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호텔다이닝드링크컬처스페이스카페브랜드
ArticlesTravel
한 해 28만 명이 드나드는 전시장 · 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에서 열린 CCXP 2015 현장. ⓒFernando Frazão/Agência Brasil, Wikimedia Commons
한 해 28만 명이 드나드는 전시장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에서 열린 CCXP 2015 현장. ⓒFernando Frazão/Agência Brasil, Wikimedia Commons
데일리 컬처

오늘 열렸어야 할 행사가 1년을 통째로 쉰다 (CCXP 코리아)

2026.08.14

오늘부터 사흘간 코엑스 C홀에서 '2026 서울팝콘 by CCXP'가 열릴 예정이었다. 3월에 체결한 제휴, 세계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은 팝컬처 컨벤션의 이름, 여름 성수기 주말 사흘. 다 갖춰 놓고 주최 측은 7월 9일 행사를 통째로 1년 미뤘다. 이름은 CCXP 코리아로 바뀌고 장소는 강남에서 일산으로 옮긴다. 브랜드를 사 오는 일과 그 브랜드를 담을 그릇을 갖추는 일은 별개였다.

1.공식 안내에 남은 일정은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 C홀이었다. 코엑스 전시 일정표에는 아직 '2026 서울 팝 컬쳐 컨벤션'이 걸려 있다. 7월 9일 주최 측은 개최를 2027년으로 미룬다고 알렸고, 사유로 든 것은 내부 논의와 글로벌 파트너십 준비.
2.바뀐 것이 날짜만은 아니다. 행사명은 CCXP 코리아, 개최지는 코엑스에서 일산 킨텍스. 조직위는 개최 환경과 공간 확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고, 2026년은 통합 준비 기간으로 쓴다고 밝혔다. 강남 한복판의 전시장을 버리고 서울 밖으로 나가는 결정에는 대체로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자리가 모자란 것.
3.CCXP는 2014년 브라질에서 시작했다. 대중문화 웹진 Omelete와 만화 에이전시 Chiaroscuro Studios, 완구사 Piziitoys가 함께 만들었고 첫 회 관람객이 10만 명. 2016년 19만 6,000명, 2018년 26만 2,000명, 2019년 28만 명. 5년 만에 규모가 세 배 가까이 불었다.
행사가 앉는 그릇 · São Paulo Expo. 2016년 개장했고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전시장으로 꼽힌다. ⓒWikimedia Commons
행사가 앉는 그릇São Paulo Expo. 2016년 개장했고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전시장으로 꼽힌다. ⓒWikimedia Commons
4.관람객 수만 놓으면 샌디에이고 코믹콘을 넘어선다. 샌디에이고는 컨벤션센터 수용 한계 탓에 13만 명 선에서 20년 가까이 묶여 있고, 브라질은 대신 신축 전시장으로 옮겨 계속 부풀렸다. 마블과 워너브라더스, 넷플릭스가 신작 영상을 여기서 처음 트는 것도 그래서다. 관객 수가 곧 발표 무대의 값이니까.
한 해 관람객, 세 행사 비교
막대 길이는 한 해 관람객 수에 비례한다 CCXP 상파울루 28만 명 · 2019년 샌디에이고 코믹콘 13만 명 선 서울팝콘 4만 8,000명 · 2025년 목표치 CCXP는 위키백과 집계, 샌디에이고는 주최 측 공표치를 따랐다. 서울팝콘은 결산이 아니라 2025년 개최 전 목표 수치다. 세 행사의 집계 기준은 서로 다르므로 크기의 층만 본다.
규모가 세 자릿수로 갈리는 게 아니라 자릿수 자체가 다르다.
5.티켓은 계단으로 쪼개 판다. 가장 싼 표가 200헤알, 가장 비싼 표가 3,300헤알. 1헤알을 250원으로 잡으면 5만 원에서 82만 원까지다. 며칠권이냐 입장 순서가 앞이냐 배우와 사진을 찍느냐로 등급이 갈리고, 비싼 표를 산 사람이 먼저 들어가 굿즈 한정판을 먼저 집는다. 팬덤 행사의 가격표는 좌석이 아니라 순서를 파는 표다.
부스가 곧 광고판 · CCXP 2015 전시장. 스튜디오와 완구사가 대형 조형물을 세워 부스를 짓는다. ⓒFernando Frazão/Agência Brasil, Wikimedia Commons
부스가 곧 광고판CCXP 2015 전시장. 스튜디오와 완구사가 대형 조형물을 세워 부스를 짓는다. ⓒFernando Frazão/Agência Brasil, Wikimedia Commons
6.한국 쪽 뿌리는 코믹콘 서울. 2022년 팝콘으로 이름을 바꿨고 주관사는 엑스포럼이다. 2022년에는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다친 관람객이 나왔고, 2023년과 2024년은 규모가 크지 않았다. 2025년에는 처음으로 9월로 옮겨 코엑스 A홀에서 사흘을 열었는데 같은 주말에 코믹월드가 겹쳤다.
이 행사의 진짜 콘텐츠 · CCXP 2015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미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 관람객이 스스로 볼거리가 되는 구조다. ⓒFernando Frazão/Agência Brasil, Wikimedia Commons
이 행사의 진짜 콘텐츠CCXP 2015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미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 관람객이 스스로 볼거리가 되는 구조다. ⓒFernando Frazão/Agência Brasil, Wikimedia Commons
7.2025년 서울팝콘이 내건 목표는 참관객 4만 8,000명에 바이어 1,200명, 상담 1,000건. 관람객과 바이어를 한 행사에 함께 세운 구성인데, 국내 전시 주최사가 대부분 이 구조를 쓴다. 표를 파는 쪽만으로는 판이 안 굴러가기 때문.
8.3월에 엑스포럼 신현대 대표와 CCXP 피에르 만토바니(Pierre Mantovani) 대표가 제휴를 맺었다. 기술과 콘텐츠,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K팝과 웹툰, 드라마를 할리우드 스튜디오 네트워크에 붙여 아시아 최초의 글로벌 팝컬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내용. 그 발표에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라는 일정이 함께 실렸다.
한 홀에 부스 520개 · 코엑스 전시홀. 1층 A홀은 10,368㎡이고 최대 520부스가 들어간다. ⓒWikimedia Commons
한 홀에 부스 520개코엑스 전시홀. 1층 A홀은 10,368㎡이고 최대 520부스가 들어간다. ⓒWikimedia Commons
9.넉 달 뒤 그 일정이 지워졌다. 코엑스 A홀의 바닥은 10,368㎡이고 부스로 환산하면 520개가 상한이다. 상파울루의 행사는 이 열 배 가까운 바닥에 3만 명 안팎을 동시에 세워 놓고 굴러간다. 같은 이름을 붙여도 같은 물건이 되지 않는다.
전시 바닥 면적
실내 전시면적 기준, 제곱미터 코엑스 A홀 10,368 코엑스 전관 36,007 킨텍스 108,000 · 국내 최대 면적은 각 전시장 공식 시설 안내를 따랐다. 킨텍스는 1전시장과 2전시장을 합한 값이다.
일산으로 옮기면 쓸 수 있는 바닥이 코엑스 A홀의 열 배가 된다.
10.킨텍스의 실내 전시면적은 108,000㎡, 국내에서 가장 넓고 아시아에서 네 번째다. 다만 삼성역에서 걸어 들어가던 행사가 3호선 끝자락으로 간다. 관람객 동선이 길어지는 만큼 하루짜리 방문이 줄고 숙박을 낀 방문이 늘어나는데, 이 교환을 감당하려면 프로그램이 하루로 다 못 볼 만큼 두꺼워야 한다.
2027년의 새 무대 · 일산 킨텍스. 실내 전시면적 108,000㎡로 국내 전시장 가운데 가장 넓다. ⓒWikimedia Commons
2027년의 새 무대일산 킨텍스. 실내 전시면적 108,000㎡로 국내 전시장 가운데 가장 넓다. ⓒWikimedia Commons
11.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보면 왜 그릇부터 바꿨는지가 선명해진다. 컨벤션 주최사의 매출은 부스 임대료와 입장권, 협찬 세 갈래인데 가장 크고 가장 먼저 들어오는 쪽은 부스다. 국내 전시에서 3m×3m 한 부스가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선이니, A홀을 꽉 채운 520부스로 잡아도 13억 원 안팎이 상한이라는 계산이 나온다(필자 추정).
12.입장권 쪽도 비슷하다. 서울팝콘 1일권은 28,000원이었고 4만 8,000명이 전부 정가로 샀다고 쳐도 13억 원대. 초대권과 얼리버드 할인이 섞이니 실수령은 8억 안팎으로 내려가고, 부스와 합쳐 20억 원 남짓이 이 행사의 몸집이었다. 브라질 쪽은 티켓 평균 단가를 가장 싼 200헤알로만 눌러 잡아도 28만 명이면 5,600만 헤알, 140억 원이 나온다.
13.2023년 CCXP가 상파울루에 남긴 경제 효과는 9억 헤알로 집계됐다. 관람객이 직접 쓴 돈이 5억 4,730만, 나머지가 간접 효과. 우리 돈 2,250억 원 규모의 사흘이라 도시가 유치 경쟁을 벌인다. 이 규모에 도달한 컨벤션은 티켓 장사가 아니라 도시 사업이 된다.
수용 한계에 묶인 쪽 · 샌디에이고 코믹콘 2015 전시장. 컨벤션센터 규모 탓에 관람객 수가 오래 고정돼 있다. ⓒWikimedia Commons
수용 한계에 묶인 쪽샌디에이고 코믹콘 2015 전시장. 컨벤션센터 규모 탓에 관람객 수가 오래 고정돼 있다. ⓒWikimedia Commons
14.이 브랜드가 해외로 나간 기록은 둘. 2019년 6월 쾰른(Köln)에서 연 CCXP Cologne은 4만 명을 넘겼지만 이듬해부터 코로나로 끊겼고, 2024년 5월에는 멕시코시티에서 CCXP MX가 처음 열렸다. 브라질 본진의 28만과 쾰른의 4만 사이에 놓인 간격이 이 브랜드의 실제 이식 성적이다.
줄이 프로그램인 행사 · 샌디에이고 코믹콘 2011의 홀 H 대기열. 유명 패널을 보려고 전날 밤부터 줄을 선다. ⓒWikimedia Commons
줄이 프로그램인 행사샌디에이고 코믹콘 2011의 홀 H 대기열. 유명 패널을 보려고 전날 밤부터 줄을 선다. ⓒWikimedia Commons
15.국내 사정도 만만치 않다. 서브컬처 행사 시장은 이미 코믹월드와 AGF가 나눠 쥐고 있고, 2025년에는 날짜가 겹쳐 관객이 갈렸다. 1일권 28,000원이 비싸다는 말도 계속 나왔는데, 참가 창작자의 부스를 보러 오는 관객에게 3만 원에 가까운 입장료는 굿즈 한두 개 값이니까.
이미 자리를 잡은 쪽 · 코믹월드 서울. 창작자가 직접 부스를 열어 인쇄물과 굿즈를 파는 방식으로 오래 굴러왔다. ⓒWikimedia Commons
이미 자리를 잡은 쪽코믹월드 서울. 창작자가 직접 부스를 열어 인쇄물과 굿즈를 파는 방식으로 오래 굴러왔다. ⓒWikimedia Commons
국내 팬덤의 밀도 · 2025년 5월 수원에서 열린 서브컬처 행사의 코스플레이어. ⓒWikimedia Commons
국내 팬덤의 밀도2025년 5월 수원에서 열린 서브컬처 행사의 코스플레이어. ⓒWikimedia Commons
16.오늘 코엑스 C홀에서 사흘간 열릴 예정이던 행사는 열리지 않고, 같은 이름은 2027년 킨텍스에서 108,000㎡짜리 바닥을 깔고 다시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팝컬처 컨벤션의 이름을 빌려 오는 데는 도장 하나면 됐지만, 그 이름이 부르는 관객을 받아 낼 바닥과 스튜디오 라인업을 갖추는 데는 1년이 더 필요했다. 국내에서 이런 판을 벌일 때 먼저 걸리는 건 대관 계약서다. 큰 전시장 자리는 1년도 더 앞서 잡아야 하고 계약금은 그때 나간다. 프로그램이 덜 여물었다는 이유로 날짜를 미루면 그 돈은 돌아오지 않는다. 1년을 쉬기로 한 결정에는 이미 지불된 값이 붙어 있다.
데일리 컬처 #029 · 2026.08.14 · '2026 서울팝콘 by CCXP'는 2026년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2026년 7월 9일 주최 측 발표로 2027년으로 연기됐다. 행사명은 CCXP 코리아로 바뀌고 개최지는 일산 킨텍스로 변경되며, 2026년은 준비 기간으로 운영된다고 조직위가 밝혔다. 연기·명칭 변경·장소 변경 내용은 인벤 및 Inven Global 2026년 7월 9일 보도를 따랐다. 엑스포럼과 CCXP의 업무협약 내용, 신현대 엑스포럼 대표와 피에르 만토바니(Pierre Mantovani) CCXP 대표에 대한 언급은 ZDNet Korea 2026년 3월 보도를 인용했다. CCXP는 2014년 브라질에서 Omelete, Chiaroscuro Studios, Piziitoys가 창설했고 관람객 수(2014년 약 10만 명, 2016년 196,000명, 2018년 262,000명, 2019년 280,000명)와 CCXP Cologne(2019년 6월, 40,000명 이상), CCXP MX(2024년 5월 멕시코시티 첫 개최)는 영문 위키백과 CCXP 항목에 따랐다. 티켓 가격대 200~3,300헤알과 2023년 경제 효과 9억 헤알(직접 5억 4,730만 헤알, 간접 3억 5,280만 헤알)은 현지 보도를 인용했으며, 원화 환산은 1헤알 250원 기준의 어림값이다. 2025 서울팝콘은 2025년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코엑스 A홀에서 열렸고 참관객 48,000명·바이어 1,200명·상담 1,000건은 주최 측 목표 수치이지 결산 실적이 아니다. 1일권 28,000원과 2022년 에스컬레이터 사고, 코믹월드와의 일정 중복은 나무위키 POPCON 항목 및 국내 보도를 따랐다. 코엑스 A홀 면적 10,368㎡와 최대 520부스는 코엑스 공식 시설 안내, 킨텍스 실내 전시면적 108,000㎡는 킨텍스 공식 시설 안내에 따랐다. 부스 임대료 200~300만 원과 그로부터 계산한 13억 원, 입장권 실수령 8억 원, 브라질 티켓 매출 140억 원은 공개 단가와 관람객 수를 곱한 필자의 추정치이며 주최사 실적과 무관하다. 사진 출처는 각 캡션에 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