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석짜리 첫 번째 새2026년 4월 29일 문을 연 Bistro Un Trois. 카운터 7석과 테이블 10석, 합쳐 17석뿐이다. 저녁 17시부터 23시까지 돌리고 수요일에는 닫는다. ⓒTableCheck
데일리 다이닝
석 달 만에 한 골목에 식당 셋을 세웠다 (도쿄·다이닝 클러스터)
2026.07.26
도쿄 시부야 뒷골목 마루야마초(円山町). 4월 29일 프렌치 비스트로가 열렸고, 닷새 뒤인 5월 4일 그 위층에 스시집이 문을 열었다. 7월 중순에는 바로 옆 건물 1층에 야키토리집이 붙었다. 세 곳 다 같은 사업자다. 그룹 이름이 하필 잇세키산초(一石三鳥), 돌 하나로 새 세 마리. 이름이 그냥 이름이 아니라 사업모델의 요약이다. 여기서 볼 것은 '도쿄에 또 맛집이 생겼다'가 아니라, 왜 한 채를 크게 짓지 않고 작은 가게 셋으로 쪼갰는가. 답은 좌석 수가 아니라 원가와 회전, 그리고 임차 협상력에 있다.
1.위치부터. 시부야역에서 도겐자카를 올라 신센(神泉)역 도보 2분, 마루야마초 5-10 일대다. 번화가의 정면이 아니라 옛 화류가에서 러브호텔가로 넘어온 뒷골목이라, 임대료는 시부야 대로변보다 눈에 띄게 싸고 지나가다 들어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 채워야 할 좌석이 전부 예약분인 자리.
2.첫 번째 가게. 1층 'Bistro Un Trois(비스트로 앙 트루아)', 2026년 4월 29일 개점. 좌석은 카운터 7 + 테이블 10 = 17석. 코스는 7품 12,800엔, 9품 15,800엔에 서비스료 10%가 붙고, 알라카르트는 인당 차지 800엔에 콜키지 5,000엔. 저녁 17시~23시, 수요일 휴무. 매체가 집계한 객단가는 15,000엔이다.
3.두 번째 가게. 같은 건물 2층 '스시쇼 잇세키산초(鮨匠 一石三鳥)'. 5월 4일 개점이니 아래층과 닷새 차이다. 카운터 16 + 반개실 11 = 27석, 객단가 20,000엔, 오마카세 코스는 19,800엔대. 테마는 '다시(だし·육수)'고 그릇은 에도키리코를 쓴다. 평일은 저녁만, 주말·공휴일은 11시 런치도 돌린다.
4.세 번째 가게. 바로 옆 5-11 1층 '도리카게 잇세키산초(鳥影 一石三鳥)'. 7월 중순 개점, 야키토리다. 카운터 12 + 4인 개실 1 = 16석에 저녁 예산 8,000~9,999엔. 여기에 결정적인 한 줄이 붙는다. 아침 10시~13시에 '삼조(サムジョ)'라는 조식 업태를 같은 자리에서 돌린다. 하나의 부동산을 하루에 두 번 판다.
세 번째 새는 야키토리7월 중순 문을 연 도리카게 잇세키산초. 카운터 12석에 4인 개실 하나, 총 16석. 저녁 예산은 8,000~9,999엔으로 셋 중 가장 낮다. ⓒ一休.comレストラン
5.운영사는 주식회사 Human Qreate(도쿄 미나토구 신바시), 대표는 요네다 타쿠시(米田拓志). 2020년에 시작해 6년 만에 20호점이다. 구성은 스시 8, 야키니쿠 4, 야키토리 2에 와규 요리·가이세키·이자카야가 붙는다. 신바시·아카사카·니시아자부·가치도키, 그리고 오사카·교토·시즈오카. 컨셉은 한 문장으로 「손 닿는 고급감(手の届く高級感)」.
6.이 그룹의 진짜 뼈대는 따로 있다. 산하에 수산 도매 자회사 'Full Bet'을 두고 전국 약 150개 어항에서 직송으로 받으며, 자사 센트럴키친을 굴린다. 고기는 와규·에조사슴·양·미야기 지계, 빵용 밀은 홋카이도산. 회사가 내건 표현이 노골적이다. 「건전한 가격파괴」. 중간 유통을 걷어내 같은 값에 더 좋은 걸 내겠다는 선언이다.
두 번째 새는 위층에비스트로가 열린 지 닷새 만에 같은 건물 2층에 문을 연 스시쇼 잇세키산초. 카운터 16석은 장인을 둘러싸는 배치, 뒤로 반개실 11석. 생선은 그룹 수산 자회사가 전국 150개 어항에서 직송으로 받는다. ⓒTHE-SELECTION
7.이제 뜯어보자. 첫째, 세 개의 객석 설계가 서로 다른 일을 한다. 비스트로는 카운터 7 대 테이블 10으로 테이블이 더 많아 둘이 오는 데이트와 소규모 회식을 받는다. 스시는 카운터 16 대 반개실 11인데, 카운터가 단가를 만들고 반개실이 접대를 받는다. 야키토리는 카운터 12 대 개실 4로 거의 전부 카운터, 즉 회전이다. 같은 골목에서 손님의 목적을 셋으로 나눠 받는 구조.
8.둘째, 주방이 셋인데 조달은 하나다. 세 가게가 각자 시장에 전화를 돌리지 않는다. 생선은 그룹 수산 자회사가, 고기와 밀은 그룹 조달이 한 번에 친다. 구매력은 세 가게 합산으로 커지고, 원가는 한 곳에서 관리된다. 소형 점포가 절대 못 갖는 조건을 골목 단위로 만들어냈다.
9.셋째, 메뉴가 서로를 참조한다. 비스트로의 아뮤즈는 그룹의 다른 업태, 그러니까 야키토리·스시·야키니쿠·바·한식을 프렌치 문법으로 번역해 낸다. 야키토리에서 따온 새 모양 오리 리예트 사블레, 감자 수프에 붙인 장난스러운 이름 같은 식이다. 손님 입장에선 다른 가게를 먹어보는 예고편이고, 주방 입장에선 이미 있는 레시피의 재사용.
10.여기서 당연한 질문. 세 곳 좌석을 합치면 60석이다. 그럼 그냥 60석짜리 큰 집 하나를 짓지, 왜 굳이 셋으로 쪼갰나. 이 질문이 오늘의 본론이고, 답은 뒤에서 숫자로 나온다. 왜 손님이 오는지부터다.
객단가 2만 엔의 카운터오마카세 코스는 19,800엔대, 테마는 '다시'다. 그릇으로는 에도키리코를 쓴다. 평일은 저녁만 돌리고 주말·공휴일에만 11시 런치를 연다. ⓒLiveen Times
11.첫째, 가격대가 정확하다. 8,000엔 · 15,000엔 · 20,000엔. 도쿄에서 이 구간은 '회사 돈으로 접대할 수 있고, 내 돈으로도 큰맘 먹으면 갈 수 있는' 자리다. 미슐랭 별을 노리는 3만~5만 엔대는 1년에 한 번 가지만, 이 구간은 분기에 한 번 간다. '손 닿는 고급감'은 감성이 아니라 재방문 주기를 설계한 가격이다.
12.둘째, 한 손님을 세 번 판다. 오늘 야키토리에서 만족한 손님은 다음 달 접대를 위층 스시로 잡고, 기념일엔 아래층 비스트로를 잡는다. 한 번 쌓인 신뢰가 업태를 건너서 이동한다. 신규 고객 확보 비용이 가장 비싼 게 외식업인데, 이 구조는 이미 잡은 손님에게 팔 물건을 세 개 갖고 있다.
13.셋째, 골목 자체가 목적지가 된다. 가게 하나는 '거기 괜찮대'로 끝나지만, 같은 골목에 셋이 모이면 그 골목이 검색어가 된다. 뒷골목이라 유동인구가 없다는 약점을 스스로 목적지를 만들어 지운다. 임대료가 싼 자리를 고르고, 집객은 밀도로 해결했다.
유동인구가 없는 자리를 고른 이유신센·마루야마초는 시부야 번화가의 정면이 아니라 옛 화류가에서 넘어온 이면 골목이다. 걷는 사람이 적은 만큼 임대료가 대로변보다 싸다. ⓒJoi Ito/Wikimedia Commons (CC BY 2.0)
14.넷째, 놓친 예약을 그룹 안에서 줍는다. 17석·27석·16석짜리 가게는 금요일 저녁이면 무조건 만석이고, 보통은 거기서 손님을 잃는다. 그런데 위층이 차면 아래층으로, 옆집으로 돌릴 수 있다. 예약 거절 한 통이 다른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는 가게가 하나일 때는 존재하지 않는다.
15.다섯째, 접객을 브랜드로 걸었다. 이 그룹은 브라이덜(웨딩) 출신 접객 기준을 내세운다. 음식으로 차별화가 안 되는 가격대에서 '대접받았다'는 감각이 재방문을 만든다는 계산이다. 8,000엔짜리 야키토리에서 2만 엔짜리 접객을 받으면, 손님은 그 격차를 기억한다.
8,000엔짜리 자리에서 2만 엔짜리 접객세 가게의 가격대는 8,000·15,000·20,000엔으로 벌려 놨다. 그룹이 내세우는 접객 기준은 브라이덜 업계에서 가져온 것이다. ⓒTHE-SELECTION
16.처음은 아니다. 일본 도시는 원래 잡거빌딩(雑居ビル) 문화다. 한 건물 층마다 다른 음식점이 들어차고, 손님은 엘리베이터로 층을 고른다. 다만 그건 층마다 사업자가 다르다. 여기서 달라진 건 하나, 한 사업자가 그 빌딩을 통째로 자기 브랜드로 채웠다는 것. 형식은 오래됐고, 주인이 바뀌었다.
17.조달 쪽은 더 뚜렷하다. AP Holdings의 '츠카다농장'이 원형이다. 미야자키 지도리·구로사츠마도리를 생산·가공·유통·판매까지 자사가 일관하는 '생판직결(生販直結)' 모델로, 중간 마진을 걷어내 높은 품질을 낮은 가격에 낸다는 논리다. Full Bet과 150개 어항 직송은 이 문법의 수산 버전.
18.이 방식에는 함정도 같이 딸려 온다. 츠카다농장은 '지도리(재래닭)' 표시를 두고 경품표시법 위반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산지·품종을 팔면 그 표시가 곧 상품이 되고, 한 번 어긋나면 브랜드 전체가 흔들린다. 수직계열화는 원가를 잡아주는 대신, 표시 리스크를 자기 앞으로 끌어온다.
생산에서 객석까지 직결조달을 직접 쥐는 외식의 원형은 AP Holdings의 츠카다농장이다. 지역 재래닭을 생산·가공·유통·판매까지 자사가 일관해 중간 마진을 걷어냈다. ⓒPR TIMES
19.객단가 2만 엔 스시와 8천 엔 야키토리의 평당매출은 거의 같다. 여기서 돈 이야기를 정면으로 하자. 아래는 공개 좌석수·객단가에 업태별 통상 회전율과 면적을 얹은 내 추정이다. 스시는 27석 × 회전 1.2 × 20,000엔으로 일 65만 엔, 비스트로는 17석 × 1.3 × 15,000엔으로 일 33만 엔, 야키토리는 16석 × 1.8 × 9,000엔으로 일 26만 엔.
20.여기에 면적을 나눠 보자(스시 35평·비스트로 20평·야키토리 14평 추정, 월 26일 영업). 평당 월매출은 스시 약 48만 엔, 비스트로 약 43만 엔, 야키토리 약 48만 엔. 거의 수렴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객단가가 높으면 회전이 죽고, 객단가가 낮으면 회전이 산다. 업태를 아무리 고급으로 올려도 평당매출의 천장은 잘 안 올라간다.
평당매출은 수렴한다객단가 2.2배 차이가 평당매출에서는 지워진다. 그렇다면 업태를 셋으로 쪼갠 이유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비용 쪽을 봐야 한다.
21.그렇다면 셋으로 쪼갠 이유는 매출이 아니라 비용이다. ①임차 협상력. 한 사업자가 건물을 통째로, 옆 건물까지 먹으면 평당 임대료 조건이 달라진다. ②인력. 세 매장이 붙어 있으면 바쁜 날 인력을 옮길 수 있어 각 매장이 안전재고로 들고 있어야 할 인원이 줄어든다. ③재고. 조달이 하나면 한 마리를 세 번 쓸 수 있다.
22.③번이 특히 그렇다. 좋은 생선 한 마리에서 스시가 가져가는 부위는 절반이 못 된다. 남는 뼈와 자투리가 비스트로의 퓌메(생선 육수)와 리예트가 되고, 야키토리에서 나온 닭 뼈는 아침 조식 업태의 국물로 간다. 정황상 그렇게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내 해석이다). 확인된 사실은 조달·센트럴키친이 그룹 공용이고 메뉴가 서로를 참조한다는 것. 이름 그대로 돌 하나로 새 세 마리다.
23.숫자로 보면 이렇다. 파인 비스트로·스시의 통상 원가율은 30~35%. 직송으로 유통 단계를 걷어내면 같은 원가율로 한 등급 위의 재료를 쓰거나, 원가율 40%를 감수하고 손님이 느끼는 값어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그룹이 말하는 '건전한 가격파괴'는 후자다. 원가율을 올려놓고 회전과 재방문으로 벌충하는 모델이다(원가율 수치는 업계 통상치 기준 추정).
한 마리를 세 번 판다스시가 가져가는 부위는 생선 한 마리의 절반이 못 된다. 남는 뼈와 자투리는 비스트로의 퓌메와 리예트로 간다. ⓒLiveen Times
24.목표액 30만 엔짜리 크라우드펀딩. 야키토리집을 열면서 이 그룹은 마쿠아케(Makuake)에 프로젝트를 걸었는데, 목표 금액이 30만 엔이다. 점포 하나 CAPEX의 1% 남짓일 금액. 이 캠페인은 자금조달이 목적이 아니라고 스스로 자백하고 있다. 그럼 목적이 뭔가.
25.리턴 구성을 보면 답이 나온다. 오마카세 2인 + 회원권 17,600~25,600엔, VIP 2인 31,600~33,600엔, 지도리 한 마리 코스 60,000엔(100명 한정), 식사권 5만~200만 엔, 야키토리 장인 체험 5만 엔, 양계장 투어 10만 엔, 1일 점장권 20만 엔. 이건 펀딩이 아니라 개점 전 선불 매출 + 회원 락인 + 무료 미디어다. 그룹 누적 조달은 2.5억 엔을 넘겼다.
26.외식업의 최대 리스크는 오픈 시점에 현금이 가장 얇다는 것이다. 인테리어·집기·보증금이 다 나간 직후에 매출은 0에서 시작한다. 선불 식사권은 그 골짜기를 메우고, 회원권 할인(5~20%)은 재방문을 계약으로 묶는다. 펀딩 페이지 자체도 오픈 전 검색 결과와 기사를 만든다. 돈보다 이 세 개가 본체다.
30만 엔이 목표인 펀딩야키토리집 개점에 맞춰 마쿠아케에 올린 프로젝트다. 리턴은 식사권 5만~200만 엔, 1일 점장권 20만 엔, 양계장 투어 10만 엔으로 짜였다. ⓒMakuake
27.함정도 분명하다. 첫째, 한 골목 몰빵은 상권 리스크의 집중이다. 재개발·유흥가 단속·역세권 동선 변화 한 방에 세 매장이 동시에 흔들린다. 둘째, 카니벌라이제이션. 셋의 손님이 겹치면 서로를 갉아먹는다. 가격대를 8천·1만5천·2만으로 벌려놓은 건 그 방어책으로 보인다.
28.셋째, 그리고 가장 위험한 것. 6년에 20개는 인력이 못 따라오는 속도다. 접객을 브랜드로 건 회사가 접객의 질로 무너지는 경로가 가장 흔하다. 신바시의 와규 총본점은 새벽 3시까지 돌리고, 야키토리는 아침 10시에 문을 연다. 시간표를 늘려 매출을 짜내는 만큼, 사람이 먼저 닳는다.
사람이 먼저 닳는다신바시의 와규 총본점은 새벽 3시까지, 야키토리는 아침 10시부터 돈다. 6년에 20호점을 연 속도가 그 시간표 위에 얹힌다. ⓒPR TIMES
요약
도쿄 시부야 마루야마초 뒷골목에 한 사업자가 석 달 만에 식당 셋을 세웠다. 4월 29일 비스트로 17석(객단가 15,000엔), 5월 4일 같은 건물 2층 스시 27석(20,000엔), 7월 중순 옆 건물 야키토리 16석(8,000~9,999엔). 추정해 보면 평당 월매출은 세 업태 모두 43~48만 엔으로 수렴하는데, 객단가가 2.2배 차이인데도 그렇다. 객단가가 오르면 회전이 죽기 때문이고, 그래서 셋으로 쪼갠 이유는 매출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 통임차의 협상력, 매장 간 인력 이동, 조달 일원화로 한 마리를 세 번 쓰는 것. 국내에서 이걸 하려면 두 군데서 걸린다. 한 건물에 음식점을 겹쳐 넣으면 정화조 증설과 부설주차 대수가 공사비와 인허가 일정을 통째로 좌우하고, 원가 엔진인 조달 일원화는 일반음식점 영업신고가 '내 매장 손님에게 직접 제공하는 음식'까지만 커버해 A매장에서 만든 육수를 B매장에 넘기는 순간 별도 영업신고 대상이 된다. 프랜차이즈가 굳이 센트럴키친을 따로 세우는 이유가 거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