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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탁자 위의 신작 세트 · 케이크 모양 상자와 조각 장식을 얹은 팔레트. 브랜드가 공식 사이트에 올린 연출 사진이다. ⓒFlower Knows
분홍 탁자 위의 신작 세트케이크 모양 상자와 조각 장식을 얹은 팔레트. 브랜드가 공식 사이트에 올린 연출 사진이다. ⓒFlower Knows
데일리 리테일

매출의 85%를 온라인에서 내는 화장품 브랜드가 10년 만의 첫 매장을 예약제로 열었다 (상하이·뷰티 리테일)

2026.10.03

중국 색조 브랜드 플라워노즈(Flower Knows)가 10월 1일 상하이 화이하이중루 520번지에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3,370억 원어치를 팔면서 매장은 한 곳도 없던 회사다. 올해 대주주가 된 프로야는 지분값으로 1년 전의 2.5배를 치렀다.

1.플라워노즈(Flower Knows·花知晓)가 10월 1일 상하이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 520번지에 첫 단독 매장의 문을 열었다. 8일까지는 시험 영업이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시간대별 예약을 받은 사람만 들어가고, 정식 영업은 9일부터로 알려졌다. 매장 이름은 「글로벌 브랜드 플래그십」. 운영은 8년째 거래해 온 화장품 편집숍 WOW BEAUTY와 함께.
2.2016년 항저우에서 90년대생 두 사람, 양쯔펑(杨子枫)과 저우톈청(周天成)이 100만 위안으로 세운 회사다. 둘 다 코스프레를 즐기던 남자였고, 첫 3개월에 200만 위안어치를 온라인에서 팔았다. 그 뒤 10년 동안 오프라인은 남의 매장 진열대뿐. 지금 중국 안에서 2,000곳 넘는 화장품 편집숍에 물건이 깔려 있는데, 자기 이름을 건 매장은 이번이 처음.
3.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이 모였다. 9월 중순 공사 가림막이 올라가자 길가 건물 한 채가 통째로 분홍 성으로 바뀌었다. 아치 창문마다 하늘색 커튼을 그려 넣고 꼭대기에 금빛 장식을 얹었고, 이 사진이 샤오훙수(小红书)에 퍼졌다. 번지수 520은 왜 반가울까. 중국어로 읽으면 「사랑해」와 소리가 비슷해서, 연인들이 5월 20일을 기념일로 챙긴다.
화이하이중루 520번지의 가림막 · 공사 중인 건물을 분홍 성처럼 그린 가림막으로 덮었다. 9월 중순 사진. ⓒ上观新闻 · 新浪新闻
화이하이중루 520번지의 가림막공사 중인 건물을 분홍 성처럼 그린 가림막으로 덮었다. 9월 중순 사진. ⓒ上观新闻 · 新浪新闻
손님 모임 · 브랜드가 공식 사이트에 올린 모임 사진. 매장이 없던 시절에도 손님은 이렇게 따로 모였다. ⓒFlower Knows
손님 모임브랜드가 공식 사이트에 올린 모임 사진. 매장이 없던 시절에도 손님은 이렇게 따로 모였다. ⓒFlower Knows
4.이 브랜드를 고르는 손님은 색보다 뚜껑을 먼저 본다. 팔레트 뚜껑에는 천사와 장미, 백조가 양각으로 떠 있고, 섀도 가루를 눌러 담은 면에도 레이스 무늬가 찍혀 나온다. 손가락으로 쓸면 무늬부터 지워지는 구조다. 회사가 지난 6월까지 따낸 디자인 특허만 132건. 화장대 서랍 모양 상자, 손거울, 케이크 모양 케이스처럼 바르고 나서도 버리지 않는 물건을 만든다.
무늬를 찍은 팔레트 · 가루를 누른 면에도 덩굴과 꽃 무늬가 도드라진다. ⓒFlower Knows
무늬를 찍은 팔레트가루를 누른 면에도 덩굴과 꽃 무늬가 도드라진다. ⓒFlower Knows
손거울을 든 세 사람 · 다 쓰고 나서도 남는 건 케이스다. 브랜드 공식 사이트 사진. ⓒFlower Knows
손거울을 든 세 사람다 쓰고 나서도 남는 건 케이스다. 브랜드 공식 사이트 사진. ⓒFlower Knows
5.시험 영업 기간에는 예약 코드 하나로 친구 한 명까지 데려갈 수 있다. 정해진 회차를 놓치면 그날 예약은 사라지고, 휴대폰 화면 캡처로는 들어갈 수 없다. 매장에서만 하는 것은 빈 팔레트에 원하는 색을 골라 끼우는 직접 조립 팔레트. 단품은 10%, 세 개 이상 사면 20%를 깎아 준다. 매장 면적과 층수는 아직 비공개.
아크릴 진열장 · 상자째 진열하는 방식으로 케이스 장식을 앞에 내세운다. ⓒ搜狐
아크릴 진열장상자째 진열하는 방식으로 케이스 장식을 앞에 내세운다. ⓒ搜狐
6.손님이 사는 건 화장품이면서 수집품이다. 단품 평균 가격이 60~70위안(약 1만 3,000원)이라 처음 사기에 부담이 없고, 한 번 산 사람이 다시 사는 비율은 40%다. 시리즈마다 케이스 모양이 바뀌니 새 시리즈가 나오면 같은 사람이 또 산다. 문제는 이 장식이 온라인 화면으로는 잘 안 보인다는 것. 무늬를 손끝으로 만져 보려면 실물을 쥐어야 한다.
7.그동안 실물을 보여 준 곳은 남의 진열대였다. 편집숍 한 칸에는 다른 브랜드 수십 개가 함께 걸린다. 성 모양 상자와 백조 뚜껑도 거기서는 폭 1m 남짓한 선반의 한 줄이 된다. 2,000곳에 깔렸어도 브랜드가 지은 장면을 손님이 통째로 볼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편집숍 안의 진열대 ·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이 브랜드를 만나는 곳은 이런 선반이었다. ⓒ搜狐
편집숍 안의 진열대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이 브랜드를 만나는 곳은 이런 선반이었다. ⓒ搜狐
8.밖에서 먼저 값을 쳐줬다. 대표 상품인 딸기 큐피드 팔레트는 중국 공식가 149위안(약 2만 9,000원)인데 미국 공식몰에서는 40달러, 중국 가격의 1.9배쯤이다. 2025년 해외 매출은 2억 위안으로 전체의 11.6%. 일본 드러그스토어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고 2024년부터는 미국이 일본을 넘어 가장 큰 해외 시장이 됐다. 미국에서는 Ulta Beauty와 Urban Outfitters 매장까지.
눈밭 연출의 겨울 시리즈 · 서랍장, 향수병, 손거울 모양 케이스로 한 장면을 짰다. ⓒFlower Knows
눈밭 연출의 겨울 시리즈서랍장, 향수병, 손거울 모양 케이스로 한 장면을 짰다. ⓒFlower Knows
9.2025년 매출은 17억 2,600만 위안(약 3,370억 원), 순이익 2억 8,000만 위안으로 순이익률이 16%를 넘었다. 2023년부터 3년 내리 매출이 50% 이상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매출 6억 7,500만 위안에 순이익 1억 5,500만 위안을 남겼다. 온라인 매출이 14억 7,400만 위안으로 85.4%. 그중 대부분이 자사 온라인몰과 플랫폼 공식 매장에서 직접 판 몫.
10.오프라인 몫은 2억 5,200만 위안. 편집숍 2,000곳 넘게로 나누면 한 곳이 1년에 판 금액은 많아야 12만 6,000위안, 한 달에 1만 위안(약 200만 원) 남짓이다. 한 곳 한 곳은 작아도 매장 임대료와 직원 월급을 브랜드가 대지 않았다. 단독 매장은 이 계산을 뒤집는다. 임대료와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 전부가 브랜드 몫.
11.JLL이 집계한 지난해 4분기 상하이 핵심 상권 1층 평균 임대료는 1㎡당 하루 41.8위안이다. 1층 100㎡만 빌려도 1년에 152만 위안(약 3억 원), 편집숍 열두 곳이 1년 동안 판 금액과 맞먹는다. 같은 돈을 온라인 매출로 바꾸면 9시간 몫. 매장 하나로 본전을 뽑겠다는 계산이 아니다. 문 열기 전 가림막 사진이 퍼진 것까지 셈하면 광고비로 쓰는 돈에 가깝다.
1층 100㎡의 1년 임대료는 편집숍 열두 곳의 1년 판매액 단위 만 위안 · 2025년 실적과 상권 평균 임대료로 계산한 추정 편집숍 한 곳 1년 12.6 1층 100㎡ 1년 임대료 152.6 온라인 하루 매출 403.8 ※ 편집숍 한 곳은 오프라인 매출 2억 5,200만 위안을 2,000곳으로 나눈 상한값. ※ 임대료는 1㎡당 하루 41.8위안 × 100㎡ × 365일. 매장의 실제 면적과 임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 가지 금액 비교출처 플라워노즈 2025년 실적(프로야 공시), JLL(2025년 4분기 상하이 핵심 상권 1층 평균 임대료)
12.그 광고비를 댈 주인이 올해 바뀌었다. 중국 화장품 회사 프로야(珀莱雅)가 2025년 지분 38.45%를 4억 2,800만 위안에 샀고, 올해 5월 창업자 양쯔펑의 지분 12.55%를 3억 5,100만 위안에 더 사 51%로 대주주가 됐다. 두 거래를 지분율로 나누면 회사 가치는 11억 1,000만 위안에서 28억 위안으로 뛴다. 두 번째 값은 지난해 순이익의 10배. 프로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11억 6,800만 위안 가운데 4억 4,500만 위안을 이 회사 관련 투자 이익으로 잡았다.
1년이 안 돼 지분값이 2.5배로 거래 금액을 지분율로 나눈 회사 가치(억 위안) 2025년 38.45% 11.1 4.28억 위안 지급 2026년 12.55% 28.0 3.51억 위안 지급 ※ 첫 거래는 투자 유치 형식, 두 번째는 창업자 보유 지분 매입이라 조건이 같지 않다. 단순 나눗셈이다.
거래 금액으로 본 회사 가치출처 프로야 공시 · Inside Retail Asia · law.asia
13.거래가 끝나자 프로야 총경리 허우야멍(侯亚孟)이 이 회사 이사장을 맡았고, 양쯔펑은 경영자 겸 이사로 물러났다. 다만 상품 개발은 계속 창업자 쪽이 쥔다. 업계 매체는 프로야가 산 것이 브랜드 이름보다 해외 유통망과 영어로 말하는 운영 능력이라고 짚었다. 기존 주력인 프로야 스킨케어 매출은 지난해 10% 줄었다. 다음 성장을 안에서 키우는 대신 밖에서 사 왔다.
14.중국에서 온라인으로 큰 화장품 브랜드가 매장을 늘린 전례는 좋지 않았다. 몇 해 전 화장품 편집숍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WOW COLOUR처럼 1억 달러 넘는 투자를 받고도 매장을 절반 가까이 접은 곳이 나왔다. 플라워노즈는 혼자 열지 않았다. 매장 운영을 편집숍과 나눠 맡고, 예약 회차로 사람 수를 묶었다. 택한 건 매장 수가 아니라 한 곳 앞의 줄.
식탁에 둘러앉은 손님들 · 브랜드가 공식 사이트에 올린 사진. 케이스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게 이 브랜드를 쓰는 방식이다. ⓒFlower Knows
식탁에 둘러앉은 손님들브랜드가 공식 사이트에 올린 사진. 케이스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게 이 브랜드를 쓰는 방식이다. ⓒFlower Knows
화이하이중루와 충칭중루 교차로 · 충칭중루 위로 남북 고가도로가 지난다. 화이하이중루는 상하이의 오래된 쇼핑 거리다. ⓒそらみみ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화이하이중루와 충칭중루 교차로충칭중루 위로 남북 고가도로가 지난다. 화이하이중루는 상하이의 오래된 쇼핑 거리다. ⓒそらみみ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15.1년에 3,370억 원어치를 팔면서 매장이 없던 브랜드가 10년 만에 화이하이중루에 첫 매장을 냈고, 그 1층 100㎡ 임대료만 편집숍 열두 곳의 1년 판매액이다(추정).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큰 색조 브랜드가 같은 매장을 내면 먼저 부딪히는 건 올리브영이다. 화장품 오프라인 판매가 그 진열대 한 곳에 쏠려 있어서, 단독 매장에만 한정품을 두거나 더 깎아 주는 순간 입점 조건부터 다시 협상하게 된다.
데일리 리테일 #055 · 2026.10.03
출처: 北京商报(花知晓全球品牌旗舰店落地上海,10月起试运营 · 2026년 9월 20일 · 시험 영업 10월 1~8일·예약제·직접 조립 팔레트), 搜狐(花知晓将在上海开出全球首家旗舰店 · 2026년 9월 · 2025년 매출·순이익·온라인 85.38%·오프라인 14.62%·편집숍 2,000곳·해외 채널), 腾讯新闻(珀莱雅7.79亿买下的"少女心" · 2026년 9월 17일 · 지분 매입 두 차례·2026년 1분기 실적·해외 매출 2억 위안·WOW BEAUTY 8년 거래·프로야 상반기 실적), 腾讯新闻("十岁"花知晓,实现关键一跃? · 2026년 9월 11일 · 창업 자금·첫 3개월 판매·디자인 특허 132건·3년 연속 50% 성장), 上观新闻 · 新浪新闻(淮海路这个巨型围挡也太粉嫩了吧 · 2026년 9월 19일 · 가림막), 什么值得买(花知晓"自组盘" · 시험 영업 예약 규칙·할인 조건·정식 영업 9일), 搜狐(国货彩妆花知晓,卖得比香奈儿还贵 · 딸기 큐피드 팔레트 149위안·미국 40달러·재구매율 40%·단품 평균가), Jing Daily(Flower Knows opens 1st flagship in Shanghai · 2026년 9월), Inside Retail Asia(How Proya's Flower Knows deal is a bet on Chinese beauty done differently · 2026년 5월 29일 · 창업자·미국 시장·프로야 실적), law.asia(Proya Hainan acquires Flower Knows stake · 경영진 변경), 知乎(WOW COLOUR 투자와 매장 축소), JLL(2025년 4분기 상하이 핵심 상권 1층 평균 임대료), Flower Knows 공식 사이트(제품 사진).
첫 지분 매입 시점은 매체에 따라 2025년 8월과 9월로 갈리며, 두 번째 매입은 5월 발표·7월 완료로 전해진다. 회사 가치는 거래 금액을 지분율로 나눈 단순 계산이다. 편집숍 한 곳의 판매액과 1층 100㎡ 임대료는 공개 수치로 계산한 추정이며, 매장의 실제 면적·층수·임대 조건과 WOW BEAUTY와의 수익 배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환율은 1위안 약 195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