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탄 첫 번째 건물이 봄에 미술관을 들였다. 여덟 층 가운데 둘, 입장료는 0원. 나머지 여섯 층은 그대로 사무실이다.
1.2026년 3월 31일, 상하이 중산둥1로 1호(中山东一路1号)의 2층과 3층이 미술관으로 열렸다. 건물 이름은 아시아빌딩(亚细亚大楼). 와이탄(外滩) 강변을 따라 늘어선 옛 건축군이 시작하는 첫 집이다. 들어온 곳은 상하이 주스미술관(上海久事美术馆), 본관을 이 주소로 옮겨 왔다.
2.7월 21일부터 그 두 층에 상하이박물관(上海博物馆)이 가진 명청 시대 색유자기 50점이 걸렸다. 붉은색·푸른색·노란색·흰색·청색 다섯 갈래로 나눠 놓았고, 전시는 2027년 2월 14일까지 이어진다고 안내한다. 두 기관이 함께 전시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3.건물부터 보자. 1916년 준공이고 처음 이름은 맥베인 빌딩(McBain Building), 영국계 설계사무소 마해양행(马海洋行)이 그렸다. 대지 1,739㎡ 위에 연면적 11,984㎡, 3,625평. 준공 때는 7층이었고 1939년에 한 층을 얹어 여덟 층이 됐다. 그 시절 와이탄에서 가장 높은 집.

4.입면은 가로로도 세로로도 세 토막으로 끊긴다. 위아래 두 토막에는 바로크식 장식을 두르고 가운데 토막에서는 장식을 걷어 냈다. 동쪽 입구에 이오니아식 기둥이 넷 서고 그 위로 가운데가 끊긴 곡선 박공이 걸리며, 모서리는 위로 갈수록 팔각으로 깎이다가 지붕을 뚫고 팔각 탑이 된다. 이 집은 정면이 둘이다. 강을 보는 동쪽 면, 그리고 옌안둥로(延安东路)를 보는 남쪽 면.

5.평면은 回자. 가운데를 중정으로 비우고 바깥쪽에 방, 안쪽에 복도를 돌렸으며 창 높이는 2m. 개조를 맡은 gmp Architekten은 이 짜임을 건드리지 않고 막아 두었던 창을 다시 열었다. 시기마다 다르게 나뉘어 있던 창틀은 그 상태 그대로 손봐 남겼고, 유리로 짠 여닫이문이 파사드의 결을 실내까지 끌고 들어온다. 문화유산 자문은 상하이 장밍건축설계(张明建筑设计), 조명은 YLD Studio.

6.흰 벽을 세워 창을 막는 것이 전시장의 상식인데 여기서는 반대로 갔다. 오전 열 시에 문을 열면 동쪽 창으로 황푸강(黄浦江)이 먼저 들어오고, 도자기 뒤로 배가 지나간다. 바닥은 같은 시기 와이탄 건물들이 쓰던 쪽매 무늬로 다시 깔았으며 천장은 대부분 원래 것을 남겼다. 3층에 흩어져 있던 설비와 관리 공간은 입구 한 곳으로 모았다.


7.입장료 0원. 그럼 이 두 층은 무엇으로 버는가. 연면적 11,984㎡를 여덟으로 나누면 한 층이 약 1,500㎡이니, 미술관이 쓰는 두 층은 3,000㎡ 안팎에 900평 남짓이다. 층별 면적은 공표된 값이 아니다. 연면적을 층수로 나눠 잡았다.
8.그 면적을 사무실로 놓으면 얼마가 되나. 와이탄 일대 A급 사무실은 하루 ㎡당 4.6위안에서 10.8위안 사이에 나온다. 가운데인 7위안으로 잡으면 3,000㎡의 1년 임대료가 약 766만 위안이고, 위안당 190원으로 치면 14억 5,000만 원. 미술관은 해마다 그만큼 팔 수 있는 면적을 안 팔고 있다. 시세로 잡은 값이라 실제 계약가와는 다르다.

9.그런데 임대료를 포기한 쪽과 미술관을 여는 쪽이 같은 회사다. 건물 소유주이자 미술관 운영자가 상하이 주스그룹(上海久事集团), 상하이시가 가진 국유기업이다. 2019년 10월에 수선을 마쳐 주스 국제예술센터(久事国际艺术中心)로 열었다. 미술관 본관은 원래 와이탄 27호에 있었고 그쪽 전시면적이 1,400여㎡였으니, 이번에 두 배 남짓 넓어졌다.

10.공짜로 여는 값은 사람의 흐름으로 돌아온다. 와이탄 산책로는 하루 종일 관광객이 지나가지만 건물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는데, 1층 로비를 열어 두고 두 개 층을 무료로 걸면 그 흐름이 문 안으로 꺾인다. 3층에 붙은 것은 테라스와 읽는 자리, 그리고 아트숍.

11.그러니까 이건 미술관 사업이 아니라 건물 사업. 티켓으로 회수하지 않고 같은 주소의 나머지 여섯 층과 이 거리의 값으로 회수한다. 나머지 층이 지금 누구에게 얼마에 나가 있는지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12.와이탄에서 겉을 바꾸는 일은 이미 끝났다. 아시아빌딩은 1989년 9월에 상하이시 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됐고 1996년 11월에는 와이탄 건축군의 하나로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가 됐으며, 강변 파사드 정비는 1990년대에 마무리됐다. 남은 것은 뒤쪽과 속. 황푸구(黄浦区)는 그 뒤편을 제2입면(第二立面)이라 부르며 141동을 조사해 두었다.

13.앞 세대는 다른 길을 갔다. 와이탄 3호(2004)와 18호(2006)는 건물을 통째로 명품 매장과 레스토랑으로 채웠고, 임대료는 최대로 뽑히지만 그냥 걸어 들어갈 자리는 남지 않았다. 옛 시청 건물(老市府大楼)은 2023년 말 외벽에 불을 켜고 글로벌 본사 임차인을 찾는 중이며, 주장로(九江路)의 한 동은 금융·기술 사무실로 바뀌었다. 1호는 그 사이를 골랐다.

14.무료 전시가 임차인을 부르는 구조는 소유와 운영이 한 몸일 때만 성립한다. 임대료를 포기하는 사람과 그 덕에 건물값이 오르는 사람이 같은 회사라야 계산이 맞기 때문이다. 민간에서 같은 그림을 짜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고, 그 둘 사이에 이익을 나누는 계약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 계약 없이 문화시설을 넣으면 비운 면적의 손실은 소유주 혼자 진다.
15.1916년에 지은 사무실 건물 여덟 층 가운데 둘이 봄에 미술관이 됐고, 7월부터는 상하이박물관 소장 자기 50점을 돈 받지 않고 걸어 두었다. 그 두 층을 사무실로 놓았다면 1년에 14억 5,000만 원쯤 받았을 면적이다. 국내에서 이걸 하려면 먼저 걸리는 건 문화재 규정이 아니라 임대차다. 등록문화유산은 외관을 4분의 1 넘게 바꾸지 않는 한 내부 개조가 신고로 되니 도면은 통과한다. 막히는 건 그다음. 근대건축물 소유주는 보통 그 건물 하나로 임대수익을 내는데, 두 개 층을 비워 놓고 나머지 층 임대료가 오르기를 몇 해나 기다릴 여력이 없다. 그러니 이런 그림을 그리는 쪽이 조감도보다 먼저 만들 것은 비운 면적의 손실을 누가 몇 해 동안 대는지 적은 한 장짜리 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