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포츠웨어 브랜드 DESCENTE가 9월 19일 상하이 징안 케리센터(静安嘉里中心) 남쪽 구역 1·2층에 도시 콘셉트 매장을 열었다. 문을 연 회사는 오사카 본사가 아니라 중국 안타스포츠(安踏体育)가 60%를 가진 합작사다. 이 합작사가 올린 중국 현지 매출은 본사 연결 매출의 1.7배다.
1.주소는 옌안중루(延安中路) 1238호. 면적은 비공개. 매장에 붙인 주제는 「明日世界(내일의 세계)」로, 지난해 12월 베이징 궈마오상청(国贸商城)에 연 1,800㎡짜리 글로벌 플래그십과 같은 이름이다. 개점 날 앞마당에는 스키 시뮬레이터와 러닝머신, 로잉머신을 깔고 손님이 직접 기록을 재게 했다.
2.출발은 1935년 오사카의 스키복. 로고의 세 화살표는 직활강·사활강·횡활강, 스키의 세 가지 기본 기술을 뜻한다. 일본 본사는 2019년 이토추상사(伊藤忠商事)가 공개매수로 지분을 40%까지 올려 경영권을 쥐었고, 중국 사업은 2016년 안타 60%·데상트 30%·이토추 10%로 세운 합작사가 맡는다. 그 합작사의 매장은 2023년 말 187곳에서 2025년 6월 241곳으로 늘었다.
3.외벽은 은색 금속 띠를 비스듬히 겹쳐 붙인 면. 띠가 슬로프처럼 기울어 내려오다 가운데 마름모에서 한 번 꺾이고, 햇빛이 띠의 모서리마다 끊겨 반사된다. 1층 쇼윈도에는 푸른 실 수백 가닥을 천장에서 늘어뜨린 설치 작품 「细雨(가랑비)」가 걸렸고, 그 사이에 주황색 셸 재킷 한 벌이 떠 있다.

4.1층은 흰색과 회색에 원목을 섞은 DESCENTE BLANC 구역. 한가운데는 상위 라인 ALLTERRAIN 차지. 주황색 셸 재킷을 공중에 매달고, 나머지 옷은 긴 봉에 한 벌씩 간격을 두고 걸었다. 진열대는 높이를 바꿔 끼우는 조립식이라 계절이 바뀌면 층 구성을 통째로 다시 짤 수 있다.

5.2층은 남녀 운동복과 골프, 신발, 도시 출퇴근용 DUALIS 라인을 한 층에 모았다. 두 층을 잇는 통로에는 미국 작가 대니얼 아샴(Daniel Arsham)의 흰 흉상 조각이 섰고, 벽 한 면에는 상하이의 랜드마크 위로 눈과 얼음 사진을 겹쳐 올렸다. 계산대 앞면에도 외벽과 같은 사선 띠를 둘렀다.


6.중국 매체가 이 브랜드에 붙인 별명은 「东北省服」. 동북 지방 사람이면 다 입는 옷이라는 말이다. 동북 3성에만 매장이 59곳이고, 창춘(长春)의 한 매장은 1년에 1억 위안(약 190억 원)어치를 판다. 겨울이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도시에서 30대 이상 손님이 4,000위안짜리 다운재킷을 사 입은 결과가 그 숫자다.

7.손님이 사는 게 스키 실력일까. 슬로프에서 입도록 만든 옷을 도심 쇼핑몰과 출근길에서 입는 것, 즉 운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표시다. 개점 행사를 트램펄린·수영 세계 챔피언과 함께 치르고 앞마당에 기록을 재는 운동 기구를 깐 것도 같은 표시를 파는 방식이다.


8.일본 본사의 3월 결산 연결 매출은 1,193억 엔으로 6.8% 줄었다. 영업이익은 239억 엔으로 28.4% 늘었고 순이익은 4년 내리 최고치를 다시 썼다. 매출이 줄었는데 이익이 는 까닭은 중국 합작사에 있다. 합작사 매출은 본사 매출에 잡히지 않고, 30% 지분만큼의 이익이 지분법 이익으로 들어온다.
9.같은 결산에서 본사가 따로 밝힌 중국 현지 매출은 1,993억 엔(약 1조 8,500억 원)으로 28.8% 늘었다. 한국은 682억 엔, 일본은 404억 엔에 그친다. 본사가 30%만 쥔 시장이 본사 전체 장부보다 크다.
10.합작사를 쥔 안타 쪽 숫자는 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안타의 기타 브랜드 부문(데상트·코오롱스포츠·잭울프스킨 등) 매출은 106.9억 위안으로 44.2% 늘었고, 영업이익이 35.4억 위안이라 매출의 33%가 이익으로 남는다. 데상트 하나만 보면 중국 매출이 2023년 50억 위안을 넘었고 2025년에는 100억 위안을 넘었다.
11.100억 위안을 2025년 말 목표 매장 수 260곳으로 나누면 한 매장이 1년에 약 3,800만 위안, 72억 원쯤을 판다(추정, 온라인 포함). 2023년의 2,700만 위안보다 40% 넘게 많다. 연 5,000만 위안을 넘는 매장도 21곳. 새 매장을 주요 도시 대형 쇼핑몰 위주로 내 왔고, 매장 수가 늘어나는 동안 매장당 매출은 내려가지 않았다.
12.가격대는 위로 길게 뻗는다. 톈마오(天猫) 공식몰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롱 다운재킷이 3,990위안(약 76만 원), 스키 라인은 5,000~9,000위안이다. 일본에서 만드는 최상위 다운 「水沢ダウン(미즈사와 다운)」 MOUNTAINEER는 15만 4,000엔. 상하이 1층 입구에 ALLTERRAIN을 세운 배치는 가장 비싼 칸을 먼저 보여 주고 2층의 운동복과 골프웨어를 사러 올라가게 하는 동선처럼 보인다.
13.베이징 궈마오의 글로벌 플래그십은 원래 조르지오 아르마니 매장이 쓰던 자리다. 상하이 설계사 STILL YOUNG이 뫼비우스의 띠를 본떠 네 개 동을 은색 띠 하나로 감았고, 830㎡짜리 바깥 광장을 붙였다. 안에는 눈 동굴처럼 흰 벽을 파낸 스키 구역을 들였다. 상하이 매장은 그 은색 띠와 슬로프 사선을 두 개 층 안에 줄여 넣은 판이다.


14.한국은 방향이 반대. 본사 자회사인 데상트코리아가 직접 운영하는데, 한국 현지 매출 682억 엔(약 6,300억 원)은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고 지난해 4~6월에는 8.8% 줄었다. 본사가 직접 쥔 시장은 줄고, 현지 스포츠 대기업에 과반을 넘긴 시장이 가장 크게 자랐다. 2016년 10월부터 중국 안에서 생산을 시작해 공급이 늦어지던 문제를 푼 것도 합작사. 중국 사업은 2019년에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15.연결 매출이 6.8% 줄어든 해에 최고 이익을 낸 일본 브랜드의 중국 합작사가 상하이에 두 개 층짜리 매장을 하나 더 냈다. 그 합작사가 판 금액은 본사 장부 매출의 1.7배. 국내 브랜드가 같은 길로 중국에 들어가려 할 때 먼저 걸리는 건 지분 비율이다. 현지 대기업에 과반을 넘기면 매장 수와 매출은 빨리 늘지만 그 매출은 상대 장부에 잡히고, 가격과 입지를 정하는 권한도 그쪽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