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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창 재료가 벽으로 올라왔다 · 2026년 7월 1일 문을 연 시부야 콘셉트 스토어. 주제는 '흐름(Flow)'이고, 통나무를 가로로 켠 단면이 벤치와 진열대가 된다. ⓒBirkenstock Japan / PR TIMES
밑창 재료가 벽으로 올라왔다2026년 7월 1일 문을 연 시부야 콘셉트 스토어. 주제는 '흐름(Flow)'이고, 통나무를 가로로 켠 단면이 벤치와 진열대가 된다. ⓒBirkenstock Japan / PR TIMES
데일리 리테일

매출의 4분의 3이 남의 가게에서 나온다, 그런데 시부야에 13번째 직영점을 열었다 (일본·리테일)

2026.07.28

250년 된 독일 신발 회사가 이달 1일 도쿄 시부야 진난(神南)에 매장을 열었다. 일본에서 여섯 번째 콘셉트 스토어이자 열세 번째 직영점, 올해만 네 번째다. 그런데 이 회사의 최근 분기 매출 6억 1,800만 유로 가운데 직영이 만든 몫은 24%뿐. 나머지는 전부 남의 가게에서 나온 돈이다. 도매로 큰 회사가 왜 자기 가게를 계속 짓는지, 답은 손익계산서 한 줄에 적혀 있다.

1.팩트부터. 2026년 7월 1일, 도쿄 시부야 진난 1-20-7에 BIRKENSTOCK 시부야 콘셉트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일본 안에서 여섯 번째 콘셉트 스토어이자 열세 번째 직영점이고, 올해 이 회사가 일본에 낸 네 번째 매장이다. 앞선 셋은 이케부쿠로·신사이바시·교토.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2.브랜드는 1774년 독일에서 시작한다. 지금 파는 물건의 원형은 1896년에 나왔는데, 콘라트 비르켄슈토크(Konrad Birkenstock)가 발바닥 곡면을 그대로 떠서 푸스베트(Fussbett)라는 이름을 붙인 그 밑창이다. 회사는 올해를 보스턴 모델 50주년이자 런던 모델 40주년으로 셈한다고 안내한다.
3.주제어는 '흐름(Flow)' 하나다. 시부야 지하에 묻힌 하천과 지금 그 위를 지나는 사람의 이동을 한 단어에 겹쳐 놓았고, 재료가 그 이름을 받는다. 벽은 가공을 최소화한 버진 코르크로 덮였고, 통나무를 가로로 켠 단면이 벤치와 진열대 노릇을 한다.
4.코르크 선반은 물결 모양으로 짜여 발바닥 아치의 곡선을 벽면에서 되풀이하고, 스테인리스 메시에는 브랜드가 오래 써 온 뼈 문양이 박혀 있다. 스툴은 가죽, 케어 코너 바닥에는 물빛 초록 타일. 밑창에 들어가던 재료가 그대로 올라온 매장이라 손이 닿는 자리마다 신발과 같은 것을 만지게 된다.
진열보다 재료가 먼저 보인다 · 물결 모양으로 짠 코르크 선반이 발바닥 아치의 곡선을 벽면에서 반복한다. 스테인리스 메시에는 브랜드가 오래 써 온 뼈 문양. ⓒBirkenstock Japan / PR TIMES
진열보다 재료가 먼저 보인다물결 모양으로 짠 코르크 선반이 발바닥 아치의 곡선을 벽면에서 반복한다. 스테인리스 메시에는 브랜드가 오래 써 온 뼈 문양. ⓒBirkenstock Japan / PR TIMES
5.파는 물건은 샌들·클로그·슈즈 전 라인에 프리미엄 라인 1774, 그리고 발 관리 제품인 케어 에센셜과 슈케어까지 들어간다. 오픈 기념 토트백을 주는 기준선이 2만 2,000엔 이상 구매였는데, 이 매장이 잡아 둔 객단가가 대략 그 언저리에 있다.
'흐름'이라는 이름의 재료 목록 · 시부야 지하에 묻힌 하천과 그 위를 지나는 사람의 이동을 한 단어에 겹쳐 놓은 콘셉트. 가공을 최소화한 버진 코르크가 벽 마감으로 쓰였다. ⓒTOKYO FRONT LINE
'흐름'이라는 이름의 재료 목록시부야 지하에 묻힌 하천과 그 위를 지나는 사람의 이동을 한 단어에 겹쳐 놓은 콘셉트. 가공을 최소화한 버진 코르크가 벽 마감으로 쓰였다. ⓒTOKYO FRONT LINE
6.이 브랜드가 파는 건 디자인이 아니라 모양 하나다. 발바닥을 뜬 곡면, 그게 250년째 같은 물건이라 유행이 이 모양을 갈아 치우지 못한다. 손님이 사는 건 신제품이 아니라 같은 것의 반복이고, 재구매 주기가 유행이 아니라 마모에 붙는다.
7.두 번째. 못생긴 신발을 신어도 된다는 면허가 지난 몇 해 사이 크게 넓어졌다. 남에게 보이려고 신던 신발에서 자기 발을 편하게 하려고 신는 신발로 무게가 옮겨 가면서, 코르크와 라텍스로 채운 두꺼운 밑창이 결함이 아니라 근거가 됐다. 값을 정당화하는 문장이 광고가 아니라 신체 쪽에서 나온다.
신발보다 앉을 자리 · 신어 보는 행위가 이 브랜드의 판매 과정 자체라 스툴과 통로가 진열보다 우선한다. 발 관리 제품인 케어 에센셜이 신발과 같은 층에 놓인다. ⓒHONEYEE.COM
신발보다 앉을 자리신어 보는 행위가 이 브랜드의 판매 과정 자체라 스툴과 통로가 진열보다 우선한다. 발 관리 제품인 케어 에센셜이 신발과 같은 층에 놓인다. ⓒHONEYEE.COM
8.세 번째가 매장의 존재 이유다. 오리지널 푸스베트를 잘라 보여 주는 자리가 있고, 발 관리 제품이 신발과 같은 층에 놓인다. 신발 가게라기보다 발을 다루는 카운터에 가까운 구성. 재고를 늘어놓는 대신 값을 설명하는 데 면적을 쓴다.
면적을 쓰는 방식 · 도매 매대에서는 불가능한 일을 직영 매장이 한다. 재고 회전이 아니라 값의 근거를 설명하는 데 바닥을 배분하는 구성이다. ⓒThe Fashion Post
면적을 쓰는 방식도매 매대에서는 불가능한 일을 직영 매장이 한다. 재고 회전이 아니라 값의 근거를 설명하는 데 바닥을 배분하는 구성이다. ⓒThe Fashion Post
9.2025 회계연도(9월 결산) 매출은 20억 9,000만 유로, 판매량은 3,800만 켤레를 넘겼다. 매출을 켤레 수로 나누면 약 55유로가 나오는데, 도매가와 소매가가 섞인 값이라 손님이 매장에서 치르는 금액은 그보다 한참 위에 있다.
밑창이 곧 제품 · 코르크·라텍스·황마를 눌러 만든 푸스베트. 1896년에 잡힌 이 곡면이 지금도 같은 형태로 나오고, 매장 벽 마감재도 여기서 왔다. ⓒWallpaper*
밑창이 곧 제품코르크·라텍스·황마를 눌러 만든 푸스베트. 1896년에 잡힌 이 곡면이 지금도 같은 형태로 나오고, 매장 벽 마감재도 여기서 왔다. ⓒWallpaper*
10.채널을 갈라 보면 그림이 뒤집힌다. 같은 해 도매가 20% 늘어나는 동안 직영은 11% 느는 데 그쳤고, 직영 비중은 40%선에서 38%로 오히려 내려앉았다. 매장 수를 그사이 계속 늘렸는데도 그렇다.
11.그럼 왜 계속 짓나. 최근 분기 매출총이익률이 53.9%로 1년 전보다 3.8%포인트 내렸고, 회사가 원인으로 꼽은 항목에서 환율과 관세를 걷어내면 채널 믹스가 남는다. 도매가 빨리 자랄수록 마진율이 눌린다. 연간 조정 매출총이익률 목표를 57%대에 걸어 둔 회사에 직영 확대는 취향이 아니라 산수.
매장을 14개 더 열었는데, 직영 비중은 내려갔다 진한 막대 = 도매(B2B), 옅은 막대 = 직영(DTC). 2025 회계연도(2025년 9월 결산) 기준 채널별 매출(백만 유로) 도매 1,297.9 직영 794.8 성장률 도매 +20% · 직영 +11%. 직영 비중 39.8% → 38.0%. 같은 기간 직영 매장 수는 97개로 30개 순증. 매출총이익률이 깎인 자리(최근 분기, 전년 동기 대비) 전년 57.7% 최근 분기 53.9% 환율 -230bp · 관세 -90bp · 채널 믹스 -30bp. 판가 조정과 가동률 개선이 일부를 되돌렸다. 규모와 단가 매출 20억 9,000만 유로(+16%, 환율 고정 +18%) · 판매량 3,800만 켤레 초과(+12%) · 켤레당 약 55유로 · 평균 판매단가 환율 고정 +5% 최근 분기와 연간 목표 분기 매출 6억 1,800만 유로(+8%, 환율 고정 +14%) · 직영 비중 약 24% · 조정 EBITDA 마진 32.1% · 직영 매장 111개 연간 목표 매출 +13~15%(환율 고정) · 조정 매출총이익률 57.0~57.5% · 조정 EBITDA 마진 30.0~30.5% · 아시아태평양 +30%(환율 고정) ※ 분기 직영 비중이 연간보다 낮은 것은 봄 시즌 도매 출하가 이 분기에 몰리는 계절성 때문이다.
도매가 이길수록 마진이 눌린다도매는 볼륨을 만들고 직영은 마진율을 지킨다. 매장을 계속 여는 동기가 평당매출이 아니라 이 두 줄의 간격에 있다.
12.일본에서는 이유가 하나 더 붙는다. 오래 이 시장의 판매는 남의 손에 있었고, 베넥시(BENEXY)가 전국 60여 개 전문점을, 시드코퍼레이션(SEED CORPORATION)이 편집숍·백화점 도매를 맡았다. 본사는 2016년 도쿄 사무소를 세우고 2018년부터 도매를 직접 돌리기 시작했으며, 베넥시는 2023년 이 브랜드 전문점 운영에서 손을 뗐다고 현지 매체는 전한다. 시부야 13호점은 그 회수 작업의 최근 한 칸.
열세 번째 자기 가게 · 일본 판매는 오래 현지 파트너의 손에 있었다. 본사가 2016년 도쿄에 사무소를 세운 뒤 도매를 직접 돌리기 시작했고, 직영 매장은 그 뒤에 늘었다. ⓒfashion bible 宮田理江
열세 번째 자기 가게일본 판매는 오래 현지 파트너의 손에 있었다. 본사가 2016년 도쿄에 사무소를 세운 뒤 도매를 직접 돌리기 시작했고, 직영 매장은 그 뒤에 늘었다. ⓒfashion bible 宮田理江
13.계보를 짚으면 매장은 늘 뒤늦은 장치였다. 1774년 등록된 신발 장인 가문에서 출발해 1896년 푸스베트로 물건의 원형을 잡았고, 1960~70년대 미국에서 반문화의 신발이 되며 이름이 퍼졌다. 250년 가까이 이 회사는 대체로 남의 가게에서 팔렸다. 자기 이름을 건 매장을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한 건 자본이 바뀐 뒤다.
14.2021년 LVMH 계열 사모펀드 L Catterton이 43억 달러 밸류로 경영권을 잡았고, 2023년 10월 뉴욕 증시에 오르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86억 달러대가 매겨졌다. 매장이 빠르게 늘어난 건 그 뒤의 일이다.
자본이 바뀌고 나서 · 2021년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잡고 2023년 뉴욕 증시에 오른 뒤, 이 회사의 직영 매장 수가 빠르게 늘었다. 생산은 여전히 독일 공장이 중심이다. ⓒWallpaper*
자본이 바뀌고 나서2021년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잡고 2023년 뉴욕 증시에 오른 뒤, 이 회사의 직영 매장 수가 빠르게 늘었다. 생산은 여전히 독일 공장이 중심이다. ⓒWallpaper*
15.그 매장들은 매출 기계가 아니다. 회사는 직영 안에서 자사몰과 매장을 갈라 공표하지 않는데, 외부 이커머스 조사업체는 자사몰 한 곳의 2025년 거래액을 8억 2,600만 달러로 추정한다. 그 추정이 사실에 가깝다면 111개 매장이 나눠 가질 몫은 거의 남지 않는다. 매장의 임무는 파는 쪽이 아니라 값을 지키는 쪽. 도매 매대에서는 옆 브랜드와 나란히 놓여 할인으로 비교되지만, 자기 가게에서는 정가가 기본값이 되니까.
50년째 같은 모양 · 보스턴 클로그. 회사는 올해를 이 모델 50주년으로 셈한다. 형태가 바뀌지 않으니 재구매 주기가 유행이 아니라 마모에 붙는다. ⓒBIRKENSTOCK
50년째 같은 모양보스턴 클로그. 회사는 올해를 이 모델 50주년으로 셈한다. 형태가 바뀌지 않으니 재구매 주기가 유행이 아니라 마모에 붙는다. ⓒBIRKENSTOCK
같은 문법, 다른 도시 · 상하이 장위안(张园)의 콘셉트 스토어. 옛 석고문(石库门) 건물을 개조한 상업지구에 들어갔다. 아시아태평양은 최근 분기 환율 고정 기준 30% 성장한 지역이다. ⓒBIRKENSTOCK / SGB Media
같은 문법, 다른 도시상하이 장위안(张园)의 콘셉트 스토어. 옛 석고문(石库门) 건물을 개조한 상업지구에 들어갔다. 아시아태평양은 최근 분기 환율 고정 기준 30% 성장한 지역이다. ⓒBIRKENSTOCK / SGB Media
16.매출의 4분의 3이 남의 가게에서 나오는 회사가 이달 1일 일본에서 열세 번째 자기 가게를 열었고, 직영 매장을 111개까지 늘리는 동안 직영 매출 비중은 오히려 38%로 내려앉았다. 기억할 숫자는 매장 수가 아니라 매출총이익률 53.9% 쪽이다. 도매가 빨리 자랄수록 이 줄이 눌리고, 눌린 줄을 되돌리려고 짓는 게 직영 매장이니까. 이 방식을 국내에 옮기는 브랜드가 첫 번째로 걸리는 건 임대료도 인허가도 아닌 기존 유통 계약이다. 도매 볼륨을 만들어 준 총판과 수입사가 곧 직영 전환의 협상 상대가 되고, 계약 잔여기간·독점 조항·재고 인수 조건에서 결정되는 돈이 매장 한 곳의 인테리어 예산을 훨씬 넘는다. 코르크 벽은 그다음 문제.
참고: BIRKENSTOCK 그룹 보도자료·Birkenstock Japan 보도자료(PR TIMES)·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연차보고서(Form 20-F, 2025년 9월 결산)·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流通ニュース·シューズポスト·WWDJAPAN·FASHIONSNAP·Inside Retail Asia·Retail & Leisure International·SGB Media·Wallpaper*·Forbes·CNBC(1774년 창업 · 1896년 푸스베트 · 2026년 7월 1일 시부야 진난 1-20-7 콘셉트 스토어 개점, 일본 6번째 콘셉트 스토어이자 13번째 직영점, 올해 4번째 개점 · 영업 11:00~20:00 · 주제 'Flow' · 버진 코르크 벽·통나무 단면 벤치·물결 코르크 선반·본 패턴 스테인리스 메시·가죽 스툴·케어 코너 녹색 타일 · 취급 품목 샌들·클로그·슈즈·1774 라인·케어 에센셜 · 오픈 노벨티 기준 2만 2,000엔 이상 구매 · 보스턴 50주년·런던 40주년 · 2025 회계연도 매출 20억 9,000만 유로 +16%, 환율 고정 +18% · 판매량 3,800만 켤레 초과 +12% · 평균 판매단가 환율 고정 +5% · 도매 12억 9,790만 유로 +20% · 직영 7억 9,480만 유로 +11% · 직영 비중 39.8%→38.0% · 직영 매장 97개(2025년 9월 말)→111개(2026년 3월 말) · 최근 분기 매출 6억 1,800만 유로 +8%, 환율 고정 +14% · 매출총이익률 53.9%, 전년 57.7%, 환율 -230bp·관세 -90bp·채널 믹스 -30bp · 조정 EBITDA 마진 32.1% · 아시아태평양 환율 고정 +30% · 연간 목표 매출 +13~15%, 조정 매출총이익률 57.0~57.5%, 조정 EBITDA 마진 30.0~30.5% · 2021년 L Catterton 경영권 인수 43억 달러 밸류 · 2023년 10월 뉴욕 상장,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약 86억 달러 · 일본 유통에서 베넥시 전문점 운영과 시드코퍼레이션 도매, 2016년 도쿄 사무소 개설, 2018년 직접 도매 개시, 2023년 베넥시의 전문점 운영 철수). 켤레당 약 55유로는 연간 매출을 판매 켤레 수로 나눈 필자 계산이며 도매가와 소매가가 섞인 값이라 소비자가와 다르다. 자사몰 2025년 거래액 8억 2,600만 달러는 외부 이커머스 조사업체 추정치로 회사 공표치가 아니고, 회사는 직영 안에서 온라인과 매장을 나눠 공표하지 않는다. 베넥시의 전문점 60여 개는 현지 매체 집계 기준이다. '매장의 임무는 파는 쪽이 아니라 값을 지키는 쪽'·'직영 확대는 취향이 아니라 산수'라는 해석은 공개된 수치에 기반한 필자의 판단이다. 사진 ⓒ각 매체·브랜드(캡션 표기). 보도·홍보 이미지이며 출처를 밝혀 인용했다. 국내 접목 관련 서술은 업종 일반론이며 개별 사업에서는 유통계약·상권·조달·세무 조건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