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호텔다이닝드링크컬처스페이스카페브랜드
ArticlesTravel
둘레 2,025m의 원 · 상공에서 본 2025년 박람회장. 링이 전시 구역 전체를 감싸는 배치였다. ⓒWikimedia Commons
둘레 2,025m의 원상공에서 본 2025년 박람회장. 링이 전시 구역 전체를 감싸는 배치였다. ⓒWikimedia Commons
데일리 스페이스

남기는 값이 새로 짓는 값보다 비쌌다 (오사카·목조 해체)

2026.08.02

둘레 2,025m, 목재 27,000㎥, 공사비 약 350억 엔.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에 오른 지 1년 만에 뜯기고 있다. 실제로 쓴 기간은 184일. 그런데 북동쪽 200m를 남기는 데 잡힌 예산이 40억 엔이다. 미터로 나눠 보면 새로 지을 때보다 비싸다.

1.2026년 3월 5일, 오사카 유메시마(夢洲)의 박람회장에서 오야네링(大屋根リング) 해체 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그날 뜯긴 구간이 전체의 15% 남짓. 한 달 뒤 개막 1주년에 맞춰 다시 열린 현장에서는 30%가 사라져 있었다. 남기기로 한 200m를 뺀 나머지는 2027년 6월까지 없어지고, 부지 반환은 2028년 2월.
2.착공은 2023년 6월 30일, 준공은 2025년 2월 27일. 설계는 후지모토 소스케(藤本壮介)와 도하타건축사무소(東畑建築事務所)·아즈사설계(梓設計), 시공은 공구를 셋으로 갈라 오바야시구미(大林組)·시미즈건설(清水建設)·다케나카공무점(竹中工務店)이 이끄는 세 컨소시엄이 나눠 맡았다. 건축면적 61,035.55㎡로 기네스 인증을 받은 게 2025년 3월 4일. 기록을 갖고 있던 기간이 그것을 부수는 기간보다 짧다.
지상에서 본 격자 · 폭 약 30m, 높이는 안쪽 12m에서 바깥쪽 20m까지 기울어 올라간다. ⓒWikimedia Commons
지상에서 본 격자폭 약 30m, 높이는 안쪽 12m에서 바깥쪽 20m까지 기울어 올라간다. ⓒWikimedia Commons
바다에서 본 길이 · 매립지에 세운 원이라 수면 쪽에서 전체 길이가 한눈에 들어왔다. ⓒWikimedia Commons
바다에서 본 길이매립지에 세운 원이라 수면 쪽에서 전체 길이가 한눈에 들어왔다. ⓒWikimedia Commons
3.구조는 貫(누키) 접합이다. 기둥에 구멍을 뚫어 보를 관통시킨 뒤 쐐기로 조이는 방식으로, 기요미즈데라(清水寺) 무대를 떠받치는 그 짜임과 같은 계통. 가새도 내력벽도 없이 양방향 라멘으로 버틴다. 삼나무와 편백 27,000㎥가 들어갔고 그중 70%가 국산재, 나머지 30%가 유럽적송.
기둥을 뚫고 지나가는 보 · 서공구에 쓰인 누키 접합 상세. 금속 접합판을 최소로 줄이고 나무끼리 물리게 짰다. ⓒ竹中工務店
기둥을 뚫고 지나가는 보서공구에 쓰인 누키 접합 상세. 금속 접합판을 최소로 줄이고 나무끼리 물리게 짰다. ⓒ竹中工務店
접합부 근접 · 부재가 만나는 자리. 볼트로 조인 곳과 나무끼리 물린 곳이 함께 보인다. ⓒWikimedia Commons
접합부 근접부재가 만나는 자리. 볼트로 조인 곳과 나무끼리 물린 곳이 함께 보인다. ⓒWikimedia Commons
4.아래를 걸으면 격자가 겹치며 그늘의 무늬가 발밑에서 계속 바뀌고, 여름에는 젖은 나무 냄새가 낮게 깔렸다. 위로 올라가면 전혀 다른 물건이 된다. 폭 30m짜리 옥상 산책로가 한 바퀴 돌아 바다와 전시장을 번갈아 보여 주는 구조라, 이 건물의 진짜 용도는 지붕이 아니라 2km짜리 전망 데크였다.
옥상 산책로 · 지붕 위를 한 바퀴 도는 보행로. 바깥으로는 바다, 안쪽으로는 전시 구역이 열린다. ⓒWikimedia Commons
옥상 산책로지붕 위를 한 바퀴 도는 보행로. 바깥으로는 바다, 안쪽으로는 전시 구역이 열린다. ⓒWikimedia Commons
조립의 층위 · 기둥·보·지붕판이 어떻게 겹치는지 보여 주는 다이어그램. 부재를 규격화해 세 공구가 나눠 지었다. ⓒ竹中工務店
조립의 층위기둥·보·지붕판이 어떻게 겹치는지 보여 주는 다이어그램. 부재를 규격화해 세 공구가 나눠 지었다. ⓒ竹中工務店
5.개막 전 여론은 정반대였다. 344억 엔이라는 숫자가 알려지자 낭비 논란이 붙었고, 3년이면 썩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 문을 열고 사람이 올라가 보자 평가가 뒤집혔다. 전량 보존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이 돌았고, 오사카시에는 활용 방안 제안이 쏟아졌다. 짓는 동안 욕을 먹고 부수려니 아깝다는 소리를 듣는 건물. 흔한 순서는 아니다.
밤의 링 · 야간에는 격자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며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Wikimedia Commons
밤의 링야간에는 격자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며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Wikimedia Commons
6.돈을 계산해 본다. 공사비를 350억 엔으로 놓고 건축면적 61,035.55㎡, 즉 약 18,463평으로 나누면 평당 약 190만 엔. 1엔을 9.5원으로 잡으면 평당 1,800만 원. 국내 철근콘크리트 상업건물 표준 공사비와 비슷한 수준인데, 벽도 설비도 없는 목조 데크에 그 돈이 들어갔다.
7.쓴 기간은 184일. 2025년 4월 13일에 열어 10월 13일에 닫았으니 하루에 1억 9,000만 엔, 원화로 18억 원씩 태운 셈이 된다. 물론 이건 회수 구조가 아니다. 박람회 건축은 임대료도 객단가도 없이 방문자 수와 국가 홍보로 값을 매기는 물건이라, 애초에 대차대조표에 올라가지 않는 자산.
184일 쓰려고 지은 61,035㎡ 공표된 공사비·면적·기간으로 되짚은 값. 보도에 따라 공사비는 344억 엔에서 350억 엔 사이로 적힌다 공사비 약 350억 엔 원화 약 3,325억 원 평당 공사비 약 190만 엔 원화 약 1,800만 원 하루당 공사비 1억 9,000만 엔 184일 개장 기준 둘레 2,025m 건축면적 61,035.55㎡ 투입 목재 27,000㎥ · 국산재 70%
숫자로 본 링막대 길이는 항목 비교를 위한 표시이며 값의 비율이 아니다. 평당·하루당 값은 공표 수치로 계산한 것이고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8.진짜 계산은 어디서 나오나. 부수는 쪽이 아니라 남기는 쪽이다. 오사카시는 북동쪽 약 200m를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기로 하고 개산 비용을 40억 엔으로 잡았다. 미터당 2,000만 엔. 같은 방식으로 신축을 나누면 350억 엔÷2,025m로 미터당 1,728만 엔이 나온다. 보존이 신축보다 미터당 16% 비싸다.
뜯어내는 현장 · 2026년 여름의 박람회장. 링과 파빌리온 철거가 함께 진행 중이다. ⓒRe-urbanization
뜯어내는 현장2026년 여름의 박람회장. 링과 파빌리온 철거가 함께 진행 중이다. ⓒRe-urbanization
9.이상해 보이지만 계산은 정직하다. 남기는 200m는 임시 구조물을 영구 구조물로 바꾸는 공사다. 6개월 버티게 설계한 부재를 수십 년 서 있게 하려면 방부·방충 처리를 다시 하고 접합부를 보강해야 한다. 상시 관람객을 받는 보행로로 쓰려면 난간과 피난 동선과 조명도 새로 얹힌다. 잘라 낸 끝단은 구조적으로 열린 상태라 마구리를 새로 짜야 하고. 주변 2.9ha를 기념공원으로 정비하는 비용은 여기에 안 들어 있다.
10.목재 재사용도 같은 함정을 밟았다. 27,000㎥ 가운데 재사용 희망이 모인 양은 약 6,000㎥, 비율로 22%다. 협회는 목재를 유상으로 넘기고 운송비는 받는 쪽이 부담한다. 한 공무점 소속 건축사는 해체 비용이 얹히면 그냥 목재를 사서 쓰는 것보다 비싸지고, 형태를 바꾸거나 깎으면 가공비가 또 붙는다고 말한다. 그사이 목재 가격이 떨어져 신재가 더 싸진 것도 겹쳤다.
남기는 값이 짓는 값을 넘었다 보존 200m 개산 40억 엔과 신축 공사비를 각각 길이로 나눈 값 보존 구간 미터당 (200m·40억 엔) 2,000만 엔 신축 미터당 (2,025m·350억 엔) 1,728만 엔 목재 27,000㎥는 어디로 가나 재사용이 정해진 양 약 6,000㎥ 전체의 22% 받는 쪽 부담 목재값·운송비 가공비는 별도 보존 구간 북동 200m 기념공원 2.9ha와 함께 해체 완료 예정 2027년 6월 · 부지 반환 2028년 2월 · 나머지 78%의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사용의 산수보존 개산비 40억 엔은 검토회 자료 기준이고, 미터당 값은 그 숫자를 길이로 나눈 계산이다. 목재 6,000㎥는 협회가 밝힌 재사용 희망 물량이다.
11.그래도 목재는 움직이고 있다. 에히메현(愛媛県)은 지붕을 이루던 대형 목판을 받아 2026년 전국식수제 행사장의 보행로와 무대에 쓰기로 했고, 고치현(高知県)은 편백 기둥과 CLT 지붕판 23매를 가져가 공항 등에 놓을 벤치와 축소 재현물로 돌린다. 간사이대학(関西大学)은 2026년 6월에 부재 약 300개로 학생회관을 다시 지으며 링의 일부를 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완성은 2029년.
12.가장 무게가 실린 행선지는 노토(能登)다. 2024년 1월 지진으로 무너진 스즈시(珠洲市) 오야마치(大谷町)에 매입형 복구공영주택 40호가 들어서는데, 연면적 약 7,000㎡에 설계는 반 시게루(坂茂). 다이와하우스공업(大和ハウス工業)이 참여한 그룹이 사업자로 정해졌고 공기는 2028년 1월까지다. 박람회장의 지붕이 재해 지역의 살림집 뼈대로 내려앉는 그림.
노토로 갈 나무 · 링의 기둥과 보. 이 목재 가운데 약 6,000㎥가 재사용처로 넘어가고, 그중 일부가 복구주택의 뼈대가 된다. ⓒRe-urbanization
노토로 갈 나무링의 기둥과 보. 이 목재 가운데 약 6,000㎥가 재사용처로 넘어가고, 그중 일부가 복구주택의 뼈대가 된다. ⓒRe-urbanization
13.계보는 오래됐다. 1970년 같은 오사카에서 열린 박람회는 대부분의 시설을 걷어내고 태양의 탑 하나만 남겼는데, 지금 그 탑은 공원의 이름이자 얼굴이 됐다. 박람회 건축이 남기는 것은 늘 전체가 아니라 조각이었고, 조각이 랜드마크가 되려면 그것 하나로 사진이 성립해야 한다. 200m는 그러기엔 애매한 길이. 원의 10분의 1은 원으로 안 보인다.
14.이 사업이 남긴 진짜 유산은 따로 있다. 누키 접합은 금속 접합판을 최소로 줄이고 나무끼리 물려 짜는 방식이라 뜯을 때 부재가 덜 상한다. 세 시공사가 해체까지 그대로 맡은 것도 자기가 짠 순서를 거꾸로 풀기 때문이다. 27,000㎥ 중 22%밖에 못 돌린 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받아 줄 곳을 미리 정하지 않은 문제였다. 짓기 전에 갈 곳을 계약해 뒀다면 숫자는 달랐다.
15.184일 쓰자고 평당 1,800만 원짜리 목조 데크를 18,463평 지었고, 그중 10분의 1을 남기는 데 미터당 신축보다 비싼 돈이 든다는 계산서가 나왔으며, 목재의 78%는 아직 갈 곳이 없다. 이걸 국내에 옮기면 철거비가 아니라 폐목재의 신분에서 먼저 걸린다. 해체된 목재는 건설폐기물로 분류돼 대부분 파티클보드 원료나 발전 연료로 흘러가고, 중고 구조재를 등급 매겨 다시 구조재로 쓰는 체계가 사실상 없다. 그래서 기간 시설이나 팝업을 목조로 지을 때 계약서에 넣어야 할 문장은 해체 방법이 아니라 받아 갈 사람의 이름이다. 그 이름이 비어 있으면 재사용은 준공식 보도자료에서만 살아 있다.
참고: 大屋根リング 위키피디아 및 관련 보도 · 日本経済新聞(2026.3, 2026.4, 2026.1, 2025.10) · 日経クロステック(2026.2, 2026.6) · 読売新聞(2025.12, 2024.9) · 毎日新聞(2025.12) · 産経ニュース · 関西テレビ(2025.1) · TECTURE MAG(2026.5) · Re-urbanization(2026.4, 2026.7) · 建設通信新聞Digital · 北國新聞 · NHK · 大阪市 정책기획실 자료(大屋根リングの有効活用·夢洲第2期区域) · 竹中工務店·大林組·梓設計 프로젝트 자료 · 한국일보·오마이뉴스 폐목재 재활용 관련 보도 · 한국폐기물협회 자료. 확인한 값은 다음과 같다. 착공 2023년 6월 30일·준공 2025년 2월 27일, 건축면적 61,035.55㎡·둘레 약 2,025m·폭 약 30m·높이 약 12m에서 외측 약 20m, 투입 목재 약 27,000㎥(삼나무·편백 약 70%, 유럽적송 약 30%), 貫 접합을 쓴 양방향 라멘 구조, 설계 藤本壮介·東畑建築事務所·梓設計, 시공 大林組·清水建設·竹中工務店을 대표로 하는 세 공구 컨소시엄,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 2025년 3월 4일(건축면적 61,035.55㎡ 기준), 박람회 개장 2025년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184일, 해체 착수 2025년 12월·2026년 3월 5일 시점 약 15%·2026년 4월 시점 약 30%·존치 구간 외 2027년 6월 완료 예정·부지 반환 2028년 2월, 보존 구간 북동측 약 200m·개산 비용 40억 엔·기념공원 약 2.9ha(오사카시 정비 및 관리), 재사용 희망 목재 약 6,000㎥, 珠洲市 大谷町 매입형 복구공영주택 40호·연면적 약 7,000㎡·설계 坂茂·大和ハウス工業 참여 그룹·공기 2028년 1월까지, 愛媛県 전국식수제 활용·高知県 CLT 지붕판 23매 등 수령·関西大学 부재 약 300개로 학생회관 재건축(2029년 완성 예정). 공사비는 보도에 따라 344억 엔과 350억 엔이 함께 쓰이며, 평당 약 190만 엔·하루당 1억 9,000만 엔·미터당 2,000만 엔과 1,728만 엔·원화 환산액(1엔=9.5원 가정)은 위 공표 수치로 계산한 값이고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보존 개산비 40억 엔은 검토 단계 자료 기준이라 확정 공사비가 아니며, 그 값에는 기념공원 정비비가 포함되지 않는다. 재사용 물량 22%는 희망 접수 기준이라 최종 실적과 다를 수 있다. 국내 폐목재 관련 서술은 업종 일반론이며, 개별 사업에서는 건설폐기물 처리 관련 법령과 구조용 목재의 품질 기준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사진 ⓒ각 매체·시설(캡션 표기). 보도·홍보 이미지이며 개인 열람용으로 출처를 밝혀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