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카메라 회사 Insta360이 9월 19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아시아 밖 첫 직영 매장을 열었다. 면적은 31평, 임대료 호가는 1년에 110만 달러다. 같은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50% 늘었고 순이익은 94% 줄었다. 한 달 앞서 연 도쿄 매장도 아키하바라가 아니라 아사쿠사 참배길 옆에 있다.
1.Insta360이 9월 19일 뉴욕 1515 브로드웨이(1515 Broadway) 1층에 매장을 냈다. 웨스트 44번가와 45번가 사이, CBS 뉴스 전광판이 걸린 건물의 가로면이다. 아시아 밖 첫 직영점이고, 개점에 맞춰 회사가 내놓은 숫자는 카메라 누적 출하 1,000만 대. 테이프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영상 창작자 케이시 나이스탯(Casey Neistat)이 끊었다.
2.면적은 1,100제곱피트, 약 31평. 부동산 매체 Commercial Observer가 전한 임대료 호가는 제곱피트당 연 1,000달러이고 계약 기간은 2년. 건물주 SL Green Realty가 그 짧은 기간을 요구했는데, Paramount의 사무실 임대가 끝난 뒤 이 자리를 카지노나 호텔, 전망대로 돌릴 여지를 남겨 두려는 것.

3.천장이 검은 거울이라 안에 선 사람은 고개를 들면 자기 뒷머리를 본다. 계산대는 뒤로 밀고 만져 보는 자리를 문 앞에 뒀고, 벽 한쪽에서는 어안 렌즈가 잡은 원형 화면이 돈다. 문 옆에 쌓인 노란 종이가방이 이 매장에서 가장 밝은 물건. 첫 손님은 셀카봉을 머리 위로 들고 들어왔다.

4.같은 가로면에 Skechers와 Tissot가 붙어 있고, 이 건물 소매 구역에는 Line Friends가 4,600제곱피트를 2017년부터 쓴다. 미니소 계열 완구 브랜드 TopToy도 2,000제곱피트를 얻어 들어왔다. 인형, 장난감, 카메라. 그날 손에 들고 돌아가는 물건을 판다는 점에서 셋은 같은 업종이다.

5.한 달 앞선 8월 8일에는 도쿄 아사쿠사(浅草) 2초메에 일본 첫 직영점을 열었다. 긴자선 아사쿠사역에서 걸어서 7분, 절 경내 동쪽에 붙은 골목. 카메라 회사가 도쿄에서 고르는 자리는 보통 신주쿠나 아키하바라의 양판점 옆인데, 이 회사는 인력거가 지나다니는 길을 골랐다. 개점일 하루 점장은 헬로키티.


6.카메라를 사려는 사람과 찍을 게 생긴 사람은 다르다. 앞쪽은 사양표를 오래 들여다보다 요도바시 카메라(ヨドバシカメラ)나 B&H에서 산다. 뒤쪽은 눈앞에 뉴욕이 있고 손에는 휴대폰뿐이다. 1515 브로드웨이 앞은 하루 22만 명이 지나가는 보도이고, 그 가운데 상당수가 오늘 하루를 남기려고 이 도시에 온 사람들.
7.360도 카메라는 글로 팔리지 않는다. 다 찍어 놓고 나중에 방향을 고른다는 설명은 읽으면 기능 하나지만, 자기 얼굴이 들어간 결과물을 그 자리에서 돌려 보면 물건이 달라진다. 8월 12일에 나온 X6는 8K에 699.99달러. 전작보다 150달러를 올려 받는데, 올려 받으려면 손에 쥐여 주는 자리가 필요하다.

8.2025년 기준 온라인 매출이 전체의 45.47%. 나머지는 Apple Store와 Best Buy 같은 남의 진열대에서 나왔고, 자기 간판을 건 매장은 거의 없었다. 상반기 보고서가 적은 전 세계 체험 매장 1만여 곳과 브랜드 플래그십 300여 곳도 대부분 대리점이다. 뉴욕과 아사쿠사는 회사가 직접 연 몇 안 되는 자리.

9.호가대로 계산하면 연 임대료는 110만 달러, 우리 돈 약 15억 원. 평당으로 고치면 월 411만 원쯤 된다(추정). 긴자 중심가 1층 시세보다 1.5배 비싼 자리를 카메라만 파는 매장이 얻었다.
10.이 면적에서 임대료를 매출의 20%에 맞추려면 제곱피트당 연 5,000달러를 팔아야 한다. 체인스토어에이지(Chain Store Age) 집계에서 그 선을 넘긴 미국 소매업은 Apple 하나였고, 2위 Tiffany & Co.도 절반 언저리였다. 카메라 매장이 닿을 숫자가 아니다.
11.광고비로 치면 숫자가 맞는다. 타임스스퀘어 프리미엄 전광판 한 면이 월 5만에서 10만 달러, 이 매장의 월 임대료는 9만 2,000달러. 어느 쪽이 광고인가. 전광판은 잠깐 돌다 다음 화면에 자리를 내주지만 간판은 하루 종일 걸려 있고, 들어온 사람은 물건을 만지고 더러 사 간다.
12.이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본사 실적에 나와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55억 1,700만 위안으로 50.29% 늘었는데 귀속순이익은 94.15% 줄어 3,040만 위안이 됐다. 영업 외 항목을 걷어낸 순이익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13.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51.22%에서 41.42%로 내려갔고 2분기만 떼면 더 꺾였다. 메모리 가격이 오른 데다 가격을 낮춰 물량을 늘린 탓이라고 중국 매체들은 전한다. 재고는 총자산의 43.72%까지 쌓였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4.상반기 판매비는 10억 1,700만 위안으로 62% 늘었다. 그 액수가 같은 기간 순이익의 33배. 뉴욕 31평의 1년 임대료는 그 판매비의 1%에도 못 미친다. 매장 하나씩 손익을 따지는 회사가 아니다.
15.임대인도 같은 계산을 했다. SL Green이 2년만 내준 것은 이 자리를 더 큰 무엇으로 바꿀 때까지 비워 두지 않으려는 것이고, 세입자는 유럽에 나가기 전에 미국 간판 하나를 걸어 둘 기간만 필요했다. 서로가 서로를 임시로 쓴다. 그사이 액션캠 시장을 만든 GoPro는 2분기 매출이 31% 줄고 5,100만 달러 적자를 낸 뒤, 이사회가 회사 매각을 포함한 검토를 승인했다.


16.순이익이 94% 줄어든 해에 이 회사는 뉴욕 31평을 2년 빌렸고, 1년 임대료 15억 원을 매장 손익이 아니라 판매비 항목에 넣었다. 한국에서 이 방식이 막히는 자리는 기간. 명동이나 경복궁 앞처럼 관광객이 지나는 길의 1층은 권리금이 수억 원씩 붙어 있어 2년만 쓰고 빠지는 조건으로 자리가 잘 나오지 않고, 권리금을 주고 들어가면 그 돈이 그대로 광고비에 얹힌다. 백화점이나 몰 안 단기 구획으로 물러서는 순간 길에 간판을 거는 효과는 없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