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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비와 프런트 · 가운데 벤치 소파를 두고 안쪽에 24시간 프런트를 두었다. 유리벽 너머가 라운지와 정원이다. ⓒHOP INN · Eats Me, Jax!
1층 로비와 프런트가운데 벤치 소파를 두고 안쪽에 24시간 프런트를 두었다. 유리벽 너머가 라운지와 정원이다. ⓒHOP INN · Eats Me, Jax!
데일리 호텔

태국 저가 호텔이 명동에 연 방 97개는 태국 방 500개만큼 번다

2026.09.26

태국 상장사 에라완 그룹이 저가 호텔 브랜드 홉인의 한국 첫 지점을 명동에 열었다. 새로 짓지 않고, 2015년에 문을 연 97실 비즈니스호텔을 고쳐 간판을 바꿨다. 첫 온전한 분기에 이 97실은 태국 홉인 방 500개가 버는 만큼 벌었다.

1.3월 20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에 홉인 서울 명동(HOP INN Seoul Myeongdong)이 문을 열었다. 건물은 2015년 4월에 개관한 스테이비 호텔 명동(StayB Hotel Myeongdong)으로, 지상 14층과 지하 1층에 방은 97개. 11년 된 호텔을 고쳐 이름을 바꿨을 뿐 방 수는 그대로. 운영은 태국 에라완 그룹(The Erawan Group)의 저가 호텔 부문이 맡는다.
2.에라완은 방콕의 그랜드 하얏트 에라완(Grand Hyatt Erawan)을 가진 태국 증권거래소 상장 호텔 투자사다. 홉인은 2014년 방콕에서 시작해 필리핀과 일본으로 나갔고, 한국은 네 번째 나라. 6월 말 기준 네 나라에 방 8,042개를 두었고, 2030년까지 150곳을 채우겠다고 밝혀 왔다.
개관 리본 커팅 · 옛 스테이비 호텔 입구 차양에 홉인 간판을 달았다. 가운데가 홉인 대표 피차눈 분프롬꿀(Pichanun Boonpromgul). ⓒHOP INN · Eats Me, Jax!
개관 리본 커팅옛 스테이비 호텔 입구 차양에 홉인 간판을 달았다. 가운데가 홉인 대표 피차눈 분프롬꿀(Pichanun Boonpromgul). ⓒHOP INN · Eats Me, Jax!
3.방은 일곱 가지로 나뉜다. 가장 작은 스탠더드 더블이 15㎡, 킹이 18㎡, 트윈이 21㎡이고, 3인실은 23㎡와 27㎡ 두 가지, 전망 객실이 32㎡, 복층 가족실 49㎡. 태국 홉인은 20㎡ 안팎의 방을 한 건물에 79실 이하로 넣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왔다. 서울에서는 이미 서 있는 건물의 벽과 창을 그대로 받다 보니 방 크기가 층과 위치마다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스탠더드 킹 객실 · 18㎡ 방에 원목 책상을 침대 발치까지 붙여 통로 폭을 남겼다. ⓒHOP INN · Eats Me, Jax!
스탠더드 킹 객실18㎡ 방에 원목 책상을 침대 발치까지 붙여 통로 폭을 남겼다. ⓒHOP INN · Eats Me, Jax!
4.1층에는 24시간 프런트와 라운지, 짐 보관소, 작은 정원을 두었고 옥상은 테라스로 열었다. 스테이비 시절 지하에 있던 식당은 다시 열지 않았다. 호텔 안에서 파는 건 방 하나뿐이고, 끼니는 문밖 명동과 을지로 골목의 몫.
1층 정원 · 라운지 유리창 앞에 데크와 원탁을 놓았다. 벽돌 담장 너머는 바로 옆 건물이다. ⓒHOP INN · Eats Me, Jax!
1층 정원라운지 유리창 앞에 데크와 원탁을 놓았다. 벽돌 담장 너머는 바로 옆 건물이다. ⓒHOP INN · Eats Me, Jax!
5.로비 돌바닥 한가운데를 남색 벤치 소파 하나가 가르고, 안쪽 프런트 뒤로 무지개 곡선 로고가 빛난다. 방에 들어가면 회색 카펫과 흰 침구 너머 TV 화면에 같은 파란 로고가 떠 있다. 태국 홉인 로비 벽을 칠한 그 파랑. 해가 지면 옥상 테라스 난간 너머로 을지로 사무 빌딩 창이 층층이 켜진다. 어느 나라에서 묵어도 같은 방이 나온다는 약속, 홉인이 내건 문구 「Consistency is Yours」가 그 뜻이다.
옥상 테라스 The Roof · 나무 데크에 금속 탁자와 철제 의자를 놓았고, 난간 너머로 을지로 일대 사무 빌딩이 보인다. ⓒHOP INN · Eats Me, Jax!
옥상 테라스 The Roof나무 데크에 금속 탁자와 철제 의자를 놓았고, 난간 너머로 을지로 일대 사무 빌딩이 보인다. ⓒHOP INN · Eats Me, Jax!
6.에라완이 8월에 낸 2분기 경영 보고서에 한국 숫자가 처음 따로 잡혔다. 4월부터 6월까지 홉인 한국의 매출은 2,700만 바트, 1바트를 42원으로 치면 약 11억 3,000만 원. 홉인 전체 방의 1.2%인 97실이 부문 매출의 5.1%를 냈고, 회사는 문을 연 뒤 첫 온전한 분기에 기대를 넘겼다고 적었다.
방은 1.2%, 매출은 5.1% 홉인 네 나라의 객실 수 비중과 2026년 2분기 매출 비중 객실 수 8,042실 태국 72.0% 필리핀 22.1% 매출 5억 2,800만 바트 태국 57.8% 필리핀 20.6% 일본 16.3% 일본 · 객실 4.6% · 매출 16.3% 한국 · 객실 1.2% · 매출 5.1% ※ The Erawan Group 2026년 2분기 경영 보고서(MD&A)의 나라별 객실 수와 매출. 비중은 필자 계산
방 수보다 큰 매출 몫맨 오른쪽 짙은 칸이 한국이다. 방은 전체의 1.2%지만 매출에서는 5.1%를 차지했다.
7.방 하나가 하루에 번 돈으로 바꿔 보면 차이가 더 크다. 분기 매출을 객실 수와 91일로 나누면 한국은 3,059바트, 약 12만 8,000원. 같은 계산으로 일본은 2,534바트, 필리핀은 673바트, 태국은 579바트로 2만 4,000원 남짓. 명동 방 하나가 태국 방 5개 남짓을 번다.
방 하나가 하루에 번 돈 2026년 2분기 매출 ÷ 객실 수 ÷ 91일. 원화는 1바트 42원으로 환산 한국 97실 · 매출 2,700만 바트 3,059바트 · 약 12만 8,000원 일본 373실 · 8,600만 바트 2,534바트 · 약 10만 6,000원 필리핀 1,780실 · 1억 900만 바트 673바트 · 약 2만 8,000원 태국 5,792실 · 3억 500만 바트 579바트 · 약 2만 4,000원 ※ The Erawan Group 2026년 2분기 경영 보고서의 나라별 객실 수·매출로 필자 계산. 객실 외 매출이 섞여 있을 수 있다
명동 방 하나, 태국 방 5개같은 간판을 단 방이 나라에 따라 하루 매출이 5배 넘게 벌어진다.
8.나라별 가동률과 방값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 3~4성급 호텔의 올해 7월 가동률이 88~90%였으니, 4~6월 명동을 85%로 잡으면 평균 객실단가는 15만 원 안팎이 나온다(추정). 기존 홉인 전체의 2분기 평균 객실단가는 928바트, 약 3만 9,000원이었다. 같은 간판과 같은 파란 로고를 단 방이 서울에서는 4배 가까운 값을 받는다. 가동률을 가정해 뽑은 숫자라 폭은 넓게 봐야 한다.
9.들어간 돈은 크지 않다. 브랜드를 처음 낼 때 에라완이 밝힌 태국 홉인의 한 실당 투자비는 72만 바트, 지금 환율로 약 3,000만 원. 한국 법인은 2025년 9월 25일 자본금 30억 원으로 세웠는데, 97실로 나누면 한 실에 3,100만 원 남짓. 올해 2월 을지로의 297실 U5 호텔은 한 실당 약 4억 원에 팔렸다. 30억 원으로는 명동 호텔을 살 수 없으니, 건물은 빌리고 개보수와 운영만 맡은 구조로 보인다(추정).
태국 홉인의 로비 · 파란 벽과 나무 프런트, 창가 소파 두 개. 태국 지점은 이 구성을 반복한다. ⓒThe Erawan Group
태국 홉인의 로비파란 벽과 나무 프런트, 창가 소파 두 개. 태국 지점은 이 구성을 반복한다. ⓒThe Erawan Group
10.빌린 건물에 식당 없이 방만 파는 호텔은 비용표가 짧다. 주방과 홀 인력, 식자재, 조식 뷔페를 차릴 면적이 통째로 빠진다. 증권사 보고서 기준 홉인 부문의 2분기 EBITDA 마진은 37.8%. 성급 호텔이었다면 객실 밖 매출은 조식과 연회, 로비 바에서 나왔을 텐데 이 호텔은 그 몫이 0에 가깝고, 대신 그걸 차리는 인력과 면적의 비용도 0에 가깝다.
11.손님은 거의 전부 외국인이다. 에라완은 한국 홉인 투숙객의 95% 이상이 해외 여행자라고 밝혔고, 2분기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은 중국·일본·대만 순이었다. 태국 홉인은 방 판매의 70% 이상이 자국 출장객, 필리핀은 투숙객의 80% 이상이 내국인이다. 같은 방을 팔면서 나라마다 손님은 딴판.
명동 입구 남대문로의 밤 · 쇼핑몰과 호텔이 붙어 선 명동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 숙박이 몰리는 곳이다. ⓒTristan Surtel(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명동 입구 남대문로의 밤쇼핑몰과 호텔이 붙어 선 명동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 숙박이 몰리는 곳이다. ⓒTristan Surtel(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12.이 방은 왜 잘 팔릴까. 답은 서울의 공급 쪽에 있다. 서울시가 올해 2분기까지 승인한 호텔 사업계획 249건 가운데 신축은 24건뿐이고, 나머지는 기존 건물을 고치거나 용도를 바꾼 것이다. 2023년 이후 서울에 새로 나온 객실은 한 해 1,000실 수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893만 명에서 올해 2,356만 명으로 늘 거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새로 지을 땅과 돈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이미 허가받은 방을 쥔 쪽이 먼저 판다.
13.스테이비가 문을 연 2015년은 2012년 시행된 관광숙박시설 확충 특별법으로 명동·을지로 일대에 비즈니스호텔이 잇달아 들어서던 때다. 그 호텔들은 2017년 중국 단체관광이 끊기자 가장 먼저 흔들렸다. 10년 뒤 그 방들이 해외 체인이 한국에 들어오는 통로가 됐다. 땅을 사고 허가를 받고 짓는 몇 년을 건너뛰고, 간판과 예약 시스템만 바꿔 첫 분기부터 매출을 냈다.
14.일본에서는 한 단계 더 나갔다. 에라완이 올해 발표한 도쿄의 다섯 번째 일본 지점(69실)은 일본 파트너가 건물을 짓고 홉인이 빌려 운영한다. 개관은 2028년 1분기 예정. 태국에서는 땅을 사서 직접 짓던 회사가 해외에서는 남의 건물을 빌리는 쪽으로 옮겨 가고 있고, 서울 명동은 그중에서도 이미 영업하던 호텔을 받은 경우다.
교토의 홉인 · 좁은 도심 필지에 올린 건물이다. 일본 지점 네 곳을 합치면 373실. ⓒThe Erawan Group
교토의 홉인좁은 도심 필지에 올린 건물이다. 일본 지점 네 곳을 합치면 373실. ⓒThe Erawan Group
도쿄 이다바시의 홉인 · 기존 건물 1층에 파란 외장판만 둘러 간판을 바꿨다. ⓒThe Erawan Group
도쿄 이다바시의 홉인기존 건물 1층에 파란 외장판만 둘러 간판을 바꿨다. ⓒThe Erawan Group
15.위험도 같은 곳에서 온다. 일본 홉인은 투숙객의 80% 이상이 해외 여행자인데, 2분기 일본에 온 중국인이 58% 줄자 바트 기준 매출이 11% 빠졌다. 한국 홉인의 해외 손님 비중은 그보다 높은 95%다. 2분기 한국 외국인 입국은 600만 명으로 20% 늘었고 그 1위가 중국이었다. 입국 통계가 방향을 틀면, 이 97실에는 대신 채워 줄 내국인 손님이 거의 없다.
일본 도심의 홉인 · 일본 홉인은 투숙객의 80% 이상이 해외 여행자다. ⓒThe Erawan Group
일본 도심의 홉인일본 홉인은 투숙객의 80% 이상이 해외 여행자다. ⓒThe Erawan Group

태국 에라완 그룹이 2015년에 개관한 명동의 97실 호텔을 고쳐 저가 브랜드 홉인의 한국 첫 지점을 열었다. 식당을 다시 열지 않고 방만 팔았는데, 첫 온전한 분기 매출이 2,700만 바트(약 11억 원)로 방 하나가 하루 12만 8,000원꼴을 벌어 태국 홉인 방의 5배를 넘었다. 새 호텔을 짓기 어려운 서울에서 이미 등록된 방을 받아 간판만 바꾸는 방식이 첫 분기부터 통했다. 국내에서 기존 관광호텔을 넘겨받아 새 이름으로 열려면 운영 주체의 호텔업 등록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관광진흥법 제8조는 사업이나 시설 전부를 넘겨받은 쪽이 1개월 안에 지위 승계를 신고하도록 정해 두었다.

데일리 호텔 #053 · 2026.09.26
출처. The Erawan Group 「Management Discussion and Analysis 2Q26」(2026년 8월 · HOP INN 나라별 객실 수와 2분기 매출 · 태국 5,792실 3억 500만 바트 · 필리핀 1,780실 1억 900만 바트 · 일본 373실 8,600만 바트 · 한국 97실 2,700만 바트 · 기존 HOP INN 2분기 가동률 76%·ARR 928바트 · 한국 투숙객 95% 이상 해외 여행자 · 태국 방 판매 70% 이상 출장 · 필리핀 투숙객 80% 이상 내국인 · 일본 투숙객 80% 이상 해외 · 2분기 일본 중국인 입국 -58% · 한국 외국인 입국 600만 명 +20%), The Erawan Group 「3M26 Listed Company Snapshot」(2026년 3월 말 명동 97실 개관), ttb wealth securities 「The Erawan Group Pcl」 2026년 5월 20일(도쿄 69실 다섯 번째 일본 지점 · 일본 파트너 건설·HOP INN 임차 · 2028년 1분기 개관 · 2030년 150곳 목표), 증권사 보고서 인용 KAOHOON INTERNATIONAL(2분기 예산 호텔 부문 EBITDA 마진 37.8%) · 「Finansia Sees Profit Upside in Erawan's Hop Inn Korea Move」(한국 법인 2025년 9월 25일 설립 · 자본금 30억 원), The Nation 「Erawan branches into budget hotels」(한 실당 투자비 72만 바트 · 태국 79실 상한), Bangkok Post 「Erawan plans budget inn at B600/night」(20㎡ 객실), HOP INN 공식 사이트 hopinnhotel.com(서울 명동 지점 위치·정원·옥상 테라스·짐 보관 · Consistency is Yours), iTravelZhi 「HOP INN Seoul Myeongdong」(2026년 3월 20일 개관 · 옛 StayB Hotel Myeongdong 2015년 4월 1일 개관 · 지상 14층·지하 1층 · 객실 7가지 15~49㎡ · 지하 식당 폐쇄), When In Manila 「HOP INN Hotel Opens First Property in Seoul」(개관식 · 대표 Pichanun Boonpromgul · 2030년 1만 4,000실), 데일리안 「"방은 부족한데 못 짓는다"… 서울 호텔 공급의 딜레마」 2026년 9월 23일(서울시 호텔업 사업계획 승인 249건·5,209실 중 신축 24건 · 2023년 이후 연 1,000실 신규 공급 · 2026년 7월 3~4성급 가동률 88~90% · 외국인 관광객 2025년 1,893만 7,000명·2026년 전망 2,356만 7,000명, 야놀자리서치), 한국금융신문·서울경제 2026년 2월 2일(코람코자산운용 을지로 U5 호텔 297실 인수 · 한 실당 약 4억 원), 관광진흥법 제8조(관광사업의 양수 등 · 지위 승계 신고 1개월).
환율은 1바트 42원으로 환산했다. 나라별 객실 하나의 하루 매출과 매출 비중은 경영 보고서의 객실 수·분기 매출로 필자가 계산했고, 명동 지점의 평균 객실단가와 건물 임차 구조는 공개 자료가 없어 서울 시장 가동률과 한국 법인 자본금을 바탕으로 추정했다. 감각 묘사는 공개된 사진에 보이는 범위의 서술이며 현장 취재 결과가 아니다. 사진 ⓒHOP INN(Eats Me, Jax! 게재) · ⓒThe Erawan Group · ⓒTristan Surtel(Wikimedia Commons,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