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클럽처럼 꾸민 로비인테리어는 Ward + Gray. 1960년대 해안 생활에서 색과 재질을 가져왔다. ⓒHotel Corduroy
데일리 호텔
1983년 모텔을 29실로 고쳤다, 그런데 1년의 절반은 문을 닫는다
2026.08.08
맨해튼에서 동쪽으로 세 시간, 롱아일랜드가 끝나는 몬톡에 객실 29개짜리 호텔이 5월에 문을 열었다. 방값은 295달러에서 시작해 여름 한복판에 995달러까지 오른다. 그리고 이 동네는 1월에 아무도 오지 않는다.
1.Hotel Corduroy가 5월 8일 개업했다. 뉴욕주 몬톡 웨스트레이크드라이브 540번지, 객실 29개. 1983년에 지은 모텔 Sunset Montauk을 소유주가 사서 이름과 알맹이를 갈아 끼웠다. 소유는 Blue Flag Capital, 운영은 Collared Martin Hospitality.
2.몬톡은 롱아일랜드의 동쪽 끝이다. 뉴욕 부자들의 여름 별장지 햄튼스에서도 가장 먼 자리이고, 여름 석 달에 사람이 몰렸다가 나머지는 조용해진다. 이 동네 단기임대 물건의 8월 한 달 평균 매출이 41,766달러, 1월은 1,868달러. 22배.
호텔은 이 물가에 있다몬톡 인렛. 호텔이 선 웨스트레이크드라이브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 쪽 도로다. ⓒDon Ramey Logan / Wikimedia Commons
3.건축은 Workshop/APD가 맡았다. 1983년에 올린 세 동을 헐지 않았다. 덩어리와 생김새를 그대로 두고 동선과 스케일, 손님이 움직이는 순서만 손봤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미국 모텔의 전형대로 객실이 바깥 복도에 바로 붙는 배치이고, 그래서 로비가 작고 복도가 짧다.
칸의 크기는 1983년 것객실 하나하나의 폭과 깊이는 모텔 시절에 정해진 값이다. 그 치수가 요금대의 하한을 만든다. ⓒHotel Corduroy / Travel + Leisure
4.이 배치는 신축 호텔이 돈을 들여도 못 만드는 것을 이미 갖고 있다. 세 동 사이에 남는 마당, 객실마다 붙는 바깥 출입구, 넉넉한 주차, 그리고 걸어서 100야드 거리의 해변. 호텔은 마당 잔디밭에 화덕을 놓고 여름 동안 리테일 팝업과 브랜드 행사를 돌리기로 했다. 객실 안이 아니라 객실 사이가 상품이 된 것.
걸어서 100야드사우스에디슨 해변. 투숙객에게는 전용 구역과 자전거, 비치체어, 수건이 무료로 따라온다. ⓒWikimedia Commons
5.방에 들어가면 벽이 짚을 엮은 천으로 덮여 있고 가구는 라탄으로 감겨 있다. 조명은 배에서 쓰던 형태를 따왔고, 머리맡에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블루투스 스피커와 나란히 놓인다. 여름 오후 네 시쯤 바닷바람이 마당을 지나가면 소금기가 방충망에 걸리고, 그 짠 습기가 짚과 라탄에 오래 앉는다. 이 재질들은 습기에 강하지 않다. 넉 달 팔고 문을 닫는 호텔이라 견디는 것이지, 사철 돌리는 호텔이라면 3년 안에 갈아야 할 마감.
Sounder Ocean King벽은 짚을 엮은 천, 가구는 라탄. 습기에 강한 조합은 아니다. ⓒHotel Corduroy
6.여기서부터 나오는 매출과 인력 숫자는 회사가 밝힌 것이 아니라 이 글이 세운 가정이다. 공개된 값은 셋뿐. 객실 29개, 요금 하한 295달러, 성수기 995달러. 몬톡 단기임대 시장의 평균 객실단가가 813달러로 뉴욕주 평균 381달러의 두 배가 넘으니, 이 호텔의 여름 실질 단가는 900달러 안팎으로 본다.
여덟 달을 넉 달로 벌어야 한다계절 시장의 호텔은 연간 가동률이 아니라 여름 75일의 가동률로 산다.
7.객실당 1억 1,700만 원은 국내 3성급 호텔의 서너 배다. 객실단가 13만 원에 가동률 78%를 얹으면 객실 하나가 1년에 3,700만 원 언저리에서 멈추니까. 다만 몬톡의 그 돈은 165일 안에 다 들어와야 한다. 1년 365일로 나눈 RevPAR은 222달러로 내려가고, 문을 여는 날만 세면 491달러로 올라간다. 같은 호텔의 성적표가 나누는 숫자에 따라 두 배로 갈린다.
Beacon Queen세 갈래 가운데 가장 작은 방. 295달러라는 하한이 여기서 나온다. ⓒMatt Kisiday / Condé Nast Traveler
8.사람 쓰는 구조는 사철 돌리는 호텔과 같지 않다. 여름에는 프론트와 객실 정비, 바, 리테일까지 25명 안팎이 붙어야 29실이 돌아가지만 11월이면 그 인원이 0에 가까워진다. 계절 호텔의 진짜 원가는 급여가 아니라 매년 사람을 새로 뽑고 새로 가르치는 비용이고, 몬톡처럼 집값이 비싼 휴양지에서는 직원 잠자리를 구해 주는 것까지 고용주 몫으로 넘어온다.
복도 대신 거실모텔에는 없던 공용 실내를 새로 짜 넣었다. 여름 저녁의 체류 시간이 여기서 늘어난다. ⓒHotel Corduroy / Travel + Leisure
9.그래서 29실 하나로는 이 사업이 서지 않는다. 총지배인과 요금 관리, 회계, 정비, 마케팅을 29개 객실에 얹으면 객실당 부담이 감당이 안 된다. Blue Flag Capital이 택한 답은 같은 지역에 자산을 여러 개 붙이는 것이었다. 이스트엔드 한 지역에서만 몬톡의 Sunset Montauk과 Haven Montauk, 노스포크의 Greenporter, 그린포트의 Oyster Estate, 그리고 세그하버의 Baron's Cove를 쥐고 있다.
위성은 혼자 서지 않는다작은 호텔이 성립하는 조건은 그 지역에 이미 큰 호텔이 있는지다.
10.숫자가 그 구조를 드러낸다. 세그하버의 Baron's Cove는 6,650만 달러에 사들여 67실짜리 Faraway Sag Harbor로 다시 짓는 중이고, 개보수 자금으로 5,400만 달러를 더 빌렸다. 객실 하나에 대략 180만 달러가 들어간 계산. 반면 29실짜리는 세 동을 남기고 안만 바꿨으니 키당 비용이 그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11.성급 호텔이라면 이 자리에서 연회장과 웨딩, 뷔페가 객실 밖 매출을 만들어 줬을 것이다. 29실에는 그런 방이 없다. 대신 로비 한켠에 Faherty의 스낵과 선케어, 옷을 파는 매대를 놓았고 직원 유니폼도 그 브랜드가 댄다. 여름 넉 달 동안 잔디밭에서 도는 팝업과 협업 행사가 F&B 자리를 메우는 구조이고, 브랜드 쪽에서 보면 성수기 몬톡에 29개의 방과 마당 하나를 통째로 빌리는 셈치고 값을 치른다.
연회장 자리에 매대로비와 리테일이 한 칸에 있다. 성급 호텔의 객실 밖 매출을 이 매대와 마당 행사가 대신한다. ⓒMatt Kisiday / Galerie Magazine
12.그럼 995달러는 무엇의 값일까. 위치와 시간이다. 맨해튼에서 세 시간 거리에 여름 주말 이틀을 확보하는 값이 995달러이고, 같은 주말에 이 동네 집을 통째로 빌리면 하루 1,638달러가 든다. 방 한 칸으로 내려온 몬톡의 가격표가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Drifter 2BR Suite모텔 객실 두 칸을 트면 스위트가 된다. 신축 없이 요금대의 상한을 올리는 방법이다. ⓒHotel Corduroy
13.Blue Flag Capital이 이 방식을 처음 쓰는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의 마서스비니어드와 낸터킷에서 Faraway 브랜드로 같은 형태를 굴려 왔고, 둘 다 여름에만 사람이 오는 섬이다. 계절 휴양지의 작은 호텔을 싸게 사서 브랜드를 얹고 지역 안에서 묶기. 이 회사가 반복해 온 동작이다.
노스포크와 이스트엔드네이비 비치 부두. 이 회사의 자산 다섯 개가 차로 한 시간 반 반경 안에 흩어져 있다. ⓒWikimedia Commons
14.약점도 같은 자리에서 나온다. 한 지역에 다섯 개를 묶으면 조직은 싸지지만 위험도 한곳에 쌓인다. 이스트엔드의 여름이 나쁜 해에는 다섯 개가 동시에 나쁘고, 허리케인 하나가 8월을 지우면 그 해 매출의 절반이 사라진다. 회사가 올해 8월 와이오밍의 티턴빌리지에 90실짜리 산악 호텔을 여는 이유도 거기 있을 것. 겨울에 붐비는 시장을 붙여 계절을 반대로 세우는 방법.
요약
1983년에 지은 모텔 세 동을 헐지 않고 안만 바꿔 객실 29개짜리 호텔이 5월에 문을 열었다. 여름 넉 달에 995달러를 받고 겨울에는 사실상 닫는 구조이고, 객실 하나가 1년에 만드는 돈은 1억 1,700만 원 안팎으로 국내 3성급의 서너 배. 다만 그 성립 조건은 호텔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있다. 같은 회사가 차로 한 시간 반 반경 안에 자산 다섯 개를 쥐고 있고, 그중 67실짜리 하나가 조직을 이고 있기 때문에 29실이 위성으로 돌아간다. 국내에서 같은 그림을 그릴 때 먼저 걸리는 건 방이 아니라 회전율. 노후 모텔을 사서 외국인 숙박으로 돌린 사례가 이미 나오고 있고 객실단가가 두 배로 뛴 곳도 있지만, 그 전환은 하루 두세 번 돌리던 대실 매출을 통째로 버리는 결정이기도 하다. 여기에 건축법상 용도변경과 주차 대수 재산정, 소방시설 기준, 정화조 용량이 따라붙고,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으로 남을지 관광진흥법상 호텔업으로 등록할지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이 또 갈린다. 방을 고치는 값보다 그 서류에서 값이 더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