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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신마루빌딩점 · 유리 블록 벽 앞으로 철판을 넣은 테이블이 줄지어 놓였다. 2023년 도쿄역 앞 신마루빌딩 7층에 연 가게다.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도쿄 신마루빌딩점유리 블록 벽 앞으로 철판을 넣은 테이블이 줄지어 놓였다. 2023년 도쿄역 앞 신마루빌딩 7층에 연 가게다.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데일리 다이닝

도쿄보다 비싼 몬자야키 앞에 한 달째 줄이 선다 (서울·몬자야키)

2026.09.16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11길, 종로3가역에서 몇 걸음 들어간 골목 건물의 1층과 2층에 도쿄의 몬자야키 전문점이 한국 1호점을 냈다.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난 9월에도 영업 한 시간 전부터 줄이 선다. 도쿄 시부야점에서 세금 포함 2,000엔이라는 명란떡몬자가 여기서는 2만 2,000원이다.

1.가게 이름은 츠키시마 몬자 모헤지(月島もんじゃ もへじ). 첫 영업은 8월 7일 저녁. 한 달 뒤 뉴시스가 낸 현장 기사를 보면 오전 영업 한 시간 전부터 손님이 모였고, 캐치테이블 원격 줄서기와 가게 앞 벤치 대기를 함께 받았다. 손님들이 말한 기다림은 40분에서 한 시간. 몬자는 도쿄 가게처럼 직원이 테이블 철판에서 직접 굽는다.
명란떡몬자 한 그릇 · 국내 1호점 개점 소식과 함께 공개된 사진. 직원이 명란떡몬자 재료 그릇을 들고 있다. ⓒ패스트페이퍼
명란떡몬자 한 그릇국내 1호점 개점 소식과 함께 공개된 사진. 직원이 명란떡몬자 재료 그릇을 들고 있다. ⓒ패스트페이퍼
2.운영은 가노 코퍼레이션(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이 맡고, 뿌리는 도요스 시장(豊洲市場)의 수산 중도매상 오쿠메(尾粂)다. 1871년 문을 연 염건품 도매상 집안이 츠키시마(月島) 몬자 거리에 가게를 내고, 시장에서 아침마다 받은 해산물을 철판에 올렸다. 모헤지 간판을 단 가게는 2024년에 이미 15곳을 넘었다. 츠키시마 총본점은 250석, 기치조지(吉祥寺)점은 3개 층에 156석.
3.서울 가게는 방의 결이 다르다. 뉴시스가 찍은 홀 사진을 보면 원뿔 모양 갓을 씌운 조명이 테이블 위로 낮게 걸리고, 짙은 원목 칸막이 사이로 흰 상판의 긴 테이블이 이어진다. 테이블마다 가운데를 네모난 철판이 차지하고, 양념병과 수저통은 철판 옆 한 줄에 모았다. 도쿄 신마루빌딩(新丸ビル)점이 유리 블록 벽과 종이 등으로 옛 동네 분위기를 낸 것과 달리 서울은 밝은 벽과 나무로 정리했다. 어느 쪽이든 테이블이 곧 조리대인 가게.
신마루빌딩점의 긴 테이블 · 한 테이블에 철판을 여러 개 박아 안쪽까지 늘어놓았다.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신마루빌딩점의 긴 테이블한 테이블에 철판을 여러 개 박아 안쪽까지 늘어놓았다.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기치조지점 · 테이블 사이를 낮은 나무 칸막이로만 나눴다. 3개 층에 156석을 넣었다. ⓒ吉グル
기치조지점테이블 사이를 낮은 나무 칸막이로만 나눴다. 3개 층에 156석을 넣었다. ⓒ吉グル
4.메뉴는 명란떡몬자를 앞에 세우고 해산물 몬자와 오징어 먹물 몬자,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로 이어진다. 치즈나 버터, 토마토를 더 얹을 수 있다. 명란떡몬자는 주문하면 재료가 그릇째 나온다. 채 썬 양배추를 수북이 쌓고 네모난 떡과 작은 새우를 뿌린 뒤, 맨 위에 명란 한 덩이를 통째로 얹은 그릇. 묽은 반죽은 그 아래에 깔려 나온다.
명란떡몬자 · 양배추 위에 떡과 새우를 뿌리고 명란 한 덩이를 통째로 얹었다. 서울점도 이 메뉴를 간판으로 내건다.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명란떡몬자양배추 위에 떡과 새우를 뿌리고 명란 한 덩이를 통째로 얹었다. 서울점도 이 메뉴를 간판으로 내건다.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오징어 먹물 몬자 · 검은 재료 위에 버터와 오징어를 얹어 낸다. 기치조지점에서는 1,958엔이었다. ⓒ吉グル
오징어 먹물 몬자검은 재료 위에 버터와 오징어를 얹어 낸다. 기치조지점에서는 1,958엔이었다. ⓒ吉グル
5.직원은 먼저 건더기만 철판에 쏟아 주걱 두 개로 잘게 다지며 볶는다. 숨이 죽은 양배추를 동그랗게 밀어 둑을 쌓는데, 츠키시마에서는 이걸 도테(土手)라 부른다. 가운데 빈자리에 묽은 반죽을 부으면 기포가 올라오며 끓기 시작하고, 반죽이 걸쭉해질 즈음 둑을 허물어 한데 섞은 뒤 철판 가득 얇게 편다. 손님이 할 일은 손바닥만 한 작은 주걱으로 가장자리부터 눌러 떼어 먹는 것뿐.
둑 안에 부은 반죽 · 양배추로 쌓은 둑 안에 반죽을 붓고 가운데에 명란을 올렸다. ⓒ吉グル
둑 안에 부은 반죽양배추로 쌓은 둑 안에 반죽을 붓고 가운데에 명란을 올렸다. ⓒ吉グル
철판 위에서 끓는 먹물 몬자 · 둑을 허물어 섞은 반죽이 기포를 올리며 익는다. 기치조지점. ⓒ吉グル
철판 위에서 끓는 먹물 몬자둑을 허물어 섞은 반죽이 기포를 올리며 익는다. 기치조지점. ⓒ吉グル
6.이 음식은 입보다 귀와 코로 먼저 온다. 반죽이 뜨거운 철판에 닿으며 내는 소리, 가장자리에서 간장과 소스가 눋는 냄새. 뉴시스 기자들은 짭짤하고 고소한 맛에 아삭한 채소와 쫀득한 떡이 섞였고, 철판에 눌어붙은 부분은 누룽지처럼 바삭했다고 적었다. 한 번에 뜨는 양이 적어 한 판을 비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비는 건 맥주잔과 하이볼 잔.
가게 이름을 새긴 하이볼 잔 · 천천히 먹는 음식이라 철판 옆에서 잔이 비고 다시 찬다. ⓒ吉グル
가게 이름을 새긴 하이볼 잔천천히 먹는 음식이라 철판 옆에서 잔이 비고 다시 찬다. ⓒ吉グル
7.종로의 줄은 도쿄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945만 9,600명으로 나라별 1위였고 역대 가장 많았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渋谷スクランブルスクエア)점을 찾은 한 방문기는 1시간 45분을 기다렸고 손님 열에 아홉이 외국인이었다고 적었다. 종로에 줄 선 손님들도 일본 여행을 준비하다 이 음식을 알게 됐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8.일본 식당의 서울 진출은 이 가게만의 일이 아니다. 헤럴드경제는 7월 기사에서 도쿄의 해산물덮밥집 츠지한(つじ半)이 도산공원 근처에 1호점을 준비하고, 이타마에 스시는 국내에 4곳을 냈다고 전했다. 도쿄에서 줄 서던 가게를 서울에서 먹으려는 수요. 그중에서도 몬자는 집에서 흉내 내기 어려운 쪽에 선다. 넓은 철판이 있어야 하고, 반죽을 둑 안에 가두는 손이 있어야 해서. 생김새가 낯선 음식도 눈앞에서 구워 주면 구경거리가 된다.
9.가격표를 도쿄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보인다. 2024년 10월 기치조지점 메뉴에서 명란떡몬자는 1,848엔이었고, 한 손님이 전한 시부야점 가격은 세금 포함 2,000엔이다. 100엔을 900원으로 치면 종로점은 두 가게보다 22~32% 비싸다. 개점 직후 SNS 후기에는 「가격도 싸지 않다」는 말이 붙었다.
같은 명란떡몬자, 서울이 가장 비싸다 한 판 가격 · 원 · 엔화는 100엔에 900원으로 환산 도쿄 기치조지점 1,848엔 · 2024년 10월 약 16,600 도쿄 시부야점 2,000엔 · 세금 포함 약 18,000 서울 종로점 2026년 8월 22,000 시부야점 가격은 손님 전언, 기치조지점은 지역 매체가 옮긴 메뉴 기준
세 가게의 가격표도쿄 두 가게와 견주면 종로점이 4,000~5,400원 비싸다. ⓒCash and Space
10.몬자의 바탕은 양배추와 밀가루 반죽, 육수다. 한 판 원가에서 무게가 나가는 건 위에 얹는 명란과 해산물이고, 명란떡몬자라면 명란 한 덩이가 재료비의 절반을 넘긴다(추정). 명란 없는 기본 몬자는 원가율이 20%대, 명란과 해산물이 올라가면 30%대로 본다(추정). 비싼 재료를 위에 얹을수록 가격표를 올릴 명분도 커진다.
11.비용에서 더 무거운 쪽은 사람. 주방 일은 양배추를 썰고 반죽을 개고 그릇을 담는 데서 끝나고, 굽는 일은 홀 직원이 테이블을 돌며 맡는다. 주방 인원이 줄어드는 대신 직원 한 명이 한 판을 굽는 동안 그 테이블에 붙어 있어야 한다. 좌석을 70석 안팎으로 보면(추정) 저녁에 홀에만 6~8명이 서야 동시에 들어오는 주문을 굽는다(추정).
12.두 사람이 몬자 한 판에 야키소바나 오코노미야키 하나, 술 두세 잔을 시키면 1인 2만 5,000~3만 원이 나온다(추정). 객단가 2만 8,000원으로 잡고 하루 2.5회전이면 한 달 1억 4,700만 원쯤 된다(추정). 몬자는 한 판을 오래 먹는 음식이라 회전을 올리기 어렵다. 줄이 아무리 길어도 매출을 정하는 건 테이블 수와 앉아 있는 시간.
회전 0.5회가 한 달 2,940만 원을 가른다 한 달 매출 추정 · 만 원 · 70석 · 객단가 2만 8,000원 · 30일 영업 하루 2회전 11,760 하루 2.5회전 14,700 하루 3회전 17,640 좌석 수와 객단가는 공개 자료가 없어 사진과 메뉴 가격으로 잡은 추정 몬자는 한 판을 오래 먹어 3회전까지 올리기 어렵다
회전에 따른 한 달 매출같은 줄이라도 손님이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 ⓒCash and Space
13.설비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이 업에 익숙한 나라다. 테이블마다 화구를 넣고 천장에서 배기 덕트를 내리는 공사는 고깃집이 수십 년 해 온 일이고, 그 설비가 남은 빈 가게도 흔하다. 몬자용 철판은 고깃집 불판과 모양이 다를 뿐이고, 가스 배관과 배기를 까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1호점이 어떤 설비를 넣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14.몬자라는 이름은 몬지야키(文字焼き)에서 왔다. 메이지 중기 도쿄 서민 동네의 과자 가게 철판에서 아이들이 묽은 반죽으로 글자를 쓰며 먹던 간식. 츠키시마의 몬자 가게는 1950년대 후반까지 네 곳뿐이었는데, 1990년대 들어 가파르게 늘어 1997년에는 반경 500m 상점가에 빽빽이 들어섰다. 지금 이 거리의 몬자 가게는 70~80곳.
츠키시마 몬자 거리의 밤 · 낮은 가게들 뒤로 고층 아파트가 선 상점가. 몬자 가게 70~80곳이 이 일대에 모였고 모헤지 총본점도 여기 있다. ⓒnakashi · CC BY-SA 2.0
츠키시마 몬자 거리의 밤낮은 가게들 뒤로 고층 아파트가 선 상점가. 몬자 가게 70~80곳이 이 일대에 모였고 모헤지 총본점도 여기 있다. ⓒnakashi · CC BY-SA 2.0
15.명란은 반대 방향으로 바다를 건넜다.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가와하라 도시오(川原俊夫)가 거기서 먹던 명란젓 맛을 잊지 못해, 1949년 1월 후쿠오카(福岡)의 자기 가게 후쿠야(ふくや)에 아지노 멘타이코(味の明太子)를 처음 내놓았다. 너무 매워 처음엔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 명란이 도쿄의 몬자 위에 올라 이제 2만 2,000원을 달고 서울로 돌아왔다. 도쿄에서는 도매상 집안의 강점이던 재료가 서울에서는 시장 어디서나 사는 반찬. 서울점이 명란을 어디서 받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16.도쿄 츠키시마의 몬자 가게가 8월 종로에 1호점을 내고 명란떡몬자 한 판에 2만 2,000원을 받는다. 줄을 세운 손님은 일본 여행에서 이 음식을 먹어 본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도쿄 가격도 기억한다. 국내에서 먼저 걸리는 건 사람이다.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20원이고, 철판 앞에서 반죽 둑을 쌓는 손은 동시에 굽는 테이블 수만큼 있어야 한다. 개점 줄이 빠진 뒤에도 한 판 2만 2,000원이 그 손을 다 먹여 살릴 수 있을까.
데일리 다이닝 #038 · 2026.09.16
출처. 뉴시스 「종로에 뜬 日음식의 정체」(2026.09.11) · 패스트페이퍼(2026.08.06) · 헤럴드경제 푸드360(2026.07.27) · 吉グル 「月島もんじゃ もへじ 吉祥寺」(2024.10) · PR TIMES 加納コーポレーション 新丸ビル店 개점 안내(2023.04) · ソロ活おっさんのアローン飯なび(2023.11) · note 章音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점 방문기(2024.02) · Threads 종로점 방문 후기(2026.08) · 訪日ラボ, JNTO 2025년 방일객 통계(2026.02) · 月島もんじゃ振興会協同組合 · ふくや 공식 사이트 · 최저임금위원회 2026년 최저임금 · Wikimedia Commons
수치 중 「추정」이라 밝힌 것은 공개 자료가 없어 동급 시장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