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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럼 스트리트 127번지 · 빵 진열장과 계산대가 입구 바로 앞에 있다. ⓒBroadsheet
펠럼 스트리트 127번지빵 진열장과 계산대가 입구 바로 앞에 있다. ⓒBroadsheet
데일리 드링크

3시면 문 닫는 도시에서 두 시간을 더 열고 소금빵을 4달러에 판다 (멜버른·베이커리 카페)

2026.09.26

멜버른 칼턴(Carlton)에 한국계 네 사람이 차린 카페 Heebi는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이 도시에서는 그 두 시간이 드물다. 그 시간을 채우는 건 매일 구워 내는 소금빵과, 빵을 찍어 먹으라고 만든 크림 음료다.

1.주소는 펠럼 스트리트(Pelham Street) 127번지. 링컨 스퀘어(Lincoln Square) 근처, 멜버른대학교에서 멀지 않은 유리 벽 건물 1층이다. 올해 6월 초 Broadsheet가 새 가게로 소개했고, 영업은 평일 아침 7시 30분, 주말 8시에 시작해 매일 오후 5시에 끝난다. 진열장 맨 앞에 놓인 건 커피가 아니라 소금빵.
2.주인은 넷. 클라라 손(Clara Son), 로라 최(Laura Choi), 로이 박(Roy Park), 그리고 바리스타로 14년을 일한 션 박(Sean Park). 두 박씨는 친척이 아니다. 이 팀은 2024년 12월 시내 머리먼 레인(Merriman Lane)에 일본식 카페 겸 식당 Omo를 먼저 열었고, 빵은 Omo에서 일하던 제과사 버네사 우(Vanessa Wu)가 매일 굽는다. 손은 시내에 살 때 친구와 커피 한 잔 놓고 앉을 카페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가게 앞 · 유리 벽 너머로 창가 자리가 그대로 보인다. ⓒBroadsheet
가게 앞유리 벽 너머로 창가 자리가 그대로 보인다. ⓒBroadsheet
3.안은 어둡게 갔다. 벽을 짙은 나무판으로 두르고, 천장에는 색유리 갓을 씌운 펜던트 등을 여럿 달았다. 탁자와 의자, 조명은 로이 박이 몇 년에 걸쳐 모은 빈티지 물건들. 주방은 나무 창틀에 색유리를 끼운 창 너머에 있어, 자리에 앉으면 오븐과 빵 선반이 보인다. 손은 이 가게가 밤에 훨씬 예뻐 보인다고 말했는데, 정작 가게는 밤이 오기 전에 문을 닫는다.
나무 벽과 색유리 등 · 조명과 가구는 공동 주인 로이 박이 모은 빈티지다. ⓒBroadsheet
나무 벽과 색유리 등조명과 가구는 공동 주인 로이 박이 모은 빈티지다. ⓒBroadsheet
주방 창 · 색유리 창 너머로 오븐과 빵 선반이 보인다. ⓒBroadsheet
주방 창색유리 창 너머로 오븐과 빵 선반이 보인다. ⓒBroadsheet
4.소금빵은 네 가지. 기본 맛에 토마토 바질, 겉을 크라클랭처럼 바삭한 껍질로 덮은 모카, 흑설탕과 계피와 호박씨를 채운 호떡 맛이 있다. 방문 리뷰에 적힌 기본 소금빵 가격은 4달러. 반죽 안에 말아 넣은 버터가 오븐에서 녹아 바닥으로 흘러내리면서 밑면이 튀기듯 굳고, 위에 뿌린 굵은 소금이 이 사이에서 부서진다. 호떡 맛은 깨무는 순간 흑설탕 시럽이 흘러나온다.
반죽 · 빵은 매장 주방에서 매일 굽는다. ⓒBroadsheet
반죽빵은 매장 주방에서 매일 굽는다. ⓒBroadsheet
선반의 소금빵 · 맛에 따라 위에 올리는 재료가 다르다. ⓒBroadsheet
선반의 소금빵맛에 따라 위에 올리는 재료가 다르다. ⓒBroadsheet
5.가게 이름을 붙인 음료 Heebi Deep은 공기를 넣어 부풀린 단 크림을 커피 위에 얹었다. 소금빵을 찍어 먹으라고 만든 잔. 짠 빵이 단 크림을 지나 쓴 커피에 닿는 순서. 에스프레소 원두는 멜버른 브런즈윅의 로스터리 Code Black Coffee에서 받는다. 이 로스터리의 대표 블렌드 3056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브라질 술데미나스를 섞었고 자두와 시트러스, 밀크초콜릿을 컵노트로 내세운다. Heebi가 어느 블렌드를 쓰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Heebi Deep · 크림을 얹은 커피에 소금빵을 찍는다. ⓒBroadsheet
Heebi Deep크림을 얹은 커피에 소금빵을 찍는다. ⓒBroadsheet
6.다른 음료도 같은 방식. 말차 위에 말차 크림, 커피 위에 땅콩버터 크림이나 소금 크림을 얹는다. 소금 크림 말차 라테는 9.30달러로, 한 방문 리뷰는 비싸다고 적었다. 케이크는 바스크 치즈케이크, 딸기 쇼트케이크, 다크초콜릿 버번 레이어를 조각으로 판다. 서울 동네 카페 진열장에서 흔히 보던 구성 아닌가.
말차 크림 말차 · 말차 위에 말차 크림을 한 층 더 얹었다. ⓒBroadsheet
말차 크림 말차말차 위에 말차 크림을 한 층 더 얹었다. ⓒBroadsheet
쇼트케이크와 소금빵 · 케이크는 조각으로 판다. ⓒBroadsheet
쇼트케이크와 소금빵케이크는 조각으로 판다. ⓒBroadsheet
7.멜버른 카페는 브런치로 먹고산다. 아침 7시 전후에 문을 열어 오후 2시나 3시면 닫는 가게가 흔하고, Broadsheet도 이 도시에서 3시 넘어 커피 한 잔 구하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적었다. 오후 수업을 마친 대학생, 재택근무를 하다 나온 사람, 늦게 점심을 먹은 직장인이 갈 곳이 그 시간에 줄어든다. Heebi가 겨냥한 게 그 빈 시간이다.
8.주인들이 참고한 건 일본 킷사텐과, 밤늦게까지 불을 켜 두는 한국 카페다. 그런데 한국 카페처럼 밤 10시까지 가지는 않는다. 늘린 건 딱 두 시간. 가게를 밤 분위기에 맞춰 꾸며 놓고도 5시에 닫는 까닭은 인건비 계산에 있다.
계산대 앞 줄 · 빵 진열장과 계산대를 한 줄로 붙여 놓았다. ⓒBroadsheet
계산대 앞 줄빵 진열장과 계산대를 한 줄로 붙여 놓았다. ⓒBroadsheet
9.호주 카페 직원 대부분이 적용받는 식당업 산업협약(Restaurant Industry Award)에서 2단계 직원의 기본 시급은 27.08달러다. 캐주얼(임시직)로 쓰면 25%를 더 얹어 약 33.85달러가 되고, 토요일은 기본급의 125%, 일요일은 150%로 올라간다. 평일 오후 5시까지는 가산이 없으니, 오후 두 시간을 늘리는 데 드는 건 추가 가산이 아니라 그냥 두 시간 치 급여일 뿐.
10.직원 둘이 두 시간을 더 서면 퇴직연금 12%를 얹어 평일 하루 약 152달러가 나간다. 손님 한 명이 소금빵 하나와 음료 하나로 11달러를 쓰고 재료비가 30%라면 한 명당 7.7달러가 남는다. 3시부터 5시 사이에 20명이 오면 본전이다. 모두 추정.
영업시간과 오후 두 시간 가로축 시각 · 음영은 15시~17시 멜버른 브런치 카페 흔한 영업시간(추정) 7~15시 Heebi 평일 7:30~17시 서울 동네 카페 흔한 영업시간(추정) 8~22시 7 11 15 17 22 두 시간 연장 비용 약 152달러, 본전은 손님 약 20명 직원 2명 × 2시간 × 시급 33.85달러 + 퇴직연금 12% (평일 기준) 객단가 11달러 · 재료비 30% 가정. 인원 · 객단가 · 재료비는 추정이며 실제 수치가 아니다
추정 계산시급은 식당업 산업협약 2단계 기본급에 캐주얼 가산 25%를 더한 값이다.
11.그 20명을 부르는 게 소금빵이다. 아침에 구운 빵은 오후까지 진열장에 남아 있고, 커피 한 잔만 사러 온 손님의 영수증에 4달러를 더 얹는다. 밀가루와 버터가 주재료라 빵 하나의 재료비는 1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원두값도 무겁지 않다. Code Black의 3056 블렌드 소매가는 250g에 22달러로, 한 잔에 18g을 써도 1.6달러가 안 된다. 카페가 받는 도매가는 이보다 낮다고 보는 게 보통.
12.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루 손님 250명에 객단가 11달러로 잡으면 하루 2,750달러, 한 달 약 8만 2,500달러. 1달러 900원으로 치면 약 7,400만 원. 추정. 오후 두 시간이 그중 얼마인지는 가게만 안다.
13.소금빵의 원조는 에히메현 야와타하마(八幡浜)의 빵집 팡 메종(パン・メゾン). 2004년에 상품으로 나왔고, 주인은 여름마다 빵 매출이 떨어지는 게 고민이었다고 한다. 더운 날에도 손이 가는 빵을 찾다가 떠올린 게 소금. 이 빵은 한국으로 건너가 맛이 여러 갈래로 늘었고, 손은 일본이 원래 맛을 지킨다면 한국은 맛을 여러 가지로 키웠다고 설명한다.
14.여름 매출이 비는 달을 메우려고 나온 빵이 20년 뒤 지구 반대편에서 오후 매출이 비는 시간을 메우고 있다. 한국 카페에서 가져온 것도 긴 영업시간 전체는 아니다. 호떡 맛 소금빵과 크림 얹은 음료, 조각 케이크 진열장처럼 돈이 되는 부분만 골라 왔고, 밤 영업은 두고 왔다.
오후의 매장 · 유리 벽 쪽에 앉는 자리를 모았다. ⓒBroadsheet
오후의 매장유리 벽 쪽에 앉는 자리를 모았다. ⓒBroadsheet
15.주말은 계산이 다르다. 일요일에는 시급이 기본급의 1.5배라 같은 두 시간이 평일보다 비싸게 먹힌다. 그런데도 주말 역시 5시까지. 브런치 손님이 빠진 오후에 소금빵을 사 가는 사람이 그 비용을 댈 만큼 온다고 본 것이다.
16.Heebi는 멜버른 카페들이 비워 둔 오후 3시부터 5시를 4달러짜리 소금빵과 크림 얹은 음료로 채웠다. 평일 기준 그 두 시간의 본전은 손님 2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국내는 사정이 반대라 카페 대부분이 이미 밤까지 문을 열고, 시간을 늘릴 때 먼저 걸리는 건 가산 시급보다 주휴수당이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에게는 주휴수당이 붙기 때문에 짧은 교대를 여러 사람에게 나눠 맡기는 가게가 많은데, 그러면 단골 얼굴을 기억하는 직원이 오래 남지 않는다.
데일리 드링크 #046 · 2026.09.26 · 출처와 확인. 주소(127 Pelham St, Carlton VIC 3053), 영업시간(평일 7:30~17:00, 주말 8:00~17:00), 소개 문구는 City of Melbourne 「What's On Melbourne: Heebi」를 따랐다. 네 공동 주인과 션 박의 경력 14년, 로이 박의 빈티지 가구와 조명, 제과사 버네사 우, Omo(2024년 12월 개점), 소금빵 네 가지 맛과 Heebi Deep, 크림 음료와 조각 케이크, 클라라 손의 인용은 Broadsheet 「Heebi, a Carlton Coffee Shop Inspired by Japanese Kissatens」(2026년 6월 2일)와 「Five New Melbourne Coffee Shops for Blueberry Matcha and Brews After 3pm」을 따랐다. 사진은 모두 Broadsheet 기사에 실린 것이다. 기본 소금빵 4달러, 소금 크림 말차 라테 9.30달러, 원두가 Code Black Coffee라는 점은 Corner(corner.inc)의 방문 리뷰를 따랐고 가게 공식 메뉴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3056 블렌드의 구성과 컵노트, 250g 22달러는 Code Black Coffee 공식 온라인 매장을 따랐다. 시급(2단계 27.08달러)과 토요일 125%, 일요일 150%는 Restaurant Industry Award 2020(MA000119) 2025~26년 요율 정리(FairWork Mate)를 따랐고, 캐주얼 가산 25%와 퇴직연금 12%는 호주 일반 기준을 적용했다. 소금빵 원조와 2004년 상품화, 여름 매출 이야기는 塩パン屋 パン・メゾン 공식 사이트와 日商 Assist Biz 기사를 따랐다. 멜버른 카페와 서울 동네 카페의 흔한 영업시간, 오후 두 시간 연장 비용과 본전 손님 수, 빵 재료비, 하루 손님 수와 객단가, 한 달 매출은 추정이며 이 가게의 실제 수치가 아니다. 환산은 1호주달러 900원으로 했다. 주휴수당 요건은 근로기준법 제55조와 시행령을 따랐다. 좌석 수와 면적, 임대 조건, Heebi가 쓰는 블렌드 이름은 확인하지 못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