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료테이(料亭) 시모가모 사료(下鴨茶寮)가 창업 170년이 되는 해에 도쿄 아자부다이에 말차 카페를 냈다. 본점 코스의 마지막 접시로 내던 말차 테린을 과자 껍질 사이에 끼워, 음료 한 잔 값에 판다.
1.9월 11일,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다이(麻布台) 1초메의 SD22 빌딩 1층에 Matcha Cafe SHIMOCHA가 문을 열었다.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가미야초(神谷町)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이고,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닫는다. 휴무는 부정기. 교토에서 170년을 버틴 료테이가 새로 만든 카페 브랜드다.

2.본점은 교토 사쿄구, 시모가모 신사(下鴨神社) 곁에 있다. 1856년 창업이고 점심 코스가 1만 4,300엔, 저녁은 2만 엔을 넘긴다. 지금 가게의 대표는 방송작가 고야마 군도(小山薫堂). 영화 「굿바이(おくりびと)」의 각본을 쓴 사람으로, 당시 여주인의 부탁을 받아 브랜딩을 돕다가 2012년 경영까지 넘겨받았다. 카페 이름은 동네 사람들이 이 료테이를 줄여 부르던 「시모차(下茶)」에서 따왔다.


3.카페는 초록과 흰색을 바탕에 깔고 밝은 나무를 섞었다. 로고도 초록 바탕에 시모가모 사료의 부채 문양을 얹은 것. 운영사가 밝힌 건 이 정도이고 면적과 좌석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본점은 4명부터 36명까지 받는 방을 따로 두고 손님을 나누어 앉히는 집이다. 아자부다이의 1층 가게는 그 반대편에 있다. 문을 열고 들어와 한 잔을 고르고, 오래 앉지 않는 가게.

4.음료의 중심은 말차. 말차 소다와 말차 라테가 770엔, 말차 스무디가 990엔. 커피도 아메리카노와 라테를 두었고 냉침 녹차도 판다. 음료 개발은 도쿄의 커피집 시리쓰 코히 쇼갓코(私立珈琲小学校) 주인이 거들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다이칸야마(代官山)에 가게를 낸 사람이다. 음식은 료테이 주방이 맡고, 음료만은 주방 밖 카페 사람에게 맡긴 구성.
5.말차 소다는 이름 그대로 탄산수와 말차를 한 잔에 담았다. 말차 원료인 덴차(碾茶)는 수확 전 몇 주 동안 차광막을 씌워 기르는데, 볕을 가리면 쓴맛이 줄고 감칠맛이 남는다. 그 초록 가루가 탄산의 날카로운 기포를 만나면 입 안에서 풀 냄새가 먼저 올라오고, 쓴맛은 목을 넘길 때 뒤따른다. 얼음이 녹을수록 층이 흐려지니 이 음료는 빨리 마시는 잔이다. 오래 앉지 않는 가게와 박자가 맞는다.
6.대표 메뉴는 말차 샌드. 본점 코스의 디저트로 내던 말차 테린을 모나카 껍질 사이에 끼웠고, 망고·라즈베리·레몬 세 가지 과일 중에서 고른다. 테린은 흰 앙금에 화이트초콜릿과 생크림을 개어 말차를 넣은 것이라 숟가락이 천천히 들어갈 만큼 촘촘하다. 바삭한 찹쌀 껍질이 먼저 부서지고, 입에 남은 단맛을 신 과일이 끊는다. 가격은 660엔.

7.1만 4,300엔짜리 코스를 먹어야 맛볼 수 있던 접시가 660엔이 됐다. 교토 료테이는 처음 가는 사람에게 문턱이 높은 곳이고, 코스 한 번이면 예약을 잡고 반나절을 비워야 한다. SHIMOCHA가 파는 건 그 문턱 앞의 한 입. 이름을 맛본 손님이 본점 예약으로 넘어오면 좋고, 안 넘어와도 테린 상자를 사 간다.

8.자리를 아자부다이로 고른 것도 같은 계산. 2023년 11월 아자부다이 힐스(麻布台ヒルズ)가 문을 연 뒤 이 일대에는 대사관 직원과 외국계 회사 사람, 관광객이 한 길에 섞인다. 운영사도 여러 나라 사람이 오가는 동네라는 점을 출점 이유로 들었다. 교토까지 갈 일 없는 사람에게 교토의 이름을 팔기에 이만한 자리가 있을까.

9.말차를 찾는 사람은 이미 줄을 서 있다. 해외 수요가 늘자 일본 차밭은 센차(煎茶)를 줄이고 덴차로 갈아타는 중이고, 도쿄 곳곳에 말차 스탠드가 들어섰다. 그 틈에서 새 가게가 내세울 말은 많지 않다. 원료의 출처, 아니면 만든 사람. SHIMOCHA는 뒤쪽에 170년을 걸었다.

10.돈은 테린 하나에서 세 번 나온다. 본점에서는 1만 4,300엔 코스 안에 들어 있고, 온라인 몰에서는 4개들이 한 상자를 1,944엔에 판다. 한 개에 486엔. SHIMOCHA는 그 한 개에 과일과 모나카 껍질을 더해 660엔을 받는다. 같은 테린을 새로 개발하지 않고 가격대만 셋으로 나눴다. 테린은 냉동으로 30일을 두고 팔 수 있어 교토에서 만들어 도쿄로 보내기도 쉽다.
11.음료 쪽은 원료가 흔들린다. 올해 5월 13일 JA전농교토(JA全農京都)의 첫 덴차 입찰에서 평균 낙찰가가 1kg에 1만 4,127엔으로 10년 사이 가장 높았다. 전년 첫 입찰의 약 1.7배. 이 잎을 갈아 가루로 만들고 도매를 거치면 가게가 받는 말차는 더 비싸다. 1kg 3만 엔으로 잡고 라테에 3g을 쓰면 말차값만 90엔, 우유와 컵을 더해 한 잔 재료비가 약 170엔이다. 추정.
12.임대료도 가볍지 않다. 식당 점포 중개 사이트 飲食店ドットコム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가미야초역 주변 1층 점포의 평균 임대료는 평당 월 4만 8,528엔이다. 면적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15평으로 잡으면 한 달에 약 73만 엔이 나간다. 추정.

13.임대료를 매출의 10%에 맞추려면 한 달 730만 엔을 팔아야 한다. 28일 영업이면 하루 26만 엔, 객단가 1,200엔으로 치면 손님 약 220명. 9시간 영업이니 한 시간에 24명꼴이다. 음료만으로 채우기엔 무거운 숫자이고, 그래서 1,944엔짜리 테린 상자가 중요하다. 상자 하나가 말차 라테 두 잔 반 값이다. 모두 추정.
14.교토에서 차를 파는 집이 카페를 겸하는 건 오래된 일이다. 기온의 차 상인 기온 쓰지리(祇園辻利)는 찻집 사보 쓰지리(茶寮都路里)를 함께 운영하고, 말차 테린도 이미 상품으로 판다. 이 집은 찻잎을 파는 차 상인에서 출발했다. 원료를 고르는 눈과 거래처를 먼저 쥐고, 그 위에 가게를 얹은 순서.
15.시모가모 사료는 거꾸로 왔다. 료테이는 찻잎을 파는 곳이 아니라 차 한 잔을 코스 안에 내는 곳이고, 보도자료에도 말차 산지와 차 도매상 이름은 없다. 덴차 값이 오르면 차 상인보다 먼저 아플 수 있는 쪽이다. 대신 가진 게 있다. 170년 된 이름과, 코스 끝에서 손님들이 먼저 알아본 테린 레시피. 원료가 아니라 요리와 이름으로 싸우는 말차 카페다.
16.시모가모 사료는 코스 디저트로 내던 말차 테린을 660엔 모나카에 끼워 도쿄 사무실 동네 1층에 내놓았고, 4개 1,944엔 상자로 한 번 더 판다. 원료 덴차의 첫 입찰가가 1년 만에 약 1.7배가 된 해의 일이다. 국내 음식점이 본점 디저트를 다른 도시 매장으로 보내려 하면 먼저 식품 허가에 걸린다. 매장에서 만들어 그 자리에서 파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으로는 다른 영업장에 납품할 수 없어, 식품제조·가공업 등록과 표시 준비가 따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