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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방 하나 · 흙빛 옻칠 선반이 벽을 두르고, 가운데 팔각 돌덩이 위로 향수병이 층을 이룬다. ⓒPAÑPURI
둥근 방 하나흙빛 옻칠 선반이 벽을 두르고, 가운데 팔각 돌덩이 위로 향수병이 층을 이룬다. ⓒPAÑPURI
데일리 리테일

방콕에선 2,000㎡ 온천을 돌리는데, 상하이엔 향수만 들고 왔다 (상하이·리테일)

2026.08.30

상하이 징안구(静安区) 난징시루(南京西路) 789호의 싱예타이구후이(兴业太古汇 · HKRI Taikoo Hui). 타이 향수·웰니스 브랜드 판푸리(PAÑPURI·ปัญญ์ปุริ)가 8월 19일 이 몰에 중국 본토 첫 매장을 냈다. 방콕에서 이 회사가 굴리는 시설은 게이손 타워(Gaysorn Tower) 12층의 2,000㎡짜리 온천이고, 상하이로 건너온 건 향 파는 칸 하나. 지난해 매출이 두 배로 뛴 회사가 왜 지금 몰 안쪽 작은 상자로 나가나.

1.파는 것은 향수와 실내 향, 보디 케어 세 갈래. 개점일은 8월 19일이었고 브랜드는 이 매장을 '감각의 성소'라 부른다. 홍콩과 싱가포르, 마카오를 거쳐 본토에 들어오는 데 창업 이후 23년이 걸렸다. 첫 해외 매장이 홍콩 K11 MUSEA였으니 국경 하나를 넘는 데만 몇 해가 더 든 것.
2.판푸리는 2003년 방콕에서 시작했다. 만든 사람은 워라윗 시리팍(Vorravit Siripark). 타이에서 몸에 기름을 발라 문지르던 오래된 방식을 향과 스킨케어로 옮긴 게 출발이었고, 지금 타이 안에 31곳, 밖에 13곳 넘는 매장을 둔다.
3.매장은 둥글다. 벽을 따라 곡선 선반이 이어지고 선반과 문짝은 흙 색을 입힌 옻칠 마감. 선반 안쪽에 산호빛 직물을 대 놓아서 검은 병이 놓이면 뒤가 붉게 받쳐 준다. 천장 한가운데에는 마른 나뭇가지를 희게 칠해 매달았다.
한 칸에 한 병 · 흙빛 판 사이에 돌 막대를 세우고 여섯 칸을 파서 오일을 한 병씩 앉혔다. ⓒPAÑPURI
한 칸에 한 병흙빛 판 사이에 돌 막대를 세우고 여섯 칸을 파서 오일을 한 병씩 앉혔다. ⓒPAÑPURI
4.벽 한 면은 다르게 짰다. 흙빛 판 사이에 돌 막대를 세로로 끼우고 그 틈에 여섯 칸을 파서, 칸마다 호박색 오일을 한 병씩만 넣고 위에서 조명을 떨궜다. 여러 병을 늘어놓는 보통 향수 매장 진열과는 반대쪽. 이건 진열대가 아니라 감실에 가깝다.
앉히는 자리 · 구겨진 붉은 벨벳을 벽부터 벤치까지 둘렀다. 곡선 선반의 검은 병들이 그 옆에 선다. ⓒPAÑPURI
앉히는 자리구겨진 붉은 벨벳을 벽부터 벤치까지 둘렀다. 곡선 선반의 검은 병들이 그 옆에 선다. ⓒPAÑPURI
5.안쪽 구석엔 붉은 벨벳을 벽에서 벤치까지 두른 자리가 있고, 그 옆으로 청동빛 관이 벽에서 뻗어 나와 돌대야에 물을 흘린다. 떨어지는 물소리 앞에서 코가 잠깐 쉰다. 향수 매장이 코를 씻어 주려고 흔히 놓는 건 원두 병. 여기는 물과 소리를 썼다.
물을 흘리는 관 · 청동빛 관에서 떨어진 물이 돌대야에 받힌다. 뒤는 붉은 벨벳 벽. ⓒPAÑPURI
물을 흘리는 관청동빛 관에서 떨어진 물이 돌대야에 받힌다. 뒤는 붉은 벨벳 벽. ⓒPAÑPURI
6.중국에서 니치 향수는 지난해 45% 컸다. 같은 기간 명품 시장 전체는 오히려 줄었다. 백화점에 깔린 큰 이름의 향수 대신 잘 모르는 브랜드의 농축 오일을 사는 쪽으로 상하이 소비가 옮겨 갔고, 판푸리가 파는 물건이 정확히 그 칸에 들어간다.
7.몰을 고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싱예타이구후이는 지난해 중반 루이비통이 배 모양 매장 The Louis를 이 안에 올린 뒤 입점사 매출이 82% 뛰었고 임대수입은 29% 늘었다. 6월 말 공실률은 2%. 작은 브랜드가 큰 배로 몰려든 사람들 옆에 칸을 얻었다.
역 위에 선 몰 · 난징시루역 지상 출구. 싱예타이구후이는 이 역과 지하로 붙어 있다. ⓒKmchang28 · CC BY-SA 4.0
역 위에 선 몰난징시루역 지상 출구. 싱예타이구후이는 이 역과 지하로 붙어 있다. ⓒKmchang28 · CC BY-SA 4.0
8.매장이 하는 일이 파는 것만은 아니다. 향을 골라 주는 상담 자리를 따로 뒀고, 사면 그 자리에서 브랜드 방식으로 포장해 준다. 선물로 나가는 비중이 큰 물건에서 포장은 서비스가 아니라 상품의 일부.
50ml에 3,950바트 · 대표 향 ANDAMAN SAILS의 농축 퍼퓸 오일. 베르가못과 녹차에 백단·육두구를 깔았다. ⓒPAÑPURI
50ml에 3,950바트대표 향 ANDAMAN SAILS의 농축 퍼퓸 오일. 베르가못과 녹차에 백단·육두구를 깔았다. ⓒPAÑPURI
9.숫자를 놓으면 이 확장의 급함이 보인다. 2023년 5억 7,900만 바트였던 매출이 이듬해 11억 1,000만 바트가 됐다. 한 해에 92%. 그런데 올해 상반기는 5억 2,100만 바트. 전년 같은 기간보다 6% 늘었을 뿐이다.
두 배로 뛴 해에 지분이 넘어갔다 운영사 Puri Co. 매출 · 단위 백만 바트 · 2021·2022년은 공개 자료 없음 2017 337 2018 354 2019 451 2020 196 2023 579 2024 1,110 2025 상반기 521 2024년 12월 30일, 코세가 79.89%를 가져갔다 인수가 120억~130억 엔. 매도인은 레이크쇼어 캐피털(Lakeshore Capital)과 기존 주주들 2023년 순이익 8,300만 바트 · 2029년 목표 매출 30억 바트 ※ 2025년 상반기 수치는 반년치라 다른 막대와 직접 비교되지 않는다.
92% 다음에 온 6%연도별 매출과 지분 이전 시점.
10.그 92%가 나온 해에 회사가 팔렸다. 일본 코세(コーセー)가 2024년 12월 30일 운영사 푸리(Puri Co.)의 지분 79.89%를 레이크쇼어 캐피털 등에게서 넘겨받았고, 값은 120억~130억 엔으로 알려졌다.
11.코세는 무엇에 130억 엔을 냈나. 79.89%에 130억 엔이면 회사 전체는 160억 엔 언저리, 미화 1억 달러쯤 된다. 2024년 매출 3,200만 달러에 대면 3배가 조금 넘는다. 협상 기준이 됐을 2023년 매출로 재면 6배 가까이. 향수 회사에 붙는 배수로 낮지 않다.
450ml에 4,950바트 · 실내 향 디퓨저. 향수보다 이쪽이 반복 구매로 돌아온다. ⓒPAÑPURI
450ml에 4,950바트실내 향 디퓨저. 향수보다 이쪽이 반복 구매로 돌아온다. ⓒPAÑPURI
12.코세가 산 게 향수 라인만은 아니었다. 판푸리는 2029년까지 9개 나라에 매장 80곳을 두고 매출 30억 바트를 올리겠다고 걸었고, 그중 30%를 북아시아가 맡는다. 올해만 아시아에 16곳을 연다. 이 속도는 방콕 회사 혼자 벌어들이는 현금으로는 안 나온다.
13.임차료를 대 보면 왜 작은 칸인지가 보인다. 상하이 1층 일급 임차료가 하루 ㎡당 23.6위안, 난징시루의 상급 몰은 월 ㎡당 1,500~2,000위안에 거래된다. 40㎡짜리 칸이면 월 6만~8만 위안. 한 사람이 한 번에 800위안어치를 산다고 잡으면 임차료만 메우는 데 하루 두세 건이 필요하다. 면적과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고, 여기까지는 추정.
두고 온 것과 들고 간 것 면적 비교 · 상하이 매장 면적은 몰 내 향수 매장 통상치로 잡은 추정 방콕 게이손 타워 12층 2,000㎡ 온천·스파 남녀 각각 온천탕 5개 · 때밀이 방 2개 · 개인 온천실 · 스파 스위트 · 타이 마사지 방 온천 하루 이용권 750바트 · 60분 아로마 마사지 1,800바트 · 60분 페이셜 2,200바트 상하이 싱예타이구후이 40㎡ 향수 매장 (추정) 퍼퓸 오일 50ml 3,950바트 · 디퓨저 450ml 4,950바트 · 캔들 250g 1,980바트 추정 월 임차료 6만~8만 위안 · 임차료를 메우는 데 필요한 판매 하루 2~3건 ※ 판매 건수는 1회 구매액 800위안, 월 30일 영업을 가정한 계산이다. 인건비와 공사비 감가는 넣지 않았다.
2,000㎡와 40㎡본진 시설과 수출한 형태의 면적 차이.
14.눈에 걸리는 건 안 따라온 쪽이다. 방콕에서 이 회사의 본체는 게이손 타워 12층 온천이다. 남녀 각각 다섯 개 탕에 때밀이 방과 개인 온천실, 타이 마사지 방. 다 합쳐 2,000㎡. 오전 10시에 열어 밤 10시에 닫고 마지막 예약은 8시 반.
12층 접수대 · 게이손 타워 12층. 헤링본 마루와 나무 카운터 너머로 창이 길게 이어진다. ⓒPAÑPURI
12층 접수대게이손 타워 12층. 헤링본 마루와 나무 카운터 너머로 창이 길게 이어진다. ⓒPAÑPURI
15.그 시설은 상하이에 안 왔고, 오기도 어렵다. 물을 쓰는 2,000㎡는 몰이 쉽게 내주는 면적이 아니고 중국에서 온천 영업은 수질·위생 인허가가 따로 붙는다. 그래서 국경을 넘은 건 병 쪽이었다. 사람을 붙잡아 두는 장치는 본진에 남기고, 어디서든 똑같이 지을 수 있는 쪽만 내보냈다.
모회사가 들어온 자리 · 판푸리 웰니스의 페이셜 관리. 트레이에 놓인 것은 코세의 DECORTÉ AQ 라인이다. ⓒPAÑPURI
모회사가 들어온 자리판푸리 웰니스의 페이셜 관리. 트레이에 놓인 것은 코세의 DECORTÉ AQ 라인이다. ⓒPAÑPURI
16.타이 브랜드가 세계에 이름을 알린 통로는 오랫동안 호텔 욕실이었다. 5성 호텔에 비누와 로션을 넣고 객실 수만큼 이름을 노출하는 방식. 판푸리는 그 길로 안 갔고 자기 온천을 지어 사람을 12층까지 올려 보낸 다음, 거기서 맡은 향을 병에 담아 팔았다. 상하이에 낸 칸은 그 병만 들고 간 것.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먼저 걸리는 게 물이다. 목욕장업은 공중위생관리법 신고 업종이라 수질 검사와 환기 기준이 따로 붙고, 상가 고층에 탕을 놓으려면 하중과 방수, 급배수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 향수 매장만 먼저 여는 쪽이 그래서 쉽다. 다만 향을 기억하게 만든 자리가 없으면 그 매장은 병만 파는 칸으로 남는다. 국내 향수 시장은 지난해 7,930억 원까지 컸고 그 90%가 니치다. 병을 놓을 칸은 이미 붐빈다.
본진 · 방콕 랏차쁘라송(ราชประสงค์)의 게이손 플라자. 판푸리 웰니스는 같은 단지의 게이손 타워에 있다. ⓒSupanut Arunoprayote · CC BY 4.0
본진방콕 랏차쁘라송(ราชประสงค์)의 게이손 플라자. 판푸리 웰니스는 같은 단지의 게이손 타워에 있다. ⓒSupanut Arunoprayote · CC BY 4.0
데일리 리테일 #024 · 2026.08.30
출처: Inside Retail Asia(2026.8.26 · 2026.5.13), ELLE MEN China(2026.8.18), WWD(2026.8), Retail & Leisure International(2026.5), KOSÉ Corporation 공시(2024.12.10), Bangkok Post(2024.12), longtunman(2025), workpointTODAY(2025.8), Savills Shanghai Retail(2025 3분기), Swire Properties 2026년 상반기 영업 실적, PAÑPURI 공식 온라인스토어와 웰니스 페이지(2026.8), 국민일보 국내 향수 시장 기사.
상하이 매장 면적과 임대차 조건, 1회 구매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통상치로 되짚은 추정이며 회사가 확인해 준 값이 아니다. 인수가는 보도된 범위를 그대로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