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호텔다이닝드링크컬처스페이스카페브랜드
ArticlesTravel
공원거리 쪽 외관 투시도 · 기둥과 보를 유리 밖으로 내보인다. ⓒFoster + Partners
공원거리 쪽 외관 투시도기둥과 보를 유리 밖으로 내보인다. ⓒFoster + Partners
데일리 스페이스

완공하고도 1년 반을 비워 두기로 했다 (도쿄·목조 상업건축)

2026.08.27

도쿄 시부야 공원거리 초입, 254평짜리 땅에 지상 9층을 올렸다. 구조의 60%가 나무다. 일본에서 처음 나온 본격 목조 상업건물이고 공사는 지난 2월에 끝났다. 그런데 문을 여는 건 2027년 여름이다.

1.시부야 마루이(渋谷マルイ) 신축공사가 2026년 2월 말 준공했다. 지상 9층에 지하 2층, 최고 높이 50.64m. 발주는 마루이(丸井), 설계는 Foster + Partners와 미쓰비시지쇼설계(三菱地所設計), 시공은 도다건설(戸田建設)과 스미토모임업(住友林業)이 짠 공동기업체.
2.개업일은 아직 없다. 마루이그룹(丸井グループ)은 지난 8월 초 개업 시기를 2027년 여름이라고 밝혔다. 2022년 계획을 공표할 때는 2026년 중을 목표로 잡았으니 1년 반이 뒤로 밀린 것인데, 회사 설명은 공사가 늦어진 게 아니라는 쪽이다. 당시엔 되도록 빨리 열고 싶어 그 시기를 적었다고 한다.
3.땅이 좁다. 부지면적 839.33㎡, 우리 셈으로 253.9평. 건축면적은 705.35㎡라 건폐율이 84%까지 올라간다. 연면적 6,868.32㎡, 2,077평. 여기서 매장으로 쓰는 면적이 2,800㎡, 847평.
2026년 3월 11일 · 위쪽 목재 외장이 먼저 나왔다. 오른쪽 건물은 ZARA. ⓒRuinDig/Yuki Uchida, CC BY 4.0
2026년 3월 11일위쪽 목재 외장이 먼저 나왔다. 오른쪽 건물은 ZARA. ⓒRuinDig/Yuki Uchida, CC BY 4.0
4.연면적 대비 매장 비율이 40.8%. 남는 자리는 계단과 승강기, 설비, 그리고 두께를 가진 구조가 나눠 가진다. 좁은 땅에 높이 쌓으면 코어가 층마다 같은 자리를 먹으니 위로 갈수록 팔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든다. 층으로 나누면 매장은 한 층에 80평 안팎.
2,077평을 지어 847평을 판다 막대 길이는 면적에 비례 · 부지와 건축면적은 한 층 기준, 연면적과 매장은 11개 층 합계 부지면적 839.33㎡ · 253.9평 건축면적 705.35㎡ · 213.4평 (건폐율 84%) 연면적 6,868.32㎡ · 2,077평 매장면적 2,800㎡ · 847평 연면적의 40.8% 지상 9층·지하 2층 · 최고 높이 50.64m · 구조의 약 60%가 목재
도표 읽는 법검은 막대만 임대료를 받는 면적이다. 나머지는 코어와 구조가 가져간다.
5.구조는 반씩 갈라 썼다. 공원거리(公園通り)를 보는 서쪽이 목조, JR 선로를 등진 동쪽이 철골. 이 둘을 붙여 세운 하이브리드이고, 목재가 구조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표층에 쓰는 나무는 삼나무, 기둥과 보 같은 구조재는 낙엽송. 둘 다 국산.
상층부 목재 루버 · 창과 창 사이를 세로결 목재가 채운다. ⓒRuinDig/Yuki Uchida, CC BY 4.0
상층부 목재 루버창과 창 사이를 세로결 목재가 채운다. ⓒRuinDig/Yuki Uchida, CC BY 4.0
6.바닥 단면을 보면 이 공사가 왜 까다로운지 드러난다. CLT 패널 210mm 위에 콘크리트를 80mm 치고, 그 위에 석고계 셀프레벨링재를 60mm 더 얹었다. 위에 올린 두 겹이 내화 피복. 나무를 그대로 노출하려면 불을 견디는 일은 위에서 해결해야 한다.
결을 직각으로 겹친 집성판 · 가문비나무 3층 샘플이다. 같은 원리를 여러 겹으로 키운 패널이 이 건물 바닥에 깔렸다. ⓒElke Wetzig, CC BY-SA 3.0
결을 직각으로 겹친 집성판가문비나무 3층 샘플이다. 같은 원리를 여러 겹으로 키운 패널이 이 건물 바닥에 깔렸다. ⓒElke Wetzig, CC BY-SA 3.0
7.시공팀이 어려웠다고 꼽은 건 변형 관리다. 대들보 스팬이 약 7m인데, 목재 보는 공장에서 만들 때 미리 위로 솟음을 준다. 바닥을 치는 동안 그 솟음이 얼마나 내려앉는지 봐 가며 잡아야 한다. 기둥은 하중을 받으면 최대 30mm쯤 줄어드니 줄어들 만큼 처음부터 길게 만들어 세웠다. 자리도 좁았다. JR 선로와 가장 가까운 지점이 5.5m라 열차가 달리는 옆에서 골조를 올렸고, 공사 차량은 낮 동안 반입을 끝내도록 시간을 짰다. 시부야역 앞 도로에 트럭을 오래 세워 둘 수가 없다.
저층부 투시도 · 기둥 사이를 비워 길과 매장의 경계를 흐린다. ⓒFoster + Partners
저층부 투시도기둥 사이를 비워 길과 매장의 경계를 흐린다. ⓒFoster + Partners
8.외장 전체를 나무로 덮은 중고층 상업건물은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마루이는 밝힌다. 그래서 준비 과정에서 붙든 질문이 유지관리였다. 후보 목재 세 종을 놓고 가공 방식별로 겉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고, 자외선과 비바람을 맞은 뒤 3년과 10년 시점에 어떻게 변할지를 미리 그려 봤다. 회사가 내건 목표는 50년 뒤에도 아름답게 유지되는 건물.
9.안으로 들어가면 격자로 짠 목재 보가 천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바닥은 옅은 색 목재를 헤링본으로 깔았다. 기둥은 굵고 간격은 좁다. 야마구치 히로유키(山口博行) 점포사업본부장은 나무 기둥과 보를 각 점포가 그대로 살려 쓰게 해서 건물 전체에 통일감을 낸다고 말한다. 인테리어 공사로 기둥을 감싸 버리면 구조의 60%를 차지하는 나무를 아무도 못 본다.
매장 내부 투시도 · 천장을 덮지 않는다. 보 사이에 조명만 끼운다. ⓒFoster + Partners
매장 내부 투시도천장을 덮지 않는다. 보 사이에 조명만 끼운다. ⓒFoster + Partners
10.테넌트 구성도 바꾼다. 옛 시부야 마루이는 물건을 파는 점포가 9할쯤이었는데, 새 건물은 체험을 앞세운 점포만 넣기로 했다. 지속가능성에 공감하는 회사를 골라 들이고, 예전에 2할가량을 태워 처리하던 쓰레기도 전량 재활용으로 돌린다는 목표를 붙였다.
옥상 테라스 투시도 · 처마를 길게 빼 그늘을 만들었다. ⓒFoster + Partners
옥상 테라스 투시도처마를 길게 빼 그늘을 만들었다. ⓒFoster + Partners
11.마루이는 백화점처럼 물건을 받아 팔고 팔린 만큼 매입을 잡는 방식을 오래전에 접었다. 2014년 3월기에 매장의 7할이 그 방식이었는데 5년 만에 정기건물임대차가 자리를 뒤집었다. 받는 돈이 매출분에서 고정 임대료로 바뀌면, 매장이 작아도 수입이 흔들리지 않는다.
12.2026년 3월기 영업이익은 502억 엔. 그중 소매가 112억 엔이고 핀테크가 470억 엔이다. 신용카드 사업이 이익의 대부분을 벌고, 매장은 그 회원을 만드는 자리다. 그룹 총취급고는 그해 사상 최대를 찍었다.
매장은 카드 회원을 만드는 자리다 왼쪽은 2026년 3월기 영업이익 · 오른쪽은 매장 계약 형태 비율 핀테크 470억 엔 소매 112억 엔 영업이익 합계 502억 엔 93.6% 핀테크가 차지하는 몫 2014년 3월기 소화매입 7할 정기임대 1할 2019년 3월기 정기임대 8할 받는 돈의 성격이 바뀌었다 매출분 → 고정 임대료 매장이 작아도 수입이 흔들리지 않는다
도표 읽는 법왼쪽이 이익의 출처, 오른쪽이 매장에서 돈을 받는 방식이다.
13.그러면 1년 반을 비워 두는 값은 얼마인가. 시부야 상업 빌딩 임대료를 평당 월 3만 엔으로 잡고 847평에 곱하면 월 2,541만 엔. 준공한 2026년 3월부터 2027년 7월까지 17개월이면 4억 3,000만 엔, 우리 돈 41억 원이다(100엔 950원). 공표된 임대 조건이 아니라 시세를 얹어 계산해 본 값이지만, 이만한 돈을 두고도 서두르지 않았다는 사실은 남는다. 소매에서 버는 이익이 그룹 전체의 20%를 겨우 넘는 회사라면, 반년 먼저 여는 일이 급할 이유가 없다.
14.1931년 아오이 주이치(青井忠治)가 문을 연 마루이는 가구를 할부로 파는 가게였다. 물건을 팔면서 동시에 신용을 내주는 장사. 1960년 1월에는 일본에서 처음 '크레디트'라는 이름을 붙인 카드를 발행했고, 그게 지금의 에포스카드(エポスカード)다. 금융으로 시작해 소매를 거쳐 다시 금융으로 돌아온 95년.
헐리기 전 옛 건물 · 1971년에 문을 열어 50년을 채우고 2022년 8월 영업을 끝냈다. ⓒRuinDig/Yuki Uchida, CC BY 4.0
헐리기 전 옛 건물1971년에 문을 열어 50년을 채우고 2022년 8월 영업을 끝냈다. ⓒRuinDig/Yuki Uchida, CC BY 4.0
15.목재를 고른 이유가 탄소만은 아니라고 본다. 철골로 지었을 때와 견줘 약 2,000톤을 덜 내보낸다는 수치는 분명히 있고, 도쿄도의 중·대규모 건축물 목조화 지원 보조금도 받았다. 다만 지속가능성에 공감하는 회사만 들이겠다고 못 박은 순간, 건물 자체가 테넌트를 거르는 장치가 된다. 나무 기둥을 감싸지 말고 그대로 쓰라는 조건을 받아들일 브랜드와, 그 조건이 자기 이야기가 되는 브랜드는 겹친다. 비용으로 보면 중대규모 목조가 싸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스팬이 커지면 단면이 굵어지고 특수재가 들어가는 데다 내화 피복과 접합부 금물이 얹히니, 같은 규모를 철골로 지었을 때보다 쌌을 가능성은 낮다. 공사비는 공표되지 않았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 이 교차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언덕이 공원거리다. ⓒDavid Kernan, CC BY 4.0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이 교차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언덕이 공원거리다. ⓒDavid Kernan, CC BY 4.0
공원거리 · 같은 그룹의 시부야 모디(渋谷モディ)는 영업을 이어 왔다. ⓒAsanagi, CC0
공원거리같은 그룹의 시부야 모디(渋谷モディ)는 영업을 이어 왔다. ⓒAsanagi, CC0
16.254평 땅에 2,077평을 짓고 847평만 파는 건물이 완공한 채 1년 반을 서 있다. 임대료로 환산하면 41억 원어치의 시간인데, 이익의 90% 넘는 몫이 매장 밖에서 나오는 회사라 견딜 수 있는 계산이다. 국내에서 이걸 하면 돈이 새는 자리는 규제가 아니다. 목구조 규모 제한은 2020년 11월에 이미 풀렸고, 막힌 건 그다음이다. 내화 성능을 인정받은 구조용 목재를 이 물량으로 대 줄 국내 공급선이 얇고, 준공 뒤에도 금융권 감정에서 목조 상업건물은 비교 사례가 없어 담보 평가가 보수적으로 나온다. 나무로 지어 놓고 대출이 덜 나오면 비워 둘 여유부터 사라진다.
참고: 丸井グループ 2022년 5월 27일 보도자료 「日本初の本格的な木造商業施設 誕生へ」 · 日本経済新聞 2026년 8월 3일 「渋谷マルイ、27年夏に開業へ」 · 戸田建設 「(仮称)渋谷マルイ新築工事」 현장 소개(2025년 7월 취재) · BuildApp News 「2026渋谷マルイ建て替え」 · Foster + Partners 프로젝트 자료 · 丸井グループ 「渋谷マルイ開店準備室#2」 · シブヤ経済新聞 2022년 5월 27일 · 流通ニュース 2022년 5월 27일 · built.itmedia 2022년 6월 27일 · 丸井グループ 2026년 3월기 결산 자료 · 日経ESG 「丸井グループ、『売らない店』で稼ぐ」 · 丸井グループ 沿革 · 국립산림과학원 및 산림청 목구조 규모 제한 관련 자료. 확인한 값은 다음과 같다. 준공 2026년 2월 말, 착공 2023년 10월 2일, 개업 예정 2027년 여름(당초 2026년 중), 지상 9층·지하 2층·탑옥 1층, 최고 높이 50.64m, 부지면적 839.33㎡, 건축면적 705.35㎡, 연면적 6,868.32㎡, 매장면적 약 2,800㎡, 구조 약 60%가 목재(서쪽 목조·동쪽 철골), 표층 삼나무·구조재 낙엽송, CLT 패널 210mm에 콘크리트 80mm와 석고계 셀프레벨링재 60mm, 대들보 스팬 약 7m, 기둥 압축 최대 약 30mm, JR 선로 최근접 5.5m, CO2 약 2,000톤 감축 전망, 옛 건물 1971년 개점·2022년 8월 영업 종료, 마루이그룹 2026년 3월기 매출수익 2,768억 엔·영업이익 502억 엔(소매 112억 엔·핀테크 470억 엔)·총취급고 5조 3,921억 엔, 매장 계약 형태 2014년 3월기 소화매입 7할·정기임대 1할에서 2019년 3월기 정기임대 8할·소화매입 2할, 창업 1931년·1960년 1월 카드 발행. 연면적 대비 매장 비율 40.8%, 건폐율 84%, 평당 환산치, 시부야 임대료 평당 월 3만 엔 가정과 월 2,541만 엔·17개월 4억 3,000만 엔·41억 원, 환율 100엔 950원은 공개 수치로 계산해 본 값이며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실제 임대 조건과 공사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목구조 규제와 담보 평가 관련 서술은 일반 기준을 요약한 것이라 개별 사업은 관할 심의와 금융기관 판단에서 갈린다. 사진 ⓒ각 저작자(캡션 표기). 개인 열람용으로 출처를 밝혀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