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도쿄 긴자미쓰코시 신관 11층에 돈카츠집 한 곳이 문을 열었다. 1966년에 시작해 국내외 480곳까지 늘어난 체인이 60년 가까이 만들지 않던 물건, 코스 전문점이다. 밥은 주문을 받은 뒤에 짓기 시작한다.
1.7월 31일 금요일, 도쿄 주오구 긴자 4-6-16. 긴자미쓰코시(銀座三越) 신관 11층 GINZA다이닝 구획에 긴자 가쓰타쿠미 사보텐(銀座かつ匠さぼてん)이 문을 열었다. 운영은 그린하우스푸드(グリーンハウスフーズ), 브랜드는 돈카츠 신주쿠 사보텐(とんかつ新宿さぼてん). 1966년에 시작해 지금 국내외 480곳쯤 되고 내년이면 60년인데, 그 60년 동안 이 회사가 안 만든 게 코스 스타일 점포였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마지막 주문은 9시.

2.파는 건 세 갈래다. 홋카이도 기타미(北見)에서 기른 돼지의 로스카츠 고젠이 3,680엔, 지바현 보소(房総)의 브랜드 돼지 다쿠미부타(匠味豚)를 쓴 로스카츠 고젠이 4,000엔, 히레를 봉 모양으로 튀긴 특선이 4,500엔. 같은 브랜드의 보통 점포에서 파는 산겐무기부타 로스카츠 정식이 1,518엔.
3.상은 사쿠라차로 시작한다. 여름채소 니코고리와 와사비 다시마, 긴피라 같은 고바치가 먼저 깔리고 갓 튀긴 카츠가 그다음에 오며 감귤 젤리로 끝난다. 낮과 밤의 구성이 같다는 게 이 가게의 특이한 점.
4.밥은 구리로 만든 하가마(羽釜)에 짓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불에 올려 20분이 걸리고, 쌀은 이와테와 야마가타에서 온다. 밥과 채썬 양배추, 국은 몇 번을 더 달라고 해도 값을 받지 않는다.


5.손님이 고르는 건 둘이다. 생빵가루를 굵게 간 것과 곱게 간 것 중 하나, 국물은 누룩된장 돈지루와 계절 아카다시 중 하나. 같은 고기를 시켜도 옆자리와 다른 접시가 나온다.


6.굵은 빵가루는 튀기면 결이 서서 이가 닿는 순간 부서지고, 고운 쪽은 표면이 매끈해 고기 즙이 먼저 올라온다. 기름은 태백참기름, 온도는 낮게 시간은 길게. 참깨를 볶지 않고 짜낸 기름이라 색이 옅고 향이 거의 없어, 튀김옷에 고소한 냄새가 얹히는 대신 돼지 지방 냄새가 그대로 남는다.

7.단면은 옅은 분홍으로 선다. 저온에서 천천히 올리면 겉이 타기 전에 속 온도가 먼저 도달하니 자른 자리에 육즙이 고이고, 그 위에 소스와 간 참깨를 찍어 먹는다. 저온에서 오래 튀기는 방식이라 접시가 나오는 데도 시간이 붙는다.

8.백화점 11층이 파는 건 음식보다 시간에 가깝다. 쇼핑을 끝낸 사람, 약속 장소를 찾다 올라온 사람, 혼자 밥을 먹으러 온 사람이 그 층에 선다. 카운터석을 넣은 건 마지막 손님 때문이고, 낮과 밤을 같은 코스로 둔 건 앞의 두 손님 때문이다.
9.일본 외식에서 돈카츠는 값이 잘 안 오르는 품목이었다. 정식 1,500엔이 오래 상한처럼 굳어 있었다. 그 위는 누가 가져갔나. 같은 건물에 들어와 있는 마이센(まい泉) 정도가 지켰을 뿐, 3,680엔은 아무도 채우지 않은 칸.

10.480곳을 굴리는 회사가 산지 한 곳의 돼지를 쓰는 건 원래 어렵다. 물량이 적어 단가가 붙고, 공급이 끊기면 대체가 안 된다. 점포 하나짜리 조달이라서 가능한 일이고, 그 하나를 480곳이 쌓은 이름으로 여는 게 이번 장사의 뼈대다.
11.객단가는 4,000엔 안팎으로 잡힌다(추정). 음료를 안 시켜도 보통 점포의 1,518엔 대비 2.4배에서 2.6배. 좌석수와 면적은 비공개. 평당매출을 여기서 계산하지 않은 이유다.
12.회전을 스스로 묶어 놨다. 주문 후 20분 취반이면 앉아서 나갈 때까지 한 시간 아래로 내려가기 어렵다. 점심 두 바퀴, 저녁 두 바퀴가 현실적인 상한. 객단가를 2.4배로 올린 건 그래서 선택이 아니라 전제였다.
13.대신 원가가 위로 붙는다. 돈카츠 전문점의 식재료 원가율은 보통 25~35%로 잡는데 이 집은 브랜드 돼지에 산지 쌀을 쓰고 밥·양배추·국을 무료로 더 준다. 주요 외식 100사의 평균 원가율이 2021년도에 37.5%로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는 데이코쿠데이터뱅크(帝国データバンク) 조사가 있고, 이 점포는 그 언저리이거나 그 위일 것이다(추정).

14.이 브랜드가 원래 서 있던 자리는 백화점 지하다. 도시락과 카츠산도를 파는 델리카 매장이 몸통이고 480곳 대부분이 그런 점포이며, 긴자미쓰코시 지하에도 오래 있었다. 지하에서 1,000엔 안쪽 도시락을 팔던 이름이 같은 건물 11층에서 4,000엔을 받는다.
15.해외로는 11개 지역 121곳이 나가 있고 그중 한국이 33곳으로 가장 많다(2026년 7월 기준). 한국에서는 캘리스코가 이 브랜드를 운영하고 오리지널 로스카츠가 15,500원인데, 일본의 1,518엔과 얼추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위층에 해당하는 물건은 아직 없다.
16.60년 된 체인이 처음으로 코스 전문점을 냈고, 1,518엔짜리 정식을 3,680엔으로 올리면서 회전을 늦추는 장치를 일부러 심었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면 임차 조건에서 먼저 갈린다. 백화점 입점업체가 내는 판매수수료가 평균 21.3%다. 여기에 식재료 35%를 얹으면 인건비를 쓰기 전에 매출의 절반이 사라진다. 밥을 20분 지어 회전을 반으로 줄이는 결정은 객단가가 3만 원대에 서 있을 때만 성립한다. 15,500원짜리 로스카츠를 파는 시장에서 그 위층을 만들려면 값부터 두 배로 올려야 하는데, 값을 두 배로 올린 돈카츠를 사람들이 사 줄지는 아직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