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에 문을 연 간사이국제공항 제1터미널은 국제선 이용객 1,200만 명을 받도록 지은 건물이다. 2018년 그 수가 2,000만 명을 넘었다. 공항 문을 닫지 않고 5년 동안 속을 뜯어고친 공사가 끝난 것은 올해 6월 2일.
1.2026년 6월 2일, 간사이국제공항(関西国際空港) 제1터미널의 국제선 출국 구역에 가게 24곳이 한꺼번에 문을 열었다. 명품 매장부터 푸드코트, 버거 가게, 캐릭터 기념품점까지 한 층에. 운영사 간사이에어포트(関西エアポート)는 이날로 5년에 걸친 대수선이 모두 끝났다고 알렸다.

2.건물은 렌초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경기에서 따내 1994년에 연 그 터미널로, 오사카만을 메운 인공섬 위에 1.7km 길이로 누워 있다. 이번 공사는 지붕과 뼈대에 손대지 않았다. 설계는 닛켄세케이(日建設計)와 오바야시구미(大林組), 시공은 오바야시구미가 맡았다. 본체 공사비는 약 700억 엔.

3.바꾼 것은 층마다 누가 어느 칸을 쓰느냐. 원래는 본관 한가운데를 국내선이 차지하고 그 남북 양쪽 날개로 국제선이 갈라져 있었는데, 공사는 국내선을 남쪽 날개로 밀어내고 가운데를 국제선으로 합쳤다. 국제선이 쓰는 건물 면적이 25% 늘었고, 비행기를 댈 수 있는 국제선 자리는 34곳에서 40곳이 됐다.
4.공항을 닫을 수 없으니 공사는 빈칸을 하나 만들고 차례로 옮겨 앉는 순서로 짰다. 남쪽 날개에 새 국내선 구역을 먼저 지어 2022년 10월에 옮기고, 비워진 옛 국내선 자리를 국제선 출국 구역으로 고쳐 이듬해 12월에 열었다. 운영사 담당자는 기고문에서 이 방식을 다마쓰키(玉突き), 곧 줄줄이 밀어내기라고 불렀다. 자재는 한밤부터 새벽 사이에만 들여왔고, 1층에서 3층까지 뚫는 에스컬레이터를 놓을 때는 배관 속 물을 액체질소로 얼린 채 관을 바꿨다.

5.4층 국제선 출발 로비의 천장은 1994년 그대로다. 지붕은 반지름이 다른 호를 이어 붙인 곡면이고, 그 곡면을 80m 길이의 3차원 트러스가 받친다. 트러스 밑으로는 날개 모양의 흰 판이 줄지어 매달린다. 피아노 사무소 설명으로는 이 판이 천장을 따라 공기를 밀어 보내면서 천창 빛을 아래로 되비춘다. 천장에 공조 덕트를 매달지 않으려고 만든 장치.

6.손을 댄 곳은 로비 끝의 보안검색장. 비행기 쪽으로 건물을 7~15m 내어 짓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검색대를 한곳에 모아, 면적을 약 3,500㎡에서 6,300㎡로 넓혔다. 새 검색대 사이로는 지붕을 받치는 흰 사선 기둥이 그대로 서 있다.

7.검색과 출국 심사를 마치고 2층으로 내려오면 바닥이 나뭇결로 바뀐다. 게이트로 가는 길이 약 2,500㎡짜리 워크스루 면세점 한가운데를 지나고, 그 너머 PLAZA라 부르는 대기 공간에는 초록 카펫 위로 등불 모양 등받이를 단 의자가 놓인다. 출국 심사를 마친 뒤 걷는 구역은 공사 전보다 60% 넓어졌다.


8.운영사의 계산은 검색대 앞에서 시작한다. 여행객은 출발 시각에 맞춰 공항에 온다. 그러면 검색 줄에 서 있던 시간은 어디서 빠질까. 게이트 앞 가게에서 보낼 시간에서. 시간당 처리 인원을 4,500명에서 6,000명으로 늘린 검색장 공사는 대기 줄을 짧게 만드는 동시에 가게 앞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 운영사가 내건 세 목표 가운데 하나도 보안구역 안쪽을 채우는 일.
9.그 구역을 걷는 사람도 30년 사이 바뀌었다. 개항 첫해 이 공항 이용객의 52%가 국내선이었다. 2018년에는 22%. 국내선은 그동안 한 해 500만~600만 명 선에서 제자리였고 국제선만 불었다.
10.본관 가운데가 왜 그렇게 중요할까. 기차역에서 건너온 사람은 본관으로 들어오고, 날개 끝 게이트로 가는 국제선 승객도 본관에서 셔틀을 탄다. 개항 때 그 한가운데를 받은 쪽이 국내선이었다. 2026년 3월 결산 기준 간사이공항 이용객 3,355만 명 가운데 국제선이 2,709만 명.

11.이 공사의 발주처는 건물 주인이 아니라 운영사다. 간사이에어포트는 오릭스(オリックス)와 프랑스 Vinci Airports가 중심이 되어 세운 회사로, 44년 동안 간사이와 이타미(伊丹) 공항을 운영할 권리를 샀다. 대가는 해마다 약 490억 엔, 모두 합쳐 약 2.2조 엔. 건물과 땅은 국가 소유인 신간사이국제공항주식회사(新関西国際空港株式会社)에 남아 있다.
12.본체 공사비 700억 엔이면 운영권 대가 1년 5개월 치. 닛케이는 2020년 보도에서 여기에 방재 대책 약 300억 엔이 더해져 모두 1,000억 엔 규모라고 전했다.
13.착공한 2021년 5월에는 일본이 외국인 입국을 막고 있어 국제선이 거의 멈춰 있었다. 정부는 그 전해 12월 신간사이국제공항주식회사에 약 2,000억 엔의 저리 융자를 결정하면서 제1터미널 공사비의 최대 절반을 받쳐 주기로 했다. 여객이 끊긴 해에 공사를 시작했고, 여객이 돌아온 해에 가게가 문을 열었다.
14.2026년 3월 결산에서 간사이에어포트가 낸 순이익은 402억 엔, 사상 최고. 영업수익의 60% 가까이가 가게와 식당, 주차장, 임대 같은 비항공 수입에서 나왔다(1,614억 엔). 새 출국 구역이 한 해를 꼬박 영업한 지난해 결산에서 비항공 수입은 이미 코로나 전 실적을 넘었고, 올해 다시 10% 늘었다.
15.1994년 피아노와 함께 이 터미널을 설계한 일본 쪽 파트너도 닛켄세케이였고, 32년 뒤 같은 회사가 그 안을 다시 그렸다. 지붕 곡면과 공기 흐름이 한 몸으로 짜여 있어, 이번 공사는 그 밑의 칸막이와 용도만 바꿨다. 원설계에서 어긋난 것은 형태가 아니었다. 국제선 수요를 낮게 잡은 가정 하나.

16.간사이공항은 문을 닫지 않고 5년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의 자리를 바꿨고, 약 700억 엔으로 출국 뒤 구역을 60% 넓혔다. 국내에서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이 2028년부터 약 4년 동안 리뉴얼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돈이 도는 길이 다르다. 인천공항은 면세점 임대료를 여객 수에 사업자가 써낸 단가를 곱해 받는데, 지난해 신라와 신세계는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사업권을 반납했다. 출국 구역을 넓혀 매장 매출이 늘어도 공항 몫은 여객 수에 묶여 있어, 공사비를 대는 주머니와 늘어난 매출이 들어가는 주머니가 서로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