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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 · 한국 첫 매장이 들어설 백화점. ⓒMinseong Kim (CC BY-SA 4.0)
신세계백화점 본점한국 첫 매장이 들어설 백화점. ⓒMinseong Kim (CC BY-SA 4.0)
데일리 리테일

주인이 일본 회사인 영국 셔츠 브랜드가 서울 첫 매장을 백화점에 낸다 (서울·리테일)

2026.09.17

영국 브랜드 Margaret Howell이 9월 22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한국 첫 매장을 연다. 문을 여는 쪽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고, 브랜드의 최종 모회사는 도쿄에 상장한 의류 회사다. 런던 법인은 지난 결산에서 적자를 냈고, 매출은 일본에서 훨씬 크게 난다.

1.영국 옷 브랜드 Margaret Howell이 9월 22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한국 첫 매장을 연다고 미국 패션 매체 WWD가 전했다. 매장을 내는 곳은 브랜드가 아니라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 라인과 캐주얼 라인 MHL의 국내 독점 유통을 맡아 백화점 매장, 자사 편집숍 비이커, 온라인몰 SSF샵으로 판매처를 넓혀 갈 계획. 매장 면적과 국내 판매 가격은 개점 전이라 아직 나오지 않았다.
2.이 영국 브랜드의 주인은 영국에 없다. 디자이너 마가렛 호웰(Margaret Howell)이 1970년 셔츠로 시작한 회사는 1981년 도쿄의 의류 회사 앙글로벌(アングローバル)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1983년 도쿄 아오야마(青山)에 일본 첫 매장을 냈다. 1990년에는 지분 과반을 앙글로벌에 넘겼다. 런던 법인이 스스로 밝힌 최종 모회사는 도쿄 증시 상장사 TSI 홀딩스(TSIホールディングス). 서울 매장 하나에 영국 브랜드, 일본 주인, 한국 유통사가 함께 걸려 있는 구조.
본점 명판 · 1930년을 개점 연도로 새긴 신세계 본점 명판. ⓒMinseong Kim (CC BY-SA 4.0)
본점 명판1930년을 개점 연도로 새긴 신세계 본점 명판. ⓒMinseong Kim (CC BY-SA 4.0)
3.일본에서는 옷가게의 틀을 넘는 매장을 잇달아 냈다. 2025년 3월 그랑그린 오사카(グラングリーン大阪) 남관 1층에 낸 매장은 남녀 옷과 MHL에 가구 같은 생활용품까지 전 품목을 걸고 카페를 붙였다. 9월에는 뉴우먼 다카나와(ニュウマン高輪) 3층에 일본에서 좌석이 가장 많은 카페를 품은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 본점 매장에도 카페가 들어갈까.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랑그린 오사카 매장 정면 · 유리 안쪽에 마네킹과 나무 의자를 함께 세웠다. ⓒFASHION PRESS
그랑그린 오사카 매장 정면유리 안쪽에 마네킹과 나무 의자를 함께 세웠다. ⓒFASHION PRESS
다카나와 매장 개점 안내 · 2025년 9월 12일 문을 연 뉴우먼 다카나와 매장의 개점 이미지. ⓒMARGARET HOWELL
다카나와 매장 개점 안내2025년 9월 12일 문을 연 뉴우먼 다카나와 매장의 개점 이미지. ⓒMARGARET HOWELL
4.오사카 매장은 흰 벽에 짙은 나무 바닥을 깔았다. 벽에 붙인 흰 선반 칸마다 색색의 그릇과 컵이 한 줄로 서고, 가운데 나무 탁자 위로 팔이 꺾이는 탁상 램프가 고개를 숙인다. 벽에는 흑백 사진 액자 몇 점. 옷걸이 쪽은 거의 로고 없는 흰 셔츠와 검은 바지뿐. 옷을 파는 방이라기보다 옷장이 한쪽 벽을 차지한 거실에 가깝다.
오사카 매장 안쪽 · 선반의 그릇과 탁자, 램프가 옷걸이만큼 자리를 차지한다. ⓒFASHION PRESS
오사카 매장 안쪽선반의 그릇과 탁자, 램프가 옷걸이만큼 자리를 차지한다. ⓒFASHION PRESS
흰 셔츠와 검은 바지 · 1970년 셔츠로 시작한 브랜드의 기본 차림. ⓒFASHION PRESS
흰 셔츠와 검은 바지1970년 셔츠로 시작한 브랜드의 기본 차림. ⓒFASHION PRESS
5.옷보다 원단 이름을 먼저 내세운다. 다카나와 매장 개점에 맞춰 낸 한정 재킷은 영국 직물 회사 Fox Brothers의 여름 울로 지었고, 안쪽 라벨에 두 회사 이름을 나란히 박았다. 남성 재킷은 11만 엔(약 102만 원). 이 가격을 설명하는 건 모양보다 누가 짠 천이냐는 것.
다카나와 매장의 한정품 · 개점에 맞춰 낸 한정 옷을 입힌 마네킹. ⓒFASHION PRESS
다카나와 매장의 한정품개점에 맞춰 낸 한정 옷을 입힌 마네킹. ⓒFASHION PRESS
두 이름을 박은 라벨 · Fox Brothers 원단 이름을 브랜드 이름과 함께 달았다. ⓒMARGARET HOWELL
두 이름을 박은 라벨Fox Brothers 원단 이름을 브랜드 이름과 함께 달았다. ⓒMARGARET HOWELL
6.사람들이 로고 없는 셔츠에 30만 원을 내는 까닭은 옷이 늙는 속도에 있다. 디자이너 본인은 2013년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가 어떻든 방침을 바꾸지 않아서 매출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한다. 시즌마다 모양을 뒤집지 않으니 몇 해 전에 산 셔츠와 올해 산 바지가 한 옷장에서 어울린다. 유행을 타는 옷이 빨리 값을 잃을수록 오래 입을 옷의 가격표는 덜 비싸 보인다.
7.카페는 옷을 살 생각이 없는 사람을 문 안으로 들인다. 커피 한 잔과 케이크 한 조각은 셔츠 한 장보다 훨씬 싸고, 앉아 있는 동안 손님은 그 브랜드가 고른 컵으로 마시고 그 브랜드가 고른 의자에 기댄다. 옷은 계절마다 한두 번 사지만 카페는 한 달에도 몇 번 온다. 방문 횟수를 채우는 일은 카페가 하고, 매출의 덩어리는 옷의 몫.
매장 안 카페의 커피 · 그랑그린 오사카 매장에 붙인 MARGARET HOWELL CAFE. ⓒTSI HOLDINGS
매장 안 카페의 커피그랑그린 오사카 매장에 붙인 MARGARET HOWELL CAFE. ⓒTSI HOLDINGS
당근 케이크 · 카페 메뉴로 내는 케이크 한 조각. ⓒTSI HOLDINGS
당근 케이크카페 메뉴로 내는 케이크 한 조각. ⓒTSI HOLDINGS
8.삼성물산이 이 브랜드를 들인 데도 앞선 경험이 있다. 패션부문은 수입 브랜드 30여 개가 전체 매출의 30% 안팎을 낸다(어패럴뉴스, 2024). 자사 온라인몰 상위권에는 Ami, Maison Kitsuné와 함께 Lemaire가 올라 있다. 로고를 앞세우지 않는 수입 옷을 이미 한 번 키워 본 회사. 2025년 패션부문 매출은 2조 200억 원, 영업이익은 1,230억 원으로 1년 새 28% 줄었다.
9.런던 법인의 2025년 2월 결산은 흑자가 아니다. 그룹 매출 1,831만 파운드(약 339억 원)로 1년 전보다 0.5% 늘었고, 영업손실은 108만 파운드(약 20억 원)였다. 매출총이익률은 66%로 높지만 인건비와 임차료 같은 판관비가 1,322만 파운드로 이익을 넘었다.
런던 법인의 한 해 (2025년 2월 결산) 단위 만 파운드 · 괄호는 1파운드 1,850원 환산 그룹 매출 1,831 (339억 원) 매출총이익 이익률 66% 1,205 (223억 원) 판관비 1,322 (245억 원) 영업손실 108 (20억 원) ※ Margaret Howell Limited 2025년 2월 결산 보고서(영국 기업등록소 제출) 기준. 온라인 매출 340만 파운드, 디자인·로열티 수입 390만 파운드.
매출총이익률 66%에도 적자영국 법인의 매출, 매출총이익, 판관비, 영업손실.
10.같은 결산서에서 디자인과 로열티 수입은 390만 파운드(약 72억 원)로 6% 줄었다. 일본 쪽 숫자는 어떨까. TSI 홀딩스 자료를 옮긴 일본 매체 집계로 2023년 2월기 브랜드 매출은 128억 엔(약 1,190억 원)이었다. 결산 해가 달라 곧바로 견줄 수는 없지만, 런던 법인 전체 매출의 세 배가 넘는 돈이 일본 매장에서 나온다.
같은 브랜드, 매출은 어디서 나나 단위 억 원 · 결산 해가 달라 같은 해의 비교가 아니다 일본 브랜드 매출 2023년 2월기 · 128억 엔 1,190 런던 법인 그룹 매출 2025년 2월 결산 339 그중 디자인·로열티 수입 1년 새 6% 감소 72 ※ 일본은 TSI 홀딩스 공개 자료를 옮긴 일본 매체 집계, 영국은 법인 결산 보고서. 환율 100엔 930원, 1파운드 1,850원.
일본이 몸통이다일본 브랜드 매출과 런던 법인 매출의 크기.
11.가격은 두 나라가 비슷하다. 영국 공식 온라인몰에서 기본 셔츠가 175파운드(약 32만 원)이고, 일본에서는 한 업체와 함께 만든 셔츠가 3만 3,000엔(약 31만 원)에 그 업체 온라인몰에 올라와 하루 만에 다 팔렸다(센켄신문). 서울 가격은 수입가에 관세와 백화점 수수료가 더 붙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해 온 백화점 실질 수수료율이 20% 안팎이라, 국내 가격이 두 나라보다 높게 붙을 공산이 크다(추정).
12.매장 수를 보면 무게가 더 기운다. 2013년 영국 정부가 옮긴 기사에서 일본 매장은 94곳, 영국은 4곳과 아웃렛 1곳이었다. 2025년 결산서는 영국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에 걸쳐 매장과 입점 매장, 온라인을 합쳐 80곳이 넘는다고 적었다. 지난 결산 해에는 더블린과 요크 매장을 닫았다.
13.1980년대 초 일본에는 영국 디자이너들이 한꺼번에 들어갔다. 마가렛 호웰은 같은 인터뷰에서 그 무렵 일본이 받아들인 영국 디자이너가 여럿이었고, 확장을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틀어진다고 했다. 2013년 기준 일본 매장 수는 Paul Smith가 200곳이 넘었고 Cath Kidston은 30곳, Anya Hindmarch는 25곳.
14.이 브랜드는 라이선스를 받은 쪽이 준 쪽을 사들인 경우다. 런던은 컬렉션을 디자인하고 수수료를 받지만 그 런던의 주인이 도쿄에 있다. 서울 매장에서 남는 이익은 삼성물산이 가져가고, 수입해 오는 옷값은 브랜드 쪽으로 넘어간다. 한국에 들어오는 옷이 런던 컬렉션인지 일본에서 기획한 상품인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15.런던 법인이 108만 파운드 적자를 낸 영국 브랜드가 일본 모회사 아래에서 서울 첫 매장을 백화점에 연다. 국내 유통사가 이런 브랜드를 키울 때 걸리는 건 계약서의 기간이다. 비이커 선반에서 시작해 단독 매장까지 몸집을 불려 놓아도, 계약이 끝나 브랜드 본사가 한국 법인을 직접 세우면 그동안 쌓은 매장과 손님 명단이 유통사 손을 떠난다.
데일리 리테일 #039 · 2026.09.17
출처: WWD(Margaret Howell Makes Retail Push in South Korea With Samsung · 9월 22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한국 첫 매장·삼성물산 독점 유통·백화점·비이커·SSF샵·Caroline Attwood), Margaret Howell Limited Group Strategic Report and Accounts for the year ended 28 February 2025(Companies House 02134765 · 그룹 매출·매출총이익률·판관비·영업손실·온라인 매출·디자인과 로열티 수입·더블린과 요크 폐점·매장 수), Margaret Howell 영국 공식 사이트(Corporate · 최종 모회사 TSI Holdings · 기본 셔츠 가격), Wikipedia 일본어판 マーガレット・ハウエル(1981년 アングローバル 라이선스·1983년 青山 첫 매장·1990년 지분 매각), GOV.UK(Japan falls in love with Margaret Howell, 2013.6.19 · 원문 The Telegraph · 일본 94곳과 영국 매장 수·Paul Smith·Cath Kidston·Anya Hindmarch 매장 수·디자이너 발언), PR TIMES·TSI HOLDINGS(2025.3.21 グラングリーン大阪 매장), FASHION PRESS(グラングリーン大阪 매장·ニュウマン高輪 매장), MARGARET HOWELL 일본 공식 사이트(2025.9.12 ニュウマン高輪 매장·Fox Brothers 한정 재킷 가격), 繊研新聞(2026.9.15 협업 셔츠 3만 3,000엔 하루 만에 매진), デジタル雑誌(TSI 홀딩스 브랜드별 매출 2023년 2월기), 어패럴뉴스(2024.9.29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입 브랜드 매출 비중·SSF샵 상위 브랜드), 패션비즈(삼성물산 패션부문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
국내 판매 가격이 영국·일본보다 높게 붙을 것이라는 판단은 관세와 백화점 수수료를 근거로 한 추정이다. 일본 매출과 영국 법인 매출은 결산 해가 다르다. 환율은 1파운드 1,850원, 100엔 930원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