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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통과하는 섬 · 한강대교가 섬을 관통한다. 2019년 조성 이후의 노들섬 전경. ⓒmmkplus / ArchDaily
다리가 통과하는 섬한강대교가 섬을 관통한다. 2019년 조성 이후의 노들섬 전경. ⓒmmkplus / Arch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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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억으로 지은 섬을 3,704억으로 다시 짓는다 (서울·수변 건축)

2026.08.03

한강 한가운데 119,854㎡짜리 섬이 있다. 2019년에 490억 원을 들여 한 번 지었고, 7년 만에 3,704억 원을 다시 넣는 공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이 섬의 방문객은 건물은 하나도 바꾸지 않은 채 이미 30% 넘게 늘어난 참이다.

1.2026년 7월, 노들섬의 물가 구간이 순차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이라 부르는 사업에서 가장 먼저 손댄 구간이다. 착공일은 2025년 10월 21일, 전체 준공 목표는 2028년.
2.섬은 용산구 양녕로 445·446 일대 119,854㎡, 평으로 치면 36,255평. 설계는 Heatherwick Studio가 맡았고 당선안 이름은 '소리풍경(Soundscape)'. 2024년 5월 국제지명 설계공모에서 뽑혔다.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 뉴욕 허드슨강에 Little Island를 띄운 그 사람이다.
3.이 섬은 이미 한 번 지어졌다. 2019년 9월 28일, 490억 원을 들여 음악섬으로 문을 열었다. 설계는 엠엠케이플러스가 이끈 팀. 라이브하우스와 갤러리, 식음 매장, 잔디마당이 낮게 깔린 구성이었고 개장 직후에는 외관을 두고 험한 별명이 여럿 붙었다. 그 평판이 뒤집히는 데는 몇 해가 걸렸다.
2019년의 구성 · 낮은 건물 몇 채와 잔디마당. 강 조망을 가리지 않는 높이로 맞췄다. ⓒmmkplus / ArchDaily
2019년의 구성낮은 건물 몇 채와 잔디마당. 강 조망을 가리지 않는 높이로 맞췄다. ⓒmmkplus / ArchDaily
배치도 · 다리 하부를 비우고 건물을 양옆으로 밀어 놓은 배치. ⓒmmkplus / ArchDaily
배치도다리 하부를 비우고 건물을 양옆으로 밀어 놓은 배치. ⓒmmkplus / ArchDaily
4.헤더윅 안은 그 위에 한 겹을 더 얹는다. 사업은 둘로 갈린다. 물가와 기단부를 손보는 수변문화공간, 공중과 지상에 새로 세우는 하늘예술정원. 뒤쪽이 본체다. 일곱 개의 비정형 꽃잎이 떠 있고 그 사이를 보행로가 잇는 구성으로, 동측은 체험형, 서측은 전망형으로 갈라 놓았다.
소리풍경 조감 · 공모 당선안의 조감 이미지. 곡면 지붕이 섬 위로 떠오른다. ⓒHeatherwick Studio
소리풍경 조감공모 당선안의 조감 이미지. 곡면 지붕이 섬 위로 떠오른다. ⓒHeatherwick Studio
5.7월에 열린 쪽은 앞쪽이다. 자연친화형 생태정원과 산책로, 틈새계단, 미디어시설물. 틈새계단이라는 이름이 이 구간의 성격을 다 말해 준다. 한강은 계절마다 수위가 몇 미터씩 오르내려서, 물가로 내려가는 계단은 여름 한 철 잠기는 것을 전제로 짜야 한다. 잠겼다 마르기를 반복하는 콘크리트 위에 이끼가 앉고, 그 자리에 사람이 앉는다. 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두고 공사 소음과 진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착공 내내 따라붙었다.
떠오르는 정원 · 지상에서 들어 올린 정원이라는 개념을 담은 이미지. ⓒHeatherwick Studio
떠오르는 정원지상에서 들어 올린 정원이라는 개념을 담은 이미지. ⓒHeatherwick Studio
6.서울에서 사방이 물인 자리는 흔치 않다. 한강공원은 강을 옆에 끼고 걷는 곳이지만, 노들섬은 강 안에 들어가 서는 곳이다. 다리 위 인도를 통해 들어가는 동선이라 걸어 들어가는 동안 눈높이가 한 번 내려간다. 이 낙차가 이 섬이 파는 물건의 절반이다.
단면 · 다리 상판, 지상, 물가로 이어지는 높이 차이. ⓒmmkplus / ArchDaily
단면다리 상판, 지상, 물가로 이어지는 높이 차이. ⓒmmkplus / ArchDaily
7.나머지 절반은 노을. 남서쪽으로 열린 시야에 다리 상판이 액자처럼 걸려서, 해가 떨어지는 한 시간대에 사람이 몰린다. 문제도 거기 있다. 그 한 시간 말고 굳이 다리를 건너 들어올 이유는 무엇인가.
라이브하우스 · 공연장과 갤러리가 섬의 상시 프로그램을 떠받쳐 왔다. ⓒmmkplus / ArchDaily
라이브하우스공연장과 갤러리가 섬의 상시 프로그램을 떠받쳐 왔다. ⓒmmkplus / ArchDaily
8.두 번의 사업비를 나란히 놓아 본다. 2019년 490억, 이번 3,704억. 7.6배. 섬 전체 면적으로 나누면 평당 135만 원에서 평당 1,020만 원으로 올라간다. 물론 섬 전체를 다시 짓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같은 땅에 7년 사이 두 번 들어간 돈을 견주는 데는 이 나눗셈이 제일 정직하다.
같은 섬, 7년 간격 두 번의 계산서 평당 값은 섬 전체 면적 119,854㎡(36,255평)로 나눈 것이며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2019년 조성 490억 원 평당 약 135만 원 2025년 착공분 3,704억 원 평당 약 1,020만 원 공표된 공사비 246 + 2,330억 수변부 · 지상부 사업비 2019 490억 사업비 2025~ 3,704억 방문객은 현재 연 150만 명 선. 서울시는 2029년 한 해 557만 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한다. 557만 명이 그대로 온다고 놓아도 사업비를 1년 방문객으로 나누면 1인당 66,500원.
두 번의 계산서막대 길이는 사업비 비율을 반영했다. 1인당 값은 공표 수치로 계산한 것이고 회수 계획이 아니다.
9.공사비로 공표된 항목은 둘뿐. 수변부 246억, 지상부 2,330억. 합쳐도 2,576억이라 총사업비와 1,100억 넘게 벌어진다. 그 차이는 설계·감리·전기공사·예비비 같은 항목으로 흩어져 있고, 공공 수변사업에서 이 간극이 어디까지 벌어지는지는 준공 정산 전까지 아무도 확정해 말하지 못한다.
10.그럼 회수는 어디서 하나. 이 섬은 무료 개방 공간이라 입장료가 없다. 돈이 들어오는 창구는 상업시설 임대료와 공간 대관료, 그리고 행사 유치뿐이고, 셋 다 방문객 수가 아니라 체류시간과 객단가에 붙는 항목이다. 노을 한 시간을 보러 와서 사진만 찍고 다리를 건너 나가는 동선에서는 이 셋 중 어느 것도 늘지 않는다.
층위 분해 · 공연장과 상업시설, 마당이 어떻게 겹쳐 있는지 보여 주는 아이소메트릭. ⓒmmkplus / ArchDaily
층위 분해공연장과 상업시설, 마당이 어떻게 겹쳐 있는지 보여 주는 아이소메트릭. ⓒmmkplus / ArchDaily
11.여기서 이 섬의 진짜 이력이 나온다. 2021년 서울시 감사에서 민간위탁 운영사의 횡령·배임이 드러났다. 공연장비 임차 계약서를 허위로 꾸며 잡힌 금액이 약 5,600만 원, 건설업 미등록 업체와 맺은 공사계약이 4건에 1억 2,892만 원. 서울시는 그해 10월 운영업체를 고발하고 협약을 해지했다. 운영이 서울문화재단으로 넘어간 뒤 방문객은 전년 대비 30% 넘게, 숫자로 약 35만 명 늘어 연 150만 명이 됐다. 건물은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
12.그런데 3,704억 어디에도 운영비 항목은 없다. 짓는 돈과 돌리는 돈은 편성 경로가 다르다. 공중에 뜬 화단은 관수와 배수를 펌프로 올려야 하고, 풍하중과 방수층 점검 주기가 지상 조경과 같을 수 없다. 꽃잎 일곱 장이 다 열린 뒤 그 유지비는 매년 누가 대나. 지금 공표된 문서에 그 답이 없다.
공중정원이 얹히기 전 · 2025년 10월 21일 착공. 수변부부터 손대고 지상부가 뒤따르는 순서다. ⓒmmkplus / ArchDaily
공중정원이 얹히기 전2025년 10월 21일 착공. 수변부부터 손대고 지상부가 뒤따르는 순서다. ⓒmmkplus / ArchDaily
13.같은 설계자가 만든 선례에는 그 칸이 채워져 있다. Little Island는 2021년 5월 21일 허드슨강에 열린 2.4에이커, 9,712㎡짜리 인공섬 공원이다. 공사비 2억 6,000만 달러를 Barry Diller와 그의 재단이 냈고, 여기까지는 흔한 기부. 다른 건 그다음이다. 같은 재단이 20년치 운영비로 1억 2,000만 달러를 따로 묶었다. 공사비의 46%. 그 돈으로 상근·비상근 110명을 굴린다.
허드슨강의 선례 · 튤립 모양 콘크리트 화분 위에 얹은 2.4에이커 공원. ⓒTimothy Schenck / Heatherwick Studio + MNLA
허드슨강의 선례튤립 모양 콘크리트 화분 위에 얹은 2.4에이커 공원. ⓒTimothy Schenck / Heatherwick Studio + MNLA
14.면적당 값은 정반대로 갈린다. Little Island는 2,938평에 원화 약 3,640억 원을 썼으니 평당 1억 2,400만 원, 노들섬은 36,255평에 3,704억이니 평당 1,020만 원. 열두 배 차이가 나는데도 뒤가 불안한 쪽은 노들섬이다. 지어 놓고 돌릴 돈을 같이 묶지 않았으니까. 무료 공원의 손익은 개장일이 아니라 개장 3년 차부터 갈린다.
평당은 열두 배 싼데, 뒤가 비어 있다 달러는 1,400원 기준 환산. 두 사업의 범위가 달라 직접 비교가 아니라 구조 비교다 평당 공사비 · Little Island (2,938평) 약 1억 2,400만 원 평당 사업비 · 노들섬 (36,255평) 약 1,020만 원 Little Island 20년 운영 재원 확보 1억 2,000만 달러 · 공사비의 46% 상근·비상근 110명 인건비 포함 노들섬 조성비만 편성 3,704억 원에 운영비 항목 없음 운영비는 매년 예산으로 별도 심의 두 사업의 결정적 차이는 조형이 아니라, 준공 다음 날의 돈이 어디에 적혀 있는가에 있다
구조 비교막대 길이는 평당 금액 비율을 반영했다. 노들섬 운영비 관련 서술은 현재 공표된 문서 기준이며 향후 편성 여부는 별개다.
15.490억으로 지은 섬을 7년 만에 3,704억으로 다시 짓는 공사가 시작됐고, 그사이 방문객은 건물이 아니라 운영을 바꿔서 30% 넘게 늘었다. 2029년 557만 명이라는 추산이 맞아떨어져도 사업비를 1년 방문객으로 나누면 1인당 66,500원. 이런 수변 랜드마크를 국내에서 기획하면 인허가가 아니라 운영 재원에서 먼저 걸린다. 조성비는 사업비로 한 번에 편성되지만 운영비는 매년 예산 심의를 다시 받고, 공중 구조물의 유지·안전점검비를 지상 공원 기준으로 산정하면 3년 차에 구멍이 난다. 그래서 설계공모 지침에 넣어야 할 항목은 조형이 아니라 준공 이후 20년치 운영비의 출처다. 그 칸이 비어 있으면 꽃잎은 한 장씩 닫힌다.
참고: 서울시 정책아카이브 '노들 글로벌 예술섬' · 노들섬 공식 누리집(nodeul.org) ·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2024.5, 2025.10, 2026 하반기 안내) · 서울시 보도자료(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 · 아시아타임(2025.10) · 더퍼블릭(노들섬 복합문화공간 감사 결과) · VMSPACE · ArchDaily(Nodeul Island Park / mmkplus, Little Island Park / Heatherwick Studio + MNLA) · Dezeen · Designboom · Crain's New York Business · Bloomberg · 나무위키 노들섬 항목. 확인한 값은 다음과 같다. 섬 면적 119,854㎡(약 36,255평), 위치 서울 용산구 양녕로 445·446 일대, 2019년 조성 사업비 약 490억 원·개장 2019년 9월 28일·설계 엠엠케이플러스가 이끈 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총사업비 3,704억 원·착공 2025년 10월 21일·준공 목표 2028년·사업기간 2023년 1월부터, 공표 공사비 수변부 246억 원·지상부 2,330억 원, 도입시설 수변문화공간(생태정원·산책로·틈새계단·미디어시설물)과 하늘예술정원(비정형 꽃잎 7개·동측 체험형 및 서측 전망형 공중보행로·라이프가든·내추럴가든), 설계 Heatherwick Studio 당선안 '소리풍경(Soundscape)'·2024년 5월 국제지명 설계공모, 2026년 7월 수변문화공간 순차 개방, 2021년 감사에서 확인된 민간위탁 운영사 횡령·배임 약 5,600만 원 및 건설업 미등록 업체와의 공사계약 4건 128,922천 원·2021년 10월 고발 및 협약 해지, 서울문화재단 운영 전환 이후 연 방문객 약 150만 명(전년 대비 30% 이상, 약 35만 명 증가), 2029년 방문객 557만 명 추산, Little Island 개장 2021년 5월 21일·면적 2.4에이커(약 9,712㎡)·공사비 2억 6,000만 달러·운영 재원 20년간 1억 2,000만 달러·직원 110명·설계 Heatherwick Studio와 MNLA. 평당 금액(135만 원·1,020만 원·1억 2,400만 원), 1인당 사업비 66,500원, 7.6배, 46%, 원화 환산액(1달러=1,400원 가정)은 위 공표 수치로 계산한 값이고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방문객 557만 명은 추산치이며 실적이 아니다. 운영비 편성에 관한 서술은 현재 공표된 문서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향후 별도 편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수변사업 관련 서술은 업종 일반론이며 개별 사업에서는 하천 점용 및 공유수면 관련 법령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사진 ⓒ각 매체·설계자(캡션 표기). 보도·홍보 이미지이며 개인 열람용으로 출처를 밝혀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