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가 파는 전부90g짜리 햄버그 세 장, 하가마로 지은 밥, 미소시루, 생계란. 여섯 해 동안 메뉴는 이것 하나. ⓒ吉グル
데일리 다이닝
일본에 4개를 여는 동안, 해외에 15개가 열렸다 (도쿄·햄버그 정식)
2026.08.04
도쿄 기치조지(吉祥寺)의 낡은 민가를 고쳐 만든 스무 자리가 2020년 6월 1일에 문을 열었다. 파는 것은 하나뿐이다. 90g짜리 숯불 햄버그 세 장, 얼마든지 채워 주는 갓 지은 밥, 미소시루, 생계란 하나. 값은 1,820엔. 그 뒤 6년 동안 일본 안에 늘린 점포는 넷인데 바다 건너에는 15개가 섰다. 올해만 1월에 상하이, 6월에 싱가포르.
1.가게 이름은 히키니쿠토코메(挽肉と米), 간 고기와 쌀이라는 뜻 그대로다. 1호점은 기치조지 주택가의 민가를 고쳐 썼고, 열 명이 둘러앉는 원형 카운터를 둘 놓아 스무 자리를 만들었다. 모든 자리가 굽는 자리를 마주 보는 배치. 메뉴는 정식 하나뿐이고, 개점 때 1,500엔대이던 값이 2024년 11월에 1,820엔이 됐다. 받는 예약은 없고, 대신 아침마다 줄이 선다.
2.손님은 아침 9시부터 이름을 적거나 정리권을 받아 들어갈 시간을 배정받는다. 일본 안의 점포는 기치조지와 시부야 도겐자카(道玄坂), 교토 기온(祇園), 후쿠오카(福岡) 이마이즈미(今泉) 네 곳. 해외는 2026년 4월 기준 15곳이라고 회사가 밝힌다. 올해 1월 9일 상하이 둥후루(东湖路)의 FUFU 안뜰에 들어갔고, 6월 5일에는 싱가포르 VivoCity에 28석을 열었다.
이 평면 하나가 열아홉 번 복제됐다기치조지 1호점. 조리대를 원형 카운터가 감싸고 그 위로 후드가 통째로 내려온다. ⓒ上野建築研究所
3.평면은 단순하다. 가운데 숯불 야키다이를 놓고 카운터가 그것을 감싼다. 홀이 없으니 서버 동선도 없고, 굽는 사람이 곧 접객하는 사람. 밥은 하가마(羽釜) 네 대로 15분마다 새로 짓고, 고기는 매일 아침 가게 안 냉장실에서 간다. 창업자가 내건 말은 셋. 갓 갈고, 갓 굽고, 갓 지은 것.
굽는 자리가 곧 홀이다야키다이 근경. 카운터 상판이 그릴을 감싸고, 손님 앞에 조미료 상자와 밥공기 자리가 붙는다. ⓒ吉グル
4.카운터에 앉으면 눈높이가 불판이다. 90g짜리 반죽이 숯 위에 얹히는 순간 기름이 아래로 떨어지고, 그 기름이 숯에 닿아 다시 연기로 올라온다. 연기가 고기 표면에 한 번 더 앉는 것이 숯불 조리의 원리이고, 카운터 손님은 그 왕복을 코로 먼저 먹는다. 하가마 뚜껑을 여는 소리는 나무가 나무에 부딪히는 둔한 소리.
기름이 숯으로, 연기가 다시 고기로타원형 숯불 위에 반죽이 줄지어 오른다. 카운터 손님은 이 왕복을 코로 먼저 먹는다. ⓒ吉グル
5.세 장을 한꺼번에 내지 않는 것이 이 가게의 설계다. 한 장을 다 먹을 무렵 다음 장이 구워져 오고, 그러면 손님은 식은 고기를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 첫 장은 소금과 와사비, 둘째 장은 오니오로시(鬼おろし)와 폰즈, 셋째 장은 밥 위에 얹어 생계란을 깨 비빈다. 먹는 순서까지 정해 놓고 파는 것.
밥은 15분마다 새로 짓는다콘크리트 상판에 박힌 하가마에서 김이 오른다. 서버 동선이 사라진 자리에 조리대와 스툴만 남는다. ⓒPOOL inc.
6.이 집이 파는 건 완성된 접시가 아니라 완성되는 과정이다. 조리를 손님 앞으로 끌어낸 문법 자체는 스시야와 뎃판야키가 오래 써 온 것인데, 그 문법은 늘 비싼 값을 정당화하는 장치였다. 여기서는 같은 장치가 1,820엔짜리 정식에 붙어 있을 뿐.
셋째 장을 먹는 법밥 위에 고기를 얹고 노른자를 깬다. 순서까지 정해 두면 손님이 기다리는 것은 다음 접시가 아니라 다음 장면. ⓒLeaf KYOTO
7.메뉴를 하나로 줄인 대가가 크다. 손님은 고를 게 없으니 앉자마자 조리가 시작되고, 주방은 공정이 하나뿐이라 새로 온 사람도 몇 주면 굽는다. 재고는 고기와 쌀과 계란으로 끝나 폐기가 거의 안 생긴다. 줄을 서는 쪽도 같아서, 무엇을 먹을지 이미 아는 줄은 덜 지루한 편.
규슈에 낸 네 번째후쿠오카 이마이즈미점 입면. 길에 면한 개구부 안쪽으로 원형 조리대가 그대로 보인다. ⓒPOOL inc.
8.값이 싼 것을 무한으로 풀고 비싼 것을 고정한 배분도 정교하다. 밥과 계란과 조미료는 얼마든지 가져다 쓰게 하고, 원가가 실린 고기는 270g에서 딱 멈춘다. 손님이 체감하는 건 넉넉함이고 가게가 지키는 건 원육 중량. 홍콩 IFC점이 문을 열던 날에는 300명이 줄을 섰고 번호표가 400홍콩달러에 거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줄이 길어질수록 값이 아니라 번호표가 오른다면, 그 웃돈은 누가 가져가나.
9.이하 추정이다. 스무 자리에서 낮 네 시간, 밤 네 시간을 돌린다. 정식 하나라 주문에서 첫 접시까지가 짧고 체류가 30분 안팎이면 좌석 회전은 하루 12회쯤 나온다. 하루 240명, 객단가 1,820엔이면 일매출 44만 엔. 한 달 26일을 열면 1,140만 엔 언저리.
원가율을 회전으로 갚는 구조재료비 비중이 일반 외식보다 높게 잡히는 대신, 목이 아닌 자리를 골라 임대료를 매출의 4%대로 눌렀다. 회전과 비용 비율은 추정치.
10.문제는 그 원가율이다. 소고기 100% 반죽 270g에 밥과 계란과 미소시루를 얹어 1,820엔이면 재료비는 한 상에 700엔에서 900엔 사이로 잡힌다. 40%대. 일반 외식이 30% 안팎에서 관리하는 걸 생각하면 높은 축이고, 밥을 얼마든지 푸는 만큼 위쪽으로 더 새기 쉽다.
설비가 한 벌로 끝난다6월 5일에 연 싱가포르 VivoCity점 입면 드로잉. 주방이 한 벌이라 새 나라에 가도 다시 그릴 것이 적다. ⓒHIKINIKU TO COME
11.대신 임대료가 가볍다. 1호점은 역 앞 1층이 아니라 주택가 민가이고, 2호점은 도겐자카 빌딩 3층에 엘리베이터도 없는 자리를 건물주 자택에서 넘겨받아 고쳤다. 줄을 세울 수 있는 가게는 목을 안 산다. 스물다섯 평에 평당 2만 엔을 가정하면 임대료는 매출의 4%대.
한 번에 한 장싱가포르점 카운터. 석쇠에 얹혀 한 장씩 건너온다. 목 좋은 자리를 사는 대신 이 장면이 광고를 대신한다. ⓒThe Ranting Panda
12.같은 정식이 국경을 넘으면 값이 달라진다. 상하이 128위안, 홍콩 138홍콩달러, 타이베이 650대만달러, 싱가포르 27.90싱가포르달러. 원화로 옮기면 일본의 1.4배에서 1.7배다. 임차료와 인건비, 수입 원육에 붙는 비용이 얹힌 값이지만 브랜드가 국경을 넘으며 웃돈을 한 겹 더 받는 구간이기도 한 것.
국경마다 붙는 웃돈일본 안에서 1,820엔인 한 상이 바깥에서는 1.4배에서 1.7배로 팔린다. 환율은 개략치.
13.만든 사람은 야마모토 쇼헤이(山本昇平). 2005년 스물셋에 오레노함바구 야마모토(俺のハンバーグ山本)를 냈고, 2010년 무렵 앞에 같은 말을 붙인 무관한 가게들이 늘어 손님이 헷갈리자 2016년 6월 전 점포 이름을 야마모토노함바구(山本のハンバーグ)로 갈았다. 햄버그 한 품목으로 15년을 보낸 사람이 2020년에 다시 연 것이 지금의 가게다.
국경을 넘어도 접시는 그대로타이베이 화산(華山)점 진출 때 쓰인 상품 사진. 해외 확장은 대만에서 먼저 속도가 붙었고 지금은 타이중까지 내려갔다. ⓒGQ Taiwan
14.반전은 확장의 주인이 원조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일본 외식 대기업 모노가타리 코퍼레이션(物語コーポレーション)이 만든 러우러우다미(肉肉大米)가 2022년 11월 상하이에서 먼저 출발해 선전과 항저우로 퍼졌고 2024년에는 홍콩까지 갔다. 값은 68·78·88위안 세 갈래, 좌석 회전은 하루 22회, 잘 도는 점포는 월매출이 100만 위안을 넘는다고 현지 매체가 전한다. 원조가 올해 1월 둥후루에 들어섰을 때 시장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3년 먼저 자리 잡은 쪽상하이의 러우러우다미. 밥과 미소시루, 생계란과 조미료까지 한 상 배치가 같고 값은 68위안부터. ⓒみるたんの上海生活奮闘日記줄이 곧 광고비쇼핑몰 안 매장 앞으로 사람이 몰렸다. 화남 1호점 개점 때는 세 시간을 기다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赢商网
15.원조가 고른 답은 점포 수가 아니었다. 창업자는 매출보다 이익률을, 직원 수보다 1인당 이익을 먼저 본다고 말한다. 국내 확장은 파트너 프랜차이즈로 네다섯 곳까지만 보고, 2022년 1월에는 오야마다이(尾山台)에 제조 주방을 갖춘 연구소를 세워 냉동 상품 쪽으로 나갔다. 좌석으로 못 늘리는 몫을 공장이 낸다.
1월 9일, 상하이 둥후루쉬후이구 옛 거리에 들어선 FUFU. 담장을 따라 앉아 기다리는 줄이 이 상권의 풍경이 됐다. ⓒ澎湃新闻
16.스무 자리짜리 민가에서 시작한 한 상이 6년 만에 다섯 나라로 퍼졌고, 자국에 남긴 점포는 넷인데 바깥에 선 것은 15곳이다. 남는 숫자는 40%대 원가율을 하루 12회의 회전으로 갚는 구조. 국내에서 먼저 걸리는 건 임대료가 아니라 생계란이다. 정식에 날계란을 기본으로 얹으려면 생식용 기준을 맞춘 난류를 써야 하고, 여름철 보관 온도와 표시가 따라붙는다. 밥을 얼마든지 푸는 결정도 같은 무게라, 회전이 12회에서 8회로 내려가는 순간 넉넉함으로 팔던 것이 그대로 적자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