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황푸강 서쪽, 옛 시멘트 공장 자리에 지은 상업시설 1층에 윈난 요리집이 있다. 건축면적 728㎡, 약 220평. 그 가운데 한 구역은 객석이 아니라 윈난에서 실어 온 물건을 늘어놓은 매장이다. 베이징에서 300㎡로 시작한 브랜드가 상하이에서 면적을 두 배 넘게 늘리면서 내린 결정이다.
1.가게 이름은 반산야오(半山腰), 간판에 붙은 영문 이름은 under/clouds다. 자리는 쉬후이구(徐汇区) 룽텅다다오(龙腾大道) 2555호, GATE M 시안멍중신(西岸梦中心) 4호동. 옛 상하이 시멘트 공장과 기차역, 창고 부두가 있던 땅에 2024년 9월 문을 연 15만 6,000㎡짜리 강변 상업시설이고 2025년 한 해 방문객이 1,100만 명을 넘었다. 설계는 핑제설계(平介设计), 준공은 2024년 8월.
2.브랜드는 베이징에서 왔다. 1호점은 2017년 6월 차오양구 차오푸팡차오디(侨福芳草地) 1층에 열었고 약 300㎡에 객단가 200위안. 2021년에 낸 펑황후이(凤凰汇) 점은 340㎡에 198위안이었고 설계는 CPLUS의 청옌춘(程艳春)이 했다. 상하이에서는 첸탄타이구리(前滩太古里) 4층이 먼저였는데 여기 객단가는 165위안이다. 그리고 이 728㎡.

3.평면을 펴면 방이 열 칸으로 나뉜다. 옥외 객석과 실내 개방 객석, 반쯤 막은 실내 객석, 개실, 그리고 펑우(风物) 전시·판매 구역. 펑우는 한 고장의 산물과 풍경을 함께 가리키는 말이고 도면의 영문 범례는 이 칸을 윈난 특산 구역이라 적었다. 뒤쪽으로 열주방과 손질실, 식기세척실, 음료실이 붙는다. 눈에 띄는 건 나머지 한 칸. 포장 계산대가 객석과 떨어져 따로 하나 서 있다.

4.재료는 두 갈래를 섞었다. 붉은 벽돌과 콘크리트, 흙을 다져 세운 벽(夯土), 목재, 내후성강. 설계사무소는 객석 쪽에 벽돌을 많이 쓰고 콘크리트를 줄였으며 펑우 쪽은 반대로 했다고 밝힌다. 벽돌은 줄눈을 맞추지 않고 들쭉날쭉 내밀어 쌓았다. 조명이 그 틈마다 그림자를 하나씩 만든다.

5.저녁의 방은 어둡다. 천장은 나무판을 촘촘히 대 낮게 걸리고, 빛은 벽돌 벽을 훑고 내려와 식탁 위에만 고인다. 주황색 가죽을 씌운 의자에 검은 철제 다리, 바닥은 회색 슬레이트. 창가 화분에는 억새가 서 있고, 그 너머가 강.

6.메뉴는 신맛과 발효로 간다. 새우를 신 국물에 넣은 다이족 쏸탕샤(傣族酸汤虾), 흑염소 뒷다리를 맑게 고아 통째로 내는 한 그릇, 윈난식 치즈를 구워 햄을 얹은 윈투이루빙(云腿乳饼). 산나물은 익히지 않고 그대로 무쳐 낸다. 고수와 산초, 삭힌 콩 냄새가 앞에 서고 기름은 뒤로 물러나 있다.

7.여기에 없는 것이 더 눈에 띈다. 흙 주전자에 닭을 쪄 내는 치궈지(汽锅鸡)가 없고, 파인애플을 파내 밥을 담는 보뤄판(菠萝饭)도 없다. 윈난 하면 따라오는 관광지 메뉴를 한 접시도 올리지 않는다. 고향 요리를 파는 가게가 고향의 대표 상품을 뺐다. 이 브랜드는 거기서 시작한다.
8.창업자 장번성(张本盛)은 다리(大理)에서 자라 베이징대에 갔고 컨설팅 업계를 거쳤다. 첫 가게 이름은 뎬커뎬라이(滇客滇来)였고 그다음 가게 우량산샤(无量山下)는 철거로 문을 닫았다. 반산야오는 그 뒤에 다시 짠 판이다. 그가 만들려 한 건 본질로서의 윈난, 논리로서의 윈난이었고 도시 사람이 보기 좋은 윈난이었다고 말한다.
9.재료는 윈난에서 비행기로 온다. 버섯과 산나물, 검은 송로, 치즈. 그 물건들이 주방으로만 들어가지 않고 판매 구역 선반에도 함께 오른다. 메뉴판의 근거와 선반의 상품이 같은 상자에서 나오는 구조.

10.객석은 옥외까지 130석 안팎으로 본다(추정). 객단가를 베이징 200위안과 첸탄 165위안 사이인 180위안으로 잡고 점심과 저녁을 합쳐 하루 1.6회전이면 208명이 앉는다. 한 달 112만 위안, 1년이면 1,350만 위안이 된다(추정). 우리 돈 26억 원쯤이고 220평으로 나누면 평당 연 1,170만 원.

11.중국 상업시설은 식음 매장에서 고정임대 대신 매출의 10~15%를 떼는 방식을 많이 쓴다. 13%로 치면 한 달 14만 6,000위안(추정). 식재료 원가율은 정찬 중식에서 보통 35~40%인데 물건을 비행기로 실어 오면 물류비가 그 위에 얹힌다. 인건비 20% 남짓까지 더하면 남는 자리가 넓지 않다(추정).
12.그래서 그 한 구역이 있다. 펑우는 좌석을 차지하지 않고도 한 사람의 지출을 올린다. 밥을 먹고 나가는 길에 버섯 한 봉지와 차 한 통을 집으면 결제액이 180위안에서 230위안이 된다. 포장 계산대를 객석과 떼어 따로 세운 것도 같은 이유다. 자리에 앉지 않은 손님도 계산을 한다.

13.그 구역은 도면에서 재면 110㎡ 안팎, 33평쯤 된다(추정). 객석으로 채웠다면 20석이 더 들어가고 한 달 17만 위안이 더 나왔을 자리다. 선반이 그만큼을 벌어 주나. 운영사가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선반 매출에는 좌석 회전이라는 상한이 없다. 저녁 8시에 자리가 다 차 있어도 팔린다.

14.도시형 윈난 요리의 앞자리에는 이쭤이왕(一坐一忘)이 있다. 2006년 베이징 싼리툰에서 리강(李刚)이 열었고 지금은 10개가 넘는 도시에 있고 객단가는 130위안. 직원의 90% 이상이 윈난 소수민족 지역 출신이고 16개 민족이 섞여 있다. 올해 1월에는 젠슨 황(Jensen Huang)이 25일에,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Keir Starmer)가 28일에 이 가게에 앉았다.
15.두 가게가 파는 윈난은 같지 않다. 이쭤이왕은 윈난 사람을 데려와 윈난을 보여 주고, 반산야오는 윈난을 덜어 내 도시 손님이 아는 만큼만 남긴다. 상하이시 집계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이 도시에 처음 들어온 외식 매장이 105곳이고 그중 73곳이 중식이었다. 지방 요리가 상하이로 몰리는 동안, 몰려온 쪽이 팔기로 한 건 고향 그대로가 아니었다.
16.베이징에서 300㎡로 시작한 윈난 요리집이 상하이 강변에서 728㎡를 얻었고 그 가운데 33평을 객석 대신 선반에 내줬다. 평당 연매출 1,170만 원을 잡아도 임대와 원가, 인건비를 빼면 좌석 밖에서 도는 돈이 있어야 한다(추정).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영업신고부터 갈라진다. 일반음식점 신고만으로는 병에 담은 장아찌 한 통도 못 판다. 직접 만들어 팔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 남의 제품을 떼어다 팔면 식품소분·판매업을 따로 내야 하고, 전체 면적을 이미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뒀다면 판매 구역으로 쓸 면적만큼 축소 변경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 선반을 놓으면 그만큼 객석이 줄어든다. 도면을 그리기 전에 보건소에서 정해지는 면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