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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에 자리 열여섯 · 왼쪽이 오크 면재에 스테인리스 상판을 올린 카운터, 오른쪽이 원탁 여섯 자리. ⓒCoogee
30평에 자리 열여섯왼쪽이 오크 면재에 스테인리스 상판을 올린 카운터, 오른쪽이 원탁 여섯 자리. ⓒCoogee
데일리 드링크

의자 열 개 값이 한 달 임대료를 넘는다 (도쿄·브랜드 카페)

2026.09.03

도쿄 진구마에 2초메의 1988년생 건물 1층에 9월 1일 카페가 열었다. 면적 100㎡에 자리는 열여섯. 아침 9시에 열고 오후 5시에 닫으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문을 잠근다. 연 회사는 커피 회사가 아니라 화장품과 옷 브랜드를 만들어 파는 곳이고, 그 사실이 이 배치를 전부 설명한다.

1.자리는 도쿄 시부야구 진구마에 2-30-32, 기타산도(北参道)역에서 걸어 6분 거리다. 상호는 THE PATH COFFEE. 들어간 건물은 파크레인플라자(パークレーンプラザ), 1988년 4월에 준공한 지상 7층짜리. 오모테산도 상권으로 치면 뒤쪽에 해당하고 관광객 동선에서는 비켜나 있다. 문을 연 날은 2026년 9월 1일 화요일.
2.운영은 주식회사 Coogee가 맡는다. 커피 업체가 아니다. 한국과 중국의 생산·유통망을 끼고 화장품과 옷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파는 회사이고, 미용 유튜버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에이전시를 함께 굴린다. 자기 브랜드로 CILY와 MIYOUR'S, MILKTOUCH, &LOTTIE를 갖고 있다. 직원은 30명, 본사는 걸어서 몇 분 거리인 센다가야 3초메.
거울로 세운 간판 · 스테인리스 거울 마감에 로고만 새겼다. 표면에 건물 계단과 길 건너편이 그대로 비친다. ⓒmastered
거울로 세운 간판스테인리스 거울 마감에 로고만 새겼다. 표면에 건물 계단과 길 건너편이 그대로 비친다. ⓒmastered
3.문을 열면 천장이 벗겨져 있다. 콘크리트 슬래브에 배관과 전선 트레이가 그대로 드러나고 그 아래로 트랙 조명이 지난다. 바닥은 갈아 낸 시멘트 마감이라 손자국 같은 얼룩이 남아 있고, 왼쪽 벽을 따라 오크 면재 카운터가 길게 뻗는다. 상판만 스테인리스. 창 쪽 전면은 성근 커튼. 정오의 빛도 한 번 걸러져 들어온다.
유리에 적힌 두 줄 · 상호와 영업시간만 흰 글씨로 붙였다. open 9am - 5pm. ⓒCoogee
유리에 적힌 두 줄상호와 영업시간만 흰 글씨로 붙였다. open 9am - 5pm. ⓒCoogee
4.자리는 두 덩어리로 갈린다. 창가에 오크 상판을 붙이고 Vitra가 만드는 Jean Prouvé의 Standard Chair를 놓은 쪽이 열 개, 홀 가운데 지름 큰 원탁에 목재 의자를 두른 쪽이 여섯 개. 원탁 위로는 Santa & Cole의 원통형 종이 조명 넷이 길이를 달리해 떨어지고, 창가 위에는 황동 갓 조명 셋이 걸린다. 밖에 따로 내놓은 자리로 살대를 엮은 나무 벤치가 둘.
안쪽까지 · 가운데가 원탁, 오른쪽이 카운터. 안쪽 밝은 벽면이 진열 선반이고 그 옆으로 계단이 올라간다. ⓒmastered
안쪽까지가운데가 원탁, 오른쪽이 카운터. 안쪽 밝은 벽면이 진열 선반이고 그 옆으로 계단이 올라간다. ⓒmastered
5.벽 높은 자리에 목재 액자 둘이 걸렸다. 안에는 나뭇조각이 격자로 붙어 있고 조각마다 붉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MONEY CREATES TASTE. PROTECT ME FROM WHAT I WANT. ABUSE OF POWER COMES AS NO SURPRISE. Jenny Holzer의 Truisms 연작. 반대편 벽 상단에는 OJAS의 회색 스피커가 각도를 틀어 매달려 있고, 그 아래로 카운터 조명이 떨어진다. 브랜드를 만들어 파는 회사가 '돈이 취향을 만든다'는 문장을 자기 카페 벽에 걸었다.
창가 열 자리 · 붙박이 벤치에 오크 상판을 붙이고 민트색 프레임 의자를 놓았다. 조명 갓은 황동. ⓒCoogee
창가 열 자리붙박이 벤치에 오크 상판을 붙이고 민트색 프레임 의자를 놓았다. 조명 갓은 황동. ⓒCoogee
6.간판 블렌드 이름은 LOST IN TOKYO. 콜롬비아와 탄자니아를 섞었고 캐러멜과 볶은 아몬드 쪽 향을 안내한다. 두 산지 모두 날카로운 산미보다 단맛과 바디가 앞서는 조합이라 우유를 부어도 윤곽이 지워지지 않는 편. 말차는 교토의 이치호도 차호(一保堂茶舗) 것을 쓴다. 1717년에 문을 연 집. 먹을 것으로는 클램차우더와 소금 식빵, 구운 과자, BIG BABY 아이스크림을 건다.
흰색으로 맞춘 바 · 그라인더와 머신, 종이컵까지 흰색. 포터필터 손잡이만 나무다. ⓒCoogee
흰색으로 맞춘 바그라인더와 머신, 종이컵까지 흰색. 포터필터 손잡이만 나무다. ⓒCoogee
7.여기서 숫자를 펴 보면 배치가 이상해진다. 100㎡는 30.25평이고 자리는 열여섯이니 좌석 하나가 6.25㎡를 쓴다. 카페는 보통 좌석 하나를 1.5㎡에서 2㎡ 사이에 앉힌다. 같은 면적에 50석에서 65석을 넣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회사는 넣을 수 있는 자리의 4분의 1만 놓았다.
같은 100㎡에 들어갈 수 있는 자리 (추정) 좌석 하나가 차지하는 면적을 바꿔 가며 환산했다 좌석당 1.5㎡ 65석 좌석당 2.0㎡ 50석 좌석당 3.0㎡ 33석 실제로 놓인 자리 16석 좌석 하나가 쓰는 면적 6.25㎡ 통상 밀도 대비 4분의 1
비워 둔 면적면적 100㎡와 좌석 16석은 운영사 발표값이다. 좌석당 면적 구간은 업계 통용 범위로 세운 추정이며 이 회사가 밝힌 수치가 아니다.
8.임대료는 그 빈자리에도 똑같이 붙는다. 신구마에 일대 1층 점포의 9월 1일자 평당 시세는 평균 55,101엔, 가장 비싼 진구마에 6초메가 100,001엔이고 가장 싼 자리가 25,963엔이다. 이 건물은 2초메에 있고 준공 38년차에 역에서 6분이니 평균보다 아래로 잡는 게 맞다. 평당 40,000엔으로 보면 30.25평에 월 121만 엔. 어디까지나 시세를 대입한 값이고 실제 계약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원탁 여섯 자리 · 원통형 종이 조명 넷을 길이를 달리해 걸었다. 왼쪽 위가 스피커. ⓒmastered
원탁 여섯 자리원통형 종이 조명 넷을 길이를 달리해 걸었다. 왼쪽 위가 스피커. ⓒmastered
9.매출 쪽을 세워 보자. 라테에 구운 과자나 수프를 붙이면 객단가는 1,100엔 언저리. 자리 열여섯을 하루 세 번 돌리고 테이크아웃을 스물 남짓 얹으면 하루 70명이고, 곱하면 77,000엔이다. 주 5일이니 한 달 영업일은 21일 안팎, 월 매출 162만 엔. 여기서 원가를 30%로 빼면 48만 엔이 나가고, 시급 1,300엔짜리 둘이 8시간씩 서면 인건비가 44만 엔. 임대료까지 더하면 213만 엔이 든다.
카페만 놓고 본 한 달 (추정 · 만 엔) 객단가 1,100엔 · 하루 70명 · 월 21일 영업 가정 월 매출 162 임대료 121 재료 원가 30% 48 인건비 2인 44 비용 합계 213만 엔 매달 모자라는 금액 51만 엔
51만 엔임대료는 신구마에 1층 평당 시세를 대입했고, 객단가와 손님 수, 원가율, 시급은 일본 카페 업계 통용 수치로 세운 추정이다. 운영사가 공표한 손익이 아니다.
10.매달 51만 엔이 모자란다. 자리를 50석까지 채웠다면 이 구멍은 메워졌을 텐데, 그러면 원탁도 종이 조명도 못 놓는다. 의자값을 따져 보면 계산의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Standard Chair는 일본 소매 정가가 138,600엔이고, 창가에 놓인 열 개면 138만 엔이다. 의자만으로 한 달 임대료를 넘긴다. 5년 감가로 나눠도 회수는 카페 매출 바깥에서 찾아야 한다.
각도를 튼 스피커 · 벽 높은 자리에 인클로저를 매달아 아래로 각도를 줬다. 뒤는 노출 콘크리트 보. ⓒmastered
각도를 튼 스피커벽 높은 자리에 인클로저를 매달아 아래로 각도를 줬다. 뒤는 노출 콘크리트 보. ⓒmastered
11.그 바깥이 어디인가. 이 회사가 파는 것은 브랜드다. 화장품 하나를 세상에 내려면 크리에이터를 만나고, 바이어를 앉히고, 촬영을 하고, 유통 담당자에게 샘플을 보여 줘야 한다. 그 일은 회의실에서 잘 안 된다. 도쿄 도심에서 촬영용 공간을 반나절 빌리면 5만 엔에서 10만 엔쯤 든다. 브랜드 넷에 소속 크리에이터까지 굴리는 회사가 그 자리를 한 달에 몇 번 쓰겠나.
12.영업시간이 그 답을 대신한다.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 카페 영업시간이 아니라 회사 근무시간이다. 손님이 가장 몰리는 주말을 통째로 버리는 카페는 카페로 이길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안내문에는 이벤트가 있으면 휴무일이 바뀔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비는 날에 무엇을 하는지를 그 한 줄이 알려 준다.
목판에 새긴 문장 · Jenny Holzer의 Truisms 연작. 왼쪽 아래 칸이 MONEY CREATES TASTE. ⓒmastered
목판에 새긴 문장Jenny Holzer의 Truisms 연작. 왼쪽 아래 칸이 MONEY CREATES TASTE. ⓒmastered
13.공간 감수는 NEXUSVII.의 곤노 도모히로(今野智弘)가 맡았다. 2001년에 시작한 밀리터리·빈티지 기반 옷 브랜드를 이끄는 사람이고, 커피 쪽으로는 초행이 아니다. 7~8년 전에 BLACK COFFEE라는 이동식 커피 스탠드를 만들었고 고향 시즈오카의 로스터와 협업 원두를 냈다. 옷 하는 사람이 커피를 하는 흐름은 도쿄에서 20년 넘게 이어져 왔다. 로고는 다키자와 치카게(滝澤千景)가 그렸다.
14.다만 이번에는 자리가 바뀌었다. 지금까지 이런 공간은 옷 브랜드가 주인이고 커피가 손님이었는데, 여기서는 커피를 하지 않는 회사가 주인이고 옷 하는 사람이 감수자로 들어왔다. 안쪽 벽면에 밝게 조명한 진열 선반이 서 있고 그 옆으로 계단이 위층으로 올라간다. 커피만 파는 공간이 아니라는 뜻을 도면이 먼저 말한다. 개점 안내에 붙은 단어도 카페가 아니라 '사람과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이어지는 자리'였다.
밖에 내놓은 자리 · 살대를 엮은 벤치 둘. 실내 16석에는 들어가지 않는 자리다. ⓒmastered
밖에 내놓은 자리살대를 엮은 벤치 둘. 실내 16석에는 들어가지 않는 자리다. ⓒmastered
15.브랜드를 만들어 파는 회사가 도쿄 1층 30평을 얻어 자리를 넣을 수 있는 만큼의 4분의 1만 놓았고, 매달 51만 엔쯤은 커피로 안 메워진다. 그 금액을 접객과 촬영에 쓰는 값으로 계산하면 셈은 오히려 싸게 끝난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 들면 도면 단계에서 먼저 걸린다. 사무실 용도로 쓰던 층에 휴게음식점을 넣으려면 용도가 바뀌어야 하고, 그때 정화조 용량과 배기 경로가 따라 붙는데 그 공사비는 커피값에 얹을 수 없는 종류다.
도면 위의 같은 자리 · 개점 전에 공개한 계획 이미지. 실제 사진과 견주면 원탁 위치와 카운터 선이 그대로다. ⓒCoogee
도면 위의 같은 자리개점 전에 공개한 계획 이미지. 실제 사진과 견주면 원탁 위치와 카운터 선이 그대로다. ⓒCoogee
데일리 드링크 #026 · 2026.09.03 · 출처와 확인. 상호·주소·개점일·면적·좌석·영업시간·메뉴·감수자는 주식회사 Coogee 보도자료 「새로운 '들르는 자리', THE PATH COFFEE가 센다가야에 개점」과 mastered·코히스테이션·8and 게시분(THE PATH COFFEE · 도쿄도 시부야구 진구마에 2-30-32 파크레인플라자 1F · 2026년 9월 1일 개점 · 100㎡ · 카페 테이블 10석과 빅테이블 6석 합 16석 · 09:00~17:00 · 토·일·공휴일 휴무, 이벤트 시 변동 · 간판 블렌드 LOST IN TOKYO는 콜롬비아와 탄자니아 블렌드 · 말차는 1717년 창업 이치호도 차호 · 클램차우더, 소금 식빵, 구운 과자, BIG BABY 아이스크림 · 공간 감수 NEXUSVII. 곤노 도모히로 · 로고 다키자와 치카게 · 가구 Jean Prouvé · 조명 Santa & Cole 및 1940년대 밀리터리 셰이드 · 음향 OJAS · 벽면 작품 Jenny Holzer). 건물 정보는 부동산 게시분(파크레인플라자 · 1988년 4월 준공 · 지상 7층 · 기준층 257.45평 · 기타산도역 도보 6분 · 1~2층에 어패럴 기업 사무소 입주). 운영사 개요는 채용 게시분과 회사 안내(주식회사 Coogee · 대표 스즈키 히로유키 · 자본금 1,000만 엔 · 직원 30명 · 본사 시부야구 센다가야 3-14-5 · 자사 브랜드 CILY, MIYOUR'S, MILKTOUCH, &LOTTIE). 임대료 시세는 점포상장 집계 2026년 9월 1일자(신구마에 1층 평당 평균 55,101엔 · 최고 100,001엔 · 최저 25,963엔) 및 메이지진구마에역 주변 2026년 평균 47,023엔. 최저임금은 도쿄도 현행 시간액 1,226엔, 2026년 10월 1일부터 1,280엔. 카페 원가율 25~30%와 스페셜티 25~35%, 객단가 1,000엔대는 일본 카페 경영 자료 게시분. 좌석당 면적, 객단가 1,100엔, 하루 70명, 시급 1,300엔, 평당 40,000엔, 촬영 공간 반나절 5만~10만 엔은 공개 자료로 세운 추정이며 운영사가 공표한 수치가 아니다. Standard Chair 138,600엔은 일본 소매 게시 정가. 곤노 도모히로의 BLACK COFFEE 및 협업 원두는 본인 인터뷰 게시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