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쪽 훗사시의 청주 양조장이 지난 7월 1일 부지 안에 레스토랑과 바, 숍을 한 채로 열었다. 연면적 564㎡ 목조 2층, 디너 코스 11,000엔, 창고 견학 2,700엔. 1822년에 시작한 집이 204년 만에 처음으로 술이 아니라 술 마시는 자리를 판다. 국내에서 청주가 팔리는 양은 정점의 3할 아래로 내려와 있다.
1.2026년 7월 1일, 도쿄도 훗사시(福生市) 훗사 609번지에 &KASEN이 문을 열었다. JR 훗사역(福生駅)에서 북쪽으로 걸어 12분. 다무라 슈조조(田村酒造場)의 부지 안이고 레스토랑과 SAKE-Bar, 숍이 한 채에 들어간다. 목조 2층에 연면적 564㎡, 우리 셈으로 171평. 개점일을 7월 1일로 잡은 이유는 그날이 주조년도의 첫날이라, 술 만드는 사람에게는 설날이기 때문.
2.값은 디너 코스 11,000엔, 런치 쇼트코스 5,500엔. 100엔 950원으로 치면 각각 10만 4,000원과 5만 2,000원쯤 된다. 바는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끊지 않고 열고 숍은 오후 5시 30분에 닫으며, 월요일은 쉰다. 문을 연 뒤 한동안 레스토랑은 예약으로만 받는다고 안내한다. 이 집은 분세이 5년, 그러니까 1822년에 시작해 올해로 204년째이고, 대표 브랜드는 가센(嘉泉), 지금 빚는 양은 1,500석, 일승병으로 약 15만 병.

3.부지에 먼저 서 있던 것들이 이 건물의 조건이었다. 등록유형문화재가 다섯 곳 남아 있고, 그중 눈에 먼저 걸리는 것이 프랑스식으로 쌓아 올린 팔각 굴뚝. 새 건물의 바 카운터는 앉은 사람 정면으로 그 굴뚝이 들어오도록 방향을 잡았다. 설계는 야마지 데쓰오 건축설계사무소(山路哲生建築設計事務所)와 덴쓰 라이브(電通ライブ)가 함께 했고, 정원은 료쿠엔샤(ryokuensha)가 맡았다.

4.정원은 다마가와(多摩川)의 흐름을 본떴다. 물길과 모래톱을 앉히고 그 모래톱에 벼과 식물을 심었는데, 쌀에 대한 예의라는 설명이 붙는다. 양조장에서 강은 조경이 아니라 원재료다. 이 집이 쓰는 시코미미즈에는 가키미즈(嘉き水)라는 이름이 따로 달려 있고, 그 물이 주방으로도 들어간다.

5.주방이 쓰는 재료 목록에 술지게미(酒粕)가 올라 있다. 술을 짜고 남는 것이라 양조장에서는 늘 처치가 문제인 부산물인데, 여기서는 조리 재료이자 판매 상품. 데우면 알코올이 먼저 날아가고 단내와 누룩 냄새가 남는다. 빵 반죽이 부풀 때 나는 냄새와 이웃하되 더 무겁고, 혀에는 짠맛도 신맛도 아닌 두께로 깔린다. 그릇은 다무라 집안에 내려온 옛 도자기와 이 집을 위해 새로 만든 유리잔을 섞어 쓴다.

6.잔은 90ml 안팎으로 나가는 것이 페어링의 관례. 같은 술도 온도를 셋으로 나누면 다른 술이 된다. 차게 낸 순미긴조는 향이 코앞에서 서고, 사람 체온쯤으로 데우면 그 향이 목 뒤로 내려가면서 단맛이 옆으로 넓어진다. 접시 하나에 잔 하나를 붙이는 자리에서는 그 온도 차이가 소스만큼 일을 한다.

7.왜 지금인가. 일본 국내에서 청주가 팔리는 양은 1973년 177만kL를 정점으로 내려와 2023년 39만kL, 정점의 3할이 안 된다. 반대로 늘어난 쪽이 수출이라 2025년에 458.8억엔어치, 3.35만kL를 내보냈다. 리터당 수출 단가는 2015년 771엔에서 2025년 1,368엔으로 1.8배가 됐다. 양이 아니라 값으로 버는 시장으로 바뀌는 중.
8.사람도 온다. 2025년 방일 외국인은 4,268만 명, 소비액은 9.5조엔으로 둘 다 사상 최고. 술을 사러 오는 사람보다 양조장을 보러 오는 사람이 빨리 늘고 있다. 16대 당주 다무라 한주로(田村半十郎)는 집안 가훈이 "정성껏 만들어, 정성껏 판다"였다고 말한다. 거기에 "정성껏 전한다"를 한 줄 더 붙이겠다는 것이 이 시설의 명분.

9.이하 셈은 필자 추정이다. 순미긴조 720ml 소매가를 3,000엔으로 잡으면 리터당 4,170엔이고, 도매를 거치면 양조장이 손에 쥐는 돈은 그 65%인 리터당 2,700엔 안팎으로 내려온다. 같은 술을 숍에서 직접 팔면 4,170엔이 그대로 들어오고, 잔으로 팔면 90ml에 1,200엔이니 리터로 환산해 13,300엔이 된다.
10.대신 잔으로 팔려면 자리와 사람이 필요하고, 그 비용이 이 564㎡짜리 건물이다. 빚는 원가는 이미 200년을 깎아 온 자리라 더 내려가지 않는다. 파는 자리를 바꾸는 것은 건축과 채용의 문제이니, 손댈 수 있는 쪽이 뒤쪽에 남아 있었다.

11.좌석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171평에 레스토랑과 바, 숍, 주방이 함께 들어간다는 조건에서 레스토랑 40석과 바 12석으로 잡고 역산하면 하루 매출 약 70만엔, 월 26일 영업으로 1,840만엔이 나온다(추정). 우리 돈 1억 7,500만원, 1년으로는 2.2억엔.
12.다만 남는 돈은 다른 이야기다. 다이닝은 식재료와 인건비가 매출의 6할을 먹고, 병은 그렇지 않다. 매출로 붙는 규모와 이익으로 붙는 규모를 같게 보면 안 된다. 이 건물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이익률이 아니라 손님과 직접 만나는 횟수이고, 그 횟수가 병 판매를 뒤에서 밀어 올린다.

13.마진이 가장 좋은 자리는 코스가 아니라 견학과 술지게미다. 창고 견학은 1인 2,700엔인데 들어가는 원가는 안내하는 사람의 시간뿐. 숍의 시음은 100엔이고, 100엔은 값이 아니라 문턱을 낮추는 장치. 술지게미로 만든 젤라토는 원재료가 공정의 부산물이라 원가율이 코스 요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14.이 모델이 새것은 아니다. 걸어갈 거리인 같은 시에 이시카와 슈조(石川酒造)가 있고, 1863년에 시작한 그 집은 부지 안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내는 훗사노 비루고야(福生のビール小屋)와 활어 요리집 쇼쿠도 이시카와(食道いし川)를 돌린다. 2021년에는 양조장 체험형 게스트하우스까지 열었다. 41년 늦게 창업한 이웃이 이 길을 먼저 갔다는 이야기.

15.다른 점은 값과 사람이다. 레스토랑 감수를 파티시에에게 맡겼는데, 가나가와 주오린칸(中央林間)에서 MAISON GIVRÉE를 하는 에모리 히로유키(江森宏之)다. 2015년 밀라노 만박의 아이스크림·초콜릿 월드컵에 일본 대표 팀 주장으로 나가 우승한 사람. 사케 페어링 코스에 파티시에를 앉히는 배치는 흔하지 않지만, 부산물을 단맛으로 옮겨 본 사람이 술지게미를 상품으로 바꾸는 일에서는 제일 빠르다. 바 감수는 몬젠나카초(門前仲町)에서 슈테이 조로메(酒亭 沿露目)를 하는 오노 히사토(大野尚人)가 맡았고, 카운터 8석에 정해진 차림표 없이 그날 것으로 내며 술과 안주의 비율을 6대 4로 둔다는 집.

16. 국내 출하량이 정점의 3할 아래로 내려온 업종에서 204년 된 제조업체가 부지 한쪽에 171평짜리 객석을 지었고, 도매로 리터당 2,700엔 받던 술을 잔으로 13,300엔에 팔기 시작했다(추정). 남는 숫자는 4.9배. 국내에서 먼저 걸리는 건 술이 아니라 거리다. 국내 양조장 대부분은 역에서 걸어 12분이 아니라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고, 왕복 세 시간을 쓰게 하려면 코스 한 상으로는 부족해 견학과 숍과 숙박까지 붙어야 하루가 채워진다. 여기에 제조시설과 객석의 구획을 나누고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를 따로 내는 절차가 얹히니, 착공 전에 세어야 할 것은 좌석수가 아니라 그 하루의 시간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