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번화가로오사카 주오구 미나미센바 3-7-31 1층. 심사이바시역 도보 5분. 회사가 관광·상업 상권에 낸 첫 매장이며, 2026년 5월 30일 B Corp 인증을 받은 뒤 처음 여는 점포다. ⓒSÖT COFFEE ROASTER
데일리 드링크
커피를 과일이라 부르는 로스터리가 7년 만에 번화가로 내려왔다 (오사카·로스터리 카페)
2026.07.28
오사카의 한 스페셜티 로스터가 오늘 아침 여덟 시에 네 번째 매장을 열었다. 자리는 심사이바시. 창업 7년 만의 첫 번화가 출점이고, 두 달 전 받은 B Corp 인증 뒤 처음 낸 매장이다. 뒷골목 셋과 로스터리 하나를 먼저 지어 놓고 관광 상권을 마지막에 온 순서를 따라가 본다.
1.오사카 주오구 미나미센바(南船場) 3초메 7-31, 1층. 심사이바시역에서 걸어 5분, 센바 심사이바시스지(せんば心斎橋筋) 상점가에서 1분 거리다. 2026년 7월 28일 아침 8시, 여기서 SÖT COFFEE ROASTER 심사이바시가 문을 열었다. 운영은 주식회사 빗토바이빗토(ビットバイビット), 2018년 12월 설립.
2.이 회사의 네 번째 매장이다. 앞의 셋은 오사카 덴마바시(天満橋)·기타하마(北浜)와 교토 시치조(七条)인데, 셋 다 오피스가나 강변 뒷길에 있다. 관광·번화가 상권은 이번이 처음. 영업은 8시부터 18시까지, 라테 750엔, 바스크 치즈케이크 800엔.
3.브랜드명 SÖT는 스웨덴어로 '달다'라는 뜻. 회사는 SCA 80점 이상 등급의 원두만 쓰고 북유럽식으로 얕게 볶는다고 밝힌다. 새 매장에 내건 문장은 "Not Just Coffee. Power Fruits." 커피를 각성제가 아니라 과일 쪽으로 밀어 놓겠다는 선언이다.
4.얕게 볶은 콩은 어둡게 볶은 콩과 소리부터 다르다. 그라인더에 들어가는 소리가 짧고 단단하게 끊기고, 잔에서 올라오는 건 탄 향이 아니라 신 과일 쪽. 케냐 레우라(Reura) 내추럴에 붙은 컵노트가 패션프루트와 블러드오렌지, 에티오피아 구지 G1 블랙허니는 레몬티와 살구다. 진한 로스팅에 길든 혀에는 커피보다 차에 가깝게 온다.
북유럽의 단순함과 일본의 섬세함회사가 밝힌 공간 컨셉. 면적과 좌석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1층 단층이다. ⓒ株式会社ビットバイビット / PR TIMES
5.면적과 좌석은 공표되지 않았다. 덴마바시 본점이 1층 30석에 2층 20석을 더해 50석인 데 비해 심사이바시는 1층 단층이고, 공개된 사진으로 보면 15~20평에 20~30석 규모로 추정된다. 교토 시치조점이 축 100년 마치야를 고쳐 쓴 것과 달리 이번엔 상점가 노면 1층이라, 문을 열어 두면 지나가는 사람의 발이 그대로 들어온다.
상점가에서 한 블록센바 심사이바시스지 상점가에서 도보 1분. 앞선 세 매장이 오피스가·강변 뒷길에 있었던 것과 다른 입지 선택이다. ⓒ株式会社ビットバイビット / PR TIMES
6.잔값부터 세어 보자. 라테 750엔은 우리 돈 약 7,100원. 자가배전 원두를 kg당 2,500엔으로 잡으면 더블샷 20g에 50엔, 우유 180ml에 45엔, 컵·뚜껑·슬리브에 30엔이 붙어 잔당 원가 125엔 안팎, 원가율 17%로 추정된다. 케이크가 함께 팔리는 비율을 넷 중 하나로 보면 객단가는 1,100엔 언저리인데, 덴마바시점의 공표 평균 예산이 1,000엔이니 그 근처로 본다.
750엔과 800엔카페라테 750엔, 바스크 치즈케이크 800엔(세금 포함). 교토점에는 우지 말차 바스크 치즈케이크 같은 매장 한정 메뉴가 따로 있다. ⓒnote / SOT COFFEE ROASTER 방문기
7.일본에는 한국에 없는 변수가 하나 붙는다. 소비세 경감세율. 테이크아웃은 8%, 매장 취식은 10%다. 세금 포함 750엔을 양쪽에 똑같이 받으면 회사에 남는 세전 금액이 694엔과 682엔으로 갈라져 잔당 12엔이 벌어지는데, 하루 200잔이면 2,400엔. 큰돈은 아니지만 관광 상권에서 테이크아웃 비중이 올라갈수록 이 12엔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쌓인다.
8.임대료를 얹어 보자. 심사이바시 1층 노면의 평균 모집 임대료가 2023년 기준 평당 3만엔대 중반이고 미나미센바 뒷길은 그보다 아래인데, 2026년 5월 이 동네에 나온 7.56평 점포가 월 16.5만엔으로 평당 약 2.2만엔이었다. 20평을 평당 2.5만엔으로 잡으면 월 50만엔. 하루 180명에 객단가 1,100엔이면 월 매출이 약 594만엔이니 임대료 비중 8~9%로 추정된다. 국내 카페가 통상 10~15%를 쓰는 것과 나란히 놓으면 오사카 뒷길의 값이 보인다.
9.사람 쪽은 더 무겁다. 오사카부 최저임금이 시간당 1,177엔이고 스페셜티 바리스타는 그 위에서 시작하니 1,400엔으로 잡으면, 10시간 영업에 피크 3명·평시 2명이면 인건비가 하루 25시간분, 35,000엔이다. 월 105만엔이면 매출의 18%이고, 사회보험과 점장 정규직 급여를 얹으면 25% 선에 닿는다(추정). 원가·임대·인건비를 다 빼도 아직 자리가 남는데, 그 자리에 무엇을 앉히느냐가 이 집의 본론.
본점은 50석2019년 문을 연 오사카 덴마바시점. 1층 30석·2층 20석, 영업 8:00~19:00, 공표 평균 예산 1,000엔. 오사카성 서쪽 오피스가 뒤편에 있다. ⓒSÖT COFFEE ROASTER
10.원두다. 온라인 소매가는 100g 기준 1,880엔에서 7,960엔까지 벌어진다. 파나마 돈에두아르도 게이샤 시메트리 100g이 7,960엔으로 라테 열 잔값을 넘고, 콜롬비아 엘파라이소 아나에어로빅 리치가 3,680엔, 케냐 레우라와 에티오피아 구지가 3,080엔. 월 3,500엔짜리 구독은 4,000엔어치 원두를 15% 싸게 보내는 구조이고, 도매는 1kg부터 받는다. 매장이 잔으로 파는 동안 로스터리는 봉지로 판다.
봉지 하나가 라테 열 잔소매 원두 100g 1,880~7,960엔. 파나마 돈에두아르도 게이샤 시메트리가 7,960엔으로 가장 비싸고, 하우스 블렌드는 오시로(御城) 다크와 교토 가모가와(鴨川) 마일드 두 종이다. ⓒSÖT COFFEE ROASTER돈이 도는 구조매장의 잔 매출과 로스터리의 봉지 매출을 나란히 놓은 추정. 원가·인건비·임대료 비중과 하루 손님 수는 공개 시세에 근거한 필자 추정이며 회사 공표치가 아니다.
11.B Corp 인증은 2026년 5월 30일에 받았고 심사이바시점이 그 뒤 첫 출점이다. 일본 법인 중 인증사는 2023년 4월 21사에서 2026년 7월 99사로 늘었는데, 그 안에서 커피 로스터는 손에 꼽는다. 인증이 손님을 데려오지는 않는다. 데려오는 쪽은 계약서다. 호텔·오피스·해외 바이어가 납품처를 고를 때 채우라고 요구하는 칸을 미리 채워 두는 일이니까.
12.손님 쪽에서 보면 다른 게 팔린다. 심사이바시는 하루 종일 사람이 밀리는 상권이고, 2026년 1~3월에만 일본을 찾은 외국인이 1,068만명이었다. 그 흐름 한가운데서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얕은 로스팅 커피집은 관광지 카페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앞선 세 매장이 만들어 놓은 동네 가게의 얼굴, 여행자가 사려는 게 그거다.
한 블록 옆의 유동센바 심사이바시스지 상점가. 새 매장은 여기서 도보 1분 거리다. 일본 전체 방일 외국인은 2026년 1~3월 누계 1,06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ええやん!大阪商店街
13.계보는 북유럽에 있다. 얕게 볶아 산미와 단맛을 살리는 문법은 오슬로와 코펜하겐에서 정리돼 2010년대에 도쿄로 넘어왔다. 이 집이 그 문법에 얹은 건 로컬 이름이다. 하우스 블렌드 두 종의 이름이 오시로(御城)와 교토 가모가와(鴨川), 오사카성과 교토의 강이다. 스웨덴어 이름의 브랜드가 북유럽식으로 볶아 오사카 지명을 붙여 판다.
14.갈리는 건 순서다. 보통은 사람 많은 곳에 먼저 들어가 현금을 만들고 그 돈으로 뒷골목에 로스터리를 짓는데, 이 회사는 거꾸로 갔다. 2019년 덴마바시를 시작으로 기타하마와 교토 시치조까지 뒷길만 셋을 채우고, 2022년 효고현 다카라즈카에 로스터리를 세웠다. 2021년 미국 CoffeeReview 세계 3위라는 지표도 그 사이에 만들었다. 번화가는 마지막이었고, 7년이 걸렸다.
세 번째 매장은 100년 된 마치야2023년 6월 문을 연 교토 시치조점. 게이한 시치조역 도보 3분, 영업 8:00~16:00, 월·화 휴무. 축 100년 교마치야를 고쳐 썼다. ⓒSÖT COFFEE ROASTER좌석을 쓰지 않는 매출기프트 박스와 정기구독은 매장 좌석을 한 자리도 쓰지 않는다. 구독은 2022년 7월 시작, 월 3,500엔에 4,000엔어치 원두를 송료 없이 보낸다. ⓒSÖT COFFEE ROASTER
15.뒷길에서 7년을 보낸 오사카의 로스터가 B Corp 인증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번화가 1층에 매장을 냈다. 숫자 하나만 남긴다면 100g에 7,960엔짜리 게이샤인데, 라테 열 잔값을 봉지 하나로 받는 이 구조가 좁은 매장의 낮은 객단가를 버티게 한다. 국내에서 먼저 걸리는 건 취향이 아니라 서류다. 매장에서 볶은 원두를 봉지로 팔려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가 필요하고, 로스터 용량에 따라 대기배출시설 신고와 방지설비가 따라붙는다. 잔으로만 파는 카페와 봉지로도 파는 로스터리는 같은 업종이 아니다.
시작은 뒷길이었다2019년 문을 연 첫 매장 덴마바시점. 관광 동선이 아닌 오피스가 뒤편에서 시작해 기타하마·교토 시치조를 거쳐 7년 만에 심사이바시로 왔다. ⓒSÖT COFFEE RO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