혔고 8월에 강도 높은 4종이 붙어 라인업이 12종이 됐다. 벽 아래 나무 서랍장에 줄지어 누운 건 기기 색상.

6.벽 맞은편 짙은 대리석 상판에는 화면이 통째로 묻혀 있다. 손을 대면 어느 정도의 멘솔감을 좋아하느냐고 묻고, 민트 잎이 화면을 덮고, 답을 고르면 스틱 45종 가운데 몇 개만 남는다. 회사 설명으로는 냄새와 화면과 소리를 같이 쓰는 장치.

7.일본에서 담배는 TV와 라디오에 나올 수 없다. 일본담배협회(日本たばこ協会) 자율규준이 그렇게 정해 뒀고, 잡지도 독자의 9할 이상이 성인이어야 광고가 실린다. 가열식도 같은 취급이라, 이 회사가 사용자에게 말을 거는 합법적인 창구는 사실상 매장과 자사 사이트 둘뿐. 517㎡는 매장 면적이면서 동시에 매체 면적.

8.규제는 물건마다 갈린다. 스틱과 파우치는 담배사업법(たばこ事業法)상 「담배」라서 소매정가를 재무대신이 인가하고 그 값 그대로 팔아야 하는데, 가열하는 기기는 파이프나 곰방대와 같은 「끽연구」라서 이 틀 밖. 기기는 할인이 되고 스틱은 1엔도 못 깎는다.
9.그래서 매장 앞쪽에 서는 물건은 기기다. IQOS ILUMA i PRIME 정가가 9,980엔, 여름 할인을 얹으면 7,980엔. 개점 주간에만 파는 긴자 한정 세트는 11,980엔인데 1,814개만 만들었고, 그 숫자는 매장 주소인 긴자 1가 8-14에서 따 왔다. 상자에는 야마나카 칠기(山中漆器) 공방이 만든 유리잔 두 개와 일련번호가 함께 들어간다.

10.긴자의 노면 임대료는 평당 월 28만 엔까지 올라와 있다. 1층 56.6평에 그 값을 그대로 대고 2층은 노면이 아니니 3분의 1로 잡으면, 이 매장의 월 임대료는 2,500만 엔 언저리가 된다. 회사가 밝힌 값은 아니고 시세로 잡은 추정. 그럼 연 3억 엔에 가까운 고정비를 무엇으로 갚나. 기기 마진은 아니다.
11.갚는 쪽은 스틱이다. TEREA 한 갑이 지난 4월 증세로 580엔에서 620엔이 됐고 다음 달에 640엔이 된다. 하루 한 갑을 쓰는 사람이면 1년에 23만 엔 가까이. 기기 8천 엔은 그 사람의 스틱 2주치 값에도 못 미친다. 매장이 파는 건 기기가 아니라 그 뒤에 몇 년씩 붙는 소모품이고, 그 계산이 156평의 임대료를 설명한다.

12.2층에는 계산대 대신 잔이 나온다. 스틱에 맞춘 페어링 음료와 계절 화과자가 놓이고, 개점 주간에는 파리에서 가게를 키운 제과사 아오키 사다하루(青木定治)의 과자가 메뉴에 올랐다. 안쪽은 270도 화면이 계절 풍경을 도는 방. 여기서 오간 돈은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13.1층 카운터 뒤에는 검은 제복에 흰 장갑을 낀 직원이 선다. 제품 등록과 수리, 기기 교체까지 여기서 받고 접수는 오후 7시 30분에 닫는다. 일본 전역의 IQOS 스토어는 4곳뿐. 이 한 자리에 걸리는 무게가 작지 않다.

14.일본은 니코틴 소비의 53%가 이미 가열식으로 넘어갔고, 그 안에서 IQOS가 7할 가까이를 쥔다. 전체 니코틴 점유율도 34.9%로 최고치. 그런데 올해 일본 조사에서 IQOS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5%p 가까이 빠졌다. glo HILO와 Ploom AURA가 그만큼을 가져간 해다.
15.매장을 광고 대신 쓰는 방식 자체는 새롭지 않다. 다만 애플이나 나이키는 매장 밖에서도 얼마든지 떠들 수 있고 이 회사는 그럴 수 없으니, 같은 형식이라도 걸리는 무게가 다르다. 점유율이 빠진 해에 긴자에서 넓은 층을 회원 라운지로 비워 둔 결정은 새 손님을 데려오는 예산을 이미 쓰는 사람 쪽으로 옮긴 것에 가깝다. 갈아탈 이유가 기기 한 대 값이라면, 붙잡을 이유는 그 사람이 1년에 쓰는 23만 엔이니까.

16.광고를 낼 매체가 없는 회사가 긴자 1가에 156평을 얻어 그중 넓은 층을 회원에게만 열었다. 이 건에서 가장 정직한 숫자는 517㎡ 가운데 330㎡라는 배분.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 하면 유리 파사드부터 막힌다. 국민건강증진법은 담배 광고물을 소매점 안에만 붙이도록 하고, 영업소 밖에서 그 내용이 보이면 안 된다고 못 박아 뒀다. 통유리 안쪽에 제품 벽을 세우고 로고를 띄우는 구성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담배와 무관한 업종이 여기서 가져갈 것은 층 배분 쪽이다. 파는 층을 작게 잡고 이미 산 사람만 올라오는 층을 넓게 두는 계산은, 매출의 대부분이 재구매에서 나오는 업이면 어디서든 해 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