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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도쿄박물관 · 1993년 준공. 높이 약 62m로 에도성 천수각과 비슷하다. ⓒWikimedia Commons
에도도쿄박물관1993년 준공. 높이 약 62m로 에도성 천수각과 비슷하다.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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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을 한 군데도 바꾸지 않고 750억 원을 썼다 (도쿄·대수선)

2026.08.06

4년간 문을 닫았던 도쿄의 한 박물관이 지난봄 다시 열렸다. 들어간 공사비 80억 엔. 그런데 다시 열린 건물의 겉모습은 닫히기 전과 똑같다. 돈은 관람객이 볼 수 없는 자리로 거의 다 갔다.

1.2026년 3월 31일 오전 9시 30분, 도쿄 스미다구(墨田区) 요코아미(横網)에서 에도도쿄박물관(江戸東京博物館)이 4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1993년 3월 개관 이후 처음 하는 대수선이었다. 휴관은 2022년 4월부터. 총공사비는 약 80억 엔. 100엔을 940원으로 잡으면 약 752억 원.
2.설계자는 기쿠타케 기요노리(菊竹清訓). 신진대사를 뜻하는 메타볼리즘을 내걸었던 건축가다. 지상 7층, 지하 2층에 연면적 5만 1,367㎡, 평으로 고치면 1만 5,538평. 높이는 약 62m로 에도성 천수각과 얼추 같은 높이에 맞췄고, 옆에는 료고쿠 국기관(両国国技館)이 붙어 있다.
위가 더 크다 · 고상식 창고를 본뜬 형태다. 지면에 닿는 면적보다 공중의 덩어리가 넓다. ⓒWikimedia Commons
위가 더 크다고상식 창고를 본뜬 형태다. 지면에 닿는 면적보다 공중의 덩어리가 넓다. ⓒWikimedia Commons
3.형태의 원형은 고상식 창고다. 바닥을 땅에서 띄우고 네 다리로 받친 곡물창고를 그대로 키운 것으로, 1층은 거의 비어 있다. 표를 사러 가는 사람은 지상에서 3층 입구까지 긴 에스컬레이터를 한 번에 타고 오른다. 그 아래 빈 자리는 광장.
1층을 비웠다 · 지상에서 3층 입구까지 한 번에 오른다. 빈 지면은 광장이 됐다. ⓒWikimedia Commons
1층을 비웠다지상에서 3층 입구까지 한 번에 오른다. 빈 지면은 광장이 됐다. ⓒWikimedia Commons
4.그 아래 서면 하늘이 잘린다. 머리 위 30m 높이에서 콘크리트와 금속 판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스미다강 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기둥 사이를 지나며 소리를 낸다. 지붕은 동서로 크게 내민 데다 경사가 23도에서 최대 33도까지 선다. 비가 오면 물이 그 각도를 타고 한 번에 쏟아진다.
료고쿠에서 · 스모 경기장인 국기관과 나란히 선다. 개관 당시 경관 논란이 붙었던 덩치다. ⓒWikimedia Commons
료고쿠에서스모 경기장인 국기관과 나란히 선다. 개관 당시 경관 논란이 붙었던 덩치다. ⓒWikimedia Commons
5.이번 공사가 손댄 곳이 정확히 그 두 자리였다. 급경사 대지붕을 통째로 벗겨 방수 시트와 단열재를 다시 깔았고, 공중에 뜬 처마 천장은 알루미늄 패널과 막천장으로 갈아 무게를 덜어 내진 성능을 올렸다. 나머지는 전부 설비. 전기와 공조를 일제히 새로 넣고, 조명을 전부 LED로 바꾸면서 인체감지 센서를 달았으며, 태양광 발전 설비와 배리어프리 화장실 두 곳이 새로 들어갔다.
2024년 여름의 현장 · 4차 개수공사 기간은 2022년 12월 16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Wikimedia Commons
2024년 여름의 현장4차 개수공사 기간은 2022년 12월 16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Wikimedia Commons
6.그럼 이 돈은 어디로 갔나. 80억 엔을 연면적 1만 5,538평으로 나누면 평당 약 51만 5,000엔, 원화로 약 484만 원이 나온다. 국내에서 문화시설을 새로 짓는 값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 다만 이 값에는 전시를 새로 짜 넣은 비용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공표되지 않았다.
공사가 손댄 자리는 위아래 끝 두 군데다 공표된 공사 항목을 단면으로 옮긴 모식도이며 설계 도면이 아니다 대지붕 경사 23~33도 방수 시트·단열재·마감재 전면 갈이 전시층 전시공간 약 9,000㎡ 3층 천장 약 4,000㎡에 영상 투사 내민 처마 천장 알루미늄 패널과 막천장으로 경량화 1층은 비운다 광장으로 개방 지하 2층 지상 7층 · 높이 약 62m
고상식 단면공중에 내민 처마와 급경사 지붕이 이 형태의 값이고, 30년 뒤 청구서가 붙은 자리이기도 하다.
7.평당 값이 싸 보이는 것과 공사가 쉬웠던 것은 다른 이야기다. 시공사인 다이세이건설(大成建設)이 밝힌 현장 조건을 보면, 소장 자료 약 35만 점을 안에 둔 채 화기를 쓰지 못했고 빗물이 한 방울도 들어오면 안 됐다. 급경사 지붕에서 자재가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3m 간격으로 파이프를 짰고, 기울어진 지붕에 곤돌라를 매달려고 특별 제작한 치구를 따로 개발했다. 높이 20m짜리 홀을 낀 복잡한 형태 탓에 비계 계획부터 어려웠으며, 투입 인원은 약 350명.
8.회수 쪽을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상설전 관람료는 어른 800엔으로, 옛 600엔에서 200엔 올렸다. 65세 이상 400엔, 대학생 480엔, 고교생 300엔이고 중학생 이하는 무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관람객이 약 113만 명이었으니, 그 전부가 어른 값을 내도 1년 관람료 수입은 9억 400만 엔, 약 85억 원.
80억 엔을 관람료로만 갚으면 몇 년인가 100엔을 940원으로 환산했고 관람객 전원이 어른 값을 낸다고 가정한 상한값이다 총공사비 80억 엔 약 752억 원 연면적 기준 평당 484만 원 1만 5,538평 관람료로만 회수 8.8년 운영비를 빼기 전 총공사비 80억 엔 1년 관람료 수입 상한 9억 400만 엔 (113만 명 × 800엔) 공사비의 11.3% 2021년 관람객은 약 42만 명까지 내려갔다. 회복 속도가 이 계산의 변수다.
공사비와 관람료막대 길이는 금액 비율을 반영했다. 회수 연수는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를 빼기 전 값이다.
9.애초에 이 건물은 관람료로 공사비를 갚는 구조가 아니다. 소유자는 도쿄도, 운영은 지정관리자인 도쿄도역사문화재단. 즉 80억 엔은 도쿄도의 시설 유지 예산이지 투자 회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숫자를 굳이 나눠 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30년 뒤 청구서는 똑같이 온다는 것.
비운 안쪽 · 지붕 아래 높이 20m 남짓의 홀이 관통한다. 이 부피가 공조 부하와 비계 계획을 함께 결정했다. ⓒWikimedia Commons
비운 안쪽지붕 아래 높이 20m 남짓의 홀이 관통한다. 이 부피가 공조 부하와 비계 계획을 함께 결정했다. ⓒWikimedia Commons
10.그래서 무엇을 바꿨나. 겉이 아니라 안이다. 공간 연출 감수는 OMA의 파트너인 시게마쓰 쇼헤이(重松象平)가 맡았고, 서쪽 진입로에는 도리이를 본뜬 조형물이 새로 섰다. 3층 광장은 천장 약 4,000㎡를 통째로 화면으로 쓴다. 관람객이 현대에서 출발해 메이지와 다이쇼를 거쳐 에도로 거슬러 오르는 영상이 머리 위에서 흐른다.
상설전 · 수장 자료는 약 35만 점. 전시공간은 약 9,000㎡, 2,723평이다. ⓒWikimedia Commons
상설전수장 자료는 약 35만 점. 전시공간은 약 9,000㎡, 2,723평이다. ⓒWikimedia Commons
11.전시의 문법도 갈아 끼웠다. 6층에 실물 크기로 되살린 니혼바시는 북쪽 절반만 놓여 있고, 다리 위 화면에서는 에도의 하늘과 지금의 하늘이 번갈아 뜬다. 박물관은 5층 에도 구역에서 셋집 한 칸과 연극 소극장 나카무라자(中村座)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한다. 도쿄 구역에는 높이 26m짜리 핫토리 시계점(服部時計店) 모형이 새로 섰다. 보던 것을 밟고 들어가게 만든 개편.
거리를 통째로 · 실물 크기 재현과 축소 모형을 층별로 나눠 배치한다. ⓒWikimedia Commons
거리를 통째로실물 크기 재현과 축소 모형을 층별로 나눠 배치한다. ⓒWikimedia Commons
12.전시장에 들어가면 조명이 낮게 깔리고, 목재와 회벽을 흉내 낸 마감이 발소리를 먹는다. 종이와 나무로 만든 축소 모형 수백 채가 유리 없이 놓여 있어 관람객의 시선이 지붕 위를 지난다. 그 사이로 천장에서 내려온 빛이 계절처럼 색을 바꾼다. 이런 연출은 조도와 공조를 정밀하게 잡아야 성립하고, 그게 이번 설비 갱신이 실제로 산 것.
들어가는 전시 · 연극 소극장 나카무라자는 이번 개편에서 내부 진입이 가능해졌다. ⓒWikimedia Commons
들어가는 전시연극 소극장 나카무라자는 이번 개편에서 내부 진입이 가능해졌다. ⓒWikimedia Commons
13.계보를 짚으면 기쿠타케는 1958년 자택 스카이하우스에서 이미 같은 짓을 했다. 살림 칸을 네 개의 벽기둥으로 띄우고 그 아래를 비워, 시간이 지나면 설비와 방을 갈아 끼울 수 있게 만든 집이다. 갈아 끼운다는 발상이 메타볼리즘의 핵심이었고, 이 박물관은 그 발상을 도시 규모로 키운 마지막 세대에 속한다.
14.갈리는 건 청구서의 항목이다. 갈아 끼울 수 있게 지었다는 건물에서 실제로 갈아 끼운 것은 방이 아니라 지붕과 처마와 배관이었고, 그 돈의 대부분을 관람객은 볼 수 없다. 형태를 키운 만큼 지붕 면적이 늘었고, 지면에서 띄운 만큼 처마 천장이 지진에 흔들릴 부담을 떠안았다. 랜드마크의 실루엣은 준공식 날 한 번 팔리지만, 그 실루엣의 유지비는 30년 동안 매달 청구된다.
겉은 그대로 · 4년의 공사에도 외관과 개념은 그대로 뒀다. 겉을 지키는 것이 이번 공사의 조건이었다. ⓒWikimedia Commons
겉은 그대로4년의 공사에도 외관과 개념은 그대로 뒀다. 겉을 지키는 것이 이번 공사의 조건이었다. ⓒWikimedia Commons
15.30년 된 박물관이 4년을 닫고 약 752억 원을 썼는데 겉모습은 한 군데도 달라지지 않았고, 평당으로 치면 484만 원이 지붕과 처마와 설비로 들어갔다. 이걸 국내로 옮기려는 쪽이 첫 회의에서 걸리는 자리는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예산의 이름이다. 신축은 사업으로 편성되고 대수선은 유지관리비로 편성되는데, 심의에서 물어보는 것은 늘 새로 생기는 면적과 새로 늘어나는 방문자 수다. 지붕을 다시 덮고 처마를 가볍게 만든 공사는 그 두 칸에 쓸 말이 없다. 그러니 랜드마크를 기획하는 쪽이 준공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조감도가 아니라 그 형태가 30년 동안 요구할 유지비를 미리 적어 둔 표 한 장이다.
다시 연 뒤 · 재개관은 2026년 3월 31일. 상설전 관람료는 어른 800엔이다. ⓒWikimedia Commons
다시 연 뒤재개관은 2026년 3월 31일. 상설전 관람료는 어른 800엔이다. ⓒWikimedia Commons
참고: 도쿄도 보도자료(에도도쿄박물관 리뉴얼 오픈 개요 발표, 2026.1.30 · 리뉴얼 오픈, 2026.3.6) · 에도도쿄박물관 공식 안내 · 日経クロステック(2026.3 · 2026.4 보도) · 美術手帖 · 美術展ナビ · 大成建設 시공 실적 페이지 · 東京都生活文化スポーツ局 지정관리자 자료 · Wikipedia 일본어판. 확인한 값은 다음과 같다. 위치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 1-4-1, 명칭 에도도쿄박물관, 설계 기쿠타케 기요노리, 준공 1992년 11월이며 개관 1993년 3월 28일, 휴관 2022년 4월부터 약 4년, 재개관 2026년 3월 31일, 총공사비 약 80억 엔, 4차 개수공사 공기 2022년 12월 16일부터 2025년 2월 28일, 시공 다이세이건설, 건축면적 1만 7,628.76㎡ 및 연면적 5만 1,367.13㎡, 구조 S조와 SRC조와 RC조 혼합이며 지하 2층 지상 7층, 높이 약 62m, 지붕 경사 23도에서 33도, 비계 파이프 간격 3m, 홀 높이 약 20m, 투입 인원 약 350명, 공사 내용은 지붕 갈이와 처마 천장 경량화 및 내진화와 설비 일제 갱신과 전면 LED화와 인체감지 센서와 태양광 발전 설비와 배리어프리 화장실 2곳, 공간 연출 감수 OMA 시게마쓰 쇼헤이, 3층 천장 영상 면적 약 4,000㎡, 전시공간 약 9,000㎡, 수장 자료 약 35만 점, 핫토리 시계점 모형 높이 26m, 관람료는 어른 800엔과 65세 이상 400엔과 대학생 480엔과 고교생 300엔이며 중학생 이하 무료, 관람객은 2019년 약 113만 명이고 2021년 약 42만 명, 운영은 지정관리자인 도쿄도역사문화재단. 원화 환산액(100엔 940원 가정)과 평 환산치, 평당 484만 원, 1년 관람료 수입 상한 9억 400만 엔, 회수 8.8년은 위 공표 수치로 계산한 값이고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연면적은 시공사 공표치를 썼으며 개관 당시 공표된 4만 6,590㎡와는 산입 범위가 다르다. 총공사비에 전시 제작비가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연간 운영비가 얼마인지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해 계산에 넣지 않았다. 1993년 건립 당시 공사비도 확인하지 못했다. 국내 공공 문화시설 예산 편성에 관한 서술은 업종 일반론이고, 개별 사업에서는 지방재정 투자심사 기준과 공유재산 관리 규정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사진 ⓒ각 저작자(캡션 표기). 개인 열람용으로 출처를 밝혀 인용했다.