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태국 요리 가게 하나가 골목 안쪽에 세 배 넓은 두 번째 점포를 열었다. 1호점은 인당 79위안을 받던 방콕 좌판 흉내였고, 2호점 차림표 맨 위에는 350위안짜리 돼지갈비가 올라 있다. 면적을 세 배로 늘리는 동안 평당매출은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도 이 확장이 계산에 맞는 이유는 갈비 한 접시에 있다.
1.상하이 쉬후이구(徐汇区) 자산루(嘉善路)에 태국 요리 가게 라이라이라이(来来来)의 두 번째 점포가 열렸다. 1호점은 황푸구(黄浦区) 창러루(长乐路)에 있는 35㎡ 남짓한 노면 가게. 파란 철제 테이블에 금속 스툴을 붙이고 벽 선반에 태국 소스병을 줄지어 세운 가게. 방콕 좌판 흉내.

2.주방에 서는 사람은 궈쉰빈(郭训斌)이다. 장시(江西) 출신이고 중국 요리 경연 프로그램 이판펑선(一饭封神)에 나갔다. 1호점 벽에는 그때 받은 명패가 선풍기 두 대 사이에 걸려 있다. 메뉴를 짜려고 태국을 계속 오간다고 현지 매체는 전한다. 태국 동북부 이산 지방 음식이 이 집의 뼈대.

3.2호점은 오래된 주택의 1층을 통째로 얻었다. 천장이 높고 회벽은 칠이 벗겨진 채로 두었으며, 홀 바닥은 길보다 한 단 내려앉아 있다. 벽 한쪽에 낡은 태국 요리책을 꽂은 나무 책장, 그 옆에 시계 두 개. 하나는 상하이, 하나는 방콕. 열린 주방이 홀 안쪽에 그대로 드러나 있고 분홍 앞치마를 두른 조리사들이 손님과 같은 공기 속에서 볶는다.

4.점심은 11시 30분에 열어 두 시간 반, 저녁은 5시 반부터 9시 반까지 받고 월요일은 쉰다. 주말은 낮부터 이어서 연다. 객석은 나무 의자에 원형 테이블이고, 1호점의 금속 스툴은 여기 없다. 앉는 자세가 바뀌면 머무는 시간이 바뀌고, 머무는 시간이 바뀌면 시킬 수 있는 접시가 달라진다.

5.차림표 꼭대기는 향신료 24가지로 재운 돼지갈비다. 350위안, 우리 돈으로 6만 8,000원쯤. 통째로 구워 바나나잎 위에 올려 내는데 껍질 쪽이 마르면서 갈라지고, 그 틈에 향신료 가루가 눌어붙은 자국이 남는다. 여럿이 나눠야 맞는 접시.

6.조개 볶음은 88위안. 마르살라 와인과 브라운버터에 절인 갓을 섞은 소스라고 하는데, 태국 요리에서는 잘 안 쓰는 조합. 국물이 접시 바닥에 고이고 바질 잎이 그 위에 떠 있다. 돼지고기 랍은 다진 고기에 샬롯과 볶은 쌀가루, 라임을 쳐서 신맛과 매운맛을 앞세운다. 밥 없이 먹으면 짜다. 대나무 통에 담아 나오는 찹쌀밥을 손으로 뭉쳐 곁들여야 맛이 제자리를 잡는다.

7.접시가 커진 것이 2호점의 가장 큰 변화다. 통생선 228위안, 갈비 350위안처럼 혼자서는 시킬 수 없는 물건이 차림표 위쪽에 올라갔고, 아래쪽에는 38위안짜리 모닝글로리 볶음이 그대로 남았다. 한 테이블에서 두 가격대가 같이 팔린다.

8.상하이의 태국 요리 시장은 지난 몇 해 사이 아래로 눌렸다. 1999년에 문을 연 톈타이(天泰)는 한때 22곳까지 늘렸다가 지금은 5곳 남짓만 남았고, 임금이 밀린 채 매장을 접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당 100위안에서 150위안을 받던 중간 가격대가 통째로 비었다.
9.그 자리를 가져간 쪽은 인당 34위안에서 72위안을 받는 저가 브랜드들이다. 태국인 요리사를 데려오고 재료를 항공으로 부치던 방식 대신 표준화한 공급망으로 값을 내렸다. 라이라이라이의 1호점도 그 대열에 붙어 있었다. 인당 79위안.
10.그 값이 어디서 나왔나. 임대료 명세다. 창러루 일대의 작은 노면 점포는 하루 1㎡에 33위안쯤 나가고, 자산루는 한 블록 안쪽 골목이라 그보다 낮게 잡힌다. 면적이 세 배가 돼도 임대료는 세 배가 되지 않는다.
11.객단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2호점에서 둘이 앉아 랍과 조개 볶음, 채소 하나에 찹쌀밥과 아이스티를 시키면 260위안 안팎. 인당 130위안 언저리(추정). 갈비가 들어간 네 사람 테이블은 인당 170위안까지 올라간다.

12.평당매출은 그 반대로 간다. 1호점이 10평에서 뽑던 월 20만 위안을, 2호점은 세 배 면적을 쓰고도 크게 넘기지 못한다(추정). 평당으로 나누면 숫자가 절반 아래로 내려앉는다.
13.그러면 왜 넓혔나. 좌판에서는 350위안짜리 접시를 팔 수 없기 때문이다. 금속 스툴에 앉아 인도를 등지고 먹는 손님은 갈비 한 짝을 시키지 않고, 시켜도 나눠 먹을 사람이 옆에 없다. 큰 접시를 팔려면 큰 테이블이 필요하고, 큰 테이블을 놓으려면 면적을 사야 한다. 평당 효율을 내주고 객단가를 산 거래.
14.이 거래가 갈리는 곳은 임대료가 아니라 인건비다. 태국 요리는 향신료와 허브 종류가 많아 재료비가 35% 안팎으로 잡히고, 접시가 커지면 손질과 조리 시간이 함께 늘어난다(추정). 임차료가 매출의 15% 아래로 눌리는 대신 주방 인원이 붙는다. 남는 돈이 1호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

15.톈타이가 서 있던 자리로 이 집이 지금 올라오고 있다. 그럼 같은 길을 가는 걸까. 톈타이는 처음부터 인당 100위안대에서 시작해 그 구간을 지키다 무너졌고, 라이라이라이는 79위안에서 손님을 모은 다음 그 손님을 데리고 위로 올라간다. 가격대를 지킨 쪽이 문을 닫았고 가격대를 옮긴 쪽이 남았다.

16.위험은 그 다음에 온다. 상하이 도심의 노면 상권은 손바뀜이 빠르다. 시 당국이 낸 조사에도 300m 안에 커피집이 일곱 곳 들어선 구간이 나오고, 임대료는 높은데 교체는 잦다고 적혀 있다. 좌판 손님이 골목 안쪽까지 따라오지 않으면 세 배로 넓힌 면적은 그대로 고정비로 남는다.
17.인당 79위안을 받던 좌판 흉내 가게가 골목 안쪽에 세 배 면적을 얻어 350위안짜리 갈비를 걸었고, 평당매출을 절반 내주는 대신 객단가를 두 배 가까이 올렸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면적보다 인건비에서 먼저 걸린다. 큰 접시를 파는 가게는 손질과 조리 시간이 길어 주방 인원이 늘고, 그 인원이 늘어나는 순간 주 15시간 경계와 주휴수당이 시간표 위에서 한꺼번에 터진다. 좌판으로 시작해 몸집을 키우려는 가게라면 이 계산은 넓히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한다. 넓힌 뒤에 하면 이미 임대차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